I'm reincarnated with an S-class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86
86화. 팔부중 내습 (2)
– 최철민도 상당히 위험한데.
– 사마윤의 상위 호환이라고 할 수 있지.
– 괴력의 영웅왕이 성좌 스킬로 근력을 끌어올려 주고 있을 거야.
S급 성좌 ‘괴력의 영웅왕’ 베오울프는 다양한 무용담을 거쳐 한 나라의 왕이 되고, 노인이 된 후에도 사악한 드래곤을 쓰러뜨리는 위업을 이룩한 북유럽의 대표적 영웅이다.
괴력을 지니고 있었던 베오울프는 계약자의 근력을 엄청나게 끌어올리는 성좌 스킬을 지니고 있으며, 최철민은 그 효과로 최고 수준의 근력을 발휘할 수 있다.
– 강유진하고 최철민, 어느 쪽이 더 힘이 셀까?
– 이건 정말 붙어 봐야 알 수 있겠는데?
– 그런데 강유진한테 불리한 부분이 있어.
– 뭔데?
– 이건 이현제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지만, 이미 강유진은 자기 성좌한테서 특대 가호를 받은 상태야.
– 아, 달기를 잡을 때 썼었지?
– 어젯밤이었으니 아직 24시간이 지나지 않았어.
– 아직 아침이니까 한참 남았네.
– 만약 쓸 수 있게 되더라도 나중을 대비해 온존해 두려고 할 거야.
– 이런 상황에서 최철민이 특대 가호를 받는다면…… 강유진이 확실히 밀리겠는데?
* * *
‘강하다.’
최철민과 대치하면서, 강유진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쉽게 쓰러뜨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지금까지 강유진은 제갈금, 이현제 같은 다른 팔부중들과도 싸워서 승리를 거둬 왔다.
하지만 그들은 강유진을 죽일 생각이 없었다. 그냥 가볍게 제압하려고 달려들었을 뿐이고, 그렇기에 허점을 찌를 수 있었다.
팔부중과 목숨을 건 진짜 싸움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강유진 님.”
그때 등 뒤에 있던 주민하가 속삭였다.
“제가 광탄계 마법으로 견제하겠습니다. 이죽헌 님, 석태준 님과 함께 움직이면서 기회를 노려 주시죠.”
“주민하…….”
“지금 저 남자를 쓰러뜨릴 수 있는 건 강유진 님뿐입니다.”
이현제는 지금 윤미호를 상대하느라 이쪽을 신경 쓸 여유가 없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인원만으로 최철민을 상대해야 한다.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뒤, 주민하가 다른 사람들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이죽헌과 석태준이 움직였고, 주민하가 마법으로 만든 광탄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엇?”
최철민이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주민하의 공격이 생각보다 광범위한 폭격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정도쯤이야!”
하지만 최철민이 철퇴를 두 손으로 잡고 크게 휘두른 순간, 광탄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마법을 물리 공격으로 튕겨 내다니……!”
“내가 괜히 SS급 평가를 받은 줄 아는 건가!”
그렇게 소리친 최철민의 공격이 석태준을 스쳤고, 단지 그것만으로도 석태준은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보고 주춤하는 이죽헌에게 최철민이 달려들었다.
“윽!”
이죽헌이 들고 있던 칼이 최철민의 철퇴와 부딪치면서 날아갔다.
깜짝 놀란 이죽헌을 향해 최철민이 다리를 치켜들었고, 결국 이죽헌은 최철민의 발차기에 후방으로 튕겨나갔다.
“…….”
순식간에 동료들이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강유진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주민하.”
“네?”
“내가 해 보겠어. 석태준과 이죽헌을 치료해 줘.”
“강유진 님……!”
주민하를 내버려 두고, 움직였다.
올 테면 와 보라는 듯이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최철민을 향해 달려들면서, 크게 철퇴를 휘둘렀다.
“허!”
최철민이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면서 철퇴를 휘둘렀다.
마치 당구처럼 자신의 쇠구슬로 상대의 쇠구슬을 튕겨 내려 하는 것 같았다.
‘방금 석태준과 이죽헌을 상대하는 모습을 보고, 눈치챘어.’
정신을 집중하면서 강유진은 손가락을 움직였다.
‘최철민의 철퇴에는 이 기능이 없지.’
손잡이 부분의 버튼을 조작해…… 쇠사슬의 길이를 늘였다.
‘그러니까……!’
쇠사슬이 늘어나면서, 최철민의 철퇴와 충돌하는 걸 피했다.
하지만 이건 최철민에게 공격을 명중시키려는 것이 아니다.
“엇……?!”
손가락 끝에 감각을 집중시키며 철퇴를 다뤘다.
최철민이 다급히 철퇴를 끌어당기려고 했지만 오히려 역효과였다.
쇠사슬이 상대편의 쇠사슬을 휘감으면서, 두 남자의 철퇴가 서로 얽혔다.
“이런……!”
최철민이 다급히 철퇴를 끌어당겼다.
그 막강한 힘에 순간적으로 손잡이를 놓칠 뻔했지만, 강유진은 다리에 힘을 주고 버텼다.
수도권에서 최고의 파워를 지녔다는 남자와의 줄다리기.
강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전력을 다해 버텼고, 그 모습을 본 최철민도 눈을 부릅뜨고 힘을 줬다.
놀랍게도…… 거의 호각이었다.
[A급 성좌 ‘사냥하는 거인’이 막상막하의 힘겨루기에 숨을 삼킵니다.] [B급 성좌 ‘도깨비를 지배하는 도령’이 양쪽의 근력이 거의 동일하다고 평가합니다.]자기와 비슷한 근력을 지닌 적을 상대하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에, 강유진은 상당히 신선한 기분이었다.
물론 그건 최철민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최철민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얼굴 표정에 드러나 있었다.
[S급 성좌 ‘괴력의 영웅왕’이 제대로 힘 좀 써 보라고 일갈합니다.] [최철민의 계약 성좌 ‘괴력의 영웅왕’에게서 가호(특대)가 내려집니다.] [최철민의 모든 능력치가 5분 동안 대폭 상승합니다.]최철민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승리를 확신한 듯이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강화된 근력으로 철퇴를 끌어당겼다.
하지만.
‘예상하고 있었지……!’
최철민이 자기 근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건 이미 눈치챈 상태였다.
그걸 알고 있었기에 일부러 힘겨루기를 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었고, 최철민이 힘으로 승리를 거두는 것에 집착하게 만들었다.
[A급 성좌 ‘쇠스랑을 든 수군대장’이 탄성을 지릅니다.]최철민이 잡아당기는 힘을 이용해, 오히려 땅을 박찼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균형을 잃고 비틀거렸겠지만, 강유진의 육체 능력과 반사 신경은 그렇게 되는 걸 방지했다.
순식간에 거리가 좁혀졌고, 힘으로 이기는 것만 생각하고 있던 최철민이 흠칫 놀라는 모습이 보였다.
“……!”
상황을 파악한 최철민이 신속하게 철퇴에서 손을 놓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회보.’
제갈금에게 전수받은 [회보] 스킬로, 최철민의 측면으로 파고들어간다.
‘감사합니다, 어르신.’
제갈금은 자기가 팔부중이긴 하지만, 수도권에는 자기보다 더 강한 계약자들이 많다고 자조적으로 말했었다.
하지만 현재 강유진은 그 제갈금이 전수해 준 스킬들로 SS급 계약자들에 대적하고 있다.
“이놈……!”
최철민이 어떻게든 몸을 비틀며 대응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주민하가 날린 광탄이 최철민 앞을 스쳐 지나가면서 절묘하게 시야를 가렸다.
최철민한테 마법 공격이 제대로 통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눈앞을 가리는 것까지 무효화시킬 수는 없을 터.
‘회보의 마지막 발걸음으로, 진각.’
땅을 강하게 밟아, 타격력을 극대화시킨다.
오른쪽 주먹이 최철민의 옆구리에 꽂혔고, 갈비뼈가 부러지는 감촉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현제에게도 먹혔던 연속기가 최철민에게 먹히지 않을 리 없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강유진은 몸을 비틀었다.
‘화산문식 첩산고.’
전력을 다한, 상체를 사용한 몸통 박치기.
쿠웅!
두터운 가슴을 뚫고 전달된 충격에, 최철민의 입에서 피가 울컥 쏟아져 나왔다.
* * *
이현제를 완전히 몰아세우고 있던 윤미호는 갑자기 들린 쿵 하는 소리에 무심코 시선을 움직였다.
‘최철민이 당했나.’
저 멀리서 최철민이 쓰러지는 것을 확인한 뒤, 윤미호는 관심을 껐다.
‘무능한 놈.’
같은 SS급 계약자라고는 해도 윤미호는 최철민을 평가 절하하고 있었다.
상성 공략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는 상대라고 분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현제를 빨리 쓰러뜨려야겠군.’
그렇게 생각하면서 윤미호는 공격의 속도를 높였다.
“큭……!”
이현제가 입술을 깨물며 반격하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성검 아론다이트의 개념을 부여하여 강화된 검 앞에서 이현제의 사인참사검은 무력했다. 애초에 물리 공격력이 뛰어난 검이 아니니 당연한 일이었다.
이미 이현제는 온몸 곳곳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치명상을 입지는 않은 상태였다.
‘뇌전 없이도 훌륭한 계약자라는 건가.’
윤미호는 그 점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격의 기세를 늦추지는 않았다.
그리고, 아론다이트의 힘을 담은 칼날이 마침내 이현제의 어깨를 꿰뚫었다.
“큭!”
“끝이다.”
이현제의 숨통을 끊기 위해, 윤미호는 다음 공격으로 정확히 심장을 꿰뚫으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
거대한 쇠구슬이 갑자기 날아왔다.
강유진이 철퇴를 집어 던졌다는 걸 이해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움직였다.
‘저런 쇳덩어리를…… 최철민 수준의 근력인 건가.’
가까스로 쇠구슬을 피할 수 있었지만, 그사이 이현제가 거리를 벌렸다.
윤미호는 인상을 찡그리며 현재의 위치 관계를 확인했다.
‘힘센 놈과 칼잡이는 한참 떨어져 있고, 마법사는 창잡이를 치료하는 중.’
강유진과 이죽헌이 달려오기 전에 이현제를 쫓아가 숨통을 끊으면 된다.
현재의 위치 관계와 각자의 스피드를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이현제에게 집중한다.’
5초…… 아니, 3초면 충분하다.
큰 부상을 입어 움직임이 둔해진 이현제를 3초 안에 죽이고, 곧장 나머지 잔챙이들을 처리하면 된다.
그렇게 확신하면서 윤미호는 정신을 집중했다.
‘일점…… 집중.’
윤미호가 보유한 A랭크 스킬 [일점 집중]은 쓰러뜨려야 할 대상 외의 정보를 최대한 차단하는 것으로 육체 능력과 전투 감각 등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스킬이다.
스킬을 사용한 순간, 윤미호의 세상에서 이현제 외의 모든 것이 사라졌다.
오로지 이현제를 죽이는 것만을 생각하면서, 극도로 강화된 집중력으로 이현제의 움직임을 쫓았다.
그리고 이현제가 결코 피할 수 없는 최고의 참격을 머릿속에서 도출해 냈다.
‘죽어라, 이현제.’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윤미호는 그저 이현제를 죽이기 위해 앞으로 발을 내디뎠다.
그 순간, 윤미호는 등에서 뜨거운 감각을 느꼈다.
“……?”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금방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쉽게 파악할 수 없었다.
‘이놈이, 어째서 내 배후에…….’
한참 떨어진 곳에 있었다.
여기로 달려와서 덤벼들기 전에 이현제를 처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도 이 남자는…… 마치 축지법처럼 순식간에 윤미호의 배후로 접근해 등을 찔렀다.
“하하. 어떠냐…….”
남자가 웃음소리를 냈다.
“나 같은 놈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지? 이현제만 쳐다봤지?”
확실히 경시하고 있었던 건 사실이다.
이현제를 가장 경계했고, 강유진이 그다음이었으며, 이 남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방금 전에는 잠깐 거리를 확인했을 뿐이다.
딱히 경시해서 고개를 돌린 게 아니다.
하지만 현재의 윤미호에게 그런 해명을 할 여유는 없었다.
“나도 그동안 놀고만 있었던 게 아니라고.”
남자가 두 손으로 칼 손잡이를 잡았다.
“축지 성촌 스킬의 스피드를 그대로 살린, 초고속의 찌르기…… 나중에 강유진을 제치고 보스급을 잡을 때 선보이려고 했는데, 수도권 최고의 검사라는 당신이 상대라면 뭐…….”
문득 윤미호는 지난번에 받은 자료의 내용을 생각해 냈다.
이 이죽헌이라는 남자야말로, 중서부 지역 최고의 검사라고 했던가.
“이제부터는 내가 수도권 최고의 검사다.”
“……!”
윤미호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반격하려 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이죽헌이 칼을 움직이는 게 더 빨랐다.
시뻘건 피가 뿜어져 나오는 것과 동시에, 윤미호는 자신의 검을 땅에 떨어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