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3
나 혼자 무한 보급! 003화
별 도움도 안 되는 고블린 사냥에 열을 올릴 때가 아니었다.
그 즉시 편의점으로 돌아온 민수는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일단 사냥은 별 도움이 안 된다.’
이 ‘게임’은 게임의 탈을 쓰고 있 으면서 게임과는 다른 게 상당했다.
당장 예를 들자면 상태창.
상태창에 표시되는 건 이름, 직업, 코인, 스킬뿐이고 다른 건 아무것도 없다.
‘몬스터 잡아서 레벨 업하고 강해 지는 시스템이 아니란 거지. 즉.’
코인 획득 외에 몬스터 사냥의 메 리트는 없다.
심지어 그 코인조차도 굉장히 짜게 떨어진다.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장 비 빨뿐.
더 강한 장비를 장비한 놈이 그만 큼 더 강해지는 거다.
‘그럴 바에야 어떻게든 코인만 빨 리 확보하면 그만.’ 그리고 지금 자신에게는 누구보다 코인을 빨리 벌 방법이 있다.
편의점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살피 며 민수가 재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식품은 바로 먹을 수 있는 빵, 과 자, 삼각김밥, 도시락류가 최우선.’
술과 담배 등의 기호품도 수요가 상당할 것이고.
반대로 라면 등의 전통적 비축 식 량은 갈수록 가치가 떨어진다.
‘전기, 가스, 수도. 전부 언제 끊길 지 모른다. 가열이 필요한 즉석식품 은 일단 2순위로 하고.’ 가장 먼저 매대의 빵들을 전부 긁 어모아 바닥에 쌓아 놨다.
좁아터진 편의점 바닥에 100개의 빵이 수북이 쌓였다.
이마의 땀을 훔친 민수가 경매장을 불렀다.
“경매장.”
경매방을 불러 생필품류 분류로 들 어갔다.
올라가 있는 물건은 총 세 개.
조금 전 올린 담배와 라이터 세트 를 더해, 다른 두 개가 있었다.
“비축 식량? 정화된 물?” 보아하니 경매장이 기본 제공하는 물건인 모양이다.
즉, 자신 입장에선 일종의 경쟁자.
경쟁사 상품 확인은 장사의 우선이 니, 조금 투자를 해보기로 했다.
“비축 식량이랑 정화된 물 한 개씩 구매할게.”
[비축 식량 1개. 정화된 물 1개 구 매합니다.] [4코인이 차감됩니다.]철퍽! 민수의 앞에 구매한 물건이 떨어졌 다.
하얀 묵 같은 네모난 덩어리. 그리 고 나무 병이 한 개씩.
병은 둘째 치고, 일단 저 묵 같은 건 아무리 봐도 먹을 게 취할 비주 얼이 아니었다.
대번에 인상을 쓴 민수가 떨리는 손으로 묵을 들어 한 입 깨물어봤 고.
“에잇, 퉤퉤!”
뒤이어 지체 없이 뱉어버렸다.
짜증스럽게 비축 식량을 바닥에 내 던진 민수가 투덜거렸다.
“와 씨, 인간적으로 너무하네!”
맛이 없다. 끔찍하다는 게 아니라, 그냥 아무 맛도 없다.
심지어 식감조차도 괴상하다. 꼭 비누 씹는 것 같다.
마찬가지로 나무 병에 담긴 물을 보니 이쪽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생선 헹군 비린내가 풍겨 나오자 얼른 민수가 병을 집어 던졌다.
‘맛은 끔찍하지만, 차라리 잘 됐 어.’ 이딴 걸 2코인이나 주고 사 먹을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
경매장 최저가가 10코인이니 가격 차이는 5배.
하지만 이렇게까지 퀄리티 차이가 확연하니, 이쪽도 충분히 해볼 만하 다.
‘단지 문제는 이게 언제 팔릴지 모 른다는 건데.’
사태가 터진 지 아직 하루도 지나 지 않았다.
아직은 여기저기 식량도 쌓여 있으 니, 10코인이나 주고 이걸 사 먹지 는 않을 거다.
물론 어디까지나 지금 당장일 뿐. 사태가 장기화돼서 식량이 바닥나 고, 먹을 게 이 끔찍한 것들밖에 남 지 않게 된다면.
‘언젠가는 10코인 주고 이것들을 사 먹게 될 테지.’
언제나 그렇듯 존버가 답이다. 존 버는 언제나 옳다.
심지어 떨어질 걱정 따윈 전혀 없 는 코인 아닌가!
“경매장. 이것들 전부 올려.”
[품목 빵. 수량 총 100개.]
[가격을 설정하시지 않았으므로 최저 가가 책정됩니다. 개당 가격 10코인 으로 올라갑니다.] 빛과 함께 사라지는 빵들을 바라보 는 민수의 눈에 희열이 차오르기 시 작했다.
그날 밤이 깊도록 민수는 편의점의 물건들을 뽑아 경매장에 올렸다.
품목이라곤 두 개뿐이던 경매장 생 필품류란에 민수가 올린 물건들이
가득 찼다.
[삼각김밥 X50이
[도시락 X300]
[참치통조림 X50이
[맛소금 X1000]
즉시 먹을 수 있을 만한 식품류로 한가득 채우고.
[비누 X300]
[샴푸 X300]
[린스 X30이
[썬크림 X30이
각종 위생용품, 생필품도 한가득 채우고.
[담배와 라이터 세트 X50이
[소주 X300]
[캔맥주 X500]
혹시나 싶어 술, 담배 등의 기호품 도 추가로 올렸다.
‘이거 완전 악덕 장사꾼이네.’
가득 찬 경매장의 항목들을 보던 민수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마음만 같아선 1코인에 올리고 싶 었지만, 최저가가 10코인이니 어쩔 수 없었다.
하는 짓만 보면 재난 상황에 매점 매석하는 악덕 장사치 그 자체 아닌 가.
‘그래도 시스템이 그러니 어쩔 수 없는 거고.’
난 허락되는 최저가로 제공한 거니 까 나쁜 게 아니다. 아무렴.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며 편의점 바 닥에 대충 누워 잠을 청한 다음 날.
“오!”
눈 뜨기 경매장을 확인한 민수의 입에서 기쁜 탄성이 쏟아졌다.
[현재 330코인 인출 가능합니다.]“대애박! 대애박!”
이틀 차에 벌써 330코인이 모였다.
대충 계산해도 고블린 330마리를 사냥해야 기대할 수 있는 거금.
첫날이니 별 기대도 안 했는데 생 각보다 많은 고객님이 찾아주셨다.
민수의 입가에서 실실 미소가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이 추세면 장비 종결셋 맞추는 건 일도 아니다!’
성과가 보이니 절로 신이 나기 시 작했다.
콧노래를 부르며 민수가 외쳤다.
“경매장! 무기류 탭 열어줘!”
외침과 동시에 열리는 무기류 거래 창.
그때 갑자기 그 위로 새로운 메시
지가 떠올랐다.
“ 음?”
VIP? 프리미엄?
뭔가 그럴듯한 단어에 시선을 돌리 니, 탭 옆에 무언가가 생겨나 있었 다.
1급 무기류 옆에 생겨난 1+급 무 기류 분류.
“1+급••••••
VIP 권한에 +급이라고 하니 뭔가 심상치 않은 생각이 들었다.
얼른 그 탭으로 들어간 민수의 입 에서 다음 순간 감탄사가 새어 나왔 다.
“우와……
[모듈형 권총]
[등급 : 1+급]
[마석을 가공하여 격발기구에 삽입한 총기류. 주로 하급 장교들의 호신용 무기로 지급되었다. 각종 추가 장비를 부착하여 성능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
[가격 : 200코인]
[권총 탄환 X1 이
[등급 : 1+급]
[마석이 채용된 총기류 전용으로 제작 된 탄환. 10발들이 한 탄창으로 제공된 다. 한 발 사격에 한 발씩 소모된다.]
[가격 : 10코인]
[소음기]
[등급 : 1+급]
[모듈형 권총에 부착할 수 있는 추 가 장비. 총구에 장착하면 극적으로 소음을 줄일 수 있지만, 그 대신 위력 또한 낮아진다.]
[특이 사항 : 사격 시 무음 효과 부 여. 탄환 위력 감소.]
[가격 : 100코인]
“총도 있네?” 총과 총알, 소음기 외에 다른 건 없다.
아무래도 1+급에서는 총기류만 제 공하는 모양.
게다가 이만하면 아예 못 살 정도 도 아니다.
비록 총알을 따로 사서 장전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다른 걸 다 떠나 공격할 때마다 코 인이 든다는 것도 마음에 걸리지만.
‘그래도 총이잖아? 만병지왕은 역 시 총이지!’
우리 민족이 어떤 민족인가.
활질에 목숨 걸어왔고, 심지어 군 대도 대포와 미사일에 미쳐 있는 원 딜의 종족 아닌가.
애초에 고블린들이랑 정면으로 엉 겨 붙어 이길 자신은 없었다.
코인을 좀 더 쓰는 대신 확실한 생존을 보장한다면 나쁜 투자는 아 니다.
‘좋아. 일단 이거부터!’
“경매장! 이거 전부 한 개씩!”
[310코인이 차감됩니다.] 철그렁!경매장 화면을 뚫고 구매한 물건들 이 떨어졌다.
밋밋하게 생긴 권총 한 자루. 탄창 한 개. 그리고 소음기 한 개.
권총 만져보는 건 처음이지만 그래 도 영화에서 본 기억은 있었다.
어찌어찌 총구에 소음기를 연결하 고, 마지막으로 장전하기 위해 탄창 을 집어 들자.
“어 엇?!”
갑자기 탄창에서 파란빛이 한 번 번쩍였다.
깜짝 놀란 민수의 눈앞에 새로운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도움말 – 보급관인 당신이 사용하 는 모든 소모품은 무제한입니다. 암 기, 화살, 심지어는 총알까지도 말이 죠. 장전 같은 귀찮은 건 생각하지 말 고, 무제한으로 쏘고 소모하십시오!]“•…”대 브T
적어도 총알값은 굳은 것 같다.
역시 좋은 쇼핑이었다는 생각에 민 수의 입가가 히죽 찢어졌다.
그렇게 권총을 손에 넣으니 드디어 자신감이 완전히 돌아왔다.
전 재산을 거의 다 털어 무장을 마친 민수는 본격적인 건물 내부 정 리에 들어갔다.
“무슨 공포영화 같네.”
캄캄한 복도에 사람 한 명 없으니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었다.
비상계단을 통해 2층으로 발을 디 디자 고블린 한 마리가 민수를 향해 홱 고개를 틀었다.
“키끼기……?!”
퓩!
[1 코인을 획득하셨습니다.]나직한 총성과 함께 고블린이 피를 뿜으며 자빠졌다.
영화에서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 못 들을 정 도의 작은 총성.
게다가 몸에 대고 쐈는데 고블린이 한 방이니 위력도 상당하다. 놀란 눈으로 민수가 손에 든 권총 을 내려다봤다.
‘역시 1+급이라는 건가?’
소음기라고 해도 아주 총소리가 안 나는 건 아니니 걱정했는데.
막상 쏴보니 총소리는 고사하고 무 슨 바람 새는 소리밖에 안 난다.
역시 코인을 다 털어 소음기까지 사길 잘 했다.
그렇게 안도한 민수가 천천히 2층 의 몬스터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끼키킥……! 켁!” “키끄르르끽! 칵!”
퓩! 퓩!
[1 코인을 획득하셨습니다.] [1 코인을 획득하셨습니다.]복도를 어슬렁거리던 고블린 몇 마 리에 탄환이 꽂혔다.
여지없이 피를 뿌리며 자빠질 때마 다 들어오는 코인들.
순식간에 열 마리를 쓰러뜨린 민수 가 생각했다.
‘코인도 굳고 장전할 필요도 없으 니 편하네.’
적어도 영화처럼 총알 부족해서 궁 지에 몰리는 일은 없을 터.
그렇게 생각하며 민수가 다음 층인 3층에 발을 들였을 때였다.
“쿠르르르르.”
처음 듣는 묵직한 울음소리에 얼른 민수가 가까운 벽의 모퉁이에 몸을 붙였다.
복도 저편에서 시뻘건 눈을 치뜨고 있는 녹색 괴물 여섯 놈.
모퉁이에서 고개만 내민 민수가 날 카로운 눈으로 그중 제일 큰 놈을 살폈다.
‘저놈은 또 뭐야?’
고블린보다 훨씬 짙은 진녹색 피 부. 밟은 찐빵처럼 흉측하게 생긴 얼굴.
핏줄까지 비어지는 우람한 근육. 여기까지 풍겨오는 격한 누린내.
아무튼, 정면대결을 생각해 볼 엄 두가 안 나는 괴물이었다.
손에 든 권총을 의식하며 민수가 녹색 덩치와 고블린들을 살폈다.
‘덩치한테 빨리 다섯 발 박고. 고 블린들한테 한 발씩 박고.’ 솔직히 마음만 같아선 도망가고 싶 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머리 위에 고블린으로도 모자라 저 런 놈을 이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어떻게든 이 자리에서 치워버려야 이 빌딩의 안전이 확보된다.
판단부터 각오까지 걸린 시간은 불 과 몇 초.
그렇게 마음을 다진 민수가 재빨리 모퉁이에서 몸을 빼며 방아쇠를 당 겼다.
‘먹어라!’ 퓩퓩퓩퓩퓩! 연달아 쏜 총탄 다섯 발이 바람 소리를 뿜으며 녹색 거구에 박혔다.
비명도 못 지르고 검붉은 피를 뿜 으며 털썩 자빠지는 괴물.
놀란 고블린들이 돌아본 순간, 이 미 민수의 총구는 고블린들을 향하 고 있었다.
“키끼기긱! 켁!”
“케겍! 켁! 캬르륵!”
한 발이라도 빗나가면 치명적이라 는 생각이 오히려 조준에 힘을 더했 다.
한 발에 한 놈씩. 차분하게 고블린 들을 꿰뚫는 민수의 총탄.
“헉, 허억……
그렇게 괴물 여섯 놈이 단 몇 초 만에 빛이 되어 사라졌다.
긴장한 나머지 참고 있던 숨을 터 뜨리며 민수가 중얼거렸다.
“와 씨. 간 떨려서 죽을 뻔했……
[오크를 처치하셨습니다. 10코인을 획득하셨습니다.] [고블린들을 처치하셨습니다. 총 10 코인을 획득하셨습니다.]‘ 오크?’
보아하니 방금 전 녹색 거구 이름 이 오크였던 모양.
하긴 고블린이 돌아다니는데 오크 나오지 말란 법도 없지.
그렇게 상념을 지우며 민수가 자리 에서 몸을 돌리려던 순간.
[지구니17 서버 기준 오크 퍼스트 킬에 성공하셨습니다.] [성공 보수가 경매장 보관함으로 지 급되었습니다.]“……어?”
깜짝 놀란 민수의 입에서 당황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