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2380)
EP.2380 2380. 현대마도전
내가 일본에 있다고 해서 한국에 영향력을 전혀 끼칠 수 없는 건 아니었다.
우선 나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만큼 일본에서도 유명했다. 옆 나라에서 난리 났으니 일본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는 일본에서 맹활약 중이다.
맞닥뜨린 마법 범죄자, 해리어는 자비 없이 모조리 죽였다. 물론 일본에서도 논란이 있긴 한데 한국보다는 나았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해리어가 죽는 건 일본의 이득이다. 그리고 일본은 사형을 실행하는 나라다. 중범죄를 저지른 해리어가 잡힐 경우 결국 죽는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거부감이 적은 것 같다.
그리고 일본에는 한국에서처럼 여론을 부추겨 수작을 부리는 놈들이 없었다. 오히려 내 팬클럽까지 생기고 있었다. 내 활약 덕분에 일본의 마법 범죄율이 눈에 띄도록 줄어들고 있으니까.
‘덕분에 한국에서 날 옹호하는 여론이 더 강해졌지.’
저번 전투 중에 레일건을 쏜 건 대중에 알려지지 않았다. 상황이 긴박하기도 했고 일반인들은 레일건을 보고도 레일건인지 몰랐다. 내 능력 중에서 뇌전은 아직 알려지지 않기도 했으니까.
‘유럽에서 활동하던 레메게톤이 잠잠해졌군. 슬슬 한국으로 올 준비를 하고 있나?’
원작보다 1~2년 빠르다. 레메게톤의 간부 세이지가 죽은 게 원인인 것 같다.
우우웅.
스마트폰이 짧게 진동했다. 메시지가 왔다.
8대대 대원인 오전일이다.
오전일: 한국 언론이 진정하고 있습니다. 국장님의 갈라치기가 효과가 상당합니다. 대장님의 극성지지자가 생겨난 점이 좀 문제이긴 하지만요.
오전일: 조만간 한국에서 대장님을 뵙겠군요.
성유진: 2대대 놈의 움직임은?
오전일: 이렇다 할 건 없습니다. 국장님과 알게 모르게 알력 다툼을 하는 모양입니다만, 국장님에게 비빌 정도는 아닙니다.
성유진: 내가 시킨 일은 잘하고 있나?
오전일: 네. 아무도 모르게 BK 방송국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감시 중입니다.
오전일: 이거 걸리면 큰일입니다. 아시죠?
성유진: 걸리면 잡아떼면 된다.
오전일은 제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었다.
이번엔 다른 대원이자 내 좆집이 된 구서화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성유진: 구서화. 알아보라는 일은 잘 알아봤나?
구서화: 어, 그게. 하긴 했어요.
성유진: 그래? 한번 말해봐.
구서화: 7대대 대장 조윤하는 레즈가 확실해요. 7대대 대원들은 조윤하가 다른 여자랑 호텔에 가는 걸 몇 번 본 적 있대요. 친구 사이라 하기엔 굉장히 묘한 분위기라 하더라고요.
성유진: 레즈가 확실하다는 거지? 좋네.
성유진: 구서화. 너의 주인으로서 명한다. 조윤하를 유혹해라.
구서화: 대장님은 제 주인이 아닌데요.
성유진: 뭔 소리야. 그날을 잊은 거야? 네가 내 좆집이 되어 평생을 봉사하겠다고 맹세한 그날을.
성유진: 증거 영상도 있는데 보여줘?
구서화: 그 영상은 지워주세요. 제발!
성유진: 내 보물인데 안 되지. 그보다 시킨 일이나 해. 조윤하를 유혹하라고.
한동안 답변이 없었다.
구서화가 자기 처지를 한탄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진 않을 거다. 구서화는 의외로 깡이 세고 악도 있는 여자니까. 게다가 공간 이동 주문서를 사용해서 우리는 밤마다 만나고 있었다.
구서화: …전 다른 사람을 유혹할 줄 몰라요. 해본 적도 없고요.
성유진: 넌 아직 자기 객관화가 안 됐네.
성유진: 조윤하한테 커피 건네주며 웃어주면 돼. 그럼 조윤하도 뻑 갈걸?
구서화: 겨우 그걸로요?
성유진: 조윤하는 레즈잖아. 특이한 취향이라 못생긴 여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면 통할 수밖에 없어.
구서화는 자기가 예쁜 걸 안다. 평소에 얼굴과 마스크를 가리고 다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자기 외모 때문에 귀찮은 일을 많이 겪어본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예쁜지는 잘 모르고 있다. 당장 연예계에 들어가도 화제를 끌 외모다.
‘얼굴은 청순하고 몸매는 섹시하지. 레즈인 조윤하도 구서화를 보고 끌릴 수밖에 없어.’
구서화를 미끼 삼아 조윤하를 낚을 것이다.
그리고 침대에서 3P 섹스.
벌써부터 군침이 나오기 시작한다.
구서화: 겨우 그 정도라면… 한 번 해볼게요.
성유진: 파이팅!
진심으로 구서화를 응원했다. 그래야 내 아랫도리가 즐거워질 테니까.
이후 나는 한국 상황을 살펴보다가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뒤를 돌아봤다. 한 남자가 내가 머무는 숙소에 침입해 있었다.
멀대같이 큰 키에 창백한 얼굴의 외국인이었다. 머리카락도 회색이라 인상은 썩 좋지 않았다.
실제로 그는 시체였다.
움직이는 시체.
“시체가 걸어왔군. 아, 레메게톤에 시체를 사역마로 만드는 마법사가 있다지? 이름이 네크로였나.”
검지를 세웠다. 검지 위로 바람이 휘몰아치며 압축된다.
내가 공격을 주저하는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놈을 죽였을 경우 그 시체가 사방으로 퍼질 테니까. 시체 썩은 냄새는 치우기도 힘들었다. 다른 하나는 정보. 페널티로 인해 레메게톤의 정보가 부족했다.
“성유진. 나는 레메게톤의 전령이다. 네게 레메게톤의 말을 전하러 왔다.”
“용케 여기까지 들어왔어. 네크로의 시체 사역마는 생전의 기억을 갖고 마법사였다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더니…. 꽤 쓸만한 능력이군. 말해봐라. 들어는 주마.”
“세이지를 죽인 너를 레메게톤은 용서하지 않는다. 허나, 과거의 일을 잊을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세이지는 생전에 유능한 마법사는 레메게톤에 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령 그것이 자신을 죽인 자라도. 레메게톤 내에서 오랜 시간 회의를 진행했고, 네게 단 한 번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시시하군. 그래도 끝까지 들어는 주마. 말해봐.”
“레메게톤은 마법사를 위한 세계를 만들 것이다. 그 시작점은 한국이 되리라. 오래된 마녀가 내린 예언이다. 성유진, 레메게톤에 합류하여 마법사를 위한, 마법사에 의한 세상을 만들자.”
내가 주인공이 아니었다면, 그 제안을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허나 나는 주인공이다. 목적은 해피엔딩. 레메게톤은 명백한 악역이고 적이었다.
“거절한다. 할 말이 끝났으면 죽어라. 아, 시체라 이미 죽었나? 또 죽어라.”
검지 위에 압축된 바람의 구체를 놈에게 던졌다. 어차피 시체로 더러워질 스위트룸이라면 객실 전체를 날려버릴 생각이었다.
시체가 입을 쩍 벌린다. 썩은 혓바닥 위에 작은 구슬이 놓여 있었다. 보라색으로 불길하게 반짝거렸다.
압축된 바람의 구체는 폭발하기 직전 마력으로 변해 보라색 구슬에 흡수되었다.
‘내가 다루는 바람은 마법이 아니지만, 근원이 마력인 건 같다. 저건 마법이 아니라 마법의 근원인 마력을 흡수하는 거다. 마력 환원에 흡수.’
마법을 마력으로 환원시키고 흡수하는 마법.
‘마법사가 상대라면 당황할 수밖에 없군. 마법사를 상대로는 극상성이라 할까.’
그리고 마력을 흡수했으니 당연히 어떤 방식으로든 사용할 것이다.
놈의 입 안에 있는 구슬이 빛나며 그 앞에 마력이 모여들더니 보랏빛이 생성된다. 보랏빛은 이내 나를 향해 쏘아졌다. 바람으로 몸을 감쌌으나, 충격에 밀려 호텔 창문을 깨고 밖으로 튀어 나갔다.
나는 허공에서 떨어지며 제운령의 힘으로 구름을 만들었다.
푹신한 구름이 등 뒤에 생성되어 내 몸을 떠받쳤다. 나는 아직 호텔 안에 있는 놈을 향해 손을 휘둘렀다.
화르륵. 불꽃이 일어났으나, 마력으로 환원되어 흡수당했다. 놈이 다시 공격을 준비한다.
‘뭐, 결국 흡수할 틈을 주지 않으면 그만이다. 터져라.’
펑!
마력을 흡수할 틈을 주지 않고 공기 폭발을 일으켰다. 놈은 그 충격에 휘말려 호텔 창문 밖 지상으로 떨어졌다.
퍽!
지상에 떨어져도 마력 강화로 몸의 형체를 유지한 놈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죽지 않는 건 당연했다. 이미 죽은 시체였으니까. 주변에서 당황한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나는 바람으로 호텔 방 안에 있는 가구들을 가져와 놈에게 떨어뜨렸다. 마법을 써봤자 마력으로 환원된다? 마력이 아닌 물리적인 공격을 하면 그만이다.
쾅쾅쾅!
떨어진 가구에 의해 팔다리를 잃고 머리가 반쯤 박살 난 놈이 짓눌린 채로 꿈틀거렸다. 나는 그 앞에 내려섰다. 그 머리통을 발로 차 끝장낼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놈의 머리가 툭 떨어졌다.
목에는 검은색 살덩이 같은 게 있었다. 벌레처럼도 보이는 그것은 매우 끔찍하고 불길한 기운을 풍겼다.
‘구슬과는 별개의 그리모어인가?’
살덩이는 연신 꿈틀대다가 퍽 하고 터졌다. 거기서 시커먼 기운이 내게 날아왔다.
주의하고 있던 나는 마법을 사용했다.
아르스 마그나, 창염(蒼炎).
모든 것을 태우는 푸른 불꽃이 일어나 시커먼 기운을 막는다. 시커먼 기운은 푸른 불꽃을 통과하지 못하고 불타 사라졌다.
‘진짜 공격은 이거였군.’
방심했다면 당했을지도 모른다.
‘설령 당하더라도 내겐 완전 회복과 천심이 있으니 의미는 없었겠지만.’
몇 분 기다리고 있으니 경찰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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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너스의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몇 년 동안 준비해 뒀던 계획이 연달아 실패하고 간부를 비롯한 조직원들은 대마부대에 붙잡히거나, 8대대에 살해당했다.
루미너스의 입장에서 가장 상대하기 힘든 건 8대대였다. 다른 대마부대는 그래도 일단 생포를 목적으로 움직인다. 허나 8대대의 목적은 사살이었다. 또한 다른 대마부대의 대원들보다 전투력이 뛰어났다.
그뿐이라면 감당할 수 있었다. 8대대 대원들의 전투력이 뛰어나도 대장급은 아니니까. 루미너스의 간부들만으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허나 진짜 문제는 8대대 대장 성유진이다.
미끼를 던지고 함정에 끌어들여 간부 넷이 동시에 기습했음에도 이기지 못했다. 역으로 간부 넷이 죽었다. 그렇다고 인질극을 한다? 성유진은 손속이 잔혹했다. 인질을 죽이고 그 원인을 루미너스의 탓으로 돌렸다.
성유진의 가족을 인질로 잡고 협박한다? 성유진은 가족이 없었다.
‘성유진. 그놈에게 당하고 계속 당했다.’
루미너스는 이제 벼랑 끝이었다.
루미너스의 수장인 브라이트가 생각하기에 이대로는 루미너스가 소탕되어 사라지는 미래밖에 없었다.
‘루미너스는 이미 끝났다. 레메게톤과 손을 잡는 것도 불가능하다. 레메게톤에겐 궤멸 상태의 루미너스와 손을 잡을 이유가 없다. 루미너스가 이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차라리… 이 대한민국에 충격을 남기고 사라지겠다.’
브라이트의 마지막 계획.
방송국 장악을 통해 이 대한민국이 얼마나 썩어빠진 나라인지 국민들에게 강제로 알려줄 생각이다. 그를 위한 자료는 옛날부터 모아왔다. 정치인의 비리, 연예인 성접대, 기업의 마법사 실험 등등 온갖 부도덕적인 자료들만 모았다. 그리고 교묘하게 조작한 자료들까지.
이게 퍼지는 순간 한국은 확실하게 뒤집어질 것이다.
‘누군가는 나를 대신하여 이 나라를 바꿀 것이다.’
방송국 장악을 위한 사전 준비를 위해 질서국의 배신자, 2대대 대장 김무형의 도움을 받아 여론을 이용했다.
덕분에 현재 성유진은 일본에 있다. 이건 오히려 좋았다. 성유진이 아예 개입할 수 없다는 뜻이었으니까.
‘한국이 시끄러운 덕분에 사전 작업을 수월하게 끝냈다. 성유진이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들끓는 여론이 가라앉기 전 계획을 실행한다.’
설령 자신이 죽더라도 방송을 보고 자신의 의지를 이은 누군가가 나타날 것이다. 자신이 바라는 마도한국을 목표를 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의 한국보다는 나은 한국을 그리겠지.
브라이트는 계획을 실행하기에 앞서 동료들을 확인했다. 자신을 포함한 간부 5명과 일반 조직원 35명. 초라할 지경의 규묘였다.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했다.
“잠깐, 브라이트. 임현아가 없는데?”
“임현아는 배신자로 의심된다.”
“배신자면 처단해야지.”
“배신의 증거는 없다. 지금까지 우리 계획에 가장 협조적이었던 것도 임현아였다. 임현아가 알려준 정보 덕을 꽤 본것도 사실이지 않나? 어차피 이번 계획에 임현아의 힘은 크게 필요하지 않다. 임현아는 제외하고 계획을 실행한다.”
임현아가 정말로 배신자라고 했을 때, 순순히 당할 리 없다. 그로인해 발생할 변수보다는 차라리 임현아를 배제하는 쪽이 낫다.
“시작하자.”
그들은 사전에 수작을 부려놓은 BK 방속국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