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403
다크는 짧게 혀를 차며 레나와 보디세아에게 여사제의 능력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해 준 뒤, 자신이 갑작스럽게 나타난 것에 대해 두 사람이 의아해 할까봐 걱정되어 따라 나왔다며 자신이 이곳에 나타난 이유을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레나와 보디세아는 다크의 변명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 했다.
“그럼 방금 그것이 마법이란 말이에요?”
보디세아가 먼저 무엇인가 알고 있는 듯한 다크 크라이드에게 질문을 건네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마법이 맞다고 대답했다.
“마법이라는 것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몰라도······그 옛날 너희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사의 힘과 같은 부류에서 나온 것이라고 전해지기는 해······아마도 그런 존재들이겠지.”
다크 크라이드는 방금의 그 여사제를 보면서 느낀 점을 다시 한 번 차분하게 설명해 주었다. 어쨌거나 그 여사제는 자신이나 레나, 그리고 보디세아 처럼 기사라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등뒤에서 공격하려던 사내의 뒤로 눈 깜짝할 사이에 이동한 것이 바로 그 증거였다. 그리고 마법사의 힘이라는 쉽게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아니 그냥 존재하고 있기는 한 것이니까 그런 것이 있다고 믿으라고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단하군요. 그런 사람이 사제라니······”
다크는 자신도 에이센의 지고신교라는 것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면서, 다만 일반 신도나 보통의 지고신교 사제들은 마법이라는 것을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극히 일부에게는 마법이 전승되어 왔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다며 두 사람에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설명을 해 주었다.
“그······그래요?”
레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마법이라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니 평생 마법이라는 것을 직접 볼 수 없을 지도 모르는데 그 마법을 눈앞에서 보게 된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사라······내가 기사라는 건가?’
레나는 이런 소동을 겪었기 때문에 근처를 산책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보디세아와 다크와 함께 여관으로 되돌아 왔다. 여관으로 되돌아오면서 레나는 다크가 자신과 보디세아를 기사로 부른 것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다. 그리고 다크 크라이드 자신이 기사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밝힌 것에 대해서도 되짚어 보았다. 레나는 그의 말뜻이 가지는 의미를 어느정도 깨닫고 있었다. 그리고 스스로를 조금은 대단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방금의 그 에이센 여사제가 보여준 가공할만 한 능력을 생각해 보고는 순간적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결코······이길 수 없어.’
레나는 살짝 입술을 깨물면서 식은땀이 흐르는 자신의 이마를 살짝 매만졌다.
리하르트 황제력 266년 9월 10일 13시 30분 드디어 크라우프 페트릴 소장이 소속된 함대도 바르디아를 향해 출발하려고 대기하고 있는 대열에 합류해 있었다.
그의 함대는 전투가 임무가 아니었고, 수송함대를 호위하는 임무를 띄고 있었다. 일단 크라우프의 함대가 속한 함대는 크라펠 주류 기지를 출발해서 데메로 행성계를 거쳐 스트링턴 요새를 지나 사르메스 지역으로 접어들도록 예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사르메스 행성계까지에 이르는 항로의 중간쯤에 위치한 대규모 보급 기지인 코넬 주류 기지를 거쳐 사르메스 행성계에 도착하게 되고, 그 다음부터 바르디아 지역으로 들어가게 예정되어 있었다.
보통의 경우에는 코넬 주류 기지에서부터 항로가 나뉘게 되는데, 하나는 파르네스 행성계에 있는 네므 주류기지로 향하는 항로였고 다른 하나는 사르메스 행성계로 가는 항로가 바로 그것이었다. 그 두개의 항로 중에서 바르디아로 향하도록 되어있는 자신들은 일단 사르메스 행성계로 가게 될 것다. 그리고 사르메스에 도착하고 나면 옛 바르디아의 수도인 에르바로 향하는 길이 남아 있었다. 사르메스 행성계를 출발하면 사르메스 행성계와 자신들이 목적하고 있는 에르바 행성계 사이에 위치한 데이고 주류 기지로 이동하게 되며, 이 데이고 주류 기지를 지난다면 곧바로 에르바에 도착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베르베라를 출발해서 에르바로 향하는 최단거리의 항로를 선택한 것이었다. 스트링턴 요새를 지나쳐 사르메스까지의 거리의 문제 때문에 그 중간 정도쯤에 코넬 주류기지가 건설 되었고, 사르메스 행성계에서부터 에르바까지의 중간에도 거리의 문제 때문에 그 중간에 데이고 주류 기지가 건설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코넬 주류 기지나 데이고 주류 기지 이외에도 비슷하거나 더욱 거대한 주류 기지들이 곳곳에 건설되어 있었다.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백효연 원수가 20년 전쟁 중반부터 오랫동안 주둔하고 있었던 네므 주류 기지였다.
코넬 주류 기지에서부터 사르메스 행성계로 향하는 항로를 가운데로 두고 그것의 우측을 네므 주류 기지로 향하는 항로라고 한다면, 좌측으로는 누베드 주류 기지가 위치하고 있었다. 누베드 주류 기지는 네므 주류 기지만큼 유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지의 규모나 설비 등에 있어서 네므 주류 기지 만큼의 대규모 군사기지였다. 사실상 이 누베드 주류 기지와 사르메스 행성계, 그리고 네므 주류 기지들은 소위 말하는 옛 에이센 영토의 끝에 건설된 것으로 에이센과 바르디아를 구분 짓는 영토의 경계선에 건설되어 있는 군사적인 요충지였다.
물론 이 누베드 기지와 사르메스 행성계, 그리고 네므 주류 기지가 모두 적의 손에 넘어갈 수도 있었고, 이 세 개의 거점 사이이 공간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적의 침입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런 거대한 거점의 뒤쪽으로도 많은 수의 크고 작은 기지들이 유인 행성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었으며, 바르디아 쪽으로 부터의 침공에 대한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이런 식의 대규모 방어 체계가 갖추어진 계기는 다름이 아니라 현재 바르디아의 잔당들이 건국한 발바이스 제국이 20년 전쟁이 끝나갈 즈음에 벌였던 최후의 반격에서 사르메스까지 밀고 나온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간신히 격퇴하는데 성공하기는 했지만 발바이스 제국의 저력에 놀란 에이센군은 전쟁이 끝난 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 이러한 방어 체계를 만들었고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이 사르메스 지역을 지나 바르디아 지역으로 들어서게 된다면 이제까지 보아왔던 안정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지역 대부분은 혼란스러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옛 바르디아군 패전병들로 추정되는 우주 해적들도 설쳐대고 있었고 행성들이 대체적으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물론 옛 바르디아의 변경 지역에 해당하는 데이고 기지에서부터 에이센의 사르메스나 누베드, 그리고 네므 주류 기지의 안쪽 방향에 위치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안정되어 있었지만, 그 경계를 넘어서 데이고 기지에서부터 에르바와 발바이스와의 국경 지대에 이르는 옛 바르디아의 중심 지역에 속하던 지역들은 현재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혼란이 행성 내부에서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주를 대규몰 지나치게 되는 크라우프에게는 큰 문제 될 것은 없었다.
“록시나 XI호를 예정에 따라 출발시키도록 하게!”
크라우프는 록시나 XI호의 함장 데이빗 워크홀 대령에게 출발 지시를 내렸다. 크라우프의 지시를 받은 워크홀 대령은 우렁찬 목소리로 록시나 XI호의 출발을 명령했다.
크라우프 자신도 함장 경험이 있기는 했지만 워크홀 대령의 록시나 XI호의 운영 능력을 충분히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에게 출발 지시만 내린 후 운항에 대해서 별다른 참견을 하지 않았다. 이제까지 크라펠 주류 기지에서 수도 없이 출격했지만 이번만큼은 베르베라나 크라펠 주류 기지를 떠나서 저 멀리 우주를 뛰어 넘는 것이었기 때문에 크라우프 이하 록시나 XI호의 함교 요원들 모두는 감회에 젖어 있었다.
크라우프의 옆에 서 있는 다이레아는 베르베라에 남아 있는 아세라와 에이린 생각을 했다. 자신도 그들 두 사람 처럼 아이를 낳고 베르베라에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금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크라우프가 베르베라로 돌아오게 되면 크라우프의 딸인 호노리아와 아일리아가 얼마나 커져 있을까 생각하며 애써 그런 생각을 지워 버리려 애썼다. 다이레아는 자신의 복잡한 기분 탓에 살짝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언젠가는 자신도 그녀들처럼 크라우프를 기쁘게 해줄 날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디네스 펜터 호리스 소위는 베르베라를 떠난다는 것이 그렇게 착잡하거나 하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전투 경험이 없는 자들은 바르디아로 멀리 떠난다는 말에 벌써부터 두려움에 젖어 있었고 내시창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크라펠의 모습을 지켜보려고 애를 쓰고 있었지만, 디네스는 그런 것을 해봐야 더욱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무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하품이나 해대고 있었다.
디네스는 한달이 넘는 준비 기간 중에 자신이 알고 지내던 사람들 모두에게 바르디아에 간다는 전화를 했다. 다만 우즌 리베라에게는 연락을 할 수 없었는데, 그는 제대한 후 소식이 끊어져 찾아낼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디네스는 데메로 행성계에 남아 있는 야이다와 알리시나에게도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었다. 전화 통화를 하면서 디네스는 그들 두 사람이 무척이나 다정하게 느껴졌다. 화상 전화의 작은 모니터를 통해서 였지만 알리시나와 함께 전화를 받은 야이다는 이제껏 그가 가지고 있던 세상의 온갖 괴로움을 다 짊어지고 있는 것 같던 표정이 많이 없어져 있었다.
‘당신은 꼭 나처럼 후회하는 삶을 살지 말아요······’
디네스는 언젠가 야이다가 자신에게 한 말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에게 야이다가 바르디아에서 무엇을 겪었는지 말해준 적은 거의 없었다. 다만 수많은 살인을 경험했다는 것, 그리고 많은 동료들을 잃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 사이 디네스는 야이다도 여러번 죽을 경험을 하고 충격적인 장면들도 많이 보았을 것이라고 짐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 야이다는 알리시나와 함께 지내는 것을 행복하게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잘되었어······’
바르디아로 떠나는 자신을 걱정해 주는 야이다와 알리시나에게 디네스는 진심으로 행복을 바랬다. 야이다는 이제 전쟁터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아니 이제까지의 후회만 하는 삶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사람을 위한 후회하지 않는 삶을 누릴 충분한 자격이 있었고, 지금 그것을 조금씩이나마 누리고 있는 중이었다. 디네스는 야이다와 알리시나가 바르디아 전선으로 가지 않게 된 것을 매우 다행스러운 일로 여기고 있었다. 물론 바르디아로 갈 때 야이다 같은 사람이 함께 한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지만, 디네스는 자신을 걱정해 주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입밖에 내지는 않았다.
지금 이 자리에서 바르디아로 가게 되는 일을 두려워하고 투덜거리고 있는 사람들 모두 바르디아에 가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고 투덜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거의 1년 반을 우주 여행만으로 보내야 했고, 그런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들은 그 긴 시간이 두려운 것이 당연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디네스가 보기엔 그런 긴 우주여행 같은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1년 반이라고 하는 시간도 누군가가가 정해준 것도 아니었고, 자신들이 단지 수송함대의 호위 임무 이외에는 맡지 않는다고 보장해 준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 듯 했고, 그 사실이 디네스의 기분을 가라앉게 만들고 있었다.
디네스는 사람들 모두가 생각하지 않고 있는 아니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는 위험성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고 있었다. 모든 것이 모두가 생각했던 대로 이루어진다면 무척이나 좋은 일만 생길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은 디네스는 이제껏 셀 수도 없이 경험했었다. 그러니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 것이라는 것을 애초부터 기대하고 그것이 확실하다고 믿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그렇지만 자신과는 달리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자신에게 최대한 유리한 대로 모든 것을 믿어 버리고 있는 듯 했다. 디네스는 그런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애써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바를 설명하지는 않았다. 언젠가는 그들 스스로가 디네스 자신이 느꼈던 것을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크라우프의 함대가 다른 호위함대와 더불어 크라펠을 떠날 때 티아라는 시에나의 방에 들어와 있었다. 내시창을 통해서 크라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티아라는 씁쓸하다는 말을 했다.
“나는 옛 파츠 베이스군인 이면서 이제는 그때 적이었던 에이센을 위해서 바르디아로 가게 되네요.”
그런 티아라를 바라보고 있던 시에나는 살짝 웃으면서 혼란스러운 티아라를 위로해 주었다.
“하지만 지금 당신은 티아라 고메스에요. 나를 비롯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크라우프의 사람이기도 하구요.”
시에나가 주의를 주듯 말을 하니 티아라는 알고 있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 좋은 기분은 아니라고 대답했다.
“티아라 자신을 위해서 싸워요.”
시에나가 웃으며 말을 꺼내니 티아라는 살짝 눈을 내리 깔고는 조금 깊게 한숨을 내쉰 후 고개를 끄덕였다.
“뭐······바르디아인들은 에이린 빼고는 별로 신경 쓸만 한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녀는 애써 자기 스스로에게 그 말을 되새기고 있었고 그녀의 추념 아닌 푸념을 들은 시에나는 살짝 웃으며 눈을 내리깔았다.
시에나도 착잡한 기분 뿐이었다. 하지만 베르베라에서 너무나 오랫동안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아세라와 에이린을 통해 크라우프가 호노리아와 아일리아라고 하는 딸을 두 명 얻었다. 이것은 크라우프의 기쁨이기도 했고 크라우프의 가족인 황실의 즐거움이기도 했다. 그리고 시에나 자신의 아쉬움인 것다. 물론 시에나는 크라우프가 딸을 두 명이나 얻었을 때 기뻤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이제 시에나는 다시 크라우프와 함께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게 되었다. 그러니 이것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뭐······어떻게든 되겠지······’
시에나는 단지 그렇게 밖에 생각 할 수 없는 자신이 무척이나 한심스럽게 여겨졌다. 그렇기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최선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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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법…이라기 보다는 염동력이나 초능력에 가깝지요…모티브는 FSS의 다이버 입니다…정신력을 물리적인 힘으로 바꾸는 것이지요…
음…개인적으로는 현재 유행(?)하고 있는 ‘마법사들의 서클구분’을 이해할 수 없더군요…어느 순간부터인가 서클을 구분짓는 것이 아주 당연하다는 듯 되어 버렸는데…쩝…왜 우리나라에만 그런 구분이 있는지 참…‘강함의 척도’라는 것을 ‘손쉽게’ 알 수 있는 것이 그리 중요한 것인가…-ㅅ-;; 다른 나라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정신력의 크기로 모든 것을 결정하던데…허허허…물론 작품마다 다르지만…울나라의 소설들 처럼 정형화되어 있지는 않지요…
…마법에서의 강함의 척도란 얼마나 더 그 마법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으며…얼마나 더 빠르고 능숙하게 사용하며…그 마법을 발동시킬 때 그것을 견딜 수 있는 정신력이 시전자에게 있는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었던가요?
쩝…아마도 게임 소설이 유행하면서 레벨에 대한 개념이 도입된 이후…쉽고 빠르게 ‘넌 3서클이나까 4서클인 나보다 약해! 음홧홧~’…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려고 그런 것 같은데요…쩝…상식적으로도 간단한 마법을 아주아주~ 능숙하게 사용하는 마법사가 고위 주문을 떠듬거리며 발동시키려는 마법사에게 이기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데도 말이지요…-ㅅ-;; 간단한 마법을 연사하여 주문을 외우는 것을 방해하면서 다가가 칼로 푹~!…^-^;
물론 소드 마스터니 익스퍼트니…하는 것도 마찬가지…쿨럭~ 왜 판타지에 무협에서나 나올 법한 개념이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등장하는 지 원…-ㅅ-;; 이 역시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이 현상…쩝…옛날의 소설이 좋았지요…검강이니 소드 오러니 해서 칼 한 번 휘두르면 무 자르 듯 뎅겅뎅겅 잘리는 것이 아니라…기술과 경험으로 승부하는 그 짜릿함…요즘 소설에서는 그런 것을 볼 수 없으니…-_-;
…이상은 판타지 소설의 초창기에서부터 쭉~ 읽어왔던 올드팬으로서의 불만이었습니다…분란을 일으키려는 목적은 아니니 오해는 마세요…^_^;;…뭐…이렇게 써 놓아도 따지고 드는 분이 분명히 계실 것이다…에 올인…-ㅅ-;;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75…
● ‘가연을이’님…1타를 축하드립니다…^_^)/~ 저도 독자 여러분들과 대화를 나눌 수 없어 아쉽기는 했습니다만…쿨럭~ 어제는 정말 기분이 나지 않더군요…뭐랄까요…묘~한 상실감이 엄습하는 것이…쿨럭~ 감기와 몸살과 배탈과 변비(?)와 생리(???)가 겹친 듯 한 그런 기분이었다는…ㅡ_ㅡ;
● ‘chise’님…음…수정한다고 해도 어제 밝혔던 내용을 늘여 쓰는 정도일 겁니다…다시 읽어 보실 필요는 없을 듯 하네요…^_^;; 아마 한 3편 정도를 손 볼 듯 합니다…글고 제가 보기엔 이 글이 오타쿠…아니 매니아를 생성할 정도로 재미있다고 보지는 않는데요…선작을 해 주신 500여분 정도의 독자님이라 하셔도…실제로 올라올 적마다 읽으시는 분은 한 200여분이신 것 같던데요…^_^;;;
● ‘검은묵시록’님…옙! 감사합니다…^_^)/ 아마도 자연재해에 의한 정전이나…뭐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완결 때까지 연중은 없을 것 같습니다…비록 올라오는 시간이 랜덤-_-;하게 변하기는 하겠지만요…그리고…뒤늦게 나마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yaiddasya’님…쩝…죄송합니다…어제는 정말 컨디션이 제로였거던요…쿨럭~ 온몸이 노곤노곤한 것이…쿨럭~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기 싫더라는…-ㅅ-; 그런 경험은 없지만…사귀던 여자에게 채인 기분이랄까요…-ㅅ-;;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말입니다…에고고…기운 차리고 힘 내겠습니다…^0^)/
● ‘다크크라이드’님…옙! 감사합니다…^_^)/ 근데 재미있다고 하시는 것이…음…제가 보기에는 다크의 활약이 돋보여서 그런 것 같다는…-_-;;; 앞으로 다크를 쬐끔 괴롭혀 볼까나…흐흐흐…예? 어떻게 괴롭히냐구요? 뭐…레나에게 찝쩍거리게 만들어서 만인의 지탄을 받게 한다던가…하는…퍽~!! 윽!
● ‘soulschaos’님…으음..말씀하신 사태는 없을 것 같습니다…어쨋든 지고신교는 ‘에이센의 종교’이니까요…지고신교의 기본 컨셉은 ‘타락하지 않은’ 기독교를 바탕으로 한 것 입니다…음…저 사제들은 음식을 사 주거나 하면서 지고신교로 개종하라는 이야기를 절대! 하지 않습니다…믿지 않는다고 지옥에 간다는 소리도 하지 않고요…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봉사활동을 하며, 댓가를 바라지도 않습니다…그저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할 뿐이지요…울나라의 모 종교의 ‘일부 몰지각한’(←졸라리 강조함!!!) 신자들 처럼…가지 말라고 하는데 억지로 들어가서 엄연히 다른 종교를 믿고 있는 사람들을 이교도로 몰아 부치며 ‘개종’ 하려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쩝…만일 제가 말한 모 종교를 믿고 계시다면 죄송합니다…m(_ _)m…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단지 그런 ‘일부 몰지각한’(←한번 더 졸라리 강조함!!!) 신자들 때문에 대다수의 성실한 신자분들까지도 욕을 먹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지요…
● ‘나만의천사’님…음…이젠 저도 이 말을 하는 것이 입이 다 아파오는 군요…그렇다고 그만둘 수도 없는 노릇이고…그럼 저도 언제나 마찬가지로…흐흐흐…“기각!”…음…상대적으로 짧게 말하니 편하긴 하군요…흐흐흐…^_^;; 음…이제 웬만하면 그만 하지요? 가능성이 없는 일에 자꾸만 매달리시는 것을 보기 안쓰럽네요…흐흐흐…
● ‘루키아’님…으응? 이 소설에 므흐흐~♡한 부분이 있나요? 어디어디? @_@)/ 으음…뭐, 일반적으로 조아라에 올라오는 소설보다 강도가 약간 강하긴 하지만…제가 보기에는 H신이라고 쓴 것도 15推를 넘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게다가 요즘 청소년의 세태를 보면 이미 ‘알 건 다 알고’ 있기 때문에…오히려 약하다고나 하지 않을런지…쿨럭~ 그렇다고 독자의 요구에 발 맞추어 강도를 높이면 Adult란으로 퇴출-_-;을 당하게 될 것이 자명…쿨럭~ 뭔 소리다냐…-ㅅ-;;
● ‘우주인엘로힘’님…으음…아마 처음 뵙는 분 같은데요…일단 인사를…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_^)/~ 으음…여사제 등장…라기 보다는 먼치킨 캐릭의 등장…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듯…음..글고 대부분 아마 그냥 지나치셨을 텐데요…레나가 여사제의 얼굴을 보고 ‘어디선가 본 듯 하다’고 했던 것…기억하십니까? 언젠가 레나가 여동생인 에인샤를 찾으러 돌아다닐 때…레나와 보디세아를 보고 한마디 한 여사제가 있었지요? 그 여사제와 저 여사제가 자매랍니다…그것두 지고신교의 최고위 사제…언젠가 설명이 나왔습니다만…쿨럭~ 그 두명의 여사제는 게르트 황제의 할아버지인 윌리엄 그레이트 펜 류픽크 황제(에이센 2대 황제)의 차녀인 시스티 펜 류픽크 황녀의 딸들입니다…쿨럭~ 나이는 언니가 196세, 동생이 191세…어머니인 시스티는 1만세 이상…쿨럭~ 참고로 그 두 여사제의 남동생인 제스 듀사른 랄파트는 163세입니다…듀사른…몇 번 나왔던 이름이죠…듀사른 상회…^_^;;
● ‘피르다룬’님…허허허…역시 글 쓰는 패턴을 간파당한 것이여…어찌 그리 딱 맞추셨단 말입니까…이번화에 크라우프가 나왔는데…으으음…역시 올드(?) 독자의 무서움…이란 것인가…-ㅅ-;; 음…그리고 인물설정이라…별 것 없는데요? 구하기 힘드시겠지만 출판본에도 있구요…뭐…원하신다면…언젠가는 올리도록 하지요…^_^;;;
음…위에 제가 남긴 말중에…일부 독자분들이 기분나빠 하실지도 모를만 한 것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부디 크게 신경쓰지는 말아 주세요…그저 우매한 저의 생각일 뿐이니…^_^;;;
…아차차…소제목을 바꿨어야 했는데…^_^;;
리하르트 황제력 266년 9월 12일 화요일 리베스텔 행성계의 주성 안나펠을 출발한 에이센인 소유의 소형 화물선 치타 호는 조용히 우주를 가로 지르고 있었다. 치타 호는 에르바와 리베스텔 행성계를 오가면서 식료품을 실어 나르는 여러 민간사업자 소유의 배들 중 하나였다. 이번에 치타 호도 다른 배들과 마찬가지로 리베스텔 행성계로 식료품을 가득 실어온 상태였다.
치타 호의 함장 안톤 오크너는 리베스텔 행성계로의 상품배달 일이 좀 힘든 일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도 리베스텔에서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안톤 오크너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턱을 한 번 쓸어 만졌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취항하고 있는 변경의 행성의 치안 상태가 조금 더 나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항로 사용료를 꼬박꼬박 내고 있으니 에이센 경비대에 요청하면 경비함이 호위를 해 주기는 한다. 하지만 그것도 중립지대의 경계선 까지일 뿐이었다. 이곳은 발바이스 제국과의 협정에 의하여 형성된 중립지대였고, 공식적으로는 에이센 경비함이 들어올 수 없는 곳이었다. 결국 해적으로부터 보호를 받으려면 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군 수송 함대의 뒤를 따르는 수 밖에 없었지만, 그렇게 된다면 자칫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수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크너 같은 독립 상인들은 경비함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위험을 감수한 채 중립지대로 출항하고 있었다. 물론 보다 안전하게 에이센 내부의 물류 수송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이미 에이센 내부는 초거대 수송선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거대 상회사가 상권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들 같은 독립 상인들이 설 자리가 그만큼 좁았다.
따라서 오크너과 같은 독립 상인들이 끊임없이 일감과 보다 나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 위험하기는 해도 물건을 실어 나를 수요가 많은 바르디아 지역과 이런 중립지대로 취항할 수 밖에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크너는 고향인 로이드에서부터 이곳 에르바까지 치타 호를 운항해 온 것이었다.
듀사른 상회와 같이 재력이 풍부하고 초거대 수송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면 전쟁이 벌어질 때 에이센군의 물자 수송을 전폭적으로 지원하여 큰 돈을 만져볼 수도 있었고, 나중을 위해서 점령 지역에 대해 민간 차원에서의 구호물자 제공도 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런 구호물자 제공 같은 것들은 전쟁이 끝났을 때 우선적으로 항로를 배정받기 위한 술수이기는 했다. 하지만 한번 그렇게 자선 사업을 벌이고 나면 나중에 에이센 함대의 호위를 바랄 수 있었고, 보다 더 많은 양의 상품을 보다 안전하고 보다 더 빠르게 실어 나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약간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크겠지만 눈에 보이는 노력을 기울여 특정한 지역에 대한 우선 항로 사용권을 배정 받는다면 그 지역에 대한 상품의 유통을 상당 부분 장악할 수 있었다. 사실 전쟁을 벌일 때 에이센군을 위해서 투자한 만큼 이상의 보답이 돌아오는 것이다.
그런 것을 떠나더라도 단순하게 일거리를 맡아서 짐을 목적지까지 실어 날라주는 일을 하는 오크너와 같은 독립 상인들과는 달리 듀사른 상회와 같은 거대한 사업체들은 현지에 회사 소유의 유통 센터를 갖추고 잇는 경우도 많았고, 또 대규모 계약을 맺은 현지인 소유의 유통 회사도 있었기 때문에 정기적인 일거리가 있었고, 또한 그 일거리가 줄어드는 법이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런 거대한 상회는 위험한 지역에 취항하게 될 때를 대비한 자체적인 경비 병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해적들이나 기타의 위험 요인에 대해서 비교적 안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난한 독립상인들은 듀사른 상회 같은 거대한 사업체 수준의 무장을 갖출 수 없었다.
오크너의 화물선 치타 호에 장착된 무장이라고는 저출력의 빔포 4문과 36발의 로켓탄이 전부였다. 솔직히 이것도 무기라고 할 수 없는 것이 화물선의 항로에 근접하는 작은 암석들 같은 것들을 제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달려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오크너의 관심은 화물칸에 탑승해 있는 10명의 바르디아인에게 쏠려 있었다. 그들은 바르디아 지역 출신으로서, 안나펠에서 많은 돈을 벌고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는 중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바르디아인은 안나펠에서 에이센인이 운용하는 여객선을 탈수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크너에게 배삯을 지불하고 화물칸에서 생활하는 조건으로 에르바까지 가기로 했다.
바르디아인이라고는 하지만 에이센어를 매우 유창하게 말을 하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의 말에 따르면 일행 중 남자들은 같은 고향의 같은 마을 출신으로서 안나펠에서 한 몫 단단히 잡았다고 했다. 동승한 여자 둘은 자신과 다른 한 사람의 아내라고 설명을 하며 이제는 고향에 돌아가서 아내를 가지고 음식점을 열 것이라고 자랑스레 말을 했다. 하지만 안나펠에서 에르바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할 뿐만 아니라, 바르디아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객선을 타기가 무척 힘들다면서 오크너에게 에르바로 데려가 달라고 간청했던 것이다.
사실 오크너는 에르바와 리베스텔 행성계를 오가면서 리베스텔 행성계에서 에르바로 가져가는 것이 늘 빈약하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 하고 있었고, 덕분에 돈이 될만한 것은 무엇이든지 실어 나르고 있는 중이었다. 이번에 10명이나 되는 사람이 상당한 돈을 지불하며 자신의 배에 타겠다고 나섰고 단지 에르바에 태워 주기만 한다면 좋다고 했을 때, 오크너는 따로 수입을 잡았다고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그는 이들이 무슨 불법적인 일을 한 사람들이 아닌가 걱정을 했는데 이들은 전혀 하자가 없는 에이센 신분증을 내보이며 오크너를 안심시켰다. 게다가 단지 오크너의 화물선에 돈을 내고 탑승한 것일 뿐이었기 때문에 오크너는 약간의 돈을 더 받는 조건으로 오크너는 이들을 선 듯 화물칸에 태웠던 것이다.
솔직하게 말해서 오크너는 그들이 바르디아인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기실 이곳 에이센과 발바이스 사이의 중립지대를 운항하는 배들 뿐만이 아니라 다른 민간 화물선들도 부수입이라는 명목하에 여객선을 타지 못한 사람들을 돈을 받고 목적지까지 태워 주는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 꺼리낄 것은 없었다.
사실 화물선에 누구를 태워 주는 것은 출입 심사를 통과할 신분증만 확실하다고 한다면 문제될 것은 없었다. 간혹 범죄자나 중요한 수배자 같은 사람들이 타기도 하지만 이들을 태워 줬다고 해서 자신이 크게 곤란해지는 일은 아니었다. 몇 군데 귀찮게 불려 다니기는 할 테지만 대부분 무혐의 처분되어 풀려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다른 행성계로 이동해야 하는데 배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선실을 빌려주고 목적지까지 태워 주며 배삯을 받는 것은 화물선을 운항하는 이들에게는 관행처럼 굳어졌을 뿐만 아니라 짭짤한 용돈벌이 수단이 된지 오래였다.
오크너는 10명의 바르디아인들 중에서 2명의 여자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꽤나 미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젊고 아리따운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각자 남편이 있다니 조금은 아쉽기는 했다. 문득 오크너는 그 남자들이 안나펠에서 돈을 벌어 그 2명의 여자들을 만났다면 그 2명 모두 안나펠의 에이센 졸부들에게 매춘 일을 했던 여자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사실 그녀들 만큼의 얼굴과 몸매을 가지고 있으면 분명 그러했을 것이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의 남편들과 어떻게 만났을런지는 몰라도 왠지 우습다는 생각을 하며 오크너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이제 4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오크너는 로이드에 있는 자신의 아내와 딸을 생각해 보았다. 이곳에서 장사를 하느라 아내와 딸을 못 본게 얼마인지 모를 정도였다. 매달 수입의 80%를 떼어 로이드의 아내와 딸에게 송금하고 있는 그였다. 물론 안나펠 같은 곳에서 얼마간의 돈으로 바르디아인 매춘부들을 살 수도 있었고 질탕하게 놀 수도 있지만, 그는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많은 돈을 부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잇었다. 사실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이런 곳에 와 있는 비슷한 처지의 많은 독립 상인들은 돈을 번 것을 가지고 바르디아 창녀들을 사거나 술과 도박 같은 것으로 탕진하고 있었지만 오크너는 그렇지 않았다. 얼마간의 돈이 모여지면 다시 로이드로 돌아가서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살 생각이었다.
문득 오크너는 오랫동안 보지 못한 딸애가 얼마나 컸나 생각해 보았다. 어서 빨리 돈을 벌어 돌아가서 아내를 안아보고 싶고 딸애가 커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오크너가 젊고 아리따운 바르디아인 매춘부를 사지 않은 것도 가족을 생각하는 자신의 양심 때문이었다. 이러니 그는 계속해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 졌다. 하지만 그는 지금 이곳에서 할 일이 남아 있었다. 오크너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끝없이 비관하고 있을 때 그를 비탄의 늪에서 건져낸 것은 함교에서 부터의 다급한 호출이었다.
“함장님! 지금 즉시 함교로 올라와 주십시오!”
평소 느긋한 성격이던 항해사의 다급한 목소리에는 오크너는 상념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오랜 경험에 의하여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꼈다. 애써 불길한 느김을 지워 버리며 오크너는 떠오르는 여러 가지 상념을 떨쳐 버리고 함교로 뛰어 올라갔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만가지 잡념이 떠올랐지만 서둘러 함교로 올라가는데 집중할 뿐이었다.
오크너가 숨을 헐떡거리며 함교로 뛰어 올랐을 때 함교의 메인 모니터에는 정체불명의 바리스타들의 모습이 크게 잡혀 있었다.
“뭐야? 이거 어떻게 된거야?”
오크너가 깜짝 놀라며 상황을 묻자 항해사가 떠듬거리는 목소리로 상황을 설명했다. 나란히 항해하고 있던 민간 화물선에서 갑자기 바리스타들이 출격하더니 자신들을 포위하더라는 것이다. 오크너가 화면에 비춰지고 있는 정체불명의 바리스타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신음소리를 내자 통신사가 다급한 목소리로 보고를 해 왔다.
“함장님! 저놈들이 투항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통신사의 보고에 오크너는 당혹스러워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옛 바르디아군 출신들로 구성된 해적에게 걸렸다는 생각을 했다.
일반적인 해적들도 바리스타를 보유하고 있는 이때 무장이 너무나도 빈약한 상태의 치타 호는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어느 정도 거리가 되었다면 전력으로 도주라도 해 보겠지만 치타 호 주변에 이미 정체불명의 바리스타들이 위치를 잡고 있었다. 이때에는 얌전하게 항복하고 소유한 물건을 내놓는 것만이 자신들이 살 길이라는 것을 오크너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통신사가 이미 구난 신호를 보냈다고는 했지만 아직 자신들이 위치해 있는 곳이 중립지대였기 때문에 에이센 경비대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오크너는 꽤 오랫동안 중립지대를 운항하면서 한 번도 해적을 만나 본적이 없었는데 결국에는 이렇게 우주 해적들을 만난 것이다.
“빌어먹을······빌어먹을······”
오크너는 일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 되었다는 낭패감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오!”
다크 크라이드는 치타 호를 완전 장악한 지오콘 다비토를 발견하고 서로 굳은 포옹을 했다.
“오! 반가워!”
민간선으로 꾸민 중형 화물선에 탑승해 헤비호스들을 이끌고 다크 크라이드를 비롯한 일행을 회수하기 위해 치타 호를 기다리고 있던 지오콘 다비토는 다크 크라이드를 무사히 회수하자 굳은 포옹으로 그의 무사 귀환을 기렸다. 그리고 그는 보디세아를 와락 끌어안은 뒤 키스를 건넸다.
“하핫! 반가운 거은 잘 알겠는데 그 다음의 것은 모함으로 돌아가서 하도록 하지 그래!”
다크 크라이드가 다비토와 보디세아를 바라보며 말을 건넸고 둘은 곧 고개를 끄덕였다.
레나는 다크 크라이드와 지오콘 다비토를 따라서 치타 호에 접선한 중형 화물선에 옮겨 타던 도중 자신들을 태워준 에이센인들이 당혹스러워 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조금이나마 의심을 했다면 당연한 것일 텐데 에이센인들은 너무나도 쉽게 속아 버린 것 같았다. 사실 다크 크라이드의 노력의 성과이기는 했지만 말이었다.
어쨌든 간에 다비토가 이끌고 온 중형 화물선에 옮겨 탄 레나는 자신들을 맞아 반겨주는 게릴라 일행들의 환대를 받았다. 다크 크라이드는 마중 나온 사람들에게 하얀 백작에 대해서 물었고, 그들은 하얀 백작이 다크 크라이드가 돌아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주면서 다크 크라이드가 무사함을 기뻐했다.
“나도 자네들을 보게 되어서 참으로 반갑네.”
다크 크라이드는 자신을 반겨주는 일행들에게 일일이 반가움을 표시했다. 중형 화물선이 치타 호에서 부터 떨어지고 치타 호가 멀어지고 있는 모습이 내시창을 통해서 보였다. 바로 그 순간 헤비호스 1기가 치타호의 함교 쪽으로 들어가더니 곧바로 빔을 발사해 버렸다. 뜻밖의 일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레나는 다소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자신이 불안해하는 것을 떨쳐 버리게 되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애써 시선을 돌렸다.
레나는 다크 크라이드의 방으로 배정된 우주를 바라 볼 수 있는 전망이 좋은 방에 들어가 있었다. 다크 크라이드는 샤워를 마치고 가운만 걸친 채로 우주를 바라보며 서 있었고 레나는 살짝 웃으면서 다크의 방에 있는 테이블에 음료수 하나를 들고 앉아 있었다. 방금전까지는 보디세아도 함께 있었는데, 그녀는 다비토와 있고 싶다면서 자리를 뜬 상태였다.
“고생이 많았지?”
다크 크라이드는 레나를 쳐다보지 않고 내시창을 바라보며 물었다.
“뭘요······저야 일이 너무 빠르게 벌어지니 정신이 하나도 없는 걸요······”
레나가 히죽 웃으면서 다크 크라이드의 말을 받았다. 다크 크라이드는 잠깐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다소 주저하는 듯 한 목소리로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음······조금은 갑작스럽지만 말이야. 우주에서 레나도 싸워 줬으면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