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540
살짝 눈을 아래쪽으로 숙여 내리고 있던 시에나가 티아라가 질문을 건네자 무엇이든 물어 보라고 대답했다.
잠깐 머뭇거리고 있던 티아라는 이내 결심을 하고는 시에나에게 에이센 정보부에서 특별하게 양성하고 있는 강화인간에 대해서 물어 보았다.
“강화인간?”
약간 목소리 끝을 높이는 시에나였기 때문에 티아라는 자신이 말실수를 한 것이 아닌가 싶어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생각외로 시에나는 순순하게 대답해 주었다.
“맞아 나는 강화인간이야······뭐 자연적으로 발생되는 기사는 너도 알다시피 지극히 드물어. 뭐라고 해야 할까? 코프도 기사의 힘을 가지고 있고 따지고 본다면 디나님도 마찬가지일 껄? 황족은 아마 우연인지 몰라도 장수족의 피와 기사의 힘을 동시에 타고 나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지. 너도 알고 있는 일이지만 제 4대 황제 폐하이신 리하르트 폐하께서 지극히 발생 빈도가 낮은 기사들 대부분을 이끌고 우주 저 멀리로 방랑을 떠나셨지. 그 덕분에 에이센에서는 자연 발생적으로 출현하게 되는 기사는 매우 적게 되었어······”
이미 알고 있는 설명이었지만 티아라는 다시 한 번 확인을 해 보듯 되물었다.
“그래서 강화 인간이 나온 거야?”
시에나는 약간 정색을 하며 차분한 목소리로 티아라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강화인간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그런 그렇기는 하지. 하지만 본격적으로 강화인간이 연구되고 활성화 된 것은 20년 전쟁 말기부터 였어······바르디아에서도 생체 병사인가? 하는 것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었지. 그것 때문에 위협을 느낀 에이센에서는 보다 더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 되었지······사실 본격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기사 발생 빈도가 매우 낮기는 해도 에이센 보다는 기사의 숫자가 많은 바르디아인들 기사와의 직접적인 전투력 차이 때문이기도 해. 그리고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황실 경호부대나 특수 정보부 같은 곳에서 기사의 힘을 가진 능력자의 수요가 부쩍 늘어나게 된 탓도 크지······”
이것까지는 대체적으로 알려져 있는 사실이었고, 어지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기는 했다. 티아라는 다소 반복적인 말을 하고 있는 시에나에게 약간은 실망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기분을 내색하지는 않고 확실한 사람부터 대답했다.
“카레나님도······기사지?”
“맞아 그것도 강력한 기사이시기도 하고······내가 알기로는 마법도 어느 정도 사용하실 줄 알고 있다고 하시더라고.”
“마법?”
뜻밖의 말을 듣게 된 티아라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말끝을 높이자 시에나는 왼손으로 머리카락을 긁적이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뭐······무슨 주문 같은 거 외워서 뭐라고 설명하기 힘든 현상을 보여 주는 것 말이야······상당한 정신력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카레나님은 그것도 어느 정도 하실 수 있거든······쉽게 말하면 정신력을 이용한 초능력자라고 할까? 아니면 염동력자라고 해야 맞을까?”
이미 안쪽에서 크라우프와 다이레아의 신음소리가 끝이 나고 두 사람이 샤워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서로 물을 끼얹으면서 장난을 치는 것인지 물이 벽에 치닿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이 깔깔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것 때문에 잠깐 말을 하지 않고 있던 시에나는 계속해서 자신이 설명하고 있던 것을 이어 설명하기 시작했다.
“어쨌든 간에 카레나 님은 대단하신 분이지. 코프도 카레나님 만큼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야. 하지만 저렇게 상당히 노는 것을 좋아해 놔서 말이야······”
아쉽다는 투로 살짝 뾰로통한 표정을 하고 있는 시에나를 보고 티아라는 그녀의 말이 옳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나가 봐도 카레나님은 참 대단하신 분 같아 보여······”
“하지만 너도 이것 하나만은 기억해 둬야 해······나도 강화인간이 되고 나와 같이 교육 받은 애들이 한가지 듣는 말이 하나씩 있어······”
시에나가 뜸을 들이는 것인지 조금 길게 시간을 두어 말을 끝맺지 않고 있자 티아라는 기다리고 있다가 궁금해졌는지 자신이 먼저 무엇인지 질문했다.
“무엇인데? 응?”
티아라는 살짝 말끝을 높이면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자 시에나는 그녀를 보고는 갑자기 환하게 웃어 버렸다. 그리고는 조금 웃음기 어린 표정으로 대답을 이어 주었다.
“특별한 것은 아니야······절대로 총앞에서 까불지 말라는 것이야······”
“······뭐야? 그게 다야? 특별한 것도 아니네?”
“쳇! 그러게 특별한 건 아니라고 했잖아!”
실망스러워 하는 티아라를 보고 시에나가 약간 머쓱해진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에이 총앞에서 용감하게 덤벼들면 곧바로 죽······겠······다······”
갑자기 장난스레 말을 반복하던 티아라는 시에나가 건넨 말의 의미를 약간 뒤늦게 이해하고는 살짝 말끝을 낮추었다.
강화인간이든 기사든 제 아무리 강력하다고 해도 총에 맞으면 죽을 수 밖에 없었다. 시에나의 말은 바로 그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뭐······하지만 강화인간이든 기사 능력자이든 그 자체가 가지는 실력은 어쩔 수 없이 강하잖아!”
티아라는 잠깐 몸을 움직여 주고 있다가 욕실 문이 열리고 크라우프와 다이레아가 밖으로 나오자 순간적으로 자세를 고쳤다.
“잘 놀았어?”
이제까지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던 시에나가 환하게 웃으면서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채로 나오고 있는 크라우프를 돌아보았다.
“음······즐거웠어.”
그가 팔을 아래쪽으로 뻗어 옆에 선 다이레아의 반바지 위로 그녀의 탄력적인 엉덩이를 만지작거렸다. 그러자 다이레아는 씽긋 웃으면서 살짝 그에게 기대 몸을 숙인 후 뺨에다가 키스를 해 주었다.
“다이레아, 머리 말려 줄까?”
티아라가 먼저 다이레아에게 말을 건네니 그녀는 부탁한다고 말을 건넸고 곧바로 방으로 들어서는 그녀를 따라서 약간 흐느적거리는 걸음걸이로 뒤를 따라 갔다.
이내 두 사람이 방안으로 사라지자 크라우프는 씽긋 웃으면서 시에나쪽으로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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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나라 하게 쓸려다가 참았다는…-_-;;;
어쨌거나 12推를 지향하는 소설인 만큼…적당한 수위 조절은 필~수~!
아…어디선가 들려오는 늑대들의 고독한 외침…아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08…
…솔로천국! 커!플!지!옥!!…Sieg Solo~!!! ..
●‘미래’님…무슨 섭섭하신 말씀을!!! 순결당 만쉐이!!! 순결당이 곧 정의이고 진리이며 대세랍니다…순결당 만쉐이!!! ~0~)/~
●‘나만의천사’님…ㅠ-ㅠ;;; 우에에에엥…아무리 일시적인 지지율이 추락한다고 해도…순결당 만쉐이!! 만쉐이!!!
●‘치우현’님…쿨럭…솔로라…그나저나 며칠 전…애마인 Tico 조수석 안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앞서 가던 커플이 있었습니다…그 남자가 여자의 궁디를 살짝 만지작거리면서 웃으며 가는 모습이…쿨럭…쿨럭…ㅠ-ㅠ;; 제기랄 이었습니다…
●‘마이트레야’님..돈 없으면 아무 것도 안되는 세상이니 말입니다…일단 크라우프 녀석이 함대를 움직이려 해도 연료비를 지불해야 할 테니 말입니다…^0^; 물론 전시라고 한다면 그런 것도 필요 없을 테지만 말이지요…
●‘현돌’님…쿨럭…쿨럭…쿨럭…쿨럭…꽁수라…저 작가넘 & 아뒤쥔장님 그리고 순결당 당원들분들은 절대로 꼼수를 쓰지 않을 것입니다…정정 당당하게 승부를 벌여서 반드시 승리를 쟁취해 낼 예정입니다…음홧홧…네? 하렘열매당의 지지율이 몇 %라구요? 네? 5%요??? d~-^b(귀를 막아 버린 작가넘)…다행이네요…쿨럭…^0^;;;
●‘mainz’님…헤헷…무슨 말씀을…오래 간만의 술독이라…뭐 다른 말씀 보다…저 작가넘은 맥주를 마시면 첫잔을 마시고 등골을 따라 오르는 짜릿한 기분이 참으로 느낌이 좋답니다…그리고 나서 약 3, 5분 정도 알딸딸한 느낌이 돕니다…그리고 그 이후는 정신이 말짱해 집니다…그뒤는 뭐 얼마든지 마셔도 마치 물 마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그래서 맥주를 마실 때 첫잔을 마시고 한참 동안 다음 잔을 마시지 않는 답니다…그나저나 술 이야기 하니 목 마르네요…^0^;
●‘판타로드’님…수중 염장신요??? 대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말씀을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ㅠ^; 뭐 일단 다이레아는 전략적으로 보는 눈이 매우 뛰어나고 기회를 포착하는데도 상당히 재빠른 뇬이니 말입니다…뭐…참모로서의 재능이 좋은 사람은 솔티 중령이 있기는 합니다만 아직 완전히 부각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0^;
●‘하얀웃음’님…저도 부럽습니다…ㅠ0ㅠ;;;
●‘베아’님…ㅠ-ㅠ;; 부부…부부…부부…쿨럭…쿨럭…우엥…
●‘위풍당당’님…차라리…차라리…차라리…차라리…여자 친구를 사귄다고 해도…코프 녀석처럼 몇 사람씩 한꺼번에 만나고 사귀고 같이 살고…염장질 하기 좀 어렵기는 합니다…아참 저 작가넘의 경험에 의하면 한가지…여자의 자유분방함은 교육받은 순서대로는 아니더군요…^0^; 어디 교육 잘받은 여자들도…상당히 자유분방한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여자들도 뭐…에이…갑자기 저 작가넘도 짜증이 막 나 버리네요…젠장…젠장…주변에서 본 여자들이 다양하다 보니까 대체적으로 이렇다라고 말하기는 좀 그러네요…(지금 저 작가넘 뭔소리 하는 건지…)
●‘적적’님…후후후후…하렘당원분들 중에서 많은 분들이 저 작가넘의 하렘당 분열책에 열매당을 찍은 것이랍니다…열매당을 지지하신다고 의사를 표명하신 분들 중에서 많은 분들이 본래 하렘당을 지지한 것으로 보입지요…열매당…한마디로 사상누각에 올려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D.슈나이더’님…ㅠ.ㅠ;; 저 작가넘도 열 받는 중이랍니다…제가 쓰고 나서도…쩝…많은 부분 제 주변에서 본 것이나…듣게 된 것을 참조해서 각색하기는 하지만…솔직히 저 작가넘도 짜증 스러운 부분은 매한가지입니다…왜냐구요? 그런 것 쓸때 마다 친구 넘들이 자랑하던 것…떠올려야 하니 말입죠…쩝…
●‘락천사’님…정보라…뭐…이미 카레나가 쥐고 있습니다…이미 말입지요…^0^; 다만 스토리 진행을 빨리 시키는 것 때문에…다소간 전개가 매우 엉성할 것입니다…이 점은 이해 부탁드리비다…최저 10편 이상으로 써나가야 할 것을 한 두편으로 팍 줄여 버리려니 말이지요…^0^;
●‘다크크라이드’님…쿨럭…하지만 저 작가넘도 비축분 올리는 분량은 맞추어야 한답니다…그리고 이번 편에서 조금 맛봐아 주시길…쿨럭…간만에 나왔는데 기대를 맞춰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내멋대로할꼬야’님…피곤하시다면 모든 것을 잊어 버리시고…푹 주무시길…어쨌거나…순결당이 곧 정의입니다…후후후후후…
●‘잠보맨’님…이번의 테러 공격 조금 후면…무엇을 노리고 있는지 나오게 될 것이랍니다…그것 때문에 몇 편 더 써야 하는데…2편 정도에 걸쳐서 간략한 설명이나 의구심을 내는 쪽으로 줄여 버렸답니다…빨리 전쟁을 해야 하니 말입니다…흠흠…너무 오랫동안 전쟁이 없었으니 말이지요…
●‘bsh2345’님…ㅠ-ㅠ;;; 동지…감사합니다…ㅠ-^;
●‘메두’님…??????…뭐 어쨌거나…크라우프 녀석 늑대랍니다…후후후후…
●‘싱아’님…쿨럭…크라우프 녀석의 앤들 하나씩은 전부 사연을 갖고 있지요…그들 중에서 티아라 젤루 불쌍할 지도…쩝…그나저나 그것 아뒤쥔장님이 열심히 각색해 주신 것이지요…저 작가넘은 역시나 아뒤쥔장님만 못하답니다…많은 분들이 그 장면을 최고로 꼽아 주시니 말이지요…쩝…
●‘soulschaos’님…뭐…샤워하고 나오면 티아라 한테 죽도록 고문당하겠지요…후후후후…
●‘우주인엘로힘’님…글쎄요…엘이라고 한다면…남자 이름으로 짓는 것이 좀 뭐시기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뭐…크라우프 녀석에게 안 당한다고 하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0^; 아! 그리고…그 전에 이미 전쟁이랍니다…크라우프 녀석이 나올 때 6월 18일…후후후후…전쟁 예정일은 7월 1일입니다…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시간이 좀 부족할 것입니다…흠흠…
●‘[LainE]’님…죄송합니다…좋은 소설을 추천해 주셔도 저 작가넘은 읽을 시간이 없답니다…저 하루의 1/3을 글쓰는데 투자합니다…아뒤쥔장님과 연재분 수정하고 올리고 매일 연재 빠트리지 않도록 비축분 만드는데 말입죠…아! 아뒤 쥔장님이 읽으시겠다네요…흠흠…아뒤쥔장님이 고맙다고 말씀 전해 달랍니다…^0^; 간만에 재밌게 글 읽어야 겠군 이라시네요…^0^;
●‘피르다룬’님…그 쥔공 녀석…요트 속에서…요트 속에서…쿨럭…저 작가넘도 아뒤쥔장님 때문에 그것을 몇 번 보았답니다…그때 마다 느끼는 염장 질리는 장면들…쩝…하지만 고속으로 달리는 스피드 무척이나 마음에 든답니다…흠흠…
●‘메두’님…뭐…풀 네임을 하나 적어 주시길…그러시다면 고려해 보도록 하겠습니다…^0^; 영문으로 쓰실 것이면 한국어 발음도 함께 표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Ghosthunter’님…Oh! No!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그나저나 크세니아…작업입지요…뭐…크라우프 녀석이 옛날에 발레리와 만날 때 첫눈에 반한 처자니 말입니다…^0^;
급하게 쓰느라 성의가 없어 죄송합니다…마음의 여유가 없다 보니 말입죠…어쨌거나…순결당 만쉐이!
드디어 소제목을 제대로 바꾸기로 했답니다…^^;
리하르트 황제력 269년 6월 19일 일요일 디네스 펜터 호리스 대위는 모처럼 만에 시내로 나와 있었다. 이제까지 자신이 읽어보게 된 책들 이외에 자신도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었다.
알베르트 시내에서는 에이센인들을 상대로 하는 서점들이 몇 군데 있었기 때문에 디네스는 서점에서 자신이 원하는 책을 사기 위해서 시내에 나온 것이다.
몇 군데 돌아 다녀 자신이 원하는 책을 손에 넣게 된 디네스는 천천히 여러 군데를 돌아 다녀 피곤한 자신의 다리도 좀 풀고 점심 식사라도 할 겸해서 시내 쪽에 있는 레스토랑을 찾아 나왔다. 모처럼 만에 고급 레스토랑이라는 곳을 한 번 가 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고급 레스토랑을 찾았다. 하지만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디네스가 정장을 입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그녀의 입장을 거부했다. 돈은 충분하게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정장을 입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출입을 거절당하니 디네스로서는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네 번째로 입장이 거부당했을 때 디네스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더 이상 어찌 할 수 없이 레스토랑에 들어가지 못하고 부대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디네스를 부르는 목소리가 있었다.
“어? 이거 디네스 아니야?”
약간 경쾌한 남성의 목소리를 듣게 된 디네스는 누구인가 싶어 고개를 돌려보았다. 고개를 돌려보니 뜻밖에도 크라우프가 자신을 보고 빙긋 웃으며 서 있었다. 그의 옆으로 다이레아가 서 있었고 이들과 함께 디네스는 처음 보는 검은 색 머리카락의 매력적인 검은 색 머리카락의 여성이 과 함께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크라우프를 본 디네스는 반사적으로 경례를 올리려 했다. 이것은 오랜 군생활에서 나온 본능적인 반응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다가온 크라우프가 디네스의 오른 손목을 잡아 내렸다.
“됐어 군복을 입고 있지도 않은데 말이야.”
크라우프는 군복을 입지 않은 상황에서 디네스가 경례를 올리려 하자 스스로가 무안해 졌다. 남의 이목을 끌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손목을 잡아 주자 디네스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면서 가까이에선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자연스럽게 손목을 놓아주었지만 디네스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달아오른 것이다. 잠깐의 사건이 지나가고 그는 자연스럽게 말을 건네 왔다.
“시내에서 디네스를 보게 되다니 놀라운데?”
씽긋 웃으면서 디네스을 보고 놀랍다는 표정을 짓고 있자 그녀는 살짝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리고는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기도 전에 불쑥 대답이 튀어 나왔다.
“뭐 책 좀 사러 나왔습니다.”
갑자기 이 말이 나와 버리자 디네스는 그 스스로도 적잖게 놀랐다. 하지만 이미 주워 담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책?”
갑작스러운 말이라고 생각되었는지 크라우프는 약간 말끝을 높였다. 그가 눈을 조금 동그랗게 뜨고 말끝을 높이자 디네스는 어딘지 모르게 그가 자신을 너무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책을 본다고 하니까 의외라는 생각하는 것이 썩 기분 좋은 느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약간 떨떠름한 기분 때문에 대답하는 디네스의 목소리 끝은 미묘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냥 좀 샀습니다. 다이레아 하고 데이트 중이신가 봅니다.”
나름대로 자신의 불쾌한 기분을 드러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씽긋 웃으면서 크라우프의 말을 받으니 그는 데이트 중이라고 대답하면서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녀는 크라우프 때와는 달리 다이레아와는 별다른 말없이 간단하게 악수로 인사를 대신했다. 군복을 입지 않은 다이레아의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지적이고 아름다운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다이레아는 평소에도 알고 있는 사람이었지만 이들과 함께 서 있던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젊고 매력적인 여성은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디네스는 크라우프가 새로운 여자라도 사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디네스가 크세니아를 보고 잠시 머뭇거리는 표정을 짓고 있자 크라우프가 이 사실을 알아 차리고 먼저 크세니아를 디네스에게 소개해 주었다.
“이쪽은 크세니아라고 해! 디네스 내 동생 디나 알고 있지? 전에 몇 번 보았을 꺼야. 크세니아는 내 동생 디나 친구야. 이곳 디터 포슈겐에서 행정관 보조로 일을 하고 있어……”
크라우프가 크세니아를 소개해 주자 디네스는 빙긋 웃으면서 반갑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디나라고 몇 번 이야기도 들었고 종종 그가 어여쁜 동생을 두었다고 자랑하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처음 만나요. 디네스에요.”
“크세니아에요. 만나서 반가워요.”
두 사람이 다소 어색하지만 악수를 하면서 인사를 나누었다. 디네스는 크세니아와 처음으로 손을 맞잡게 되었을 때 그녀의 손이 무척이나 따뜻하면서도 부드럽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일단 서로 인사를 하고 난 뒤 크라우프는 디네스에게 함께 점심 식사를 하지 않겠냐고 청했다. 갑자기 그가 자신에게 점심 식사를 하자고 청한 것 때문에 당황하기는 했다. 하지만 다이레아도 있고 디나 친구라는 사람도 있으니 굳이 어색할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갑자기 끼어드는 것 같아서 머뭇거리자 다이레아가 함께 식사 하자고 거듭 청해 와다. 그녀마저도 함께 하기를 청하는데 못할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맙습니다.”
크라우프는 디네스의 허락을 받고 나서 다른 두 사람에게 양해를 구했다. 방금 만난 크세니아라고 불린 여성은 별다르게 반대하는 것 없이 디네스와 함께 했다.
디네스가 정장 차림이 아니어서 네 사람은 고급 레스토랑을 찾지 않고 약간 교외의 주택가에 위치 상업 지역에 있는 가족 레스토랑을 찾아 들어갔다.
레스토랑 입구에서는 건장한 체격의 무장을 한 에이센인 경비원이 출입자들을 일일이 검사하고 있었다. 다른 곳보다는 보안이 철저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안 검사를 받았지만 별다른 거부감이나 반발 같은 것은 느끼지 않았다. 필요한 조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때 디네스는 자신이 산책의 포장을 열어 보아야 했다. 그녀가 구입한 책은 전쟁에 관한 내용들이었다. 그것을 보게 된 크라우프와 다이레아는 살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 자리에서 그 책을 가지고 이런 저런 말을 하여 디네스를 부끄럽게 하지는 않았다.
일단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오니 그 안의 분위기는 출입구에서와는 많이 달랐다. 약간 안쪽으로 자리를 정해 앉으니 곧바로 웨이터가 다가와 메뉴판과 간단한 물수건 그리고 컵에 물을 담아 가지고 왔다. 자리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니 출입구에서 느꼈던 삭막한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것이었다.
메뉴판을 펴서 그 자리에서 모두들 각자가 먹고 싶은 것을 주문했고 웨이터는 주문표를 받아 적은 뒤 곧바로 인사를 한 후 되돌아 나갔다.
일단 요리를 주문하고 난 뒤 디네스는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자 자신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크세니아의 나이가 얼마인지는 몰라도 지금 이 자리에서 다이레아가 가장 나이가 많았다. 그리고 아마도 그 다음으로 크라우프가 가장 나이가 많을 것인데 지금 이렇게 자리에 앉아 있다 보면 크라우프가 가장 나이 어린 사람 같이 보였다.
디네스는 어딘지 모르게 이런 모습이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라우프는 장수족의 피를 받은 것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신족의 피가 강한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만나게 된 것이 벌써 9년 전인데 크라우프는 하나도 처음과 모습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지금 이 자리는 마치 가족 모임 같은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이 생각이 들자 디네스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크게 웃음을 터트릴 수 없어서 그것을 참느라고 얼굴 표정이 마치 불만이 가득한 듯한 묘한 분위기로 변해 버렸다.
“어디 좀 불편해?”
그녀는 크라우프가 자신을 보고 말을 건넸을 때야 그녀는 비로소 자신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져 남에게 비추어져 있음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