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6
“빌리 테이터 준위입니다.”
키가 크고 광대뼈가 나온 준위가 자신을 소개했다.
“알리시나 엘자 뢰싱이라고 합니다.”
보통 키에 약간 체격이 좋은 갈색 금발의 여군이 말을 했다. 눈이 좀 크고 전체적으로 둥근 얼굴이었지만 성격은 좋아보였다.
“안드레아 폴릭입니다.”
체격이 좋고 얼굴이 네모진 다부진 청년의 말과 함께 짧은 곱슬머리의 흑인 여군이 자신을 소개했다.
“질리아 엘더 폴린이라고 합니다.”
그녀는 키가 꽤 큰편이었고 눈도 꽤나 컸다. 검은 피부에 짙은 검은 색 눈동자를 지니고 있었다.
“반갑네!”
크라우프가 악수를 해 주었고 마지막으로 검은머리에 검은 색 눈동자를 지닌 보통 체격의 준위가 서 있었다.
“폴 리드 슈레이라고 합니다.”
이들 모두와 악수를 한 다음 크라우프는 오후에 정식으로 명령서가 내려오면 짐을 싸들고 소대 내무실로 오라고 했다.
이제 드디어 소대가 완전 편성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기분이 썩 좋지 못했다. 크라우프는 자신의 갈색 머리카락을 한번 쓸어 넘겼다. 깎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길어졌던 것이다.
파츠 베이스제국력 08년 3월 29일 화요일 작전에 실패하고 귀로에 올라있는 파츠 베이스군 함대는 적어도 에이센군과 대등하게 전투를 벌였다는 일에 많이 들떠 있었다. 이제 이들은 수도인 록세비엔으로 귀환을 할 것이라고 했다.
아담 조슈아 디제 중위는 사관식당에서 흥겹게 벌어지고 있는 파티를 뒤로 하고 밖으로 나와 있었다. 썩 그렇게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이렇게 크게 패전을 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많은 병사들이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었다.
지휘관이라고 하는 입장에 있어서는 많은 병사들은 죽어버린 것은 결코 달갑지 않은 것이다. 영관급 이상의 지휘관이 된다고 하면 휘하에 있던 병사들이 얼마나 죽었다는 것은 하나하나 숫자나 퍼센트로 분류한다. 그렇지만 일선 지휘관인 디제 중위에게는 썩 좋은 일이 아니었다.
손에 맥주캔을 하나 들고있던 디제 중위는 깊게 숨을 한번 들이마신 뒤 맥주를 한모금 마셨다. 목을 자극하는 맥주의 맛에 잠깐 인상을 쓰고는 탈의실쪽으로 걸어갔다.
탈의실에는 주인을 잃고 굳게 닫혀 있는 라커들이 많았다. 많은 병사들이 전사했던 것이기 때문에 중위의 마음은 매우 좋지가 못했다.
그가 안으로 들어가 있을 때 창가에 크림색 단발머리의 여성이 기대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누구인가 싶었다.
아래로 축 늘어진 왼손에는 맥주캔이 들려 있었고 곧추 세운 오른쪽 무릎에 올려놓은 오른손과 그 위에 살며시 올려진 얼굴은 매우 아름다운 선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내시창 밖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우주를 보고 있나?”
어깨의 계급장이 소위였기 때문에 그가 다가가 물었다. 누구인가 싶으면서 고개를 돌려보는 소위의 얼굴은 매우 아름다웠다. 디제는 약간 으쓱한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성을 알게 되었다는 표정이 들었다. 하지만 상대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표정이었다.
“이 바다는 매우 조용하군요.”
목소리가 아주 좋았다.
“나는 아담 디제라고 하네. 자네는?”
“엘레비아 린제이라고 합니다. 중위님께서 그 유명하신 디제 중위님이십니까?”
그녀의 물음에 디제중위의 얼굴이 조금 일그러졌다. 썩 좋은 표정은 아니었다. 자신이 에이스 파일럿이기는 해도 대부분이 자신의 어머니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바다가 조용하나?”
“네……얼마전만 해도 그렇게 시끄러웠는데 말이죠……”
전투가 격렬하게 벌어졌었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지만, 대조적으로 이 바다는 너무나도 조용했다. 수도로 귀환하고 있는 병사들의 마음은 이렇게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디제는 말없이 캔맥주를 따서 손을 높이 든 다음 단숨에 들이 마셨다.
리하르트황제력 4월 1일 목요일 11시 30분 미하엘 페코 중장의 함대는 초장거리 워프를 끝마치고서 다음 워프항해를 위해 잔잔한 주역으로 항진해 가고 있었다.
“하만 바이파는 10일 쯤에 도착한다지?”
디네스 펜터 호리스는 내무실이 꽉 찬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소대장인 크라우프는 중대장과 회의때문에 자리를 비우고 있었고 별 다르게 할 일이 없는 이들은 내무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자신과 시에나만 하사관이고 나머지가 준위들이니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에나와 알리시나, 질리아를 포함해서 8명의 소대원들 중에서 여자가 4명, 남자가 4명이었다.
그녀들은 별다르게 서로 말들이 없었다. 시에나는 본래 말을 잘 하지않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침대에 걸터앉아서 잡지책이나 뒤적 거리고 있었다.
안드레아 폴릭이 다소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지루한 우주여행이 끝이 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10일 쯤에 하만 바이파에 도착하게 된다고 한다면 어떻게 할까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디네스지?”
폴 리드 슈레이가 디네스의 앞에 와 앉았다.
“예!”
디네스의 맞은 편에 슈레이는 피식 웃으면서
“밖에서는 뭐 하다 왔어?”
“아? 학교 졸업하고 곧바로 자원입대 했습니다.”
그녀는 공손하게 대답을 했다. 자신보다 나이도 많고 계급도 위였기 때문이었다.
“준위님은 뭐하셨어요?”
슈레이는 핏 웃으며
“나는 학교 다니다가……대학교를 다녔는데……렉터선수였거든……”
렉터라고 하는 것은 12명의 선수가 일정한 공간에서 공을 가지고 상대의 네모진 골문에 던져넣는 격렬한 경기였다. 무중력의 공간에서 상대방의 진영을 향해서 뛰어나가게 되고 골을 넣으며 멋진동작도 보여주는 것이다. 무중력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중력이 낮은 곳에서 보여주는 경기도 크게 유행하고 있었다. 격한 운동이기 때문에 보호장비가 많이 필요한 것이다.
“멋있네요.”
디네스의 말에 슈레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의 주머니에서 사진을 보여 주었다. 장갑복 비슷한 운동 경기복을 입고있는 그의 사진이었다.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이 참으로 멋지다 싶었다.
“멋있네요!”
슈레이는 꽤나 으쓱한 것 같았다.
“아참 시에나인가? 시에나는 뭐하다 왔어?”
시에나는 대답 대신에 잡지에서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짙은 검은색 눈동자가 참으로 아름다웠다.
“저요?”
“아! 응!”
빙긋 웃고있는 그에 시에나는 엷게 웃음을 지어보여 주었다. 거의 감정을 들어내지 않는 것 같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인가 싶었다.
“그냥 학교 다니다가 귀찮아서요.”
디네스는 그녀이 대답이 가장 명료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학교 다니다가 귀찮다고 한다면 군대를 오게 되기 때문이었다.
“학교?”
“예……”
시에나는 자신의 단발 머리카락을 한번 쓸어 넘겼다. 소대장과 시에나가 연인사이라는 것은 다들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말하지 않더라도 두 사람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었던 것이다.
“밖에 나가면 모델이라도 되어 보고 싶어서요.”
“아……”
그녀는 역시나 길게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시에나는 모델 되면 성공하겠는데?”
알리시나 엘자 뢰싱이 그렇게 말을 했다. 알리시나의 대답에 시에나는 핏 웃기만 했다.
“아참! 시에나 소대장하고는 언제 만났어? 이곳에서 만난 것은 아니지?”
질리아의 물음에 시에나는 약간 고개를 앞으로 숙이면서 잡지책을 접었다.
“뭘 알고 싶으신 겁니까?”
“아? 아니……”
“차가운 사람이군 그래!”
잠시간의 침묵 후에 빌리 테이터가 말을 마침과 동시에 문이 열리면서 크라우프가 안으로 들어왔다.
모두의 시선이 그를 바라보자 크라우프는 잠깐 멈칫하더니 자리에 들어와 앉았다. 그리고 훈련이 있다고 했다.
“전투 시뮬레이션 훈련이다. 14시부터 16시 50분까지 일정이 잡혀있다.”
그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3시간 동안 집중적인 바리스타 조종훈련을 받게 되는 것이다. 실전데이터를 기초로 해서 작성된 시뮬레이션은 매우 효과적으로 파일럿들을 교육시키고 있었다.
“밥먹기 30분 전이군.”
그렇게 말을 하는 질리아에 안드레아 폴릭이 비아냥 거리는 투로 말했다.
“밥 먹는거 너무 좋아하다가 살 많이 찐다.”
“뭐 어때!”
질리아는 그렇게 상관 말라고 하면서
“먹는만큼 많이 움직이는데 말이야!”
시에나가 몸을 일으키더니 라커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입고있던 군복상의를 벗어 걸었다. 안에 받쳐입는 민소매 런닝셔츠만 걸치고 되돌아 왔다. 실내가 좀 덥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아하게 걷고있는 그녀의 모습에 사람들의 시선이 일순간 고정 되었다.
“파츠 베이스놈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시에나는 자리에 앉아 다시 잡지책을 뒤적이고 있었고 그것을 보고 있던 슈레이의 물음에 크라우프는 피식 웃으면서
“글쎄,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니 지금쯤 귀환할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의 대답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라 싶었기 때문이었다. 식사시간이 되려면 앞으로 20분은 더 기다려야 했다. 그것이 정말로 짜증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 기다리는 것보다 시간이 되기 바로 몇분전이 정말로 짜증스러운 것이다.
식당은 매우 북적이고 있었다. 승리의 기쁨도 전사자에 대한 비통함도 잠시 접어두고 이제는 일상의 똑같은 틀로 이어지고 있었다. 군복상의를 벗고 런닝셔츠 차림으로 식당에 와서 배식을 받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이 타고있는 율리우스급 전함 슈레델호는 평상시에는 550명의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었고, 현재는 1,700명 정도의 사람들이 슈레델호라고 하는 이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점심 식사로 나온 것은 햄버거 스테이크에 야채 샐러드, 호밀빵 2개, 쇠고기 스프였다. 식판에 음식들을 담아 각자의 자리에 와 앉았다. 종교가 있는 사람들은 각자의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에이센에서 가장 교세가 큰 것은 황실에서 신봉하고 있는 지고신 종파였다. 이는 제 2대 황제 윌리엄의 황후 카츄아 파웰이 지고신 종파의 최고사제 출신이라는 점과, 카츄아가 많은 빈민들을 구제함으로서 지고신 종파가 가장 널리 퍼져나가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식사전에 두 손을 무릎위에 올려놓고 이렇게 식사를 할 수 있게 됨을 감사하게 여기는 것이 지고신을 믿는 사람들의 기도법이었다. 그렇지만 종교를 가지지 않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모두들 수저를 들고 음식을 입안에 떠 넣고 있었다. 디네스도 종교같은 걸 가지지 않고 있는 사람이었다. 쇠고기 스프를 한입 떠 마시고 있을 때 뒤 쪽에서 기술병들이 말을 나누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아참, 이번에 부대가 재편성 된다면서?”
“듣기로는 그래!”
부대가 재편성되는 것은 당연한 것일 것이다. 에이센은 공공연하게 국경지대를 침략하고 있는 파츠 베이스에 대항해서 이들의 함대 보급기지가 있는 유케울 행성계를 공격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져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쟁이 크게 벌어지면 좋지 못한데 말이야!”
유케울은 프로스베인과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이었는데 파츠 베이스군의 요지중의 요지이기도 한 곳이다. 군수물자가 집적되어 있고 군수품 생산공장도 다수 분포되어 있는 곳이다. 이곳은 파츠 베이스군이 에이센의 국경을 침략하게 되는 주요한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예전부터 에이센은 이곳 유케울을 공격해서 점령하고 싶어했다. 자연스럽게 프로스베인에서 적을 막게 되니 그런 말들이 오가게 되는 것이라 싶었다.
크라우프는 옆에 앉은 시에나의 신경씀을 받으면서 음식을 떠먹고 있었다. 디네스는 시에나를 보면 참 여성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성격이 꼿꼿한 것 같으면서도 말수가 적고 아름답고 참 부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런 잣대 따위는!’
부정하고 싶었지만 그래도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식판을 다 비우고난 다음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식기 세척기에서 넣고 세척을 한 다음, 다른 사람이 먹도록 올려 놓았다. 언제나처럼 같은 일상의 일이었다.
파츠 베이스제국력 08년 4월 4일 일요일 15시 55분. 유케울 행성계의 우주항으로 프로스베인 전투에 참가했던 장병들이 내려서고 있었다. 유일한 유인행성은 제 6태양계의 쉬프였다. 적도 부근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수목이 없는 거친 사막이 펼쳐져 있는 삭막한 행성이었다. 오랜 자연개조사업으로 많은 녹화작업이 이루어 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삭막한 풍경은 바뀌지 않았다. 이곳에는 79억명 이상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중심도시 데르의 근교에 있는 우주항에서는 전투에 참가했던 장병들은 오래간만에 밟아보는 지표면의 느낌을 만끽하며 건조한 느낌이 강한 공기를 한껏 들이마셨다. 그곳에는 다른 장병들과 마찬가지로 뒤따라 나온 6명의 동료들과 함께 더운 기운을 한껏 느끼고 있었는 사람이 있었다.
“좀 덥다.”
아담 조슈아 디제 중위는 자신의 검은 머리카락을 손을 쓸어 넘겼다. 짧은 머리칼이었지만 금새 땀이 배어져 나왔다.
“덥다, 더워!”
아직도 궤도상으로는 귀환을 서두르고 있는 병사들을 태우고 있는 셔틀이 강하를 계속하고 있었다.
“일단 술이나 실컷 마셔야 겠군 그래! 아담, 어떻게 할 텐가?”
같이 내려온 동료들은 5일까지의 휴가를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 여러 가지 말들을 하고 있었다. 작전을 마치고 귀환한 병사들에게 24시간의 휴가를 주도록 하는 것이 상례였기 때문이다. 부대복귀는 5일 18시로 정해져 있었고, 이 사이는 특별 휴가가 주어져 있었다.
“뭐라도 할까?”
그의 말에 동료들 모두같이 술집에 가서 신나게 마셔보자고 했고 디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의 뒤를 따라 나섰다.
데르시내의 술집들은 이미 만원이었다. 비교적 대규모의 전투였기 때문에 많은 병사들 모두 술집에 들어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자리를 찾아 조금 돌아다녀야 했지만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마시자구!”
이들은 빈 자리가 있는 술집에 들어가 앉았고 디제도 맥주를 마시면서 즐거워했다. 어쨌든 죽은 사람들은 죽은 사람들이었고 이렇게 살아 있는 사람들은 살아 있는 사람들이었다.
몇잔 정도씩 마시자 디제는 좀 마음이 풀어진다는 생각을 하면서 의자에 등을 기대앉았다. 그리고는 시선을 돌려 가게안을 주욱 훝어 보았다. 그러던 그의 시선이 카운터쪽에 멈추어졌다. 카운터에 앉아 혼자서 잔을 들고 있는 크림색 단발 머리의 여자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누구를 기다리는 것인지 모르지만 그녀는 맥주병을 하나 들고 병째로 몇 모금 마시고 있었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무엇인가 분한 기분이 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문득 비추어 보이는 갸냘퍼 보이는 그녀의 몸매가 불빛을 받아 부드럽게 곡선을 이루면서 이어지고 있었다. 자연스러운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를 기다리는 것인가. 저렇게 혼자서 앉아있는 모습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가지 생각이 디제의 머리 속에서 교차되었다.
그 엘레……뭐던가 하던 여소위라는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바보스럽다는 생각과 함께 하핫 웃으면서 동료들이 이런저런 말들을 나누고 있을 때 그는 맥주병을 하나 들고 그쪽으로 걸어갔다. 무엇인가 말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딪쳐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었다.
어디를 가냐는 식으로 보고있던 동료들은 그가 카운터에 홀로 앉아있는 여군쪽으로 걸어가자 휘파람을 불면서 야유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것이 부담스러웠지만 말을 건네보고 싶다는 욕구를 억누르지는 못하고 있었다.
“또 보네요?”
디제가 옆 자리에 앉자 그 여소위는 힐끗 그를 돌아보았다. 별로 취기는 들어 보이지는 않았다.
“디제 중위님이시군요. 무슨 볼일이시죠?”
그녀의 목소리에 별 다른 톤은 없었지만 경계하는 기분이 들어 있었다.
“아니……별 다른 것은 아니고 이렇게 혼자 앉아서 뭐 하나 싶어서 말이지!”
그 말에 크림색 머리의 엘레 뭐던가하는 여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엘레비아 아네스 린제이 타르고라는 긴 이름을 가진 이 여성은 눈앞에 앉아 엷은웃음을 짓고있는 디제 중위가 허튼수작을 부리러 온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엘레비아는 쓴웃음을 지었다. 엘레비아도 여러 사람들과 만나서 말들을 나누고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헛되게 여자만 보고 다가와 수작 부리는 남자들을 혐호했다.
“수법이 좀 어설프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