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824
8명씩 5만 척을 지휘하면 간단하게 40만 척의 함대 지휘관 전부가 완성된다고 대답했던 것에 비하면 너무나도 솔직한 대답이었기 때문에 클로리사는 이제야 그가 굳이 세 사람을 지목했던 것에 대해 이해했다.
“자네만 알고 있게. 알겠나?”
당부하듯 클로리사의 입단속을 시키려 하는 크라우프가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
“저는 부관으로서 지금의 제 위치에 충실할 뿐입니다.”
의례적인 대답이기는 했지만 부관으로서 사령관이 취급할 수 있는 기밀 사항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니 업무상으로 알게 된 그 어떤 기밀 사항조차 그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이다. 이런 클로리사의 대답을 크라우프가 알아듣지 못 할리 없었다. 그는 빙긋 웃으며 고운 목소리로 대답하는 클로리사에게 감사함을 표시했다.
“고맙다. 솔직히 좀 부끄러워서 그러네. 그리고 어서 보급이 끝이 나야 할 텐데 말이네. 또한 적들도 전투를 계속해 왔으니 보급품도 좀 부족한 상태에 있고 말이지.”
그는 잠시 지금의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움직여 주기를 바란다며 한숨을 내쉰 후 잠이나 좀 자두고 싶다는 말과 함께 이대로 시트에 깊숙이 몸을 기댔다.
햇볕은 더할 수 없이 화창하게 이어지고 있는 에르바 행성의 9월 3일 일요일은 너무나도 시작되었다. 오전에 방송사에 출근해 일을 마친 디나는 오후에는 크세니아와의 약속 때문에 방송사에서의 점심 식사도 거르고 그녀가 기다리고 있는 쪽으로 택시를 타고 갔다.
디나가 일요일에도 출근해야 했기 때문에 13시 25분 점심 식사를 하기에는 다소 늦은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크세니아도 배고파하고 있는 것 때문에 둘은 반갑게 만남을 가졌다.
“어머나! 오래 간만이다. 이 기집애! 그 동안 시간도 좀 내지! 그나저나 연애 하니? 많이 이뻐진 것 같아!”
디나는 크세니아가 크라우프와 어디까지 갔는지 뻔히 알고 있었지만 애써 그런 점을 던져 버리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점만을 화를 냈다. 그러자 크세니아는 잠시 머쓱한 표정을 짓더니 디나의 손을 잡아 주었다.
“에휴! 너는 뭐 처음 보았을 때 그래도 인데 말이야.”
서로 어색하게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은 이내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서 가까운 곳에 있는 음식점을 찾아 들어갔다.
음식점에 들어가고 난 후 크세니아가 능숙하게 바르디아어를 구사해 음식을 주문하고 몇 가지를 물어보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디나는 역시나 바르디아어로 크세니아에게 대화를 건넸다.
“그나저나 나 보자고 한 일이 뭐야? 설마, 점심 같이 먹자고 하는 것도 있겠지만 왠지 이상하게 느낌이 좀 그렇단 말이야?”
은근하게 순수하게 크세니아의 뜻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말을 하고도 자신이 실수 했다는 것을 깨달은 디나는 잠시 후회하는 마음이 일어났지만 크세니아가 대수롭지 않게 바르디아어로 여자의 직감이 무섭다는 말을 하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크세니아가 디나의 말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무슨 일이야? 나 굉장히 궁금해!”
디나가 여전히 바르디아어로 말을 건네니 크세니아가 무엇인가 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때 디나는 일부러 그녀의 말을 가로 질렀다.
“에르바 떠나려고? 뭐 어렵게 생각하지 마! 오히려 잘 된 것 아니야? 지금 전쟁이 너무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벌어지고 있고 말이지. 그리고 이런 저런 물가는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살기 힘들고 또 자칫 어렵게 된다면 여자가 아무 것도 없이 이곳에 남는 것이 좀 문제 아니겠어?”
에르바를 떠나 베르베라로 간다는 말을 하려는 것으로 이해한 척 한 디나에게 크세니아는 말없이 씽긋 웃어 주기만 했다. 그리고는 피식 웃으며 요즘에 많은 사람들이 에르바를 떠난다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도 기회가 되면 하나 둘씩 이곳을 떠난다는 말로 한숨을 보탰다. 크세니아의 바르디아어 발음이 약간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데 지장은 없을 정도다.
“저기······”
크세니아는 여전히 바르디아어로 잠시 고개를 아래쪽으로 숙이고 있다. 디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짐작하면서도 은근한 목소리로 오히려 잘 된 일 아니냐고 대답하며 크세니아를 격려해 주었다. 그러자 이내 그녀는 고개를 좌우로 저어 버리더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이것만은 꼭 알려 주고 싶다고 용기를 내었다.
“나 말이야. 네 오빠 하고 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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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는 소강상태라는 것이 없답니다…^0^; 코프 넘은 다시 40만 척의 기동 함대를 이끌고 바그람 전선 사령부를 구원하러…쿨럭…뭐…쥔공의 당연한 숙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랍니다…^0^;;
어쨌든…금일도 한편 올립니다…Next-74…^0^;;
에궁…글쿠 보니…디나와 크세니아 양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군요…^__^;
●‘군인’님…쿨럭…1타 만쉐이!!! ^0^)乃 그리고 다이레아 마티스 [준장]입니다…^0^; 소장이 아니랍니다…헐헐…소장은…부사령관 안토니오 바자레이 소장을 비롯해서 타파 바자이 싱아 소장, 엘 로시느 로힘 소장, 오펜 드라운드 소장, 마테우스 코너스 소장 이 정도 수준이랍니다…^0^;
●‘현돌’님…푸욱…우욱…갑자기…왜? 저 작가넘의 엎구리에 사시미를…우욱…네? 하렘금단당의 저력을 보여 드리려 하고…그리고 작가넘의 옆구리를 사시미로 후벼도 아프기만 하지…죽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구요? 헐헐…ㅠ_ㅠ;
●‘징고로’님…현돌님이 하렘금단당 만쉐이를 외치시며…저 작가넘의 옆구리에 사시미빵을…네? 금단당 만쉐이나 혹은 하렘당 만쉐이를 외치신다면…^__~; 징고로 님이 전부 다 막아 주시겠다구요? 쿨럭…그…그것은 좀…ㅠ-ㅠ;; 퍼억…#,.ㅠ; 에궁…그래도 순결당 만쉐이!!
●‘지옹’님…설마 또? 아? 그것이 아니라…그냥 저 작가넘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신다구요? 쿨럭…감사합니다…그나저나 전투가 계속되는 내용…괜찮으신지요…저 작가넘은 오히려 전투가 쓰기 편해 좋답니다…^0^;
●‘라이네케’님…솔직히 맞습니다…소아성욕자들 보면…~_~;; 좀 웃긴 것이 애들 보고 와! 정말로 귀엽다…라고 말을 하면…대부분이 소아성욕자로 보는 현실이 참…~_~;; 하지만 갓 나무에서 나온 열매는…정말로 맛이 없도 떫기만 하고…중간 정도도 그렇고 계속 떫은맛이 납니다…하지만 남이 안 건들게 자신에게 딱 알맞게 키운 열매는..더할 수 없이 맛난 것이랍니다…키워먹는 로리라면…이해 하지만…코프 넘을 소아 성욕자로 만든다는 것은 좀..~_~;; 물론 시에나가 있지만 그때는 코프 녀석도 시에나와 비슷한 나이였답니다…^0^;;
●‘acehelp’님…ㅠ-ㅠ; 순결당도 만쉐이!!를 외치고 싶답니다…이상하게 은근슬쩍 하렘당과 금단당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Y_Y;; 두려워 집니다…쿨럭…쿨럭…그래도 순결당 화팅! 순결당이 곧 정의이니…언젠가는…ㅠ-ㅠ; 승리와 영광의 날이 있을 것이랍니다…
●‘치우린’님…순결당의 문은 이렇게 가깝답니다…하지만…무당적이 더 잼나고…쌈 구경 하시는데 더 신나신다구요? 쿨럭…쿨럭…ㅠ-ㅠ;; 글쿠 무당이라…헐헐…^_^; 오묘한 한자어와 한글의 의미 차이라…으음…^0^;
●‘내멋대로할꼬야’님…현충일 날 저 작가넘은 끝도 없이 바빴답니다…ㅠ-ㅠ; 아르방 하러 나가서 하루 종일 이리저리 뛰어 다니고…너무 바빴답니다…헐헐…하도 바빠서 중간에 짱박혀…으음…쿨럭…쿨럭…Y_Y; 그나저나…은하영웅전설 4Ex 라…PC 게임인가요? PC 게임이면…저 작가넘도 하고 싶다는…Y_Y;; 괜찮으시다면…e-mail address = [email protected] 으로…긁적…
●‘가연을이’님…이제 크세니아 양이 코프 넘과 함께 뒹군 이야기를 디나에게 한답니다…헐헐…이제…크세니아 양도 결혼할 생각이 가득차 있는 것이랍니다…헐헐…헐헐…그나저나 저 작가넘이 무찔러 진다면…크라우프는 어떻게 연재가 되는 것인지…~.)y-~ 후욱…
●‘빨강보석’님…로리는 키워 먹어야지요…쿨럭…쿨럭…아마도 말입니다…^0^;; (슬그머니 발뺌을 하려는 작가넘..)…그나저나 하렘멤버가 점점 늘어만 가다니요…이제 남은 하렘 멤버는 디네스 밖에 없는데 말이죠…쿨럭…
●‘판타로드’님…그런 방법이 있었군요…쿨럭…저 작가넘이 순간 생각이 이상하게만…ㅠ-ㅠ; 그나저나…전투신만 나오니 지루하시다니요…하지만 이런 시기에 코프 넘이 H 신을 벌인다면…빠르게 진행되는…내용에..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쿨럭…앞으로 코프 넘은 20시간만에 적 함대의 10%25를 깨부셔 버리고…하는 등등의 활약이 펼쳐질 것이랍니다…^0^; 전투 만쉐이! 글쿠…이상한 문맥…감사합니다…올리기 전에 냉큼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쿨럭…쿨럭…
●‘호박의정령’님..팍스 하렘당이라…ㅠ-ㅠ;; ~.)y-” 흐음..이제 드디어 하렘당의 분열이 차츰 가속화 되려는 것이군요…하렘당 내 여러 계파…골수 하렘파…팍스 하렘당 파…그리고…하렘 금단당파…으흐흐흐…^__^; 역시 그냥 두면…스스로 갈라서고 무너질 듯…으흐흐…^0^; 그나저나 요즘 짜장나비가…너무 귀엽게 논답니다…스스로 미닫이 문을 열고…쿨럭…들어와 저 작가넘의 손발을 마구 문답니다…쿨럭…
●‘bsh2345’님…옆집 선은…쿨럭…다른 것이 아니라…옆집 아줌씨는…영…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쿨럭…괜히 쌈질 났다가는 쿨럭…예전에 온 동네에서 무슨 살인이라도 난 것처럼 누군가 소리를 질러 대길래 저 작가넘이 놀라…뛰어 내려가 보았다는…헐헐…이제는 암에 걸려서…계속 수술 받고 계신다는데…왜 그렇게 동네가 (인구 1만 5천 명 남짓한 작은 동네랍니다.)…떠나갈 듯이 무슨 살인이라도 난 것 처럼…떠들어 대는 것인지…쿨럭…)
●‘soulschaos’님…^0^;; 쿨럭…쿨럭…쿨럭…저 작가넘이 또…오타를…Y_Y; 얼른 수정하겠습니다…헐헐…헐헐…그나저나…가연이의 고민은 soulschaos님께서 생각해 주신 것과는 조금은 다른 종류랍니다…^_^;; 아! 말씀대로 고민의 종류가 다른 것이지요…헐헐…글쿠…비네 대장…전사 했습니다…^0^;; 뭐…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은…매한가지…글쿠…에르바에서 출발해 도착하는 1천만척의 함대요? 지금…열심히 보급품 쏟아 붓고 있는 중이랍니다…그리고 지금…쥔공은 이곳 에르바에 있는 중이구요…헐헐…^0^;; 그리고 발바이스 와 뮤틸레 족 쪽은 이제 경제가 거덜날 지경이라는…쿨럭…카레나의 경제 봉쇄가 행해 진다면…의외로 쉽게 끝이 날 수 있을 것이랍니다…
●‘나만의천사’님…으음…^0^;; 그럼…설문은 이렇게…코프 넘의 하렘에 들어가 사람 딱 한 사람만 찍어 주세요…^-^;; 1번 크세니아…2번 디네스…끝…^__^;; 아직 크세니아는 코프 넘과 침대위에서 뒹굴기만 했지…정식 하렘 멤버는 아니랍니다…아니…하렘이 아니라 정식 마눌이 될 몸…이었군요…쿨럭…설문에 대해서는 아뒤쥔장님께 말씀드려 보겠습니다…m(_ _)m…
●‘underworld’님…으음…전투가 소강상태로 진행될 수 없답니다…일단 다음 타자는 세갈 마이야 하페텐 님이랍니다…^0^;; 세갈 마이야 하페텐님 만쉐이!! 이제 코프 넘이 뛰어 간답니다…므흐흐흐흐…^__^;;
●‘메두’님…하지만 지금 당장은 전투…전투가 우선이랍니다…헐헐…코프 넘이 세갈 마이야 하페텐님과 맞짱을 뜨러 가고…뭐…간단하게 전체 병력 배치 상황을 그림으로 설명 드리겠습니다…으음…
현재 전체 상황이…
(자드와 우나베 바스타란 주력함대)<-바그람 대장을 열라 공격중
(바그람 대장)<-열심히 후퇴중
(세갈 마이야 하페텐)<-바그람 대장 후퇴 막는 중
(마그너스중장)<-세갈 마이야 하페텐을 당해내지 못하는 중
(하얀 백작) (크라우프)<-승리
(워너 폴크) (알 아지 중장)<-승리 (에르바 행성)
대충 이런 식의 모습이랍니다…^-^;;
이것을 결과적으로
(자드와 우나베 바스타란 주력함대)
(바그람 대장)
(세갈 마이야 하페텐)<-앞뒤로 짱구됨…
(크라우프)(마그너스중장)
(하얀 백작)
(알 아지 중장) <-100만 척으로 하얀 백작과 워너 폴크를 결사 방어
(워너 폴크) (에르바 행성)
가 되려는 것이랍니다…코프 넘이…세갈 마이야 하페텐을 완전히 앞뒤로 포위해…바그람 대장의 후퇴를 지원하려는 것이랍니다…
^0^;;
수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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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Mon, 26 Dec 2005 00:45:51 G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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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리하르트 황제력 270년 9월 4일 00시 크라우프는 드디어 시르피드 XII호로 헥터 캄멜 소장과 미첼 포레스트 소장, 그리고 엘비스 케이번 소장과 만날 수 있었다. 크라우프의 앞에 선 캄멜 소장과 케이번 소장이 42세, 그리고 포레스트 소장이 43세로서 그들 모두는 그 능력을 충분하게 입증받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과거 이들에 대한 기록을 접했을 때 크라우프가 무척이나 얻고 싶은 인재들이었지만, 당시 이들은 지금은 전사한 단코 중장이 무척이나 아끼는 지휘관들이었기 때문에 크라우프가 제대로 자신의 지휘하로 편입시킬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 이제 그 소속을 잃어버린 이들 세 사람 모두는 크라우프의 지휘관으로 그의 앞에 서 있었다. 이들이 모두 형식에 맞추어 군례를 올리자 그는 잠시 고개를 끄덕인 후 이내 이들 세 사람에게 자리를 청해 앉도록 했다. 모두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자 그들이 자신의 휘하로 편입되는 것을 그리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간파한 그는 잠시 머쓱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곧 바로 현재 자신들이 처해져 있는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현재 바그람 전선 사령부는 에드라 요새가 파괴 되었을 때 요새 주변에 잔존해 있던 약 120만 척의 함대 중에서 70만 척 정도를 수습했고, 크리스토퍼 피노바라 중장과 안드레 케니즈 중장은 본래 에드라 요새의 예비 함대 중 약 70만 척을 수습해 내었네. 이 140만 척의 함대에 안드레아 번치 중장이 지휘하는 50만 척을 모두 포함해서 190만 척이 현재 바그럼 대장의 전선 사령부가 장악하고 있는 병력이네. 물론 험버트 마그너스 중장이 50만 척의 함대를 이끌고 바그람 전선 사령부의 후방을 수비하고 있기는 하지만 발바이스의 가공할 함대 지휘관 세갈 마이야 하페텐을 당해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여지고 있네.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자네들도 알고 있듯이 바그람 전선 사령부는 현재 세갈 마이야 하페텐이 이끌고 있는 100만 척의 함대에게 퇴로가 차단되어 있네. 그리하여 우리는 순양함과 구축함만으로 이루어진 함대 40만 척을 이끌고 재빨리 세갈 마이야 하페텐의 측면으로 이동해 마그너스 중장을 도와 아군의 퇴로를 열어야 한다네. 지난 전투에서 자네들 모두 최전선에서 뮤틸레 족과 용감하게 전투를 벌였다는 것을 알고 있네. 그래서 귀관들이 전사하신 단코 중장님의 예하 함대 지휘관으로서 용명을 떨친 것 또한 내가 잘 알고 있네.”
여기까지 크라우프가 말을 했을 때 자리에 앉은 세 사람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그 그늘이 분명히 자신들을 그렇게 아껴 준 단코 중장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일 것이라 짐작한 크라우프는 짐짓 애통하다는 표정을 지은 후 입을 열었다. 크라우프는 이들 세 사람의 앞에서 자신이 해야 할 말을 잊지 않았다.
“전투를 수행하는 동안 자네들이 예하 병력을 거의 대부분 소진한 것을 잘 알고 있네. 본래부터 지휘하던 함대가 이니어서 조금 힘들겠지만······내가 이 자리에서 내 직할 함대 15만 척을 귀관들에게 나누어 주겠네. 물론 지난 번 자네들이 지휘했던 용맹한 함대에는 비견되지는 못할 것이겠지만 이 자리에서 자네들의 능력을 발휘해 단코 중장님께서 목숨을 버려가면서까지 구하려 했던 동료들을 구해 보도록 하세.”
순간적으로 크라우프가 기함 시르피드 XII호와 기함 호위 함대 3천 척을 제외한 나머지 전력 전부를 캄멜과 포레스트, 그리고 케이번 소장에게 나누어 준다고 확언하자 마주 앉은 세 사람 모두 놀란 표정이 되었다.
“아니! 각하!”
모두들 무엇인가 제대로 말을 하기 전 크라우프는 세 사람이 자신의 지휘하로 들어오도록 하기 위한 서류 작업은 이미 마쳤다고 대답한 뒤갑작스럽게 함대를 나누어 받아 곧바로 전투에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미안함을 표시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귀관들 밖에는 없네. 짧은 시간 그대들에게 주어지는 함대를 장악해 아군을 구해 보도록 하세. 알겠나?”
모두는 갑작스러운 크라우프의 말에 따라올 막중한 책임에 잔뜩 긴장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고, 크라우프는 이들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미안하지만 지금······귀관들의 목숨을 나와 우리의 구원을 기다리고 있을 동료들에게 맡기게나. 나또한 내 목숨을 귀관들과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는 동료들에게 맡겨 놓겠네.”
굳은 의지를 내보이며 캄멜과 포레스트, 그리고 케이번 소장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 크라우프는 곧 이들과의 뜨거운 악수와 포옹으로 형식적으로 치루어진 잠시간의 전입식을 마쳤다.
01시 10분 디네스 펜터 호리스 중령의 지시로 사병 식당으로 모여든 바리스타 부대 파일럿들은 함대가 보급을 마치는 대로 출격해 바그람 전선 사령부를 구하러 간다는 소리를 듣게 되자 모두들 자신들은 이제 죽었다면서 앓는 소리들을 해댔다.
“무슨 소리들을 하고 있는 거야! 지금 바그람 전선 사령부에는 수많은 동료들이 우리의 구원을 기다리고 있다! 네놈들은 동료들이 적의 손아귀에 짓밟히는 것을 그냥 이대로 앉아서 지켜보겠다고 하는 거야!”
앞에 서 있던 티아라가 자리에서 일어선 후 긴 한숨과 함께 잡담을 늘어놓는 파일럿들을 호통치기 시작하자 모두들 알게 모르게 긴 한숨을 보태며 디네스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녀는 좌중이 잠시 진정되기를 기다려 보급품이 들어오고 다른 함대에서 신병들도 보충될 것이라고 설명한 뒤 이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곧 병력과 물자의 보충이 있을 것임을 시사해 주었다. 하지만 다시 극단적인 전투 상황에 휘말려야 할 것이라고 하는 디네스의 설명은 모두의 마음을 무겁게 내리 누르고 있었다.
01시 45분 디네스 펜터 호리스 중령의 브리핑이 끝나고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을 때 채가연 상사는 디네스의 직할 대대 선임 하사관으로서 부소대장의 직책을 맡고 있는 파일럿들을 모두 호출했다. 늘상 보는 일이었지만 18살 짜리가 대대 선임 하사관으로서 상사 계급장을 달고 있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정말로 우스운 일이었다. 하지만 채가연보다 계급이나 경력이 높은 하사관들은 전부 전사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제대를 해 버린 뒤였기 때문에 가연이는 어쩔 수 없이 대대의 최고참 하사관으로서 대우를 받고 있었다.
“모두 잘 들어! 너희들 각자 대부분, 아니 모두가 부소대장의 직책을 맡고 있겠지. 알고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간단해. 전투가 시작되기 전이고 곧 보급이 끝이 나는 대로 출격해 나갈 것이니까 소대원들을 잘 다독이란 말이야.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머리로 이것저것 생각하게 놔두어서 쓸데없이 전투력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말이지. 모두 명심했어?”
가연이는 지신보다 나이가 많건 적건 간에 선임 하사관으로서 부소대장들에게 그들이 해야 할 일을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모두들 알겠다고 가연이의 지시를 복창하자 갑자기 가연이의 뒤쪽으로 라자루스 대위가 끼어들었다.
“채가연 상사의 말마따나 생각이 많으면 좋지 않아! 이런 상황이라면 늘 현실과는 다르게 최악만을 생각하고 있게 되니 말이지. 하지만 생각이 많으면 좋은 점이 하나 있지. 죽어가면서도 생각하느라고 자신이 언제 죽었는지를 모를 테니 말이야.”
전혀 우스운 말은 아니었지만 부소대장들 모두는 라자루스 대위의 농담을 듣고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가연이가 갑작스레 참견을 한 것이 되는 라자루스 대위에게 살짝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니 라자루스 대위는 그녀에게 살짝 웃음을 지어 준 후 신경쓰지 말라는 듯 손사레를 쳤다. 그리고는 곧 엄숙한 표정으로 가연이와 부소대장들을 바라보았다.
“비록 소속 대대는 다르지만 난 자네들을 믿네. 살아서 다시 이 자리에서 보도록 하자고. 어찌 알아? 여기 있는 채가연 상사가 이번 전투가 끝이 나면 키가 좀 더 커졌을지 말이야.”
진지한 얼굴로 또다시 짓궂게 농담을 건네는 라자루스 대위 때문에 다시 웃음바다가 되었다. 가연이는 계급장 때문에 무엇이라고 말은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솔직히 전혀 우습지 않은데 이런 시시껄렁한 농담에 웃는 부소대장들이나 이런 저질 농담이나 하는 라자루스 대위와 사귀며 몸을 섞는 언니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라자루스 대위가 지나가자 가연이는 괜히 피식 웃고 있다가 이내 정색하며 아직까지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는 부소대장들에게 한마디를 건넸다.
“······누가 웃으라고 했어?”
가연이가 때때로 무척 과격해 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모두의 얼굴에 순간 웃음이 싹 사라져 버렸다.
02시 10분 얼음을 타지 않고 절반 정도 채운 브랜디 잔과 더불어 시르피드 XII호의 사령관실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크라우프는 자신의 책상 위에 자연스레 흐트러진 사진 몇 개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이번 달 중순에서 하순 정도에 아이를 출산할 시에나의 임신한 모습이 담겨 있는 사진과 아세라와 에이린의 모습, 그리고 아일리아의 사진이 겹쳐 있었다. 그리고 지금 크라우프의 손에는 호노리아의 얼굴이 담겨져 있는 사진이 들려 있었다.
‘제길······’
그는 호노리아가 태어나고 곧 바로 바르디아로 왔다. 그리고 지금 젖먹이였던 딸애는 어느새 이렇게 크게 자라나 사진 속에서 자신을 응시하고 있었다.
‘내가 뭐하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