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98
크라우프는 순간 반사적으로 방아쇠를 당겼다. 빔 바주카를 조준하고 있던 녀석의 두부에 자신이 쏜 빔이 정확하게 명중했다. 하지만 상대도 하이파워 빔 바주카를 발사해 냈다. 자신이 앉아 있는 언덕의 아래쪽에서 큰 폭발이 일어남과 동시에 파츠 베이스군이 일제히 일어서서 빔 라이플을 연사해대기 시작했다.
“이녀석들!”
서로 거의 똑같이 공격개시 시간을 결정한 것 같았다. 누가 지시한 적 없었지만 아군의 자카운들도 빔을 쏴대기 시작했다. 잠깐 사이에 양측에서 수많은 빔이 교차 되었다. 그것과 함께 파츠 베이스군에서는 약 30대 가량의 바리스타들이 돌진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젠장할 놈들!”
그리고 그들의 뒤로 약 백여대가 넘는 엘윈들이 일제 사격을 가한 후 기체를 움직여 전진해 들어왔다.
아마도 신병들이 많을테니 복잡한 지휘가 필요한 작전을 시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처음 돌격대가 돌진하며 자신들에게 모든 사격을 집중시키고, 그뒤를 따라 일제히 백여대가 돌격해 들어가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어느정도 피해를 입겠지만 가까이 접근을 할 수 있으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전법이었다. 선두에 선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부대는 탄약소모를 생각하고 있지 않는지 빔을 전방에 난사하면서 돌격해 들어오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공격개시고 뭐고 다 소용이 없는 것이었다. 크라우프는 빔을 발사해 넣으면서 부하들에게 정확하게 사격할 것을 계속해서 지시했다. 양측의 공격으로 대치하고 있던 가운데 지역에서는 많은 폭발과 함께 많은 연기와 먼지가 피어 오르게 되어 시야가 매우 좁아졌다. 마치 희뿌연 안개속에 있는 것처럼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적이 노리는 것은?’
아마 적의 지휘관이 이런 효과를 논린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먼지와 연기, 폭염으로 인하여 제대로 조준할 수 없었고, 적의 위치도 파악하기 힘들었다. 크라우프는 즉시 후퇴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맞서 나가야 할 것인가를 결정해 내려야 했다. 적이 노리는 것은 자신들의 모습을 감춘채 돌격해와 난전으로 유도하는 것이었다. 이때 맞서 나간다면 바보일 뿐이었다. 그리고 같은 상황이라고 해도 자신들이 보아 유리할 수 있는 상황으로 만들 수 있어야 했다.
“즉시 후퇴하라!”
크라우프는 빔을 몇 발 정면에다가 발사해 넣은 다음 전 대대에 지시를 내렸다. 병력이 충분했다면 자신들의 후방에 예비병력을 남겨 두었을 것인데 현재로서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만약 이대로 일직선으로 후퇴한다면 곧바로 추격당하게 될 것이다.
그를 비롯한 대대원들의 바리스타들이 일어서면서 서서히 뒤로 빠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이 아니면 시간이 없었다. 적에게 너무 근접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후퇴하라! 현재 위치에서 물러서! 각 중대는 절대로 대열을 흐트러 뜨리지 마라!”
일단 명령을 받은 바리스타들은 자리에서 일어서 후퇴를 시작했다. 이대로 맞서 싸운다면 헛되이 희생만 커질 뿐이었다.
“쉐프턴중위! 넥스 중위! 마커스중위! 자네들 셋은 휘하 중대를 이끌고 적의 전진 방향의 왼쪽으로 돌아 들어가도록 해! 시야가 확보되면 파츠 베이스군을 공격하도록! 지휘는 쉐프턴중위가 한다! 절대로 멈추지 마라!”
그의 지시에 3명의 중대장은 즉각 알겠다고 대답을 했다. 크라우프와 그래도 꽤나 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그는 이 상황에서 이런식의 지시를 내릴 수 있었다. 충분히 그의 지시를 이해했을 것이다. 세 사람을 믿고 크라우프는 나머지 중대를 이끌고 반대방향으로 즉시 이동했다. 신속하게 움직여야 했다. 그의 작전은 중앙부대가 후퇴하면서 적을 끌어들이고 적의 좌우로 재빨리 전진해 적을 포위한다는 것이었다. 만약 적의 수가 아군보다 월등히 많다면 자칫 병력을 분산한 꼴이 되어 전멸할 수 밖에 없는 약간은 무모하다 싶은 전법이었다.
‘망할! 일이 이렇게 되어야 하나?’
하지만 도박을 걸어 보는 수밖에 없었다. 전력으로 오른쪽 대각선 방향으로 뛰어가면서 다시 파츠 베이스군이 공격해 들어오는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찔러 들어갔다.
주위는 온통 흙먼지와 불탄연기로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파츠 베이스군도 에이센군도 적을 제대로 식별할 수 없었다. 이틈을 노려야 했다.
선두에서 바리스타가 폭발이라도 하는지 섬괌이 보였다. 그는 멈추지 말고 앞으로 돌진해 들어가던 중 어렴풋이 모습을 들어내고 있는 엘윈을 발견했다. 라이플을 쏠 틈도 없이 방패를 들어 찍어 버렸다.
콕핏 부분을 정확하게 깊숙이 찍혀 버린 엘윈이 잠시 뒤에 쓰러지는 것을 확인하고는, 곧 그 뒤로 나타난 엘윈을 방패에 장착된 빔포로 맞춰 쓰러뜨려 버렸다. 다시 일어서려는 그 바리스타를 라이플로 쏴 격파했다. 다시 그가 고개를 들어 전방을 바라보았을 때 자카운 한대가 바디에 빔을 관통당해 버려 폭발하는 것이 보였다.
“망할!”
그는 앞쪽에서 몇 발의 빔이 스쳐 지나가는 것에 겁먹지 않고 기체를 움직였다. 전투는 뜻하지 않게 난투전 양산으로 들어갔다. 지상에서 양측의 바리스타가 매우 근접해서 사격하고 있었고, 거리가 가까워지게 되는 라이플 보다는 격투전용 광선검이 더욱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다.
“절대 멈추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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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늦었죠? 죄송합니다…전투씬의 수정에 대략 1시간을 보냈습니다…
어흑…언뜻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 작가넘에게 묻고 또 묻고를 반복….
거의 다시 쓰다시피 해 버렸습니다….ㅠ_ㅠ
…그래도 허접스러워 보이는 것은 왜일까요….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24…
혹시라도 연참을 기대하신 분들께는……그저 죄송하다는 말씀밖에는 드릴것이 없군요…m(__)m
작가입니다…아!!!! 레나의 이야기를 왜 쓰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26화…코멘트 참조…
레나의 이야기는요…상당히 스토리가 진행되었을 때 본격적으로 나오게 되는 한 에피소드에 대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죠…앞으로 15화 정도 후에 다시 출현할 예정입니다…길지는 않겠죠????
레나에 대해서 잠깐 설명을 드리면…발바이스제국 영향하에 있는 소규모 영주의 검투사 노예입니다…뭐 에이센인이 아니죠…발바이스제국의 스토리에 등장하는 중요 인물입니다…지금 당장은 읽지 않으셔도 그다지 영향은 없겠죠? 헤헷^____^)/
100회 맞이 제목 대 변경!!!!!!! ^_^/
크라우프가 크게 소리지르면서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결코 멈추어서서는 안되었다.그의 지시에 따라 다른 바리스타들도 계속해서 앞으로 전진해 나갔다.
다시 정면으로 돌진해 들어오고 있는 엘윈을 향해서 빔을 발사했다. 상대가 방어할 틈도없이 맞아 폭발했다. 다시 뛰어 들어오는 또다른 적기를 향해서 방패에 장착된 빔포를 발사해 넣었다.
측면을 공격당하고 있었지만 파츠 베이스군도 지지 않고 마주쳐 나왔다. 서로의 빔 라이플이 워낙 근거리에서 발사되기 때문에 제대로 피하기도 힘들었다.
자신의 왼쪽으로 다리관절 부분이 피격되어 작동불능이 된 자카운이 쓰러져 있었다. 그 기체를 스쳐지나 갈 때 다시 앞으로 엘윈 2대가 자신쪽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조준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녀석들!”
즉각 빔 라이플을 발사했다. 2대중 크라우프에 가까이 있던 녀석은 맞아 폭발을 일으켰다. 그렇지만 다른 한대는 크라우프가 쏘아낸 빔을 간신히 회피해 냈다. 그녀석은 크라우프 쪽으로 기체를 돌리려 했지만, 자신이 조준을 취하고 있던 방향에서 날아온 빔에 맞아 폭발해 버렸다.
‘현재 상황을 알 수 없다.’
흙먼지가 뿌옇게 일어난 곳에서 파츠 베이스군과 벌이는 난전이었기 때문에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세히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런때 어떻게 해서든 숫자를 줄여 주어야 했다. 다시 자신의 오른쪽에 있던 자카운이 날아온 빔에 오른팔이 날아가 버리는 것이 보였다. 오른팔이 부서진 자카운은 당황했는지 비틀거리며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다시 그 기체를 노리며 빔이 날아오는 것이 보였고, 크라우프는 그 빔이 날아온 방향에다 빔을 연사했다. 운좋게 명중되었는지 잠시 뒤에 폭발이 일어났다.
“좋아!”
그가 다시 돌진해 들어오는 엘윈을 향해 라이플을 발사하며 약 100여 미터를 전진해 들어갔을 때, 전방에는 많은 수의 바리스타들이 돌격해 오고 있는 것이 흙먼지 너머에 포착되었다.
“뭐야?”
크라우프는 정면에서 달려 들어오는 바리스타들에 흠칫 놀라며 라이플을 조준했지만 다행히도 이들은 쉐프턴중위가 이끄는 아군들이었다.
서로 놀라 사격을 가하려다가 멈칫했다. 그들은 서로의 모습에 놀랐다가 같은 아군인 것을 알아채고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자신들이 파츠 베이스군의 측면을 뚫고 들어와 완전히 적의 뒤를 잡아 버린 것이라는 것을 알아 차렸다.
“좋았어!”
오히려 자신들이 파츠 베이스군의 측면을 뚫고 이들의 뒤로 돌아와 버린 것이었다. 즉시 병력을 집결시키며 파츠 베이스군의 뒤쪽에서부터 연속해서 라이플을 사격했다. “우와악! 뭐야! 이건?”
갑자기 후방에서부터 빔 세례를 받게된 파츠 메이스군들은 혼란에 빠졌다. 정면의 적에게만 시선을 빼앗긴 채 전진만을 하고 있던 그들로서는 날벼락이었다.
크라우프가 보기에 적의 병력은 그렇게 많지 않아 보였다. 많아야 1개 대대 정도로 자신과 비슷한 숫자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접전의 초반 15분에 50대 가까이 격파해 낸 것이 큰 효과를 발휘한 것이었다.
파츠 베이스군들은 에이센군 바리스타들에게 후방을 잡혔다는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는지 등을 보이고 있는 기체들도 있었고, 돌아서서 반격하려는 기체들도 있었다.
후방에서 포위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어 버린 크라우프의 대대는 계속해서 사격을 가해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를 착실하게 없애고 있었다.
그제서야 자신들이 포위당했다는 것을 알아챈 몇몇의 엘윈들이 라이플을 버리고 양손을 높이 들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급박하게 전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항하는 것은 바보들이나 할짓이었다. 가만히 멈추어 서 있으니
‘저는 표적입니다. 제발 저를 좀 쏴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미처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틈도 없이 곧바로 사격을 받아 파괴되어 버렸다. 일부는 도주하려 했지만 그렇게 멀리까지 가지 못했다. 어느새 정면에서 반격태세로 전환한 에이센군에게 포착되어 우왕자왕하다가 대부분이 격파되어 버렸다.
11월 10일 14시 02분 전투가 종결 되었다. 전투가 벌어지고 정확히 32분 26초 만의 일이었다. 자신이 공격을 계획했던 시간과 똑같이 파츠 베이스군도 공격을 개시했던 것이다. 이 잠깐의 전투에서 크라우프는 20여대의 바리스타를 잃었고,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 120여대를 격파해 냈다. 또한 22대의 엘윈은 무기를 버리고 투항했다.
“이들 뿐인가?”
대충 전장의 상황이 종결되자 크라우프는 넥스중위에게 중대를 이끌고 셰어필드쪽을 경계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나머지 병력들에게는 포로들을 끌어 내리고 아군 및 적군의 생존자들을 구조하라고 지시했다. 그때 시에나의 기체가 옆으로 다가오면서 직접 통신을 연결했다.
“아?”
깜짝 놀라는 그에 통신용 모니터에 시에나의 얼굴이 나왔다. 시에나도 많이 피곤한 듯 보였지만 그래도 목소리 만큼은 밝았다.
“수고했어 코프······”
“아······빨리 이번 일을 해결해서 네 얼굴도 보고 끌어 안아주고 싶어.”
그의 약간은 익살스런 대답에 시에나는 엷게 웃음을 지었다.
“나도 그래······”
그녀의 대답에 그는 하핫 웃으면서 시에나를 걱정해 주었다.
“네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그들은 서로 웃음을 띄며 통신을 끊었다.
크라우프는 주변에 흩어져 있는 셰어필드기지에서의 패잔병들도 모아 들이도록 지시하면서 엘윈에서 내리게 된 파츠 베이스군파일럿들을 바라보았다. 모니터를 통해서 보게 되는 얼굴들 대부분이 나이어린 하사들이었다. 포로로 잡히면 죽게 된다고 교육 받은 탓인지 바리스타에서 내려 선 채로 벌벌 떨고 있는 모습들에 동정심이 일었다. 아마도 저들의 머리속에는 온통 죽었다는 생각만이 가득 차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크라우프는 짧게 숨을 몰아 내쉬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군중에도 포로교환으로 살아 돌아오는 사람들이 여럿 있으니 아마도 포로를 사살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포로를 학살했다고 소문이 나면 저들도 아군포로를 학살할 것이다. 그러니 자신이 언제 포로로 잡힐지 모르는 마당에 저들을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저 포로들도 그것에 가느다란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고개를 조금 뒤로 젖혔다. 많이 피곤했기 때문이었다.
발레리 미구엘중위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곳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처음에 있던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냥 전투가 벌어지고 폭발이 일어나는 모습들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뿌옇게 일어난 흙먼지와 불탄 연기들 속에서 자신이 이대로 죽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기분도 들었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에이센군이 승리하였고, 자신은 살아남게 되었다.
“괜찮아?”
그녀의 옆으로 누군가 다가오는 것 같았고 한참 뒤에 걱정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겨우 눈을 돌려 옆을 바라보니 그 사람은 생수를 내밀고 있었다.
“마셔요!”
아직 10대의 모습을 벗지 못한 파일럿슈트 차림의 하사였다. 그녀는 하사가 내민 물을 마셨다. 미지근해서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어 아주 좋았다.
“고마워!”
발레리의 말에 그 하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조금 있으면 차량들이 도착할 겁니다.”
“어떻게 되었어?”
전투상황을 쭉 지켜 본 그녀가 전혀 모르고 있는 사람처럼 물으니 그 하사는 하핫 웃으면서
“승리했습니다. 아마도 엠더광산쪽으로 진출한 적의 바리스타 부대를 격파해 낸 것 같아요!”
그는 힘들겠지만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면서 다른 사람을 찾아보기 위해 다른 곳으로 향했다.
‘살았나?’
지금 자신에게 말을 해준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짧게 숨을 들어 마시고 있다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몸이 너무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숨 깊게 잠이라도 푹 자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도 잘알고 있었다. 한번 잠들면 두번다시 깨어나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잠자라고 계속해 속삭이는 본능을 꾹 억누르면서 고개를 들었다.
16시가 다되어서야 다목적 수송차량과 장갑차들이 도착했다. 엠더에서 출발한 수송기가 셰어필드기지에서 출발한 패잔병들을 중간에서 수용하고, 후속해 있는 잔여 병력들을 수용하기 위해서 차량들을 내려 보냈던 것이다. 41대의 수송차량들과 6대의 장갑차들은 곧바로 주위에 흩어져 있는 부상자들과 포로들을 차량에 태웠다.
바리스타 대대장인 크라우프는 수송차량에 탑승하기 위해서 대기하고 있는 셰어필드기지에서의 패잔병쪽으로 다가갔다. 젊은 소령이 다가오자 기운없이 축 처져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에게 향해졌다. 모두들 자리에 주저앉은 채였다.
“내 잘못으로·····자네들의 고생이 매우 컸네······죽지 않았을 사람도 죽게 되었고······미안하게 생각하네······”
그의 말에 패잔병들은 별 다른 반응이 없었다. 이들로서는 아무런 느낌도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크라우프로서는 자신의 생각이 짧았던 점을 알고 있었고, 그점을 분명하게 해두고 싶었다. 아무런 반응이 없던 사람들에게 수송차량에 탑승하라고 하는 수송대 지휘자의 말이 떨어지자 모두들 겨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크라우프의 앞을 지나쳐 차량에 탑승하면서 손을 들어 그에게 경례를 했다. 그는 조용히 이들을 지켜보면서 마주 경례를 했다.
발레리 미구엘중위도 이 자리에 있었다. 뜻밖에도 이곳으로 출격해 나온 사람이 크라우프라는 것에 놀랐다. 하지만 그에게 아는 체를 해줄 힘도 없었다. 다만 지나치면서 그에게 경례를 해주었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수송차량에 오르게 되었다. 부상을 당한 사람들도 있었고, 포로들도 있었다. 포로들 중에서도 부상자가 꽤 많이 있었다.
포로들을 실은 차가 먼저 출발을 하고, 발레리가 탄 차도 출발을 하려고 할 때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크라우프를 바라보았다. 그는 묵묵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의 뒤로 마치 환영처럼 거인들이 서 있었다.
‘뭐······’
그녀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피로함 때문에 고개를 앞으로 숙였다. 그때 수송차량의 승무원이 이온음료수를 몇 병씩 내주었다. 그것을 받느라고 그에게서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에는 뒤따라 출발한 수송차량의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
짧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손에 든 차가운 이온음료수를 마신 다음 옆 사람에게 건네 주었다. 다른 것보다 이제는 살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조용히 바리스타들이 불타오르면서 피어 오르고 있는 연기들을 지켜보았다. 자신이 저곳에 있었다는 것이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돌아가면 샤워하고 한숨 푹 자두고 싶군!”
누군가 음료수를 마시고 힘이 다시 솟아났는지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렇지만 차량의 소음에 막혀 크게 울려 퍼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같은 수송차량에 탑승해 있던 사람들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이제 돌아가서 쉴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건조한 황야의 흙먼지와 불타고 있는 바리스타의 역한 냄새가 이제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발레리는 문득 아까 본 그 크라우프의 모습에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피곤함이 몰려오면서 그녀의 눈은 서서ㅣ 감겨갔다.
17시 20분 크라우프 페트릴소령은 부대를 재배치하고 각 중대장들을 다시 불러 들였다. 모두들 피로에 지쳐 있는 모습들이었다. 크라우프도 피로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앞으로 부대를 어떻게 움직여야 할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해두어야 했다.
모두들 바리스타에서 내려선 후 흙바닥에 대충 둥그렇게 주저 앉았다. 크라우프가 먼저 적에게서 승리했으니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겠냐고 중대장들의 의견을 물었다.
“이대로 이곳을 지키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레너드 페러타인중위는 자신들만 가지고는 셰어필드기지를 공략할 수 없다고 했다. 지금 적과 교전을 벌여 승리한 것도 운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다른 중대장들도 마찬가지라는 의견이었다.
넥스중위나 쉐프턴중위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시리나 마커스중위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대대장인 크라우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