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s native American RAW novel - chapter (333)
330화 >
나에겐 어렸을 때 아즈텍 제국으로 익숙한 인디언의 나라.
한때는 중남미 지역을 평정하며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아스테카 제국은 추후 유럽인으로 침략으로 멸망한다.
정확히는 그들이 가지고 온 전염병으로 멸망하게 되지만, 그들의 찬란했던 문명은 과거에 내가 살았던 현대에서도 유적으로 고스란히 그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스테카 제국이 형성되기 전이다.
세 개의 도시 국가가 테파넥 제국에 맞서 만든 동맹. 일명, 삼각 동맹.
테노치티틀란, 텍스코코, 틀라코판.
몇 년 후, ‘테노치티틀란’ 도시 국가가 군사와 정치적으로 우위를 점하면서 나머지 두 개의 도시 국가를 통합하기 되어 아스테카 제국이 탄생한다.
난 「초급 역사」를 기재된 아메리카 원주민의 역사를 떠올리며 또다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
‘접촉은 하지만, 거리를 둔다.’
아직 북미 지역을 다 정복하지도 못하고, 내정도 불안정한 상황에서 중남미 쪽으로 진출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추후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아스테카 제국의 탄생을 막을 필요는 있었다.
“······삼각 동맹은 나중에 각 행정부서 수장들과 논의한 후에 따로 지시를 내리겠다. 혹시, 그들 쪽에서 먼저 접촉을 해오면 손님으로 맞이하고.“
“알겠습니다. 황제 폐하!”
‘용감한 늑대’가 보내온 보고서를 보면 그들은 삼각 동맹에서 보낸 무역상인일 가능성이 컸다.
그들의 무역로를 예상해보면 아마도 나체스 부족 왕국과 꽤 오랫동안 거래를 한 듯했다.
‘곧 그들과 만날 수 있겠지.’
그 사이, 정보감찰부 전사가 공손한 자세로 집무실을 나갔다.
혼자 남은 집무실에서 생각을 거듭한 끝에 결론이 나왔다.
“······지원으로 힘의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해.”
아스테카 제국은 몇 년 후의 문제라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남아있었다.
지금은 ‘하늘의 태양’에 새롭게 편입된 북미 남동부 영토를 처리하고, 내정을 안정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
고개를 들어 지도 창을 확인했다.
“아직은 나체스 부족 왕국을 정복하지 못했나 보군.”
‘위대한 태양’을 죽이거나 생포해서 항복을 받지 못한 이상 나체스 부족 왕국이 ‘하늘의 태양’에 완전히 편입되지 않을 게 뻔했다.
그래도 ‘용감한 늑대’와 ‘우렁찬 천둥’이 보내온 보고서를 보면 전황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나체스 부족 왕국과의 전쟁도 곧 끝나겠군.”
* * *
‘아주 큰(미시시피 강)’ 강 하류, 서쪽 평야.
상류에서 내려온 토사물로 ‘아주 큰’ 강 하류는 삼각지를 형성하며 드넓은 평야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풍요로운 땅을 기반으로 나체스 부족이 부족을 넘어 왕국이 되었다.
‘위대한 태양’이 거주하는 수도까지 남은 마을은 하나.
야간 기습으로 나체스 부족 마을 안에 진입한 ‘용감한 늑대’와 그의 전사들은 얼마 없는 나체스 부족 전사들을 신속하게 제압하고 있었다.
“심하게 저항하는 놈을 본보기로 죽여도 좋다!”
잠시 후, 마을에 진입한 이상 나체스 부족 전사들과의 전투는 쉽게 끝이 났다.
“나체스 부족 사람들을 통제하기 쉽게 광장으로 모이게 해.”
마을 광장에 나체스 부족 사람들이 노인이나 어린아이들 할 것 없이 겁에 질려 있었다.
“다들 고개 숙여!”
“우리랑 눈 마주치지 마라!”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초반이라 고압적인 자세로 나체스 부족 마을 사람들을 다루고 있었다.
“이 마을에서 태양족 계급을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라!”
나체스 부족 왕국 일반 사람들은 굳이 입으로 말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그들의 시선이 태양족 계급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 있으니까.
“너희들은 따라와!”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나체스 부족 왕국 태양족 계급 사람들을 따로 분리해 어딘가로 데려갔다.
태양족 계급 사람들은 ‘하늘의 태양’ 전사들에게 끌려가는 중에도 두려움이 가득한 모습으로 다리를 붙잡으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어···디로 끌···고 가는 겁니까?”
“제···발 살···려주십시오.”
“뭐,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
* * *
다음날.
나체스 부족 왕국 마을을 완전히 정복한 ‘용감한 늑대’는 늘 그렇듯 태양족 계급 사람들을 설득에 나섰다.
물론, 협박을 적절히 섞어가며.
“여기에 엄지손가락을 찍으면 정말로 우리를 살려주는 겁니까?”
나체스 부족 왕국 태양족 계급 사람들은 하나같이 양쪽 팔에 뱀 문신을 하고 있었다.
이 마을에서 거주하는 태양족 계급 사람 중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중년 여인이 재차 확인하며 물었다.
“물론이오. 더불어 그대들이 귀에 걸고 있는 귀걸이도 약속의 증거로 우리에게 주면 됩니다.”
‘용감한 늑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항복을 권유했다.
밤새 ‘하늘의 태양’ 전사들에게 돌아가면서 이런저런 조사를 받으며 잠을 한숨도 못 잔 태양족 계급 사람들은 퀭한 눈으로 고민하고 있었다.
“잠시 시간을 줄 수 있습니까? 다른 가족들과 상의를 좀 하고 싶습니다.”
‘용감한 늑대’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하게 말했다.
“좋소. 참고로 항복할 건지, 죽을 건지는 그대들의 선택이긴 하겠지만, 이게 그대들에게 베푸는 마지막 자비라는 것을 잊지 마시오.”
“······.”
역시나 겁에 질린 모습으로 나체스 부족 왕국 태양족 계급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뒤돌아서는 ‘용감한 늑대’를 그저 멍하니 쳐다봤다.
“저들이 마음 편히 얘기할 수 있게 다들 나와서 통나무 집을 지키도록.”
“네, 수장님!”
통나무 집 안에 있던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용감한 늑대’를 따라 바깥으로 나왔다.
“수장님! 이번에도 과연 저들이 항복할까요?”
“그들 대표로 나선 중년 여자가 꽤 고집이 있는 것 같은데.”
어느새 통나무 집에서 나온 ‘용감한 늑대’ 주위로 그의 참모진들이 다가와 궁금함이 깃든 눈빛으로 물었다.
“글쎄···.”
말을 아끼는 듯했지만, ‘용감한 늑대’는 내심 이번에도 이 마을의 태양족 계급 사람들이 계획대로 항복해올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두고 보면 알겠지.”
* * *
평민 사람이 거주하는 허름한 통나무 집을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삼엄하게 경계를 서고 있었다.
“충!”
두 시간쯤 지났을 때, ‘용감한 늑대’가 다시금 그 통나무 집에 모습을 드러냈다.
“태양족 계급 사람들이 결정을 내렸다고?“
“네, 수장님! 이 마을의 태양족 계급 대표가 10분 전에 수장님을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용감한 늑대’가 그답지 않게 긴장감을 풀고, 통나무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지금까진 나체스 부족 왕국 마을을 정복하기는 쉬웠다.
하지만, 이 마을의 나체스 부족 사람들을 완전히 복속하려면 태양족 계급 사람들의 항복을 받아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반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만큼 나체스 부족 왕국에서 태양족 계급 사람들의 영향력이 컸다.
잠시 후, 이 마을의 태양족 계급을 가진 사람들을 대표해 중년 여인이 몇 가지 궁금한 사항을 ‘용감한 늑대’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희가 항복하면 지금처럼 이 마을에서 거주할 수 있는 겁니까?”
“아닙니다. 그대들은 ‘하늘의 태양’의 수도로 이송된 뒤 다른 지역으로 배치될 겁니다.”
“···그렇군요.”
태양족 계급의 중년 여인이 뭔가 짐작되는 게 있는지 잠깐 말없이 생각에 잠기더니 천천히 입을 뗐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묻겠습니다.”
“뭐든지 물어보시오. 최대한 대답해줄 테니.”
‘용감한 늑대’는 순간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는 중년 여인을 가만히 쳐다봤다.
“······‘위대한 태양’께서는 우리처럼 살 수는 있는 겁니까?”
그 질문에 ‘용감한 늑대’가 잠시 망설이더니 사실대로 대답했다.
“···아니요.”
태양족 계급 중년 여인이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 듯 아주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럼, 앞으로 ‘위대한 태양’은 영원히 볼 수 없겠네요.”
“······.”
“알겠습니다. 그럼, 여기에 있는 태양족 계급 사람들을 대표해 ‘하늘의 태양’에 항복하겠습니다.”
중년 여인이 허리춤에 있는 가죽 주머니를 통째로 ‘용감한 늑대’에게 건넸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귀걸이입니다.”
잠시 후, 마을의 광장에 있는 나체스 부족 왕국 사람들이 보는 사람들 앞에서 태양족 계급 사람들이 ‘하늘의 태양’에 정식으로 항복을 선포했다.
“······저희는 ‘하늘의 태양’을 따르겠습니다.”
한쪽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용감한 늑대’는 한결 편한 표정을 지었다.
이젠 나체스 부족 왕국 수도로 진격하면 된다.
“······개척 부대가 잘해낼 수 있어야 할 텐데.”
* * *
‘하늘의 태양’ 수도, ‘아주 큰’ 도시.
날이 갈수록 ‘아주 큰’ 도시는 계속해서 발전하며 번영하고 있었다.
시장을 중심으로 한 번화가만 해도 벌써 열 군데가 넘어갔다.
“오늘도 사람이 북적거리는군.“
“그러게 말입니다.”
“만날 식당이 어디라고 했지?”
“저쪽입니다.”
체로키 부족 출신 대의원 하나가 보좌진 몇 명과 함께 북문 번화가에 모습을 드러내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를 정보감찰부 전사들이 멀찌감치 떨어져서 은밀히 뒤따르고 있었다.
-표적이 목적지로 이동한다.
-목적지에 인원을 미리 배치하도록!
그들의 수신호에 번화가 상점 하나를 기웃거리며 구경하고 있던 한 남자가 재빨리 움직였다.
* * *
2층 건물 식당 안에는 음식 맛이 괜찮은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보는 사람도 많은데, 굳이 여기서 약속을 잡아야겠소?”
“하하하! 우리가 무슨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 평상시처럼 마음에 맞는 대의원들끼리 친분을 다지는 것뿐인데.”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본 두 명의 대의원들이 주문한 음식을 먹으며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대의원께서 황제 특별 권한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뭐라고 대답하기에는 곤란하네요.”
“하하하! 그럼, 제가 먼저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저번 대의원 긴급회의에서 황제 폐하가 너무 독단적으로 결정했다고 봅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대의원이 놀란 듯 주변을 빠르게 살폈다.
잠시 후, 대화를 끝마친 두 대의원과 그들의 보좌진들이 기분 좋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을 나섰다.
“다음에 또 좋은 자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기다리겠소.”
그들이 식당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다른 탁자에 앉아있던 몇몇 손님들이 임무를 무사히 완수했다는 듯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급보로 상부에 보고한다.
* * *
관청.
집무실에서 보고서를 읽으며 ‘찬란한 노을’이 정보감찰부 수장인 ‘발 빠른 사슴’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다른 대의원들과 달리 비리도 전혀 없고, 너무 깨끗해서 이상한데요?”
“그렇지? 나도 이상하다고 느꼈어. 먼지까지 싹 다 털어도 하나도 안 나오니까.”
‘붉은 머리카락’을 철저하게 뒷조사를 한 ‘발 빠른 사슴’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말 재미있는데요. 너무 깨끗하니까 더 수상해요. 분명, 이 자의 뒤로 부패와 비리가 득실거릴 것 같은데···.”
‘찬란한 노을’의 눈빛이 좀 전보다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수장님! 이자와 접촉하는 대의원들도 계속 감시해주시고, ‘붉은 머리카락’은 정보감찰부 최고 등급으로 격상해서 조사해주세요.”
“그 정도로 뒤가 구린 것 같아?”
“네.”
“알았어.”
‘발 빠른 사슴’도 나름 찜찜한 게 있는지 그 지시를 군말하지 않고, 따랐다.
* * *
나체스 부족 왕국 북쪽 평야.
마지막 일전을 두고, ‘우렁찬 천둥’과 개척 부대 전사들이 숨 가쁘게 돌아가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 개척 부대 참모진 하나가 다급히 뛰어왔다.
“사단장님! 폭탄 설치 조가 나체스 부족 전사들에게 발각되었습니다.”
“뭐?”
얼굴에 새파랗게 변한 ‘우렁찬 천둥’이 폭탄 설치 조를 이끄는 ‘맑은 영혼’을 떠올렸다.
‘위험하다!’
< 신대륙 인디언으로 살아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