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er on the Frontier RAW novel - Chapter 233
234.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3)
***
전(前) 교황 대리, 알렉스트는 지금까지 수백 번 시도한 일을 다시 한 번 해보았다.
영체를 움직여 손을 앞으로 내밀고 투명한 벽에 접촉한다.
그리고 힘껏 밀어냈다!
지이이잉!
=으으윽!=
투명한 벽은 그를 엄청난 반발력으로 튕겨냈다. 밀쳐진 영체는 돌개바람에 휘말린 낙엽처럼 빙글빙글 돌며 날아간다.
=커헉!=
그러다가 간신히 허공에 멈춰 섰다.
알렉스트는 아래를 보며 아연실색한다.
=이런, 이번에는 정말 위험했다!=
튕겨 나간 각도가 좋지 않았다. 그의 발치 바로 아래에는 눈부신 신혈의 강이 거칠게 흐르고 있었다.
=저기 완전히 빠졌다간···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겠지.=
다시 고개를 돌려 투명한 벽을 본다.
지금까지 어떠한 사제의 영혼도 허락하지 않은 단단한 결계.
하지만 신수의 영혼은 아무런 저항 없이 저것을 넘어 나아갔다.
=과연, 그는 근원까지 닿았을 것인가?=
그곳에서 신들의 본체를 영접했을 것인가?
걱정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이대로 영영 돌아오지 못한다면···.=
이 상태로 돌아가는 문이 다시 열리면?
알렉스트 입장에서는 혼자 귀환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알렉스트는 결계 너머로 거슬러 올라갈 수 없으니 하은성을 데리고 갈 방도가 전무하다.
=화신이나 교황께서는 방법을 아시겠지.=
그리 중얼거리던 참이었다.
알렉스트의 눈에 이상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으음?=
처음에는 착각인 듯 싶었다. 하지만 더 유심히 살피니···.
=아니, 착각이 아니다.=
그의 정신이 얼음물을 끼얹은 듯이 싸늘해졌다. 알렉스트는 심각한 표정으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조금만 몸을 뻗으면 닿을 듯한, 빛의 폭류.
잠시 후 그는 확신을 담아 중얼거렸다.
=틀림 없어. 변했다.=
이 터널 형태의 차원을 따라 흘러내리는 신혈의 강.
그 수위가,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분명히 높아져 있었다.
***
부활의 성당은 지옥불에 휩싸였다.
폭발이 연이어 터졌고 그때마다 건물 외벽이 무너지고 찢겼다. 사방에 솟구치는 화염 사이로 잔해가 무너지고 으스러진다.
그 아수라장의 가운데, 한 남자가 서 있었다.
화르르륵!
민준의 주변에는 불꽃과 열풍이 감히 침범하지 못했다. 늘어뜨린 두 손에서는 출혈이 멈췄으나, 팔꿈치를 경계로 나무껍질처럼 말라서 흡사 미이라 같은 모습이었다.
화산의 아가리 속으로 걸어들어온 것 같은 풍경 속, 민준의 얼굴은 그림자 한 점 없이 백열광으로 빛났다. 그는 불길이 가린 시야 너머를 정확하게 응시한다.
초고열의 손톱과 이빨이 노리는 그곳에는 아시프-1이 저항하여 버티고 있었다.
‘지나치게 튼튼하게 만들었군. 저 몸.’
방금 전, 민준은 두 손에서 흘러내린 피로 성당 바닥을 가득 적셨다.
그 직후 발동한 마법은 피를 연료로 불태우는 흑마법이었다. 극에 달한 인화성과 폭발성을 부여한 피웅덩이에 민준은 불을 붙였다.
이어진 것은 대폭발이었다.
물론 죽이려는 생각은 없다. 목적은 아시프-1을 일시적으로 무력화하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가하는 훈육 치고는, 지나치게 폭력적이고도 초월적인 조치였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잘 버틸지 몰랐다.’
민준은 우두커니 선 상태에서도, 마력으로 폭발의 흐름을 쉴 새 없이 바꾸는 중이다. 화염 폭풍은 술사의 의도에 따라 몰아닥쳤다.
아시프-1은 찰나에도 수십 번 방향과 형태를 바꾸는 불꽃을 피해 바쁘게 도망다니고 있었다. 성당 건물이 완파에 가깝게 으스러지는 사이에도 격렬한 도주는 계속됐다. 어지간한 능력자도 이미 잿더미가 되고도 남았을 초고열 지옥에서.
저 내구성에는 델과 민준이 함께 기여했다.
‘몸의 바탕이 된 호문쿨루스, 내 마이너 카피라곤 하지만 무척 튼튼하게 만들었어. 제조자의 집념이 느껴질 정도로. 엔델리온과 맨몸으로 싸워도 쉽게 지지 않겠군. 더군다나 내가 생명력까지 퍼부어 넣었으니.’
아시프-1의 화상이 계속 재생되는 장면이 선명하게 보였다.
하지만 민준만큼 빠른 속도는 아니다. 또한, 거세지는 공세에 지쳐 점차 움직임도 느려지기 시작한다.
민준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
그의 눈이 사납게 빛난다.
그러자 화염이 거세게 엉기며 그물을 만들었다. 공기가 일그러지며 뒤틀린다. 바닥이 용암처럼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커억!”
아시프-1은 결국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화르르륵!
불꽃은 채찍처럼 그의 몸을 감았다. 손목을 하나씩 묶어 좌우로 잡아당기고, 목덜미와 발목을 구속하여 위아래로 고정한다.
직각으로 교차한 불꽃의 선은 십자가를 그렸다. 불로 빚은 형틀에 매달린 채, 아시프-1은 허공에 떠서 민준에게 다가왔다.
“크윽!”
교황이 입고 있던 황금색 예복은 넝마에 가깝게 타버렸고, 길고 검은 머리카락은 곳곳이 그을린 상태다. 불꽃에 접촉한 피부는 연기를 내며 괴사하고 재생하기를 반복했다.
그를 구속한 불의 십자가는 민준의 앞에서 멈췄다.
“제발, 깨우지 마십시오.”
힘겹게 뱉는 음성.
붙잡힌 창조물이 다시 꺼낸 말이, 결국 동족을 깨우지 말라는 내용이기에 민준은 복잡한 심경을 느꼈다.
분노라고 해야 할지, 회한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끝내 자신에게 반항하고 만 분신에게 느끼는 좌절일지.
창조주가 묻는다.
“왜 세뇌를 쓰지 않았지?”
지금처럼 무방비하게 당하는 대신, 교단에 머무는 167명의 엔델리온을 다시 제압해서 성당과 민준을 통째로 깔아뭉개는 수도 있었을 터다. 그 틈을 타서 아시프-1은 도망을 꾀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했다.
하지만 아시프-1은 가장 강력한 무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들 또한 당신의 군대, 당신의 병력이기 때문입니다.”
민준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아시프-1은 엔델리온이나 사제들을 동원할 경우, 신의 분노가 그들마저 상처입히거나 죽일 것을 염려한 것이다.
그랬다가는 창조주의 행보에 지장을 줄 것이기에.
이렇게 되니, 민준은 더욱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내 계획에 훼방을 놓지 않겠다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숙원을 방해하려 해?”
“제 모든 기억을 보신 건 아니군요.”
이제 와서는 민준도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었다.
“하은성을 그곳으로 보내는 장면까지 보았지. 그들을 깨우면 안 된다는 네 의지도.”
하지만 민준은 확신한다.
하은성은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민준은 그 유령이 동족들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교황은 헛된 시도를 한 것이다.
그 사이 아시프-1은 절실하게 호소하기 시작했다.
“당신의 옛 백성들을 깨우지 마십시오. 당신은 이미 그들을 위해 충분히 희생했습니다.”
“네가 뭐라고 해도 난···.”
“태초의 종족은 당신을 벌할 자격이 없습니다. 왕은 벌 대신에, 보상을 받아야 합니다.”
이번에는 민준이 대꾸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시프-1은 자신의 진심어린 언어가 어떤 울림을 남겼으리라 짐작했다.
어쩌면, 설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시프-1은 안간힘을 끌어모아 목소리를 만들었다.
“잠에서 깨어난 그들이 당신을 벌하는 미래를 무기력하게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아니, 심지어 당신은 그날이 어서 오기를 기대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당신이 모든 종족 위에 군림한 신이 된 뒤에, 동족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뒤에, 정작 당신은 역사에서 자취를 감추겠지요. 저는 그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도 다소 긴 침묵이 이어졌다.
아시프-1의 눈동자에 희망이 번뜩였다. 창조주가 간언을 숙고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계속 읍소하는 대신 기대감 속에서 답을 기다렸다.
그러자 드디어.
민준의 입이 다시 열렸다.
“너.”
그리고 아시프-1은 머리를 강철팬으로 두들기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잠들어 있던 그들이, 깨고 나서 나를 벌한다고?”
“······?!”
민준은 그 말의 토씨 하나까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얼굴에서는 불쾌한 당혹감마저 보였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아시프-1이 느끼는 황당함에는 비교할 수 없었다.
그는 떨리는 입술로 되물었다.
“아버지, 당신은 분명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그래, 죄인이지. 하지만 내 죄를 벌할 자격을 지닌 사람은 나 자신 뿐이야.”
아시프-1은 스스로가 천치가 된 기분을 느끼며 말했다.
“···뭐라구요?”
“왕을 벌할 수 있는 사람은 왕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쯤되자 아시프-1은 현기증마저 느꼈다.
“그럴 리 없습니다.”
“뭐가 그럴 리가 없어? 난 지금 내가 대표하는 종족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다. 그들의 윤리와 법률에 대해 말하는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틀릴 수 없는 주제 같은데?”
아시프-1은 쉽게 답하지 못하고 숨을 헐떡였다.
“생각해봐.”
민준은 눈썹을 찡그린다.
“나는 동족을 깨우고 나서, 드래곤의 처분에 대해 그들을 설득할 생각이었어. 만약 내가 그들 손에 벌을 받을 신세였다면, 과연 내 말에 귀를 기울일까? 그랬으면 애초에 나는 용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도 안 했겠지.”
아시프-1은 마른침을 삼킨다.
과연, 타당한 말이었다.
교황은 극도의 혼란을 느끼며 기괴한 표정을 지었다. 이쯤 되자 민준도 당황을 넘어 불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넌 대체 왜 그런 걸 걱정한 거냐?”
“왜냐면··· 전 그렇게 알고 있었으니까요.”
“뭐?”
“전 알고 있었습니다. 너무도 많은 실책을 범한 왕의 죄는, 고귀한 신분만으로는 면죄부를 받을 수 없을 만큼 무겁습니다. 당신은 패륜과 역민, 실정과 과오에 물든 왕입니다.”
민준의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만드는 단어들이 이어졌다. 그는 저 주둥아리를 한 번 후려칠까 고민했다. 하지만 아시프-1의 표정은 매우 진지했다.
“깨어난 태초의 종족은 왕을 단죄할 겁니다. 그러니 저는 그 날이 오기 전에 당신 몰래 코어를 파괴하여···.”
“잠깐만.”
민준의 얼굴엔 서슬퍼런 빛이 흘렀다. 그걸 본 아시프-1은 처음으로 공포를 느꼈다.
“코어?”
분위기에 압도된 아시프-1은 머뭇거리며 답했다.
“······하은성을 시켜 근원에 위치한 코어를 파괴하려고 했습니다. 당신조차 그들을 영영 깨울 수 없게요. 그러면 모두가 행복해질 겁니다. 태초의 종족은 계속 지금과 같은 행복한 꿈을 꾸며 눈을 뜨지 못하게···.”
끝맺지 못한 문장을 민준이 잘라냈다.
“그들을 영원히 깨지 못하게 만들려고 했다고?”
민준은 날카로운 어조로 모순을 지적한다. 그의 눈동자는 이글이글 불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네가 말한 건 그들의 각성을 영원토록 유예하는 방법이 아니야.”
“······네?”
“그건, 그들 전부를 완전히 소멸시키는 방법이다.”
큰 충격을 받은 아시프-1은 일순간 숨을 멈췄다.
태초의 종족을 몰살시키다니?
맹세컨데 그런 일은 상상조차 한 적이 없다.
그저, 그들이 계속 지금처럼 깊은 잠 속에 빠져 있도록···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고 했을 뿐이다.
민준은 핏발이 선 눈으로 으르렁거렸다.
“누구냐.”
“···네, 네?”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정보를 알려 줬냐고. 네가 조각나기 전에도, 부활한 후에도 나는 코어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도 꺼낸 적 없어. 그런데 네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지?”
“저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잘 생각해봐! 언제 그걸 처음 알았냐고!”
아시프-1은 자신의 내면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최근 조립된 파편들의 기억을 하나하나 살핀다.
그리고는 더욱 큰 당혹감을 느꼈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인식은 착각이었다. 파편으로서의 기억과 파편의 총체로서의 기억 사이에 혼란을 느낀 것이다.
“맙소사! 파편들이 본래 가지고 있던 기억이 아닙니다. 이곳에서 제가 다시 조립된 순간, 알 수 없는 경로로 그 정보가 흘러 들어왔습니다!”
아시프-1이 하은성을 엘라후-프라가에 보내야겠다고 결심한 것도, 이곳에서 재조립되어 기억을 찾은 직후의 일이었다.
불완전한 후라이팬 시절부터 계획한 일이 아닌 것이다.
민준은 그의 영혼이 재조립된 지 겨우 사흘이 지났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그리고 몸을 되찾고 나서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도.
“부활하자마자 가장 먼저 그것부터 계획했다고? 뭐가 그리 급해서?”
마치 누가 그렇게 시킨 것처럼 말이다.
태초의 종족은 결론을 내렸다.
“다시 조립될 때 네 것이 아닌 기억이 흘러들어갔군.”
하필이면 ‘민준에게 치명적으로 작용될 오류’를 포함한 채 스며들었다.
민준의 얼굴에 짙은 살기가 일렁였다.
“누군가 네게 거짓말을 한 거다.”
아시프-1은 지금까지 자신이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하고 선택했다고 판단한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다만, 그가 결정을 내린 근거가 잘못되어 있었다. 거짓 정보에 의존했다. 선동에 휩쓸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자유의지가 훼손되지 않은 사람도 얼마든지 조종당하고 세뇌당할 수 있다.
‘목적이 뭐지?!’
태초의 종족을 몰살시켜서 즉각적인 이득을 얻는 자는 없다.
심지어 고대 종족조차 그런 파국을 원치 않을 것이다.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는 미래였다. 그 누구도.
동시에 그것은, 민준이 가장 바라지 않는 형태의 미래였다. 민준이 감수한 기나긴 세월과 희생이 허사로 돌아가고, 민준이 여태 존재했고 앞으로도 존재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감히 단언컨대, 그에게 있어서는 죽음보다 처참한 파멸이었다.
‘게다가.’
심지어 그 거짓말의 재료는, 태초의 종족이 아니면 알지 못하는 비밀.
당연히 민준은 그 누구에게도 그것을 발설한 적이 없다.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도······.
‘······!’
순간, 무언가를 깨달은 민준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
꺄르륵.
하은성은 누군가의 웃음소리를 들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매우 서늘하고, 뒤틀린 웃음.
그는 악을 쓰듯 외쳤다.
=대체 어디까지가 진짜고, 어디까지가 거짓말이야?! 이젠 널 못 믿겠어!=
이런 짓을 해서 대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가?
목소리는 스스로 소개하기를, 아시프-1의 영혼이 찢겨지며 생긴 부스러기라고 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증명할 증거는 전무했다.
당혹감과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 하은성은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 자신의 내면을 향해 정신을 집중했다.
=······!=
그러자 느껴졌다. 뿌리 깊은 혐오가 그곳에서 요동치고 있었다.
그것은 누군가의 완벽한 파멸을 바라는 선명한 적의였다.
유령은 잔뜩 긴장한 채 물었다. 목소리를 처음 인지 했을 때, 몇 번이나 되풀이한 그 질문을 다시 한 번.
=너, 대체 누구야?=
잠깐의 침묵 후.
목소리는 아까보다 훨씬 잘게 파편화된 목소리로 속삭였다.
– 부모 같은 존재를 배신하여, 처참하게 파멸시킨 죄인에겐···.
희미하게 웃으며 덧붙인다.
– 마찬가지로 자신의 자식에게 배신당해서, 염원한 모든 것을 잃는 비참한 최후가 어울리지 않을까?
꺄륵. 꺄르륵.
셀 수 없이 많은 이들이 잠든 빛의 근원에,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고 흘러넘쳤다.
하은성이 여지껏 경험해 본 적 없는 가장 강렬한 증오를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