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203
203. 명품 조연 (3)
“특별한 것은 없었어요. 적당히 타협을 해야죠. 돈도 되지 않는데 계속 신경전을 벌이면 다들 피곤하죠.”
“들었어. 저들과 대화는 홍 대표님이 맡기로 했다면서. OST 절반 정도 개방한다는 얘기 들었고.”
“두 분도 한곡씩 부르면 되니 걱정하지 말아요. 드라마가 두 개이니 OST도 배나 많으니 문제없어요.”
두 사람도 한동안 쉬어서 그런지 노래나 활동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말로는 돈을 밝히지만 실제는 무대를 그만큼 원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성실한 생활을 하자는 취지였다.
“그렇지? 두 개지, 참.”
오희원과 박지연이 자신들의 속내를 들킨 사실에 머쓱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그런 것이 결코 나쁘게 보이지 않았다. 가수라면 그런 욕심이 있어야 뭐라도 할 수 있었다.
“그보다 오신 김에 두 분 가이드 녹음이나 해보죠. 일본어 괜찮게 하죠?”
박재선은 가이드 녹음을 어떻게 하나 고민을 하던 참인데 두 사람이 오니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악보와 MR을 주었다.
“애들에게 언니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박지연과 오희원도 싫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둘이 일본에 진출해야 한다면서 살살 꾀니 결국 하기로 했다.
박재선은 촬영장에 올 때마다 재미가 있으면서도 짜증이 났다. 우스운 역할을 하는 것이 처음이라 나름대로 도전하는 맛이 있지만 그런 역할을 하여 흑역사를 쓰는 것이 난감했다.
“사진보면서 헬렐레 하는 표정을 지어야 하는데 여기서 엄·근·진을 하면 좀 그렇지 않아요?”
오철환 감독이 입가에 웃음기를 지우지도 않고 NG를 내면서 잘못을 지적하고 있었다. 망가지는 연기는 제대로 정신을 놓고 망가져야 하는데 박재선은 난감한 표정으로 연기를 했다.
“쑥스러움을 버려요. 카메라를 의식하지 말고 그 상황에 몰입해야 합니다. 성지은씨의 멋진 모습이 나온 사진을 보면서 정신을 못 차려야 합니다.”
박재선은 비키니를 입은 사진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고작 민소매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반측면 사진을 보면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더 쉽지 않았다. 물론 반측면 사진이라 가슴이 도드라져 보이기는 하지만 그 정도였다.
이는 얼마나 양석길이 성지은이 분한 성연을 좋아하는지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었다. 노출이 심하지 않은 그런 사진에도 좋아죽는 모습을 보여 그 마음이 진심임을 보여주었다.
“알았어요. 그렇게 하죠.”
박재선은 결국 리미트를 해제하고 몰입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은 ‘명품 조연’이라는 칭호를 얻는 장면을 찍고 말았다. 박재선은 찍어야 하는 장면마다 흑역사이고 오글거리는 장면이라 괴롭기 짝이 없었지만 자신이 만든 캐릭터이니 원망도 못했다.
‘아휴, 이거 드라마가 방영되면 무슨 말이 나올지 모르겠군. 시청률이 잘 나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
박재선은 그렇게 속으로 자신을 설득하면서 촬영을 해나갔다.
“다음 장면은 성지은씨를 미행하는 장면입니다. 따라가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혹시라도 상대에게 들킬까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는 장면입니다. 총 다섯 개의 포인트에서 릴레이로 연기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오철환 감독이 큐사인을 냈고 박재선은 앞서가는 성지은을 쫓아가기 시작했다. 로케이션 촬영을 하는 골목길의 상황에 맞도록 적절하게 속도를 조절하고 적절한 즉흥연기를 해야 했다. 사전에 콘티를 작성했지만 그저 가이드라인이지 구체적인 행동을 지정하지는 않았다.
박재선은 천천히 양석길의 감정에 동화되면서 몰입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완벽하게 양석길이 되어 있었다.
성지은은 천천히 걸어갔다. 양석길이 따라가는지 모르는 것처럼 무방비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성연은 양석길이 뒤를 따라오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세워진 차량의 유리나 각종 물건에 양석길이 반사되어 보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모르는 척 천연덕스럽게 걸어가고 있었다. 그걸 모르고 영석길은 성연의 시선을 피했다고 생각하여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유리에 보이는 장면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아요. 조금 옆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롱 테이크 촬영이 끝난 후에 다시 부분 샷을 촬영했다. 사물에 반사가 된 모습을 성연의 시선으로 확인하는 장면인데 각도가 맞지 않아 촬영이 되지 않을 경우 각도를 맞춰야 했다.
백주 대낮에 오두방정을 떠는 장면을 연기하려니 민망했지만 창피함을 무릅쓰고 연기를 했다. 계속 몰입을 하려니 기진맥진했지만 집중력을 유지했다.
“내가 그렇게 예뻐?”
잠깐 현장을 정리하는 사이 성지은이 다가와서 장난을 걸었다. 농담을 하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 워낙 진지해 진담을 하는 것 같았다. 더구나 연기력마저 좋아 판단이 쉽지 않았다.
“연기입니다. 연기는 연기이죠.”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내 모습을 보면서 좋아 죽으려고 하는 것을 보면 진짜인 것 같은데.”
“마음대로 생각하십시오.”
“연기 잘 하는데. 다른 사람이 했다면 나도 연기하기 힘들었을 것인데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 같아. 흐흐.”
성지은은 여전히 장난인지 진심인지 모를 태도를 보였다.
김희천은 박재선이 만든 노래를 가지고 일본에서 발매하기 위해 일본어 버전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로보틱스와 뮤지카세븐의 멤버들의 특성까지 고려해야 해서 쉽지 않았다.
“총 다섯 곡씩, 열 곡의 작업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김희천은 작곡을 하는 것보다 더 힘들게 작업했기에 후련한 기색으로 지금까지의 성과를 말했다. 더구나 박재선이 일본어도 수준급으로 하기에 미묘한 뉘앙스의 문제를 제외하고는 꼼꼼한 평가과정을 거쳐야 했다.
“애들에게 악보를 나눠주고 연습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동안 MR의 녹음과 편곡을 해야 합니다. 악기 세션들을 선정하고 악보를 주어야 할 것입니다.”
박재선은 직접 할 수 있어 보이지만 김희천이 직접 하도록 했다. 김희천도 그런 일을 하기 위해 온 것이기에 군말 없이 따랐다. 이런 일도 이권이 걸려 있기에 종종 윗사람이 개입하려고 하지만 박재선은 그런 것은 없었다.
“그 일을 하면서 시간이 나면 이걸 좀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애들만 내보내는 것은 조금 불안해서 나도 같이 갈까 합니다. 큰 성공을 못하더라도 기본을 할 것도 같고요.”
그러면서 역시 다섯 곡을 일본어 버전으로 전환한 곡을 건넸다. 로보틱스나 뮤지카세븐은 김희천이 작업을 하고 박재선이 검토하고 다시 김희천이 마무리까지 지었지만 박재선이 불렀던 노래는 직접 박재선이 작업을 했다.
“알겠습니다.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일본노래를 들으면서 적절한 가사와 감성을 담도록 했지만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그런 방향으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김희천은 박재선이 건넨 USB를 가지고 자신이 작업하는 곳으로 갔다. 그런 다음에 박재선이 작업한 것을 들었다. 이미 발표한 노래이니 멜로디나 가사를 모를 수가 없었다.
“잠깐 이쪽으로 오시겠어요?”
노래를 다 듣고 나자 전화를 해서 박광석을 호출했다. 자신이 마무리한 노래도 최종적으로 들려주고 박재선이 작업한 것도 살펴보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 아울러 MR의 제작에 도움을 받아야 했다. 10여 분이 지나자 박광석이 새끼 작곡자라고 하는 사람 둘을 데리고 찾아왔다.
“박 대표에게 통과되었어?”
“그대로 작업하기로 했어요. 일단 들어보시죠.”
김희천은 통과된 노래를 들려주었다.
“가이드까지 땄어? 남자는 박 대표님 같은데? 여자 목소리는 박지연씨외 오희원씨이고.”
“일본어도 잘하고 노래도 잘 하시잖아요. 가사도 나보다 대표님이 더 많이 수정한 것이나 마찬가지에요. 그리고 그분들도 자몽에이드로 일본에서 활동하기도 했고요.”
“잘 나온 것 같군. 긁는 느낌도 있어 일본에서 먹히겠어.”
“이런 것도 잘 잡아낸 것 같아요. 그리고 대표님이 작업한 것 한 번 들어보세요.”
그러면서 박재선이 작업한 것을 들려주었다.
“엔카의 느낌도 약간 가미가 된 것 같은데. 일본 가요도 특유의 그 느낌이 있는데 그걸 많이 반영했군요.”
“그런 것도 같아요. 제가 작업한 것과 느낌이 좀 다르죠?”
“그런 것도 같고. 김 선생이 작업하면 로보틱스랑 비슷한 느낌이 들 것이니 따로 작업하는 것이 맞을 거야. 이 정도라면 이미 마스터링까지 마친 수준인데.”
“가사도 완벽한 것 같아요. 전에는 조금 어색한 부분도 있는데 한두 달 사이에 확 달라진 것 같아요. 재능의 차이는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김희천의 말에 박광석도 동의를 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작곡은 몰라도 편곡을 자신 있었는데 박재선이 훨씬 더 능숙하게 하는 편이었다.
“로보틱스와 뮤지카세븐과 같이 일본으로 넘어갈 예정인 것 같군. 하긴 둘보다 셋이 같이 가는 것이 효과가 클 것이니.”
“말씀은 음원의 판매라도 바라는 것 같지만 기대가 큽니다.”
“이 노래라면 일본에서도 센세이션을 불러올 것이야. 여기에 로보틱스와 뮤지카세븐이 같이 활동하면 오리콘차트 정복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 미국으로 가기 전에 일본에서 먼저 성과를 낼 것도 같아. 그리고 한국을 벗어나서 활동하면 국내에서 아옹다옹할 이유도 없고.”
“그건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황용권 사태로 인해 주춤했지만 내내 신경전을 벌였다는데.”
“그런 자리에서 일을 벌일 정도로 개념이 없는 것은 아니니 큰 문제는 없고 박 대표 의중은 OST를 공개하려는 것 같아.”
“음, 내부의 가수가 아닌 다른 기획사의 애들에게 부르게 한다는 말이죠?”
“그럴 것이라 하더군. 나도 아침에 조형민 실장에게 얼칫 들은 내용이니 정확한 것은 잘 모르지만. 이번에는 드라마가 둘이라 20여 곡이 넘는 것 같아.”
“어쨌든 일본진출이 성공하면 그 다음에는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국내 매출도 3위 이내이고 해외에서도 그 정도 되면 3대 기획사와 비등해질 것이니. 올해는 달라질 겁니다.”
김희천이 박재선과 JS엔터의 성공을 전망했다.
해커의 추가 폭로로 인해 중국의 처지는 1차 폭로를 했을 때보다도 더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다. 누범의 가중처벌은 사람만이 아닌 국가에도 적용이 되었고 유엔총회에서 권고안 수준에서 제재결의로 이어지고 말았다.
“각국의 요구를 무시한다고 해서 능사는 아닙니다. 유엔제재는 상징적인 의미이고 각국의 개별적인 제재로 이어질 것입니다. 다른 때라면 제재에 상응하는 보복조치를 하겠지만 이번에는 그것도 불가능합니다. 그러면 더 큰 역풍이 초래될 것입니다.”
보복조치를 취한다면 그것으로 인해 추가적인 보복조치를 당할 수도 있고 적반하장이라는 인식을 줄 수가 있었다. 평소라면 그런 것 정도는 무시하면 되지만 지금은 경제마저 영향을 줬다.
롄스룽의 발언에 쉬첸화는 달리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고 다른 상무위원들도 고개만 흔들고 있었다. 폭로된 내용을 보면 각 상무위원들도 대부분 관여된 것들이라 일방적으로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 자리에 참석한 7인의 상무위원의 표정은 착잡 그 자체였다. 그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인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었고 해커의 폭로로 초래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모였다.
“이번 일이 기회라 생각하는지 러시아나 베트남, 심지어 파키스탄마저 항의를 하면서 뭔가 뜯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전략은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교란시키면서 이익을 얻는 것이기에 국제적인 분쟁을 격화시키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그런 과정에서 미국만이 아니라 우방국인 러시아나 베트남, 파키스탄까지 피해를 입히게 되었다.
“국가 간의 분쟁에 개입한 것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단교나 스위프트코드 박탈이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스위프트 코드 박탈이라니, 그게 가능한 것이요?”
스위프트코드가 박탈이 되면 외환거래가 불가능해져 사실상 무역마저 올스톱되는 상황에 처할 수가 있었다. 경제제재 중에 가장 극단적인 수단이고 테러조직과 연관이 된 일부 금융기관만 해당이 되었다.
“그렇습니다. 만일에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인터넷을 차단하는 조치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롄스룽은 각 국과의 협력을 담당하고 있고 제재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에 그 정도의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음을 언급했다. 전에는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면 다른 나라는 눈치를 보았지만 지금은 일방적으로 미국의 편을 들고 있었다.
“각 국에서 뭘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 것이요?”
“일대일로 포기부터 구단선 무효화, 전면적인 저작권·특허권의 보호 조치 등 엄청난 요구를 하고 있고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찰의 허용, 심지어 하나의 중국 원칙의 포기나 1당 독재체제의 포기까지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기존에는 국제사회의 이런 요구들이 쏟아져도 그냥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지금은 그저 무시만 할 수도 없었다. 더구나 중국의 내부까지 동요하는 상황이라 무조건 억누르는 것도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