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94
94. 94. 다재다능 월드 스타 (8)
거기다 지고 못사는 성격이라 데뷔직후 선배가수에게 하극상을 벌여 선배들에게 찍히기도 하여 한 때 암묵적인 출연 금지마저 당하기도 했다. 방송출연 수준이 아닌 국내 모든 무대, 카페나 밤무대까지 출연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결국 가요계를 은퇴하다시피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기획사를 차려서 아이돌 그룹을 데뷔시켰다고 했다. 당시의 워로들도 다 물러난 상황이라 그런 조치는 힘을 잃었다.
“그래서 가요계 선후배나 좋은 노래 만드는 작곡가에게 감정이 좋지 않아. 그의 입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너라는 존재 자체가 별로 맘에 들지 않았을 거야. 그런 판국에 블루사파이어가 너와 골든 메이트에 의해 막혔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 다시 골든 메이트에게 노래를 준다니 폭발한 것 같아.”
“그래서 다른 기획사까지 끌어 모아 선동을 했다는 말입니까? 무슨 명분으로 그런 것입니까?”
박재선은 자신도 모르게 흥분하여 따지듯이 물었다.
“뭐, 명분이 필요할 것 있나?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 한 마디에 동조한 것이지. 어느 한쪽이 승승장구하면 어느 한쪽은 죽어나는 것이 세상 이치이고 결국은 자신들 몫을 네가 뺏어간다고 생각하여 연합한 것이야.”
남 잘되는 꼴을 보기 싫어 그런 짓을 한다니 어이가 없지만 그것이 현실이니 달리 어떤 말을 하기도 애매했다.
“결국 그들과 싸운다고 해도 하등의 이득이 없는 짓이니. 결국 참아야 하겠지만 속에서 천불이 납니다.”
“세상에 쉬운 것은 없다. 지금이야 BTU가 최고이지만 처음 데뷔했을 때 국내 무대에서 왕따를 당하기도 했다. 네가 데뷔할 때니 그건 너도 알 것이다. 네가 너무 덩치를 키웠어. 아이돌에 샤이닝로드 멤버에 자몽에이드 멤버까지.”
아마도 그들이 성공할까 걱정이 되어 초장에 작업을 하는 것 같았다. 그런 견제가 두려운 것은 아니지만 신경이 쓰였다.
“당분간 약점을 잡히지 않도록 하면서 저들을 지켜보는 것이 전부라니 답답하군요.”
“나도 한동안 그런 일을 당했으니 너무나 잘 알지만 그런 짓을 했던 자들 중에 지금까지 남아있는 자들은 없다. 그런 놈들은 오래가지 못해. 네가 아니라도 스스로 무너져. 참는 자가 이긴다. 제 분에 못 이겨서 날뛰면 결국 똑같은 놈이 되어.”
참아야 하는 것은 알지만 그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네가 미국에 가서 활동을 하고 만일에 빌보드차트 상위권에 네가 만든 노래가 올라간다면 저들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언론은 외국에 나가, 특히 미국에서 성과를 내면 건들지 못해. 건들다가 욕만 바가지로 먹지. 시간이 흐르면 저들 사이에 분열할 것이고 그러면 파탄이 드러난다.”
“알았어요. 참아보죠.”
강세환의 음모를 분쇄한 것처럼 그들의 음모도 밝혀내면 되었다. 그런 자들 치고 약점이 없는 경우는 드물었다. 지금처럼 드러내고 적대하면 차라리 나았다.
“저도 조금 알아봤는데 전상민 사장이 모닝의 박명한 사장과도 친분이 있다고 합니다.”
유희성과 만난 후에 돌아가는 길에 김운찬이 자신이 파악한 것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다.
“유유상종이라고 그런 사람들끼리 모이는 것 같습니다. 전상민 사장도 박명한 사장과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군요.”
“전상민 사장과 박명한 사장은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연말부터 친해졌다고 합니다. 최근 기획사 모임도 둘이 주동이 되어 추진했다고 합니다. 그 무리는 누군지 빤하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벌써 전모가 드러나고 있었다. 오랜 세월 동안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람도 박재선에게 가진 앙심을 매개로 하여 가깝게 되었다니 어이가 없었다.
둘이 모여서 무슨 짓을 꾸밀지 걱정이 되면서도 기대가 되기도 했다. 그들의 모략을 역으로 이용하여 기회로 만드는 것이 가장 멋진 복수였다. 뮤지카세븐을 가져온 것처럼 블루사파이어나 레드코랄을 데려오는 것도 방법이었다.
더구나 갑자기 나타나서 기획사를 만들고 아이돌을 낸 이면에는 누군가 자금을 대주었다는 의미이니 그 배후가 궁금했다. 수십억 원의 자금이 투자되어야 가능했는데 이름 없는 가수였던 전상민이 마련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조사가 필요할 것 같아. 대기업이 끼어들거나 중국 자본이 끼어든 것도 같은데. 어디일지 궁금하군.’
박재선은 또 비용이 들어갈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앤 플로린이 앨범을 낸지 4주차가 되면서 크리티컬 러브의 빌보드차트의 순위가 7위까지 상승했다. 1주일 사이에 무려 30위나 초고속으로 상승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같이 발표한 다른 두 곡은 이제 60위권에 진입하는 상황이었다.
최근 음원 스트리밍이나 SNS지표가 급격하게 증가를 했는데 한국이나 아시아 국가에서 유입된 숫자가 상당히 많았다. 그동안 미국에서 다운로드한 숫자를 넘어섰다. 그 덕분에 빌보드차트에서 급속도로 순위가 올라갈 수 있었다.
약속한 3위 이내는 들지 못했지만 지금 추세라면 1주일 후, 미국 방문할 시점이 되면 도달해 있을 것 같았다. 설사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막 붐이 일 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것이 좋았다.
“3월 4일에 인천에서 출발하고 11일 귀국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알고 3월 6일부터 10일까지 일정을 준비하도록 하지요. 첫날은 쉬어야 할 것 같고요.”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도착은 LA가 좋나요, 아니면 뉴욕이 좋은가요?”
“LA로 해주세요. 저도 마침 동부에서 활동을 마치고 서부로 다시 넘어갈 것이니. 이틀 정도 같이 서부에서 활동을 하고 다시 동부로 넘어가도록 하죠.”
“그렇게 하죠. 그리고 칼리 크리슨을 중간에 만나기로 했는데 아직 일정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도착 하는 날, 5일 저녁 정도 만날 것 같습니다.”
“작업을 같이 할 계획인가요?”
“그럴 수는 없죠. 정규앨범을 내고 활동을 해야죠. 한국에서도 아직 제대로 입지를 다지지 않은 상황인데 제대로 해야죠. 사실 앤과의 작업은 나에게 도움이 되지만 이 시점에서 칼리 크리슨과 작업해도 하등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그건 그렇죠. 칼리 크리슨의 명성에 업혀가는 꼴이니. 성공해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죠. 박 정도의 실력자가 굳이 그럴 필요는 없죠.”
박재선의 말에 앤 플로린도 동조했다.
“그런데 드라마 촬영은 문제없어요?”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빠듯하지만 그럭저럭 했어요. 주말을 끼고 전체 휴식을 주고 제 일정을 빼는 방식으로 했어요.”
“어제 지은이랑 통화를 했는데 레이블 소속의 아이돌의 성적도 좋다면서요? 한국 최고의 프로듀서이자 작곡가로 각광을 받는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이야기죠. 얼마 전에 한국의 뮤직토크쇼에 출연했는데 그게 화제가 된 것 같아요.”
“아, 그 반응도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유입된 음원판매가 계속 증가추세에요.”
박재선은 자신에 관한 이야기가 성지은을 통해서 다 전달이 된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었지만 굳이 비밀도 아니기에 개의치 않기로 했다. 자신이 직접 말하는 것도 민망한 내용이니 차라리 잘 된 것인지도 몰랐다.
“부부가 같이 오면 좋은 텐데?”
“같이 움직이는 것은 그런 것 같아 나만 움직이기로 했어요. 장거리 여행이라 힘들 수밖에 없고요. 나중에 휴가를 내서 느긋하게 방문할 겁니다.”
“그건 그렇죠. 저도 노래를 발표한 이후 집에서 머문 것은 고작 이틀이고 대부분 호텔에 머물고 있어요. 더구나 부인이 회사의 재무와 회계를 책임진다면서요?”
“사실상 나를 대리하여 대표의 역할을 수행 중이죠. 그러니 제가 부재중인데 동시에 회사를 비울 수는 없어요.”
그런 정도 이야기를 하다가 통화를 마무리했다. 자신의 성과를 자랑하고 싶은 것은 알지만 한국은 저녁시간이라 수다를 계속 듣고 있을 수는 없었다.
박재선은 앤 플로린과 통화를 마무리하고 시계를 봤다. 벌써 저녁 12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김희경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자야 내일 다시 촬영 갈 것 아냐?”
“오전 11시까지 가면 되어서 하던 작업을 마치려고 했는데.”
“뭘 하는데? 저녁 먹고 계속 뭔가를 하는 것 같던데.”
“이거, 잠깐 이거 봐.”
그러면서 멈춰 있던 영상을 플레이시켰다. 그러자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실제 촬영한 장면이 아니라 CG 영상이었다. 대자연의 모습이 보이고 몬스터가 등장을 했다.
그러자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장엄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상당히 서정적이면서도 한편으로 웅장한 음악이 이어졌다. 그리고 몬스터와 엘프의 전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1분 48초 동안 영상이 연속적으로 이어지지. 여기에 들어가는 BGM을 만들었는데, 어때? 어울리는 것 같아?”
“괜찮은 것 같은데, 좋은 것 같아? 이걸 대부분 가상악기로 만든 거야?”
“맞아, 피아노와 드럼, 바이올린은 연주를 했지만 나머지 악기는 가상악기로 채웠지. 그런데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어서. 그래서 이렇게 바꿨는데 어떨 것 같아?”
그러자 이번에는 같은 곡조지만 OST가 나오기 시작했다.
“가사를 넣어서 ‘전투의 노래’라는 곡으로 만들었는데 어떨까 해서.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생존을 위한 비장함과 엘프의 여왕이 가진 의무감을 부각시킬 수도 있어 보이는데.”
전쟁의 서사시에 곡을 붙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 꿈 부분이니 그 부분부터 보는 것이 좋겠다.”
그러면서 화면을 정지시키고 앞부분부터 다시 플레이를 시켰다. 그러자 문희라가 작은 독주회를 마치고 돌아왔고 그 이후에 잠자리에 들어 꿈을 꾸는 장면이 나타났다. 몬스터가 몰려오고 터전을 버리고 세계수 근처에서 싸우자는 의견과 지금의 터전을 지키면서 맞서 싸우자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터전을 지키기로 한다. 물론 노약자들은 세계수 근처로 피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그리고 몬스터를 맞이하여 생존, 터전을 지키기 위한 전투를 벌인다.
“일장일단이 있는데 처음 것은 영상에 더 집중할 수 있어 보이고 다음 것은 그 분위기를 더 느낄 수 있어 보여. 하지만 전제적인 느낌을 본다면 가사가 없이 그냥 BGM이 나을 것 같아.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너무 힘이 들어간 것 같아.”
“과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지?”
“둘 다 보여주고 감독님과 유지은 작가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나야 전문가가 아니니.”
김희경은 그저 개인적인 의견임을 보여주었다.
“미국가기 전에 5화까지 작업해서 넘겨주려고?”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완결이 되어야 감독님이나 유지은 작가도 다음 촬영을 할 때 좋다고 하니.”
심리적인 부분이지만 편집하여 음악까지 넣어 완성을 하면 스토리가 고정이 되어 이후의 장면을 촬영할 때 이미지가 선명해진다는 말을 했다.
“지금 어디를 촬영 중이야?”
“7화부터 11화까지 촬영 중이지. 사전제작이라 한 장소에서 발생하는 것은 몰아서 찍을 수가 있어 좋아. 중점적으로 찍는 것은 8화부터 10화까지이고.”
“벌써 절반가량 찍은 것 같아?”
“조금 부족하지. 나 때문에 일주일을 쉬니 더 늦어질 것이고. 그래도 오철환 감독 스타일이 빨리 찍는 것이라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아니야. 그럼에도 드라마와 독립영화를 찍던 습관 때문인지 서두르는 것 같아. 타이트하게 촬영장이 돌아가.”
박재선은 김희경이 잠자리에 들자고 온 것이라 하던 작업을 마무리했다.
“참, 앤 플로린의 공연 영상 봤어? 얼마 전에 소니플라자에서 콘서트를 하던데.”
“아, 그 영상은 나도 봤어. CBC에서 개최한 것 말이지. 한 5만은 모인 것 같더라. 거기에서 메인 무대에 섰다니 부럽더라.”
“자기도 그렇게 될 거야. 그러니 걱정하지 마. 그리고 절반은 자기가 선 것이나 마찬가지잖아? 마지막 엔딩은 자기가 만든 크리티컬 러브였잖아. 보도 자료를 냈는데 별로 관심이 없나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보도 못하게 막는 놈들이 있어. 다음 주부터는 달라질 거야.”
“지금 7위인데 5위 안에 진입할 것이란 말이지?”
“아마 이대로 가면 3위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해. 그 때부터 진짜이지. 그러면 국내 언론도 외면하지 못하지.”
박재선은 결국 로보틱스가 부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앤 플로린에 관련 기사, 결국 박재선에 관한 기사를 막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박재선의 미국방문도 그 일환 중에 하나였다.
이현제와 문세운은 샤이닝로드의 멤버였던 황철수와 정진홍을 만나고 있었다. 그들은 같이 데뷔했지만 19세에 데뷔를 해서 두 사람보다 한 살 많았다.
“너희는 어떻게 할 거야? 저번에 거기, 연습실 갔다가 너희들이 떠났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그래서 혹시라도 이 바닥 떠난 줄 알았는데 여전히 같이 있구나.”
황철수가 다행이라는 식으로 말을 했다. 그러면서 어디로 갔는지 궁금한 기색이 역력했다.
“재선이 따라다녀서는 국물도 없을 거야. 같이 있을 때 얼마나 네 것, 내 것 따졌냐? 걔한테 뭘 바라? 차라리 데뷔에 목매지 말고 그냥 트레이너라도 하라니까?”
정진홍도 한심하다는 기색으로 박재선에 대해서 험담을 했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이현제와 문세운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결국 마주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95. 다재다능 월드 스타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