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Kim did such a good job? RAW novel - Chapter 11
11화 Chapter 4 – 출판 제의 쪽지도 잘 쓰는 김 대리! (3)
“일단 말씀드리면 저희 푸른 하늘 출판사는 기성 작가님들, 예를 들어, 현재 베스트 1위에 있는 『재벌집 막내 손자』를 쓰신 산기영 작가님과 신인 작가님들의 계약 조건이 모두 같습니다. 저희 출판사는 누구에게나 공정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인세 비율이….”
“7 대 3입니다. 작가님 7, 출판사 3이요.”
“아, 그러면 문스토피아나 조지아라 수익도 나눠 가시는 건가요?”
“예. 그건 모든 출판사가 그렇게 동일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훈은 능숙하게 그의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 보여 주었다.
“한번 읽어 보시겠어요?”
“예.”
진솔이 읽기 좋도록 정훈은 특정 포인트를 집어 주며 간단한 설명을 덧붙였다.
“이 부분은 7 대 3이라는 내용입니다. 보통 플랫폼에서 30%를 떼어 가거든요. 예를 들어 네이버스에서 100원에 팔린 작품은 수수료 30원을 떼고 70원이 출판사로 들어와요.”
“예.”
정훈은 이해하기 쉽도록 티슈에 숫자를 써서 보여 주었다.
“그 70원을 이제 7 대 3으로 나누는 겁니다. 그러면 작가님께 49원이 들어가고 저희가 21원을 가져가는 거죠.”
“아, 그렇군요.”
“예. 플랫폼마다 수수료 차이는 있긴 한데 보통 이렇게 정산이 되고요. 원천징수세, 즉 세금을 떼고 작가님 계좌로 입금해 드립니다.”
“네.”
진솔은 단답형의 대답만 하며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 계약을 하는 작가들의 특징으로, 계약서를 처음 봐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실질적으로 경험해 보기 전까지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힘든 게 보통이다.
“아, 이 부분은 계약 기간에 관한 내용입니다. 저희는 평균 3년이고요. 혹시 계약 해지하려고 하시면 여기 적힌 대로 60일 전에 저희 쪽에 통보해 주시면 됩니다.”
“네.”
그냥 한번 만나서 이야기만 하자는 식으로 전화를 했지만, 어느새 진솔은 계약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정훈이 작가의 통수를 치거나 낚는 게 아니다. 충분한 설명을 하며 그녀를 자연스레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음, 뭐 유명한 푸른 하늘 출판사니까 계약서로 장난치시지는 않겠죠.”
“하하하하. 걱정 마십시오.”
“네. 계약할게요.”
진솔은 시원하게 말하며 가방에서 도장을 꺼냈다.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푸른 하늘 출판사와 계약에 대해 알아봤고, 이 출판사라면 충분히 믿을 만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 장소에 나오기 전에 진솔은 이미 마음을 80% 이상 굳힌 상태였고, 김 대리라는 사람과 말이 통하는 느낌이기에 바로 계약을 결정했다.
“도장도 가져오셨어요?”
정훈이 놀란 듯이 묻자, 진솔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사실 계약할 생각으로 나왔거든요.”
“아, 감사합니다.”
그 뒤로 정훈은 계약서에서 진솔이 알아야 할 부분에 대해 꼼꼼하게 설명해 주고 도장 찍힌 계약서를 받아 냈다.
“감사합니다.”
“아니요. 제가 더 감사하죠. 잘 부탁드려요.”
“예,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둘은 다시 한번 악수를 했다. 정훈은 웃으며 계약서 한 부를 챙겨 정리해서 진솔에게 건네고, 나머지 한 부는 정훈이 직접 챙겼다.
진솔은 가방에 계약서를 챙기고 물었다.
“아, 맞다. 근데 제 소설이 관심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고 하셨잖아요. 어떤 도움을 주시는 건가요?”
“예. 일단 현재 연재 중이신 문스토피아에 배너를 넣어 드리고 글에 대해 오류 같은 것도 잡아 드릴 예정이고, 표지는 곧 제작에 들어갈 겁니다. 급한 건 아니지만, 배너 들어가기 전에 표지가 있으면 좋으니 생각해 둔 이미지가 없으면 한번 고민해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진솔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그리고 정훈은 며칠간 직원들과 함께 고민한 내용 중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음, 이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 제목을 바꾸는 게 어떨까요?”
“제목이요?”
진솔은 조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싫다는 것을 밀어붙일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일단 정훈의 팀이 연구한 결과이기에 말은 꺼내 볼 생각이었다.
“예. 지금 초반부에서 신이 주인공을 만들 때 실수로 못생김 가루를 왕창 넣었잖아요. 여기서 모티브를 따서 ‘신이 나를 만들 때’라고 제목을 바꾸는 겁니다. 요즘 게임 중에 비슷한 내용이 있잖아요? 표지도 그런 방향으로 나가면 독자님들이 클릭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습니다.”
“으음. 그것도 괜찮네요.”
그러나 완벽한 OK 사인은 아니었다. 일단 보류라는 정도?
“더 생각해 보시고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저와 상의해서 같이 결정해요. 요즘 웹소설은 아무래도 독자 유입률이 높아야 하니까요.”
“그렇죠. 소위 말해 글먹. 아, 글먹이라는 단어는 아시나요?”
오랜만에 들어 보는 단어에 정훈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예. 글로 먹고 사는 거요.”
“네. 김 대리님이 말씀하신 대로 일단 독자님들이 보고 유명해져야 그 글먹이라는 게 가능해진 시대니까요.”
“그렇죠. 일단은 어그로랄까요?”
그 뒤로 정훈과 진솔은 한참 동안 웹소설 판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굳이 그녀의 소설이 아니더라도 공통된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친해질 수 있고, 그래야 본격적으로 원고 작업에 들어갈 때 훨씬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해가 저물 때가 되어서야 정훈과 진솔은 카페에서 일어났다. 괜찮다는 정훈의 말에도 불구하고 진솔은 김 대리를 KTX 역 앞까지 바래다주었다.
“오늘 반가웠습니다. 퇴근하셔야 되는데 제가 너무 시간을 오래 잡아먹은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작가님이랑 대화해서 즐거웠습니다. 그러면 언제든 궁금한 게 있으면 연락 주세요. 커피톡이나 전화 모두 괜찮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조심히 가세요.”
“쉬세요!”
정훈은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고 곧바로 기차에 탑승했다. 휴대폰으로 예매한 좌석을 찾아 자리에 탑승했고, 그의 얼굴에 뿌듯한 미소가 지어졌다.
‘오늘도 나이스.’
나름대로 긴 시간을 투자해서 지방까지 내려왔지만, 작가와 친분도 많이 쌓았고, 초보 작가와의 계약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조승훈 팀장에게 계약을 성공했다는 문자를 보내자, 그는 ‘굿’이라는 한 글자와 따봉 이모티콘을 보내 주었다.
때가 되어 기차는 역을 떠나 서울로 향했고, 정훈은 시트에 기대어 부족한 잠을 청했다.
***
며칠 뒤, 진솔에게 문자가 왔다.
[생각해 봤는데, 그때 김 대리님이 말씀하신 대로 제목을 바꾸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것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표지도 김 대리님이 말씀하신 그 사진을 참고해서 제 나름대로 변형했어요. 일러스트레이터님 연결시켜 주시면 바로 작업 들어가도 될 것 같아요!] [사진]사진은 그녀가 생각한 표지의 기본적인 도안이었다. 그림이 서툰 걸 보면 진솔이 직접 그린 게 틀림없었다.
‘잘됐다. 그림은… 귀엽네.’
이 정도면 진솔이 정훈을 매우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훈은 친절하게 답장을 하며 김성태 일러스트레이터를 연결시켜 주었다.
아무래도 그녀가 그려 준 도안이 근육질의 터프한 신인 걸 보면 거친 면을 잘 그려 내는 김성태 일러스트레이터와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훈은 성태를 부를까 고민하다가 몸이 찌뿌듯하기도 했기에 직접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작업실로 들어갔다.
“흐어어어엉. 내가 왜 이래야 되냐고!”
문을 열자마자 들려오는 곡소리는 안 좋은 예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나름대로 대리까지 단 입장에서 모른 체하고 나갈 수는 없었다.
“무슨 일이에요?”
그제야 임수란과 그녀를 달래던 사람들이 정훈을 발견하고 일제히 시선을 집중했다. 임수란은 눈물을 닦아 내려고 했지만,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울음은 멈추지 않았다.
“으아아아아앙. 김 대리님!”
임수란의 울음소리가 더 서럽게 변해 가는 걸 보고 정훈과 제일 친한 이진형이 정훈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정훈은 임수란에게 다가가 조용히 어깨를 토닥였다. 김 대리의 손길이 느껴지자,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감싸며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려 댔다.
김 대리는 곁눈질로 이진형을 보며 ‘왜?’라는 입 모양을 하자, ‘표지’라고 입을 뻥긋거렸다.
‘표지 문제로 작가랑 싸웠구나.’
일러스트레이터와 작가의 의견 충돌이 생기는 경우는 자주 있다. 그럴 경우에는 거의 작가가 갑, 디자이너가 을의 입장이 된다.
마음에 안 든다고 수십 번이나 퇴짜를 놓는 작가부터 폭언을 하는 작가까지 아주 다양하다.
한참을 서럽게 울어 댄 임수란은 서서히 눈물을 그쳐 갔다. 정훈은 그녀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그러나 수란은 말없이 울먹이는 표정으로 김 대리를 올려다보았다. 아무래도 다시 울 것만 같았다.
“여기서 이야기하기 힘들면 나가서 할까요?”
김 대리는 고개를 끄덕이는 수란을 데리고 휴게실로 들어가려 했지만, 다른 직원도 몇몇 있기에 그녀가 불편해할 것 같아 근처 카페로 데리고 나왔다.
“후우.”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나서야 조금 진정되는 듯, 수란은 천천히 숨을 몰아쉬었다.
“무슨 문제예요?”
“표지가 마음에 안 든다고 그러셔서….”
“어떤 작가님이요?”
“마몬 작가님이요.”
“마몬이요?”
딱 들었을 때 알지 못하는 걸 보면 그렇게 잘나가는 작가는 아니다. 정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머릿속을 되짚었다.
‘마몬. 마몬. 마몬….’
순간, 머릿속에 그의 작품 하나가 스쳐 지나가며 그에 대한 정보가 떠올랐다.
“아, 『재능 없이 회귀한 황제는 재벌이 되었다』 작품 쓰신 작가분이죠?”
“네. 그 작품 표지 그리고 있어요.”
“한준호 대리님이 담당하는 작가분일 거예요. 대체 수란 씨한테 뭐라고 한 거예요?”
“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