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272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271화
쿠르르릉-.
우르르릉-.
동굴의 돌벽을 타고서 전해지는 진동, 그리고 소리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냐…….”
드레이거들을 이끄는 엘더, 멘데이크는 그 소리와 진동에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크, 큰일 났습니다! 엘더!”
좁은 동굴 입구 너머에서 기어 나온 부하 드레이거가 외쳤다.
몸에 두른 드래곤의 살점과 비늘도 처참하게 모두 뜯겨, 앙상한 원래의 근손실난 몸이 드러나 있었다.
그 몸도 스카라브 들에게 온갖 곳이 물어뜯겨서 주황색 영액을 흘리고 있었다.
“놈들이…… 오크가 이끄는 놈들이, 우리들이 조종하던 스카라브 들을……! 여왕을……!”
“KAAAA!!”
촤아악!
멘데이크는 드래곤의 것을 가공한 손톱을 세운 손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보고를 전한 부하의 목을 날려버렸다.
츄르르륵!
기괴하게 늘어난 팔이 다시 줄어들었다.
“KRRR…… 이 멍청한 놈들……!”
결국 부하들의 실책은 곧 자신의 실책임에도, 멘데이크는 애꿎은 부하만 죽여버렸다.
실로 책임감 없는 악덕 상사의 전형이었다.
아마 로헨이 봤다면 ‘역시 근손실 난 녀석이 할 짓이로군’이라고 비웃었으리라.
“놈들이…… 스카라브들을……? 그 놈들과…… 그 하찮은 벌레들이…… 손이라도 잡았나……?”
그러며 일어난 멘데이크는 클클 기분 나쁜 웃음을 흘렸다.
“그까짓 벌레 놈들을 꾀었다고…… 기고만장 해져봐라…… 어차피 네놈들은…….”
캉! 카앙! 캉!
쿠르르르륵!
슈르르! 슈슈슈슉!
그러며 멘데이커는 자신의 뒤쪽,
봉인되었던 드래곤-이었던 것들과 마석을 채굴하는 채굴지를 돌아보았다.
자신들이 노예로 부리는 퀴클롭스들, 마족을 비롯한 다른 종족들이 마도기기와 뒤섞여 일하는 그 현장.
“어차피 이제…… 드래곤은 모두 이곳에서 발굴해 냈다…… 그렇다면…….”
멘데이커의 녹색 눈동자가 비릿하게 움직이며 채굴지에 쌓여있는 마석 덩어리들을 보았다.
“여기도…… 이제 더는 그냥 둘 필요는 없겠지…….”
그의 부하 드레이거들은 그가 생각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긴장에 마른침을 삼켰다.
*
“와우.”
“엄청 크네요.”
“마르두크 께서 만드신 세상은 넓고도 크군요. 이런 신기한 생물들이 아직도 많다니.”
스카라브 여왕을 본 크루원들은 처음 보는 그 위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들 혐오보다는 신기함과 경외감을 느꼈지만,
“으으으…… 벌레, 엄청 큰 벌레…….”
“으, 우오오…… 안 돼, 참아야 한다…… 하지만, 하지만! 광산을 망치는 저 지하벌레들은 박멸해야……끄으윽 안 돼! 크루원이니까 참아야 한다!”
유독 벌레가 싫은 세일럼과, 지하의 벌레와 생존 경쟁을 벌여야 했던 드워프 들은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싫어했다.
“아무튼 스카라브들은 앞으로 로헨 머슬 크루원으로 우리의 동료로 함께할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우리 로헨 머슬 크루에 들어온 지성체들과 다른 점이 큰 것은 안다.”
“다른 점이 큰 게 아니라 그냥 종족 자체가 다르거든요…….”
“그거 종족 차별적 발언일세!”
“하여간 자기 종족 중심주의자인 인간들이란!”
“귀쟁이들이 할 말은 아니지?!”
“뭐래 유산소 조빱이!”
나는 서로 훌륭하게 종족 드립을 칠 정도로 친밀해진 크루원들을 흐뭇하게 보았다.
“어려움이 많은 건 알지만 뭐 의사소통에 그렇게 큰 문제는 없을 거다. 다들 잘 지내도록.”
“그건 그렇고 이 스카라브 들도 단백질 먹습니까?”
“스카라브들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보다 보니 조금 귀여워 보이는데?”
“오오, 보충제 잘 먹는다 먹어.”
저마다 스카라브들을 보고 쑥덕거리거나, 반려동물이라도 된 듯 대하고 있을 때,
“퀴클롭스들! 지금 도착했습니다!”
하삼이 당당한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
잠시 동굴 입구 쪽으로 돌아갔던 하삼은 그동안 충분한 영양보충과 주 40시간의 휴식이 있는 삶을 살던 퀴크롭스들을 보았다.
“로헨 트레이너에게 인사!”
라잇 웨잇-!!
“오호.”
“이야, 빨리도 복구되었네.”
“나름 근성장 했는데?”
그들은 크루원들도 감탄할 정도로 근성장을 이루었다.
물론 우리 크루원들 만은 못 하지만, 불과 며칠 만에 이룬 근성장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저희 퀴클롭스들은!”
“은인인 로헨 머슬 크루를 위해 근육으로 돕겠습니다!”
“바위 부수기! 광석 채굴! 마석 채굴! 각종 잡무! 얼마든지 시켜주십시오!”
“너무 푹 쉬어서 온몸에 좀이 쑤십니다!”
아니 이 녀석들 대체 얼마나 뼛속까지 워커홀릭인 거야?
그거 조금 쉬었다고 저렇게 근육이 복구하고 성장했는데, 이젠 일을 못 해서 더 하고 싶다 안달 난 모습이라니.
이런 녀석들 때문에 매년 법정 근무시간이 늘어나기만 하는 거란 말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필요한 인재들이긴 하군.’
“좋다! 너희도 근성장을 위한 여정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오오오-!
“근성장을 가로막는 것은 너희를 노예처럼 부리던 흑마련과 드레이거 들이다! 이제 그들에게 복수할 시간이다!”
오오오오-!!
“나를 따르라! 그러면 너희를 단백질과 성장호르몬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할 것이니!”
라잇 웨잇-!!!
“우리는 노예가 되지 않는다!”
되지 않는다!!
“단백질과 근육의 주인이 될 것이다!”
될 것이다!
오랜만에 자신과 잘 맞는 종족의 등장에 로헨이 신난 모습을 크루원들은 가늘게 뜬 눈으로 지켜보았다.
“거 팔 네 개 달린 오크들하고 죽이 잘 맞네그래.”
“원래 압제자에 억압받던 자들에게 더 각별했으니까요, 트레이너는.”
“그보다 저 퀴클롭스들 근육이 붙으면서 왠지 엄청나게 지능이 올라가지 않았어?”
“뭐 우리도 다들 겪어본 일이잖아요?”
하는 말마다 모두 자기들도 겪어본 일이라 무슨 얘기를 해도 제 살 깎아 먹기가 된 지라,
크루원들은 언제나 그렇듯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다들 채굴을 위한 도구는 챙겨왔나!”
예-엣-!!
그러며 퀴클롭스는 네 개의 팔에 드워프 들이 갓 만들어낸 광 나는 곡괭이와 망치를 들었다.
“자아, 그럼! 이 동굴을 돌파한다!”
라잇 웨잇!
두두두두!
로헨의 지휘에 퀴클롭스들은 곧바로 동굴을 달려나갔다.
“스카라브 회원님들이여! 선두에서 우리를 위해 길을 뚫어주어라!”
쿠르르르르-!
나의 말에 이어 여왕이 소리를 내었다.
“우오옷?!”
“벌레들! 우리보다 앞서 간다!”
다각다각다각다각!
쿠르르르르!
그러자 동굴의 바닥, 벽을 타고서 스카라브들이 퀴클롭스들 조차 앞서가며 드레이거들이 폭파해서 막아버린 곳으로 나아갔다.
콰득! 콰드득! 와직, 콰득!
그리고 스카라브들은 강력한 턱으로 바위를 부수고, 부서진 파편을 뒤로 옮기며 엄청난 속도로 굴을 파나갔다.
“우리도 벌레들에 질 수 없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벌레들이 뺏어가지 마라!”
“라잇 웨잇-!!”
콰아앙!
그리고 조금 늦게 퀴클롭스들이 들이닥쳐서 곡괭이와 망치,
그리고 드워프 특제 착암기를 가지고 돌벽을 부숴대기 시작했다.
콰드드드득! 콰콰콰쾅!
콰직! 콰쾅! 으지직!
되찾은 근육의 힘을 발휘하는 퀴클롭스들의 굴착은 오히려 스카라브들 보다 몇 배는 더 빨랐다.
“호오, 대단하군.”
“굉장하네요.”
그 엄청난 기세는 지켜보던 로헨 머슬 크루들도 감탄할 정도였다.
“오호, 돌을 부수는 방법을 잘 알고 있군.”
“돌이 쪼개지는 성질을 잘 이해하며 효율적으로 박살 내고 있군요.”
“그러니 저 스카라브 들보다 더 빠르게 바위를 부숴 나가는군.”
“제법인데?”
채굴, 굴착에 일가견이 있는 드워프 들에겐 그들의 굴착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보이는듯했다.
어찌나 그 기세가 대단한지, 스카라브들 조차도 어떻게 끼어들 생각을 못 했다.
“크으으 못 참겠군!”
“이런 걸 보고도 참으면 바위산의 자손들이 아니지!”
“우리도 가세!”
라잇 웨잇-!!
그 기세에 피가 끓어오른다는 듯 드워프들도 각자의 곡괭이와 망치, 착암기를 가지고 덤벼들었다.
콰드드드득!
쿠쿠쿠쿠!
콰쾅! 콰앙!
드워프들 까지 합세하여 굴착을 해대자 거의 사람이 걸어가는 속도로까지 통로가 개척되기 시작했다.
“스카라브 동포들이여, 그대들은 저 돌과 통로 강화를 맡아다오!”
키릭키릭키릭키릭!
내 말을 알아들은 스카라브들이 턱을 부딪치며 소리를 냈다.
사사사삭!
그러자 스카라브 들은 빠르게 채굴의 결과로 나온 돌무더기들을 옮긴 뒤,
콰삭! 콰스슥!
턱으로 부숴서 잘개 다졌다.
단순히 그걸 뒤쪽으로 옮기지 않고, 잘게 부순 뒤,
츄르르륵!
“으익! 징그러!”
“벌레 냄새!”
입에서 끈적한 타액을 흘려내더니, 앞발로 그것을 잘게 부순 돌 부스러기들과 섞었다.
사사사삭!
철퍽! 촤악!
그렇게 만든 돌반죽을 입으로 물은 뒤 바위를 부숴서 새로 생긴 벽이나 바닥에 마치 시멘트 반죽처럼 발랐다.
“오호, 이 공법은!”
“이러면 붕괴 위험을 방지할 수 있겠군!”
“이게 바로 그 구조물들을 만든 기술인가.”
그렇게 벌레들과 채굴 전문인 드워프와 퀴클롭스들의 완벽한 호흡의 콤비네이션의 결과,
콰르르륵 쿠우웅!
드레이거들이 마석을 폭발시켜서 무너뜨린 동굴이 순식간에 개척되었다.
“좋아, 이대로 전진! 또 전진한다!”
쿠르르르르!!
카르르르!!
그 순간, 여왕이 낸 신호에 스카라브 들이 반응했다.
“음?”
사사사삭!!
두두두두!!
스카라브들이 뭐라 소리를 내더니, 자기들이 먼저 뚫린 통로 너머로 먼저 나오기 시작했다.
[이곳은 적들이 온갖 나쁜 것들을 숨겨놓았다. 너희가 가면 위험하다. 우리가 맡겠다.]“뭐? 어어, 잠깐-.”
콰아앙!!
스카라브 들이 진입하자마자 강력한 마나석 폭발이 일어났다.
그 폭발에 휘말려 몇 마리의 스카라브 들이 절명했지만, 그럼에도 스카라브들은 멈추지 않았다.
퓨퓨퓨퓩! 콰드드득!
콰앙! 콰직!
우드드득! 콰아앙!
“으, 음…….”
폭탄이 터져서 박살 나고, 화살이 날아들어서 꿰뚫리고, 함정에 빠져서 깨져 체액을 흘려도.
동족들이 아무리 죽어 나가도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이거…….”
“괘, 괜찮은 건가요? 말려야 하지 않나요?”
“말리죠, 트랩이 작동되도록 유도만 한다면 우리 마법사들이 막을 수 있어요.”
“여왕, 너의 무리들을 멈춰라. 이렇게까지 희생을 무릎 쓸 필요는-.”
[우리 군체들은 하나가 곧 전체이며, 전체가 곧 하나. 이것은 필요한 희생이다.]여왕의 전령은 그렇게 말했다.
[이것을 희생이라고도 생각하지 마라. 우리는 군체로서 하나이니, 그대들의 손톱이 깨지고 발톱이 깎여나가는 것과 같다.]“하지만…….”
[살덩이들의 생각으로 우리를 파악하지 말아라. 우리는 우리 군체와, 협력하는 그대들의 승리를 위해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을 선택한 것이니.]확실히, 군체를 이룬 곤충의 사고방식과 우리의 사고방식은 다른 것이리라.
그걸 알고 있지만!
“하지만 덕분에 엄청나게 빠르게 통로가 개척되고 있어요.”
“우리가 해오던 방식으로는 이룰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더라도 아군이 근손실이 나는 걸 보는 기분은, 편하지 않군.”
퍼어엉!
또 다른 스카라브 들이 폭발에 휘말려 터져나가는 걸 보며, 나는 씁쓸하게 말했다.
“……그대들의 희생에 감사한다. 나는, 한 가지는 약속할 수 있다.”
전령인 황금색의 뿔이 난 스카라브를 보며 말했다.
“그대들의 복수는, 확실하게 적의 근손실로 갚아줄 것이다.”
*
콰콰아앙!!
드레이거가 설치한 각종 함정들을 스카라브의 인해전술로 밀어붙이고,
무너진 동굴은 퀴클롭스와 드워프 들의 채굴로 뚫고 거침없이 나아간 결과,
“여긴?”
갑자기 크게 넓어진 공간으로 들어왔다.
각종 마도기기, 마도괴수들, 그리고 노예로 부려지고 있는 퀴클롭스 들과 마족들.
땅에서 채굴해내 쌓여있는 마석, 그리고 아마도-.
“윽……!”
드래곤 들의 것으로 보이는 분해된 살점과 비늘, 그리고 뼈와 이빨, 뿔들.
그것을 본 카페리아는 토할 것만 같은 표정을 지었다.
역겨움을 느끼는 것은 그곳에 도착한 모든 크루원들도 마찬가지였다.
KRYYYY-!!
KIAAAA!!
하지만 그 역겨움을 미처 토해내기도 전,
사방에서 드레이거들이 몰려왔다.
“전투 준비!!”
처어억!
좀 전까지 선두에서 채굴하던 드워프 들이 전열을 이루어 나섰다.
좀 전까지 돌을 부수고 깎아내던 곡괭이와 해머는 적을 부수는 무기로,
낙석을 막는 등 다용도로 쓰이던 철판은 방패로 변해서, 적의 공격을 막는 강철의 벽이 되었다.
“퀴클롭스 동지들은 우리 뒤로 오게나!”
“적의 근손실 난 이빨 따위, 우리에게 듣지 않을 것이니!”
“라잇 웨잇-!!”
KAAAA-!!
파캉! 카앙! 콰직!
그 말대로, 속도와 날카로움만을 장기로 하던 드레이거 들의 공격은,
아무리 드래곤의 것을 사용한다 한들,
튼튼한 드워프 들의 로니움 갑옷과 방패, 그리고 근육의 방벽을 뚫지 못했다.
“꾸워어어!”
“우리는 노예가 되지 않는다!”
“복수다!!”
콰앙! 콰직, 으직!
KYAAAA!!
그 너머에서 네 개의 팔로 휘두르는 곡괭이와 망치들이 드레이거 들의 대가리를 부숴댔다.
“좋군.”
“이거 우리가 나설 필요까지도 없겠는데요.”
“여기서 맨손 스쿼트 티배깅이나 할까요?”
그들의 뒤에 서 있던 로헨을 비롯한 크루원 들은 여유를 부릴 정도였다.
하지만-.
“KRRRR…… 그래, 멋대로 즐겨라…….”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멘데이크는 낄낄거리면서, 그의 손에 있던 마도기기 스위치를 들었다.
“이곳에 네놈들이 자랑하는 근육과 함께…… 무덤이 되어라……!”
꾹!
그러자, 마석 더미에 설치되어 있던 마도기기에 불이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