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70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69화
“오는 길에 몇 마리 잡았다.”
로헨은 아이른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렇게 말하며 성큼성큼 대장간 안으로 들어왔다.
“어디다 두면 되지?”
“저, 저쪽에 두면 되는데…….”
아이른은 어색하게 대장간의 다용도실을 가리켰다.
“아직 지난번에 준 염장 고기나 소시지들도 잔뜩 남아 있는데…….”
“그것들은 보존식이다. 보존식은 두고두고 먹는 거고, 이건 신선육이지.”
터억!
대장간 다용도실의 깨끗한 탁자 위에 잡은 멧돼지 두 마리를 올려놨다.
“이 신선육을 우선적으로 많이 먹어두어라. 대장간 또한 근육을 이용하는 사용하는 무산소 운동이니 단백질을 마구마구 섭취해야 하는 것이다.”
“단백…… 뭐?”
“고기 많이 먹으라는 뜻이다.”
그렇게 말하지만 아이른은 조금 떨떠름한 표정이었다.
“……지금도 충분히 많이 먹고 있는데. 애초에 고기를 이렇게 많이 먹어 본 적은…….”
고기 많이 준다고 불만인 건 몇 번을 겪어도 익숙해지질 않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 세계, 특히 이 ‘제국’이라는 곳의 사람들은 마르두크 교단이란 종교 때문에 고기를 먹는 것을 터부시 하고 있다.
젊은 녀석들이야 고기 맛을 한 번 보면 큰 부담감 없이 금방 맛 들여서 환장하지만, 역시 나이가 좀 들은 사람들은 거부감을 쉽게 떨치지 못하는 것 같다.
“뭐, 먹을 걸 게속 갖다 주는 거야 고맙네만…….”
“영감도 먹기 쉽도록 조리법을 바꿔주지.”
그래서 가급적 고기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조리법을 여러 가지로 하고 있다.
나도 닭가슴살 매일매일 먹다가 주화입마에 걸려버리는 녀석들 구제해주느라 수상할 정도로 고기 요리에 진심인 남자가 되었지.
“영감이라니! 내 나이 아직 30대 후반! 청년이라고!”
진짜냐, 40대는 넘은 줄 알았는데? 댁이 무슨 우리 부대 부사관님이야?
하긴 뭐 이렇게 뜨거운 열기와 쇠와 씨름하니 이렇게 삭을 수밖에 없겠지.
“자네도 어차피 나와 동년배이지 않는가!”
“아니, 난 13살인데…….”
“…….”
‘아직 젊은 것이 딱하게도…….’라는 눈빛으로 날 쳐다보지 마라…….
“아,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완성되었나? 내가 주문한 그것들!”
“아, 물론 완성되었다 로헨!”
한창 모루에서 뭔가를 뚱땅거리고 있던 카카가 끼어들었다.
“저쪽에 있다!”
그러며 카카는 대장간의 구석을 가리켰다.
“흠.”
언뜻 보기엔 왠 쇠파이프와 쇠로 보강된 나무 등등의 잡동사니 덩어리로 보이지만, 내 눈에는 보인다.
이것들이 합쳐지면 나올, 보강되고 더욱 강한 구조가 된 웨이트 머신들이!
“원하던 대로 잘 마른 튼튼한 주목과 강철로 보강된 걸세. 원래 검으로 만들 강철봉까지 동원했지.”
“좋군.”
“이걸 이제 가져가서 아지트에다 조립만 하면 된다. 그건 내가 하지.”
“좋아, 그럼 가져가자.”
“저희가 도와드리죠.”
그러자 대장간에서 일하던 다섯 명의 다른 사람들이 나섰다.
모두 내가 대장간에 꽂아준 그럭저럭 체력이 괜찮은 녀석들이지.
“아니, 그럴 필요는 없다. 카카?”
“물론! 잘 포장해 놨다!”
잘 보니 머신의 부품 중 가장 무거운 부품을 중심으로 잡다한 부품이 균형 있게 잘 포장되었다.
역시 카카. 내가 원하는 바를 아주 잘 알고 있군.
“좋아, 라잇 웨잇!”
콰악!
잘 균형 잡혀서 포장된 그것을 어깨에 짊어지고 한 번에 들어올렸다.
“오오오.”
“역시 로헨이다. 엄청난 힘이야!”
“우린 셋이서 달려들어도 전혀 들지 못했는데!”
인간 다섯 명도, 그리고 아이른은 모두 감탄을 터뜨렸다.
“흠, 무게만으로도 상당히 단단하게 만들어졌다는 걸 체감할 수 있군.”
쿵!
다시 내려놓자 순간 대장간이 떨릴 정도였다.
“정말로 대단하군. 자네라면 모루가 닳아버릴 때까지 단조를 하는 것도 가능하겠어.”
“대장간에 힘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해 주겠다!”
망치질, 아주 좋은 상완근 단련이 되겠군. 가끔가다 루틴 환기용으로 해 볼 가치가 있겠는데?
“아니, 아직은 내가 현역일세. 게다가 자네가 치료를 해 준 덕에 훨씬 일이 빨라졌어!”
대장간 일이 바쁜고로 아이른은 이틀에 한 번 아지트에 찾아와 필라테스와 최적화된 웨이트 PT를 받고 있다.
그것도 금방 그의 몸에 변화를 안겨다 준다.
캉! 캉!
마치 그것을 과시하듯 아이른은 망치질 단조를 해 보였다. 붉은 불똥이 펑펑 튀어나가며 굽어졌던 쇠가 몇 번의 망치질만으로 평평하게 펼쳐졌다.
‘확실히 망치를 내려치는 힘이 강해졌다. 하체가 불안했던 게 사라지고 자세도 바르게 된 덕분이야.’
“이젠 허리도 거의 아프지 않으니 작업량은 두 배에, 시간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네! 무려 네 배의 효율이 생긴 거지! 자네에게 정말 큰 도움을 받았네! 게다가.”
그러며 아이른은 풀무질, 재료인 나무를 가공하거나 숯을 옮기는 등의 힘이 필요한 잡무를 하는 다섯 남자들을 보았다.
“자네가 준 저 녀석들, 체력과 힘 하나만큼은 정말 좋더군. 큰 도움이 돼.”
“도움이 될 만한 인원으로 선발해 보냈으니까. 그래도 도움이 된다니 다행이다.”
“하지만 놀라운 건, 카카다.”
아이른은 미리 따로 챙겨둔 못 등의 작은 부속들과 도구들을 챙기고 있는 카카를 보며 말한다.
“저 녀석이 힘이 좋을 거라는 건 알았지만, 놀라운 건 그 힘이 아니야. 저 녀석은 뭐랄까…….”
“뭐랄까?”
“마치 대장장이가 되기 위해 태어난 녀석 같아.”
흐음, 나름 장인이라 자부하는 대장장이의 입에서 그 정도의 말이 나올 줄은 솔직히 예상 못했다.
“그 정도인가?”
“그 정도다. 단순히 힘으로 힘쓰는 걸 잘하는 정도면 이 짧은 시간에 단조까지 시키지 않았을 거다. 저 녀석은 이미 각종 기구를 만드는 것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각종 복잡한 기계장치에 대한 이해. 도르레에 대한 이해. 하중과 이를 분산하는 법 등…… 내가 이 이상 가르칠 만한 게 거의 없을 정도야.”
흠, 내가 키워온 녀석에 대한 칭찬을 듣는 게 썩 나쁜 기분은 아니로군.
“거기다, 저 녀석은 철에 대해 본능적인 초감각을 가지고 있어. 이봐, 카카!”
“네잇! 스승!”
카카는 어느샌가 그를 스승으로 부르고 있었다. 가르쳐주지 않아도 순식간에 배워 버리는군.
“이 두 강판 중 어느 게 불량품인지 맞춰봐. 소리로만.”
“알겠습니다.”
그러더니 카카는 두 개의 칼날 모양으로 잘려진 강판을 서로 맞부딪쳤다.
카앙!
쇳소리와 함께 웅웅거리는 두 강판.
‘내 감각이 극대화된 오크-이어로도 그냥 웅웅거리는 소리로 들릴 뿐 뭔가 특별히 차이가 나게 들리지는 않는데…….’
그렇게 지켜보지만 카카는 잠시 귀를 들이대며 소리를 듣더니.
“이 강판은 크랙이 나 있다! 못쓸 거다 스승!”
“음. 한번 보지.”
그러며 아이른은 카카가 지목한 강판을 모루에 올리고 망치로 내리쳤다.
빠가악!
그러자 강판은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그대로 깨져 산산조각 났다.
“이렇게 제대로 담금질 처리가 되지 않은 건 쉽게 깨져버리지. 잘 구분했다.”
그러며 이번엔 다른 쪽 강판을 내리쳤다.
카아앙!
이번엔 꽤 청아한 소리와 함께 약간 구부러졌을 뿐이다.
“저쪽이 소리가 탁하다. 이젠 확실히 구분할 수 있겠다.”
“굉장하네 카카.”
“모두 아이른 스승이 가르쳐준 덕분이다!”
카카가 마치 선생님에게 구구단이라도 배운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며 말하자 아이른도 슬며시 미소가 스쳐지나갔다.
“타고난 천부적 감각이 있어. 가르쳐주는 대로 마치 해면이 물을 흡수하듯이 빨아들이고 있다. 솔직히 봄이 지나기도 전에 내가 가르칠 수 있는 건 모두 가르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말하는 아이른은 다소 복잡한 표정이었다.
마치 이걸 순수하게 기뻐해야하나, 라고 고민하는 듯이.
그야 그럴 것이, 얼마 전까지 인간과 적대한 종족인 오크에게 인간의 고급 지식을 알려준 것이니까.
그것이 곧 오크를 성장시켜, 인간에게 위협으로 돌아올지도 모르니까. 그 우려는 이해할만 하다.
‘하지만…… 이미 표정에서 다 나온다.’
“스승! 여기 있는 도구들도 챙겨갑니다!”
“그래, 제대로 돌려놓기나 해라.”
다시 쓸 공구를 정성스럽게 가죽가방 안에 정리하고 있는 카카를 본 아이른의 표정은.
자기도 모르게 흐뭇하게 웃고 있어서, 진짜 아끼는 제자로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저러면 남이 말리더라도 본인은 제자에게 모든 걸 다 가르쳐주고 싶어서 미치지. 응. 나도 그랬거든.
그 녀석이 체육관에서 동물의 왕국을 찍기 전까지는. 빌어먹을 놈. 결국 스테로이드 왕창 맞고 팔룸보이즈 제대로 왔더라. 고자나 돼 버리라지
“자, 그럼 슬슬 이동하자.”
철커엉!
나는 한데 뭉쳐놓은 짐을 어깨에 짊어 메고, 카카와 함께 떠날 준비를 했다.
“앞으로도 많은 의뢰를 할 거다. 더 많은 병장기를 만들어야 할 거다. 아, 그리고 나도 만들어줬으면 하는 것들도 있고.”
“몇 명이 쓸 수 있는 병장기를 원하는가?”
“적어도 지금 기사단과 경비단의 숫자의 두 배 정도는 더 필요할 거다.”
“으음…….”
그 말에 에이른은 순간 고민이 어린 표정이 되었다.
“지금의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아. 내 상태도 좋고 말이야.”
역시, 장인의 자신감이 깃든 장담이다.
“하지만 그 정도 양의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숯이나 철광석이 더 많이 필요로 하는데. 고로도 하나 정도 더 증설해야 하고.”
“이미 모두 예상한 바다. 그래서 시장과 담판을 지어 놨다.”
“음? 게인츠 시장과 말인가?”
“그래. 어차피 이번 흑마련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라면 그 정도 무기를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기구들이 더 필요로 하다. 그렇지 않으면 뒤가 없으니 어떻게든 그에 필요한 재료를 구해 달라 요청했고, 그러겠다고 확답을 받았다.”
“흐음……그렇다면 다행이로군.”
“그렇게 되면 내가 책임지고 여기까지 옮기도록 하겠다. 그러니 걱정 말고 카카를 비롯한 일손을 충원하고 교육하는 데 집중해 줘라.”
“알겠네 로헨. 그럼.”
“출장 다녀오겠다!”
나는 등짐을 고쳐 들고 카카와 함께 대장간을 떠났다.
*
끼릭끼릭
탕! 탕!
콰악!
“좋아, 완성됐다!”
카카가 본격적으로 손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새로운 웨이트 머신이 아지트의 마당에 만들어졌다.
하나는 더 강한 무게를 견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게 추를 일종의 절굿공이로 쓸 수 있게 설계한 방앗간 겸 랫풀 다운 머신.
그리고 하나는 더 강한 무게를 견디도록 튼튼하게 보강한 레그프레스 머신.
“이쪽도 보강작업 하면 금방 쓸 만해질 거다.”
기존에 쓰고 있던 머신들도 조금만 보강 작업을 펼치면 더 쓸 수 있다니 이거라면 머신이 너무 적어서 생긴 머신난이 좀 줄어들겠군.
“좋아, 그럼 한번 해 보지. 무게 추를 올려라!”
“오우!”
내 말에 오크 사총사가 일제히 원판을 있는 대로 다 가져와서 렛풀다운 머신에 연결시켰다.
“튼튼한 금속 줄을 무려 세 줄로 만들어졌다! 버틸 수 있을거다!”
부디 그러길 바라지. 나는 그러며 계속해서 기하급수적으로 무게가 늘어나는 원판지지대를 보았다.
‘이미 이거로 200kg이다.’
과연 여기서 더 무게를 버틸 수 있을까?
“푸크! 이리 와라!”
“오우!”
“으음?”
카카는 자신이 넘치는 목소리로 푸크를 불렀다.
“자, 푸크 여기 와서 이걸 밟고 서서 쇠줄을 잡아라!”
“잡고 서면 되나?”
“그래!”
“이거…… 안 부서지냐?”
“절대로 안 부서진다!”
카카의 절대적인 자신에도 푸크는 주저하고 있었다.
당연히 지난번 머신이 부서지는 걸 봤는데 주저할 만하지. 하지만.
“푸크, 괜찮다. 카카를 믿어라.”
“로헨…….”
“믿고 올라서라!”
“아, 알았다!”
내 말에 푸크는 그제야 원판 받침 위에 섰다.
뿌득!
순간 뿌득거리는 소리가 났지만 머신도, 원판 받침도. 세 가닥 쇠줄도 아직 버틴다.
“좋아, 이제 당겨봐라 로헨!”
“오우!”
콰악!
“으음!”
랫풀다운 바에서부터 느껴지는 이 무게감! 엄청나다!
그래, 지금까지 채워지지 않는 이 무게감!
푸크의 대략적인 몸무게를 생각하면 350kg에 육박하는 무게다!
“우오오! 라잇웨이잇!”
[최고 기록 부하 갱신 중] [근육에 자극이 오고 있습니다.]뿌드드득!
근육 조작은 필요 없이, 오직 순수한 힘으로 랫풀다운을 실시한다!
“베이베!”
콰아악!
철컹!
“우와악!”
푸크가 놀라는 목소리와 함께, 그와 원판이 동시에 지면 위로 들려갔다.
콰악!
랫풀다운바가 굽어졌지만 꺾이지도, 부러지지도 않는다.
뿌드득!
비록 소리를 낼지언정 머신도 부러지지 않는다!
“와우-!”
흥분과 함께 한 번 더 잡아 내린다!
콰악!
[최고 기록 부하 갱신 성공] [근육의 부하가 가해지기 시작합니다] [근섬유 파열 확인] [최대 근력 증가 시작] [최대 순발력 증가 시작] [호르몬 부스트 효과로 근섬유 회복이 시작됩니다] [근 성장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