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lasted Reincarnated Life RAW novel - Chapter 294
〈 빌어먹을 환생 295화 〉 라이자키아
세계수가 있는 엘프의 영지까지 들어갈 필요는 없었다. 근처까지 온 것만으로도 ‘문’은 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왕 여기까지 온 거, 아예 세계수도 보고 세냐 님도 한번 만나뵙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멜키스는 세계수와 엘프의 영지를 눈으로 직접 보지 못하는 것에 굉장히 아쉬워했지만, 유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만날 만한 상태도 아니거니와, 세냐 님도 바라지 않으실 겁니다.”
가슴에 뚫린 구멍에 대해서 설명할 말도 난감했다.
사실 가장 큰 이유는, 괜히 세냐를 봤다가 저번처럼 눈물이 멋대로 흘러 버리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환생한 몸뚱이는 얼굴 잘생기고 몸 건강하고 다 좋은데, 가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눈물이 줄줄 흐르는 기괴한 장애가 있었다.
[그건 장애가 아니라, 유진 님이 원래 눈물이 많은 것이 아닐까요.]‘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 내가 눈물이 많다고? 나는 전생에도 울어본 적이 손에 꼽히는 사람이야.’
[정말로 손에 꼽히는 것이 맞나요? 아무리 적게 잡아도 손가락에 발가락까지는 더해야 하지 않을까요.]‘네가 뭘 알아?’
[이상하네요, 저번에도 이런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저는 유진 님에 대해 굉장히 많은 것을 알고 있죠. 유진 님이 겉으로는 사납고 재수 없게 구시지만, 사실은 의외로 마음이 참 여리고 착하시다는 점을 알아요.]“닥쳐.”
자신도 모르게 내뱉어 버린 말. 여기까지 왔으니 세계수는 한번 눈으로 봐두어야 하지 않을까, 라고 말하려던 멜키스가 입술을 헤 벌리고서 유진을 쳐다보았다.
“그…… 유진아. 아무리 그래도 내가 너보다 한참 누나인데, 닥치라는 말은 너무하지 않니?”
“멜키스 님한테 한 말 아닙니다.”
유진은 그렇게 대꾸했지만 멜키스는 믿는 얼굴이 아니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유진에게 바짝 몸을 들이밀었다.
“정말 그래? 동생, 정말로 이 누나한테 닥치라는 말을 한 적 없어? 상상 정도는 하지 않았을까?”
“상상이야 많이 했죠. 그리고 지금 그 상상이 막 입 밖으로 나오려고 하네요.”
“그렇지! 사실상 동생은 나한테 닥치라고 말한 것과 다름없으니, 이 누나가 우울해해도 되는 거지? 그리고 이 누나의 우울함을 풀기 위해 세계수를 한번 보여주면 좋지 않을까…….”
“자꾸 헛소리하지 마세요. 계속 그러시면 다음에 안 데려올 겁니다.”
유진이 눈을 흘기며 말하자, 멜키스의 입이 떡 벌어졌다. 그녀는 유진의 어깨를 잡더니 제자리에서 폴짝거리며 뛰었다.
“동생! 그 말은, 다음에 나를 무조건 세계수에 데려와 준다는 말이지?!”
“아 예…… 뭐, 그 정도야……. 멜키스 님이 이번에 절 도와주신 것도 있고…….”
“그치! 그렇지?! 그게 당연한 거지. 3명의 정령왕과 계약한 시대의 총아, 이 멜키스 엘하이어 님의 조력을 무상으로 즐길 수는 없는 거지. 책임 없는 쾌락이 말이 되니?”
“근데 멜키스 님도 따지고 보면 저 덕분에 이프리트와 계약한 것 아닙니까. 화정석도 내가 줬고, 여기도 나 아니었으면 오지도 않았을 텐데.”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내가 해준 게 있고…… 으응…… 너 잘되라고 마나도 엄청 썼는데…….”
“예, 예. 잘 알겠고, 다음에 데려와 줄 테니 주책 좀 그만 떠세요.”
“얘는, 내가 무슨 주책을 부렸다구.”
멜키스는 히히 웃으며 뒤로 물러섰다. 심성이 나쁜 사람은 아닌데……. 유진은 혀를 쯧쯧 차며 멜키스를 흘겨보았다.
사실 이 먼 사마르까지 멜키스를 위해 다시 오는 것도 번잡한 일이니, 이번 일이 끝난 뒤에 세계수의 나뭇잎이라도 하나 줄 생각이긴 했다.
‘그것만 있으면 엘프의 영지에 들어갈 수 있을 테니.’
당장 품 안에서 세계수의 나뭇잎이 진동하고 있다. 엘프의 영지에 가까이 왔다는 뜻이었다.
……품 안에서 떨리는 것은 세계수의 나뭇잎뿐만은 아니었다. 라이미르아. 지금 그녀는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망토 안에서 메르의 품에 안겨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유진 님.”
마지막 조정이 끝났다. 로베리안은 피로감이 섞인 한숨을 내쉬며 유진에게 다가왔다. 그는 양손으로 쥐고 있던 아카샤를 유진에게 조심스레 건네주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다 했습니다.”
며칠에 걸쳐서 로베리안과 멜키스의 마나를 아카샤에 깃들게 했다. 단순히 들이부은 것도 아니고, 유진이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제까지 해주었다. 유진은 고개를 꾸벅 숙이며 아카샤를 건네받았다.
손에 쥐자마자 알 수 있었다. 무겁다고 느껴질 만큼 거대하고 강력한 마나가 아카샤에 깃들어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아롯의 마탑주, 8서클에 오른 대마법사 2명이, 가진 마나가 고갈되기 직전까지 마나를 부어댄 것이다.
“감사합니다.”
고개를 든 유진에게 크리스티나가 다가왔다. 며칠 동안 잠도 거의 자지 않은 탓인지, 크리스티나의 얼굴은 조금 야위어 있었다.
“괜찮아?”
크리스티나의 걸음이 힘없이 비틀거렸다. 유진은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서 크리스티나를 부축해 주었다.
‘저게 무슨 성녀야? 여우가 따로 없네…….’
멜키스는 그 모습을 힐긋거리며 생각했다.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것은, 크리스티나의 허리와 허벅지에 매달린 묵직한 플레일이 참으로 흉악했기 때문이었다.
“예, 저는 괜찮습니다.”
사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었다.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것은 사실이었고, 신성력을 너무 쏟아낸 탓에 몸에 힘도 잘 들어가지 않고 머리도 어지러웠다. 크리스티나는 간신히 미소를 지으며 유진에게 성검을 전해주었다.
“저도 제가 담을 수 있는 만큼 힘을 담았습니다.”
성검은 유진이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은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유진이 성검을 받은 뒤, 크리스티나는 조심스레 양손을 목 뒤로 넘겨 로사리오를 풀어냈다.
“그리고…… 이것에는, 저희들의 염원과 기도를 따로 담아냈습니다. ……감히 부탁드리건대, 제가 직접 유진 님의 목에 걸어드려도 될는지요.”
“응.”
유진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크리스티나가 로사리오를 목에 걸기 쉽게끔 무릎을 낮추었다.
크리스티나는 숙인 유진의 머리를 내려다보며 순간이나마 음습한 충동을 느꼈다. 저 풍성한 잿빛 머리카락의 감촉을 한 손 가득 느끼고 싶다는 충동이었다. 머리를 쓰다듬고 싶다…….
“……뭐 하니?”
“으흠.”
충동을 억제했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어느새 육체의 주도권을 일부 빼앗은 아니스가, 멋대로 크리스티나의 손을 움직여 유진의 정수리를 쓰다듬었다.
“……빛의 보살핌이 함께하기를…….”
크리스티나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상황에 대처했다.
아, 나를 위한 기도를 하는 것이구나. 유진도 더 묻지 않고, 얌전히 눈을 감고서 크리스티나의 기도를 받아주었다. 그것만으로도 분위기에 갑자기 경건함과 엄숙함이 생겨났다.
크리스티나는 진지한 얼굴을 하고서 유진의 목에 로사리오를 걸어주려 몸을 앞으로 숙였다.
[크리스티나. 솔직히 이건 제가 해야 합니다.]‘예? 어째서 그래야만 합니까?’
[그야, 저 로사리오는 하멜이 제 생일선물이라고 직접 걸어준 것이니까요. 그러니 하멜에게 걸어주는 것도 제 손으로 해야 합니다.]‘그 이야기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시스터. 유진 님이 시스터에게 로사리오를 걸어주었다는 것은, 시스터가 이미 그러한 즐거움을 맛보셨다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 이번 일은 제게 양보하셔야 합니다.’
몸을 숙이는 그 짧은 순간. 크리스티나와 아니스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합시다, 크리스티나. 지금은 제가 하멜의 목에 로사리오를 걸도록 할 테니, 다음에 하멜에게 로사리오를 돌려받을 때. 그때는 당신이 직접 그 순간을 즐기는 겁니다.]‘맙소사……! 시스터, 당신은 혹시 천재이십니까?’
대립하던 의견이 극적인 타협을 맞이했다. 크리스티나는 유진에게 직접 목걸이가 걸리는 순간을 상상하며 얌전히 뒤로 물러섰다.
[이런 것에 하나하나 놀라지 마십시오, 크리스티나. 제가 정말로 천재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곧 보여드리겠습니다.]육체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한 아니스는 음흉한 미소를 감추고서 허리를 쭉 폈다.
그리고 무릎은 살짝 낮추면서 몸을 조금 더 앞으로 과감히 내밀었다. 그렇게 상체를 숙이니, 커다란 가슴이 유진의 머리에 올라갔다.
‘디테일.’
[맙소사!]크리스티나가 비명을 질렀다.
[파, 파렴치한! 어떻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실 수 있는 겁니까?]‘잘 기억하십시오, 크리스티나. 세냐는 이런 것은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은 우리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아니스는 자신의 천재적이고 악마적인 발상에 뿌듯함을 느끼며 유진의 목에 로사리오를 걸어주었다.
……유진은 지금 자신의 머리를 짓누르는, 말랑하고 폭신하면서 무거운 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도저히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그 순간에 유진은 일부러 의식을 반쯤 놓아버렸다. 머릿속에서 꽥꽥거리는 메르의 비명이 지금 이 순간에는 오히려 고맙고 필요했다.
“다 되었습니다.”
머리를 누르는 무게가 멀어진다. 유진은 흠칫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잘 알고 있는 미소. 아니스가 유진을 내려다보면서 입술을 움직였다.
‘하멜.’
‘세냐를 부탁합니다.’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있어서 직접 내뱉을 수 없는 말. 아니스는 소리 없이 입술만 움직여 전해주었고, 유진은 그 뜻을 이해하고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당연하지.”
아카샤와 성검을 넘겨받고, 로사리오도 목에 걸었다. 유진은 완전히 몸을 일으키고서 숨을 골랐다.
“이제 갑니다.”
“어…… 음, 으응.”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 방금 크리스티나의 행동은 성녀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돌발적이고 파격적이었다. 그런 면에서 독보적이라 할 수 있는 멜키스조차도 경악해서 입을 벌리고 있을 정도였다.
특히 놀람이 큰 것은 시안이었다. 내가 방금 대체 뭘 본 거지? 시안은 떡 벌리고 있던 입을 일단 닫고, 어흠 헛기침을 하고서 유진에게 다가갔다.
“……조심해라.”
시안은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의 힘을 어딘가에 담아서 유진에게 줄 수는 없었다. 대신, 쭉 가지고 있던 게돈의 방패를 꺼내 유진에게 건네주었다. 애당초 유진이 가장 필요로 했던 것이 바로 저 게돈의 방패였다.
“당연히 조심하지. 너나 여기서 잘 기다리고 있어. 어른들 잘 지키면서 말이야.”
“마탑주님들이 아무리 힘이 없어도 내가 지켜야 할 정도는 아닐 것 아냐?”
“그래도 네가 칼은 빼 들고 있어야지, 지친 사람들 사이에서 뭐 할래?”
유진은 씩 웃으며 게돈의 방패를 왼팔에 장착했다. 그 뒤에는 망토 안에 손을 집어넣어, 라이미르아의 손등을 톡톡 두드렸다.
“히익…….”
겁에 질려 덜덜 떨고 있던 라이미르아는 반사적으로 유진의 손을 감싸 쥐었다. 유진은 한숨을 푹 내쉬며 라이미르아를 망토 밖으로 끌어냈다.
“시…… 싫다. 가고 싶지 않느니라. 보, 본녀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모두 되지 않았느니라……. 오, 오, 오늘 말고 내일 가면 아니 되겠느냐……?”
“여기까지 와서 뭔 내일이야. 이미 가겠다고 분위기 다 잡아놨으니까 얌전히 있어.”
“싫다……. 본녀는 아직…… 힉…… 부, 분위기가 다 무어냐. 이 분위기가 어쨌다는 말이느냐. 보, 본녀가 너희 미천한 것들 앞에서 춤을 춰준다면, 내일 가도 되는 것이니냐?”
얼마나 가기 싫은 것인지, 라이미르아는 울먹거리면서 어깨를 들썩거리고 허리까지 살랑살랑 흔들었다. 그건 도저히 춤이라고는 할 수 없는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유진은 끔찍하단 얼굴로 라이미르아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하지 마라……. 그리고 너는 잠깐만 나와 있으면 돼. 들어가고 나서는 앞에 나오지 말고 망토 안에 숨어 있으라고.”
“하지만…… 하지마안…… 딸 된 자로서 흑룡공에게 인사도 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느냐…….”
“무섭다고 난리 치는 주제에 딸은 무슨 딸? 별일 없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 약속도 했잖아.”
“정말…… 정말 괜찮은 것이느냐?”
라이미르아가 울먹거리며 유진을 올려다보았다. 유진은 그 널따란 이마 한가운데에 박힌 홍옥을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라이미르아는 조금 진정된 것인지 호흡을 고르면서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유진은 그런 라이미르아를 향해 천천히 아카샤를 들어 올렸다.
이전에 몇 번이나 했던 용언마법. 라이미르아는 숨을 삼키며 두 눈을 감았고, 아카샤가 붉은빛을 내뿜었다.
우우우…….
아카샤가 일으킨 용언마법이 라이미르아와 연결되었다. 라이미르아를 촉매로 삼아, 공간을 뛰어넘은 차원의 저편. 그 어딘가의 틈새에 있는 라이자키아의 문을 열었다.
공간이 일그러지면서 뒤틀렸다. 유진은 천천히 라이미르아에게 다가가며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그 즉시, 유진과 라이미르아가 일그러진 공간에 삼켜졌다.
ㅡ머리가 찌잉 울리고 어지러웠다. 내가 지금 두 발로 땅에 서 있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등부터 땅에 누워 있는 것인지 파악이 잘되지 않았다.
아주 옛날, 술을 처음 마셨을 때 같았다.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취해버렸을 때처럼, 지금 자신이 어떻게 되어버린 것인지가 곧장 파악이 되지 않았다.
“히에에엑…….”
어지러운 머리를 흔들었다. 라이미르아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서 유진의 손을 양손으로 꽉 쥐고 있었다. 유진은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으며 라이미르아를 일으켰다.
“들어와 있어라.”
“흑…….”
정신이 돌아버릴 것만 같았다. 이마 한가운데의 홍옥이, 누가 망치로 꽝꽝 두드리는 것처럼 쑤셔왔다. 라이미르아는 토할 것 같은 입을 틀어막고서, 유진이 열어준 망토의 틈새 안으로 들어갔다.
그제야 유진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시커먼…… 어둠이 떠돌고 있다. 수십 수백 개의 다른 밤하늘을 뒤섞어놓은 것처럼, 떠도는 어둠은 각각 구분되고 짙음이 달랐다.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혼란스러워지는 것만 같았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성공했다. 유진은 꿀꺽 침을 삼키고서 앞으로 나아갔다. ㅡ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눈앞을 떠돌던 어둠이 싸악 걷혔다.
지금 유진의 서 있는 곳은 땅이 아닌 어둠이었는데, 조금 앞은 마치 낭떠러지처럼 한참 아래까지 푹 꺼져 있었다. 유진은 긴장을 풀지 않고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거대한.
정말 거대한, 블랙드래곤의 모습이 보였다.
라이자키아. 놈은 유진이 처음 엿보았을 때처럼, 결계를 두르고서 그 안에 웅크리고 있었다. 시커멓고 날카로운 비늘에 덮인 꼬리가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자고 있는 건가?’
기왕이면 그러길 바랐다. 유진은 저 아래에 있는 라이자키아를 향해 천천히 월광검을 들어 올렸다.
그 순간.
꼬리에 가려져 있던 라이자키아의 머리가 위로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