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lasted Reincarnated Life RAW novel - Chapter 368
〈 빌어먹을 환생 369화 〉 광란의 마왕
희끄무레한 빛.
아이리스는 저 빛이 무엇인지 안다.
“월광검.”
역사에 이름을 남기지 않은 검. 월광검은 전쟁시대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마족들에게 있어서도 떠올리기 두려운 악몽이자, 감히 내뱉고 싶지 않은 금기였다.
특히 아이리스에게 있어서, 월광검은 더욱이 끔찍한 악몽과 같았다. 저 희끄무레한 빛이 번쩍일 때마다 그녀의 소중한 존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카마쉬와 사인, 그리고ㅡ 아버지까지.
그 원망스러운 빛과 마주 한 순간. 아이리스의 감정은 놀라울 만큼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찰나에 이뤄진 발검이 아이리스의 목젖까지 월광을 뿜었으나, 마왕에게 찰나란 마음먹기에 따라 영원처럼 길고 느긋하다. 아이리스는 아무런 두려움 없이 손을 뻗었다.
마왕은 존재하는 것만으로 세상을 마경으로 바꾼다. 마왕이 되기 전에 얼마큼의 힘을 가지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존재가 마왕으로 거듭난 순간, 그 존재에게는 마왕에 걸맞은 격과 힘이 부여된다.
달빛이 가로막혔다. 죄어지는 어둠이 달빛을 역으로 찢어발겼다. 콰지직! 유진이 휘두른 참격은 아이리스에게 생채기 하나 입히지 못했다.
놀라지는 않았다. 완전하던 시절의 월광검도 마왕의 마력을 상대로 무조건적인 우위를 점하지는 못했다. 성검도 마찬가지다. 완전하지도 않은 지금의 월광검이 마왕에게 가로막히는 것도 당연한 일.
가로막혔다. 생채기 하나 입히지 못했다.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무용하지는 않다. 닿는 순간에 달빛이 아이리스의 마력을 일부나마 소멸시켰다.
마왕과의 전투는 지독히도 고되다. 베어도, 찢어도, 부숴도, 마왕은 좀처럼 죽지 않는다. 놈들을 죽이기 위해서는 집요하고 끈질기고 실수 없이 공격을 퍼부어야 한다.
무한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마력을 깎아내고 깎아내야 한다. 사지와 머리와 심장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자르고 부수어, 더는 소생할 수 없을 때까지 죽여야 한다.
‘자주 했던 일이지.’
마왕을 상대로 처음부터 이그니션을 쓰는 것은 미친 짓이다. 이그니션은 폭발적인 힘을 주지만 지속에 한계가 명확하게 존재한다. 길게 써 봐야 10분. 그 이상은 몸이 버티지 못한다.
죽여도 죽여도 되살아나는 마왕과의 전투를 10분으로 끝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그니션을 써야 할 순간은, 마왕을 확실하게 죽일 수 있을 때. 마력을 최대한 소멸시키고, 소생의 한계에 도달했을 때다.
프로미넌스는 마왕과 싸우기 위해 만들었다.
함께 싸웠던 베르무트와 모론이 없기 때문에 만들었다.
이그니션을 처음부터 쓸 수 없기 때문에, 시그니처로 대체하자고 생각했다. 화력을 더욱 극대화해야 했다.
일곱 개의 별과 프로미넌스가 공명했다. 검보라색의 불꽃이 맹렬히 타올랐다. 흩날리는 불씨가 깃털이 되어 사방에 흩어졌다. 프로미넌스의 깃털이 전달하는 정보로 육감(六感)을 구현했다.
백염식 7성으로 프로미넌스를 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나의 출력은 6성일 적과 비교가 되지 않았다.
지금의 유진은, 유진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했다. 전생의 경지는 한참 지나쳤다. 상대가 ‘나찰공주’인 아이리스라면ㅡ 전투가 성립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다.
애석하게도 지금 유진의 상대는 나찰공주가 아닌 광란의 마왕이다.
아이리스가,
마왕이 손을 뻗었다. 그 움직임은 결코 빠르지 않았다. 평범한 속도.
그렇게 움직이는데도 그렇게 생각되지 않았다. 마왕은 자그마한 움직임만으로 감각을 지배하며 희롱했다. 마왕의 것이 되어버린 이 세상 자체가 유진을 압박했다.
꽈아앙! 마나와 마력, 불꽃과 어둠이 충돌했다.
날아갈 것 같은 의식을 붙잡았다. 충격으로 몸이 밀린다. 하지만 유진이 제동을 걸기 전에, 부드럽고 따스한 빛이 유진의 뒤를 감쌌다.
기적.
라베르시아의 선수상에서 크리스티나가 왼손을 뻗고 있다. 크리스티나의 뒤편에 수십 명의 성직자들이 무릎을 꿇고서 함께 기도했으며, 성기사들은 신성력을 보태면서도 다크엘프들의 공격을 대비했다.
충돌에 의한 경미한 내상. 유진이 아픔을 느끼기도 전에 완전히 치유되었다.
기적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신에 활력이 퍼져갔다. 신체능력이 상승했다. 의식은 더욱이 또렷해지고 감각도 날이 섰다.
‘그립군.’
유진은 자신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300년 전에 하멜이 훨씬 더 잘 싸울 수 있던 것은, 아니스의 기적과 가호가 있었기 때문이다.
섬광이 어둠을 꿰뚫었다. 마왕은 쇄도하는 섬광을 향해 안광을 번뜩였다. 새카만 어둠이 마법을 일소했다. 하지만 마력마저 진동시키는 존재감마저 지워 버리지는 못했다.
“반갑다.”
세냐가 유진의 곁에 섰다. 가시화된 마나가 세냐를 중심으로 사납게 몰아쳤다. 마왕은 둘을 향해 킬킬거리며 웃었다.
꽈앙!
시커먼 마력이 파도가 되었다. 사방에서 마력이 덮쳐왔다.
이 순간에 유진과 세냐는 서로의 안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후방에서 지원하는 아니스를 믿었다. 유진은 세냐가 대처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세냐도 똑같이 유진을 믿었다.
망토의 안. 라이미르아는 두 눈을 감고 유진과 공명했다. 헤츨링이라고 해도 드래곤은 드래곤. 그 특유의 강맹한 마나가 유진의 불꽃에 더해졌다. 직관적인 용언이 유진의 눈앞을 열었다. 메르를 거쳐서 프로미넌스의 정보가 전해졌다.
열린 길로 나아갔다. 유진은 공간과 공간을 뛰어넘었다. 세냐도 연속적으로 블링크를 펼치며 마법을 준비했다.
난사하는 포격이 어둠을 갈랐다. 성검의 빛이 몇 번인가 부풀고 줄어들었다. 신성력과 마나가 결합했다. 공간의 흐름이 성검에 달라붙었다. 7성 백염식으로 빚어낸 4중첩의 공검.
그 빛은 도저히 성검 같지가 않았다. 혼을 빨아들일 것만 같은 검은 빛이 세상을 갈랐다.
그 일검에 마왕의 마력이 소멸했다. 안광이 빛났다. 마안의 권능이 발현되었다. 마왕의 앞에서 심연과 같은 어둠이 피어났다.
갈라졌다.
유진의 검이 닿기도 전이었다. 권능이 발현된 즉시 세냐의 마법도 발현되었다.
300년 전부터 원수였던 아이리스. 아롯에서 마법을 연구하던 시절부터 세냐는 원수를 죽이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암전의 마안에 대한 대처도 준비했다.
저 권능이 만들어내는 것은 어둠이되 어둠이 아니다. 마나도 아니고 마력도 아니다. 저 끈적거리는 암흑물질은 서로 연결하여 문으로 쓸 수 있고, 단순한 힘의 덩어리로도 쓸 수 있다. 외적으로 암흑물질의 실체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직접 닿아야만 실체를 간파할 수 있다.
300년 전에는 그랬다. 지금의 세냐는 닿지 않아도 마안을 간파했으며, 암흑물질의 안에 새로이 마법적인 물질을 생성했다.
꽈지지직!
갈라져 열린 길에 공검이 도달했다. 마력이 공검의 화력에 소멸되었다. 드디어 마왕의 몸에 칼날이 도달했다.
베는 것이 아니다. 이 참격은 닿는 순간에 마왕의 몸을 말 그대로 지워 버렸다. 조각 하나 남기지 않았다. 공검의 참격이 지난 순간, 유진은 반대편 손에 쥔 월광검까지 휘둘렀다.
마왕이 사라졌다.
퍼어엉!
사라진 것과 폭음은 거의 동시에 들렸다. 근처에 있던 세냐가 바다로 추락했다. 마법결계로 몸은 보호하고 있지만, 내리꽂은 충격은 세냐의 입술 틈에서 피를 흘리게 만들었다.
“아하하하하!”
시커먼 하늘에서 웃음소리가 퍼졌다. 꽈과광! 마력이 번개처럼 쏟아졌다. 유진은 성검과 월광검을 휘둘러 마력을 베어버렸다.
그 틈에서 불쑥 손이 튀어나왔다. 다가온 손은 유진에게 직접 닿지 않았지만, 뒤따른 마력이 유진의 몸을 날려 버렸다.
아아아, 아아아아! 어둠 속에서 천사들의 성가가 들렸다. 하지만 그 소리는 집중하지 않으면 들을 수 없을 만큼 희미했다. 마왕의 마력이 기적을 밟아버렸다.
지워버렸던 마왕은 상처 하나 없는 모습으로 강림했다. 그녀는 미친 듯이 웃어대며 양손을 치켜들었다.
“약해!”
마왕의 손이 하늘을 받쳤다. 굽히는 손가락이 하늘을 거머쥐었다.
꽈지지직! 마왕의 손짓에 의해 하늘이 움직였다. 그 거대한 충격이 유진을 날려 버렸다.
“약해! 약하단 말이야!”
마왕은 전능감에 고양되어 외쳤다.
지금 그녀는 정말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하늘조차 그녀의 손아귀에 있었다. 저 아래의 넓고 깊은 바다마저도 마왕이 ‘갈라지라’고 말한다면 갈라질 것이다.
저항하는 존재들이 하찮게 보였다.
성녀? 용사? 대마법사? 고작 그딴 존재들. 이 힘 앞에서 저 모든 것들은 벌레나 다름없지 않은가.
마왕은 깔깔 웃어대며 양손을 휘둘렀다. 검붉은 색으로 뒤덮인 바다가 마왕의 뜻에 따라 움직였다.
바다가 덮쳐왔다. 피비린내 나는 바다. 선명한 죽음의 색채. 그 모든 것이 세냐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옛날부터 바다는 싫어했다. 숲에서 자란 세냐에게 있어서 바다란 낯설기만 한 미지였다. 하지만, 햇볕 내리쬐는 바다의 반짝임은 꽤나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마경의 바다는 빛에 반짝거리지 않는다. 구역질 나는 악취가 떠돌고, 썩은 피의 색깔처럼 거무죽죽하다.
그러한 피를 볼 때면. 냄새를 맡을 때면.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광경들이 떠올라 버린다. 불타는 숲. 고문 끝에 죽은 엘프들. 산 채로 불태워진 엘프들. 죽어서, 먼지가 되어 사라지던 하멜.
“싫은 것투성이야.”
세냐는 바다를 등지고 누웠다.
화아아악! 다가온 신성력이 마력을 밀어내 주었다. 그 잠시 사이에 세냐의 마법이 완성되었다. 그녀의 주변에서 자그마한 빛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햇빛이 들지 않는 마경. 반짝임 없는 피의 바다에서 수백 수천의 빛이 반짝였다.
그 무수히 많은 빛이 세냐를 중심으로 회전했다. 수백 개의 회전이 세냐의 뒤에 겹쳐졌다. 그 광경은 마치 별들의 일주(一周)처럼 보였다.
바다의 요동침이 정지했다. 파도가 가라앉았다. 바다 전체가 고요히 침묵했다.
마왕이 지배하는 마경. 하지만 마왕조차도 세냐의 공간은 침범할 수 없었다.
“안 그래?”
마왕이 하늘을 끌어내렸다. 너무나도 짙은 마력 덕에 하늘에서는 마왕의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 세냐는 고개를 까딱 기울이며 중얼거렸다.
“유진.”
밤의 끄트머리부터 동이 트듯이 빛이 번져왔다. 멀찍이 날아갔던 유진이 빛을 끌고 왔다.
“그러게.”
유진은 피로 붉어진 입술을 일그러트렸다.
아하하, 아하하하. 마왕은 어깨를 들썩거리며 웃어 보였다. 세냐는 여전히 누운 상태에서 지팡이를 겨누었다. 유진의 성검에 다시금 공검이 중첩되었고, 월광검 또한 불길한 빛을 뿜었다.
“신이시여.”
크리스티나는 성흔이 새겨진 손으로 로사리오를 움켜쥐었다.
별들이 질주했다. 마왕이 몸을 틀었다. 휘갈긴 손이 세상을 꺾었다. 질주하던 별의 궤적이 엉망으로 틀어졌다. 세냐는 즉시 궤도를 수정했다. 별들이 어지러운 잔영을 남기며 움직였다.
반대편에서는 유진이 덮쳤다. 마왕의 눈동자가 유진을 보았다. 암흑물질이 앞을 가로막았다. 유진은 저 권능을 마법으로 대처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월광검. 멸망의 빛이 권능을 지워버렸다. 몇 개나 나타난 마안의 권능은 월광에 너무나도 쉽게 허물어졌다.
쉽게?
쉬울 리가 없잖은가.
유진도, 세냐도, 크리스티나도, 모두가 실감했다. 300년 전에 마왕과의 전투는 단 한 번도 쉬웠던 적이 없다. 가장 약했던 살육의 마왕을 쓰러트리는 것에만 며칠이 걸렸으며, 그다음이었던 참혹의 마왕과의 전투에서도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어야만 했다.
광란의 마왕. 놈은 마왕 중에서도 특수했다. 다른 마왕들과는 달리 가족놀이 따위에 집착했다. 휘하 권속들에게 과하다 싶을 만큼 힘을 주었다. 그렇게 다른 놈들에게 힘을 퍼주다 보니, 정작 광란의 마왕 본인은 하위서열인 살육이나 참혹보다 대단하지 않았다.
지금의 광란의 마왕은 어떤가.
103명의 다크엘프에게 힘을 주었다. 고작, 103명이다. 300년 전 광란의 군세와 비교하면 ‘고작’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적은 숫자다.
‘확실하군.’
저 마왕은 살육이나 참혹만큼이나 강하다. 대륙에 이름이 알려지게 된다면 더욱더 강해질 것이다.
‘이 바다에서 죽여야 해.’
가능할까.
시간이 멈췄다. 그렇게 느껴졌다. 바다에 넓게 퍼졌던 마력이 한곳에 모였다. 이 어린 마왕은 전능감에 심취하면서도 오만하지 않았다. 이겨야 할 이유는 마왕에게도 있었다.
쓸데없이 크기만 한 영지는 불필요하다. 지금의 마왕에게 필요한 것은 확실하게 지배할 수 있는 영지. 넓지 않아도, 절대적으로 군림할 수 있는 영지.
“그래…….”
마왕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중얼거렸다.
“차근차근 넓혀 가면 돼.”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손을 뻗었다.
마력이 움직였다.
고작 그것뿐. 2개의 과정일 뿐이나 위력은 끔찍했다. 공검과 월광검을 동시에 뻗었다. 마력을 정면에서 상쇄해 버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부족하다. 반동이 양팔을 비튼다. 내장이 으깨진다. 그렇게 되어버린 순간, 멀쩡하게 되돌아간다. 마치 시간을 되돌린 것만 같았다.
시간은 되돌아가지 않았다. 유진이 부상을 입는 즉시 크리싀나의 가호가 치료해버린 것뿐이다. 부서지려다 부서지지 않은 팔이 성검과 월광검을 전진시켰다.
[여전히 무식해.]아니스가 중얼거렸다.
베었다.
다시 베었다. 계속 베었다. 그렇게 나아갔다. 몇 번인가 부상을 입었다. 아슬아슬하게 치명상은 피했다. 호흡을 이어가기 전에 부상은 치유됐다.
성검이 붙들렸다. 덩어리진 마력이 검을 무겁게 만들었다. 무리해서 성검을 휘두르지 않고 잠시 놓아버렸다. 펄럭거리는 망토의 틈에서 다른 무기를 꺼냈다.
마창 루인토스. 참혹의 마왕이 사용하던 무구. 유진과 완벽하게 동조된 창은 투창의 자세를 취하기도 전에 공간을 꿰뚫었다.
마왕의 눈앞에서 마창의 권능이 발현되었다. 창림(槍林). 불꽃에 뒤덮인 수백 개의 창이 마왕을 덮쳤다.
닿지 않았다. 손톱만큼 작게 만들어낸 어둠. 마안의 권능. 암흑물질. 그것이 창들의 궤적 하나하나에 대응하여 궤도를 비틀어버린 것이다.
“마왕이 되었지만 재주는 그대로냐 물었지?”
마왕의 붉은 눈동자가 유진을 보았다.
“이게 가장 강해.”
꽈앙!
“이게 가장 소중해.”
꽈앙!
“이게 가장 좋다고.”
꽈앙!
“너 따위가 알겠어?”
눈가를 손으로 더듬으며 웃었다. 눈동자가 서서히 아래로 내려갔다.
마왕은 검붉은 바다에 추락하는 용사를 비웃었다.
마왕은 검붉은 바다에 추락하는 용사를 비웃으며 눈앞에 멈춘 마창을 향해 손을 뻗었다.
베르무트가 가졌던 마왕의 무구. 너무 많은 시간이 흐른 탓인지, 이 무기에는 마왕의 힘은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멋지군.”
마왕은 입술을 혀로 핥으며 마창을 거머쥐었다. 그 순간 창대를 휘감은 울룩불룩한 혈관이 꿈틀거렸다.
마창은, 그 안에 담긴 유진 라이언하트의 피와 의지는, 마왕에게 굴복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이 이빨을 드러내며 마왕의 몸을 갈기갈기 찢었다.
“병신.”
이번에는 유진이 비웃을 차례였다.
그는 피비린내는 웃음을 토하며 마왕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