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ucky Encounter From the Game Turned Into Reality RAW novel - Chapter 36
게임 속 기연이 현실로 36화
12. 의심 피하기(1)
[천공 요새의 자폭 공격!? 로렌스 자작령에서 진행된 충격의 브리핑!] [레이븐 변경백이 기습적으로 파견한 전력은 천공 요새 1대와 뱅가드 200기! 이것이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다!] [크로이센 제국과의 전쟁으로 손실된 뱅가드는 162기! 그런데, 왕국 귀족 간의 분쟁으로 손실된 뱅가드의 수가 무려 200기!?] [변경백의 피해는 국력의 약화를 뜻한다. 이 사건을 두 영지 간의 다툼으로만 봐선 안 될 것.] [일각에선 크로이센 제국과의 전쟁에서 아군이 큰 피해를 보았던 비윤리적인 공격을 모방했다며 비난이 일기도 해.] [아드리안 로렌스의 선을 넘은 대응. 귀족회의 또는 귀족감사원에서 처벌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뤄.]레이븐 변경백과의 사건은 국내외적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다만 레이븐 가문의 힘이 강해서인지, 나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이 많아서 거슬렸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는데, 기사의 양과 별개로 나를 지지하는 여론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론은 하나의 흐름이 되어 중립 언론들이 반응하게 만들었다.
[이는 어디까지나 뛰어난 예측 능력과 정보전의 승리가 빚어낸 결과! 기습은 레이븐 변경백이 행한 것이란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레이븐 변경백이 비겁하게 기습 작전을 진행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아드리안 공자는 영지를 지키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일 뿐.] [레이븐 변경백의 자랑 영주성의 붕괴! 변경백은 목숨을 건졌지만, 예상치 못한 반격에 큰 피해 발생!] [그야말로 치욕적인 패배! 강성한 레이븐 변경백을 지는 태양으로 만든, 떠오르는 젊은 태양 아드리안 로렌스.]이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을 짧게 정리하면 이렇다.
-비겁하게 기습을 했는데, 전부 예측했쥬?
-어림도 없는 공격 잘 봤습니다. 변경백 님.
-크! 개 사이다!
-진짜 대단하다. 천공 요새를 버리는 선택을 하다니.
-천공 요새 한 대로 천공 요새 다섯 대 분의 전력을 잡아먹어 버림 ㅋㅋ
-역시 괜히 20살에 대마법사가 된 게 아니야. 머리 비상한 거 보소.
-라인하츠 왕국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인가.
-그래 봤자, 귀족들 싸움임.
이 정도면 국민 모두가 내 편인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귀족들에게 평민은 준노예나 다름없는 존재일지 모르지만, 나는 국민의 지지가 언제고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다른 귀족들과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평민들과 꾸준히 소통해나갈 생각이다.
[응원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지지를 잊지 않겠습니다.]가장 쉬운 소통 방법이라면 SNS와 비슷한 온라인 다이어리를 사용하는 것이다.
평민들의 글에 꾸준히 답글도 달고, 일상생활 속 사진이나 영상도 올리는 등 꾸준히 친근함을 어필하면 좋을 것이다.
#30조짜리 불꽃놀이 #가성비 와인 추천
[레이븐 변경백의 영주성에 7서클 대마법 10연발 날리기.]#대마법 난사 #부실공사?
[파괴된 레이븐 변경백의 천공 요새 고물로 팔기.]#이게 바로 창조경제 #천공 요새는 고물도 비싸다
[부들대며 언론플레이 중인 레이븐 변경백.]#ㅂㄷㅂㄷ #추하다
온라인 전투 민족인 한국인의 SNS 특성을 적극 활용하면 대충 이런 식이 아닐까?
-뼈 때리는 거 보소. 타격감 오지네 ㅋㅋ
-아드리안 공자님, 레이븐 변경백 좀 그만 괴롭히세요ㅋㅋㅋㅋ
-평범한 귀족하곤 다르다. 대마법사인데 뭔가 친근해ㅋㅋ
타격감 충만한 글에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왔다.
그것도 내가 원하던 방향으로.
“하루 만에 팔로워가 100만이 넘었네. 나도 인플루언서구만.”
아마 이런 내 행동을 귀족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 세상의 귀족은 지구의 대한민국의 재벌을 합친 것 같은 끔찍한 혼종이며, 천공 요새와 뱅가드, 기사와 마법사를 독점한 군통수권자이기도 하다.
때문에 평민들은 결코 귀족의 권위에 도전하지 못한다.
그러니 평민에 대한 귀족들의 인식이 어떻겠는가.
부려먹기 좋은 노예, 또는 수량으로만 파악하고 있으면 되는 인적자원 정도다.
고로 내 행동은 귀족들에게 기행으로 비칠 수밖에 없었다.
“귀족의 위신을 떨어뜨린다는 소리를 들을까 겁납니다.”
“빌리엄 경. 다른 사람들의 반응 살펴서 뭐합니까? 전 더 이상 눈치 보지 않고 살 겁니다.”
하지만 평민에 대한 귀족의 멸시는 론델이란 세상의 구조적 문제이지, 결코 평민들이 덜떨어져서 그런 것은 아니다.
실제로 내가 만경을 통해 재능을 살펴보고 영입, 교육 중인 인물들 대부분이 평민이 아니던가.
평민들의 재능을 살피고, 그에 맞는 교육을 시켜 주는 것.
이는 만경을 가진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며, 내 미래를 크게 확장시킬 아주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고로 나는 평민들을 우습게 볼 수가 없었다.
“아드리안.”
그렇게 얼마나 온라인 소통에 빠져 있었을까?
내 차지가 된 영주성의 소영주 집무실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아버지가 나를 불렀다.
집무실엔 아버지와 빌리엄 경뿐만 아니라, 어머니를 비롯해 가문의 주요 인사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앞으로 계획이 있는 거니?”
“그럼요.”
모두의 얼굴에 걸린 걱정을 읽은 나는 표정 변화 없이 아버지의 손에 들린 서류를 건네받았다.
[출두 명령서]아드리안 로렌스 자작 공자, 아르시아 클레인 경.
두 사람에게 귀족감사원 출두를 명한다.
-발신인: 귀족감사원장 더글라스 해밍턴 후작
서류는 짧지만, 강압적인 내용이 담긴 출두 명령서였다.
이 명령서를 보며 떠올릴 수 있는 가능성은 세 가지가 있다.
1. 레이븐 변경백의 장난질이거나.
2. 나와 아르시아를 길들이기 위한 고위 귀족들의 작당 모의거나.
3. 나와 아르시아를 길들이기 위한 왕실의 계략이거나.
어째서 계략이나 장난질 같은 부정적인 의견뿐이냐 하면, 애초에 좋은 의도를 갖고 우리를 초대하고자 했으면, 이렇게 출두 명령서부터 보내진 않았을 것이다.
고로 부정적인 요소를 먼저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 귀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 뭘까요?”
명령서를 보고도 태연한 내 모습에 아버지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돈이겠지.”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가족들은 둘째치고 집무실에 자리 잡은 가신들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뜸을 들이냐며 답을 요구하는 시선을 보내왔다.
그런데 옆에 앉아 아이스티를 들이켜고 있던 아르시아가 눈치 없이 툭툭 건드려왔고, 나는 고급 쿠키 하나를 아공간에서 꺼내 그녀에게 건네며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
“돈으로 화제를 돌릴 생각입니다. 아마도 많은 귀족이 제게 관심을 보이겠죠. 심지어 왕실까지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면 좋겠구나.”
이어진 내 대답은 심플했다.
“제가 투자로 모은 돈이 좀 있습니다. 그 금액에 대한 세금을 일시에 지불하면, 분위기가 바뀔 겁니다.”
“화제로 화제를 덮겠다는 거구나.”
“그렇습니다.”
지구에서 정치적으로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연예인의 스캔들이 도배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하지만 문제는 누구도 내 계획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음…….”
“투자로 꽤나 많은 돈을 번 모양이구나.”
나는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는 게 빠를 것이란 생각에 자금 세탁을 마친 계좌를 허공에 홀로그램으로 띄었다.
[예금 잔액: 60,000,000,000,000루트]“어?”
그것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눈이 동그래졌다.
상상치 못한 거금에 놀란 모양이다.
하지만 이어진 빌리엄 경의 말에 나는 헛웃음을 흘려야 했다.
“오오, 대단하십니다! 역시 대마법사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군요? 무려 600억 루트나 모으시다니!”
“빌리엄 경, 자세히 보세요. 숫자 밑에 찍힌 콤마가 3개가 아닌 4개입니다.”
“네?”
“콤마가 4개면…….”
나는 그의 생각을 정정해주었고, 그때서야 사람들은 다시 숫자를 손가락으로 세며 정확한 금액을 파악했다.
“유, 육십?”
“60조요.”
누가 봐도 말이 되지 않는 금액.
이에 대한 사람들의 표정은 놀람을 넘어 충격과 불신으로 이어졌다.
뭐, 당연한 반응이라 생각한다.
“여기 거래 내역입니다. 길게 설명하는 것보다 어떤 투자가 진행됐는지 직접 보시는 게 났겠죠.”
그래서 나는 기연 관리자 체스터에 의해 만들어진 거래 내역을 펼쳐 보이며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뭐야, 이 신의 투자는?”
리스트엔 투자 실패로 수십, 수백억을 손해 본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연간 수익이 낮을 때는 3배에서 높은 땐 20배 넘게까지 불어났다.
리스트를 보면 나는 마법사가 아니라 투자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사람들의 놀라운 표정에 나는 괜히 이런저런 부연 설명을 붙이지 않고 심플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운이 좋았죠.”
“도련님 혹시 미래가 보이십니까? 아니면 회귀자이거나.”
“재밌는 농담이네요.”
그에 사람들은 더는 놀랄 힘도 없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리고 모두들 이 리스트가 불러올 파장을 예상했다.
“난리가 나겠군.”
“도련님을 향한 귀족들의 공세가 줄긴 줄겠네요. 아니, 어떻게든 잘 보이려고 알랑방귀 뀌는 사람이 많아지겠습니다. 이 정도면 세계적인 투자가라 해도 부족함이 없으니까요.”
나는 아버지에게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을 물었다.
“세금이 얼마나 나갈까요?”
“아무리 절세를 한다고 해도 2할은 떨어져 나간다고 봐야지.”
“2할이면 거의 12조는 지불해야 한다는 거군요.”
“그래.”
내 돈을 나라에 바쳐야 한다니.
세금이란 게 원래 그런 거지만, 아깝다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나마 우리나라에는 탈세를 막기 위해 귀족들이 고액의 세금을 납부하면 몇 가지 혜택을 준다.
나는 그것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니, 손실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귀족이 고액의 세금을 납부하면, 왕실 상단에서 면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맞다. 왕실에서 운영 중인 상단을 이용하면 납부한 세금의 절반만큼 면세 혜택이 주어지지.”
납부한 세금의 절반만큼 물품 구매 시 면세 혜택.
나름 큰 혜택이지만, 아버지는 이것에 한 가지 함정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사실, 말이 면세지. 생산 단가에 이미 이익이 포함되어 있고, 유통 단가에도 이익이 포함되어 있어. 면세에 혹한 귀족들에게 소비를 일으켜 두 번 이득을 취하려는 속셈이지.”
왕실에서 머리를 참 잘 굴려 만든 제도다.
어찌 보면 얍삽해 보이지만, 나는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거액의 소비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니, 실제 세금은 60조 자산의 1할 정도라 보면 될 것 같다.
“뭐 따로 사고 싶은 게 있니?”
“네.”
아버지의 물음에 나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냈다.
“천공 요새랑 뱅가드 숫자 늘려야죠.”
* * *
오티스 백작령 소속 대도시 크레프트.
“하하! 이 친구 골 때리는군!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
영주성에서 별생각 없이 뉴스를 보고 있던 오티스 백작은 호탕한 웃음을 흘리며 연신 감탄사를 토해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오티스 백작 부인과 금지옥엽인 딸 미셸 오티스가 의문을 표했다.
오티스 백작은 그런 두 사람에게 뉴스 영상을 공유해주었다.
[경제 소식입니다. 아드리안 로렌스 자작 공자가 투자로 얻은 소득에 대해 세금 신고를 마쳤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금액이 무려 60조에 달해 귀족 사회에 충격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국세청과 금융감독원이 확인한 결과 로렌스 자작 공자가 제출한 투자거래 내역이 모두 사실로 확인되었으며, 어떠한 부정행위도 보이지 않는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신동이라 불리며 범상치 않은 비상함을 보여온 아드리안 로렌스 자작 공자.] [현재 20살의 나이로 7서클의 경지를 달성한 천재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그의 재능은 마법 한 분야에 치중된 게 아닌 것 같습니다.]그리고 영상을 본 그의 부인과 딸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감탄사를 토했다.
“세상에나. 이 친구가 당신이 말했던 그 유능하다던 부하죠?”
“그래. 대마법사가 된 그에게도 백작위가 내려질 테니, 더 이상 부하라곤 할 수 없겠지. 개인적으로 그를 미셸과 연결시켜 주고 싶었는데. 며칠 사이 너무 거물이 되어 버렸어.”
“그래도 어떻게 안 될까요? 이만한 사윗감도 없을 텐데.”
그런 부모님의 대화에 딸인 미셸 오티스는 혀를 차며 반발했다.
“얼굴은 그럭저럭 제 취향이지만, 전 배우자의 득을 보는 여자가 되고 싶지 않아요. 스스로 권력자가 될 생각입니다.”
“어떻게?”
“마누엘 루카스 대공의 기연을 손에 넣으면 그건 깔끔하게 해결될 문제죠.”
“얘가 아직도 그런 소릴 하네. 언제 철들래. 이것아.”
“아, 가능하다니까요!?”
그에 오티스 백작부인은 속이 터진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어째서인지 오티스 백작은 생각에 빠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러세요?”
백작부인과 딸의 시선에 잡념에서 벗어난 오티스 백작은 어깨를 으쓱이며 실소를 흘렸다.
“아니, 아드리안 공자가 루카스 대공의 기연을 얻었다면, 그가 지금 보이는 비범함도 이해가 될 것 같아서.”
아버지의 추론을 인정할 수 없는 미셸은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리버데일 공작가에서 그를 같은 사문으로 인정했잖아요.”
“입지가 불안정한 그의 위치를 생각하면 리버데일 사문이라는 건 가장 적합한 그늘막이기도 하지. 심지어 아드리안 공자는 대마법사가 되기 전까지 철저히 자신을 숨길만큼 철두철미한 인물이니까.”
“하지만 그의 재산은 투자로 투명하게 쌓은 것이라 왕실기관이 공식 인정했는데요?”
“혹시 리버데일 가문과 라인하츠 왕실 사이에 어떠한 거래가 있었던 건 아닐까?”
“아버지, 음모론 소설 좋아하세요?”
미셸은 비약이 너무 심하다며 아버지의 말에 콧방귀를 뀌었다.
“너 지금 애비 비웃는 게니?”
“비웃는 게 아니라 그냥 웃겨서 웃는 겁니다.”
그렇게 부녀가 시원찮은 설전을 이어가고 있을 때.
계속해서 뉴스를 송출 중이던 홀로그램이 새로운 소식을 알렸다.
[긴급 속보입니다. 방금 프리우스 공화국 대통령 궁에서 마누엘 루카스의 기연을 획득했다는 발표가…….]“엥?”
“뭣!?”
그리고 그 뉴스의 내용은 부녀의 표정을 180도 바꿔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