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mber One Star Instructor Master Baek RAW novel - Chapter 11
10화. 녹림투왕의 유산“물러서라!”
나를 뒤로 밀어낸 아버지는 벼락처럼 달려든 그림자를 향해 검을 찔러 넣었다.
까아앙!
검과 발톱이 부딪치며 불꽃이 튀었다.
“크윽!”
뒤로 주르륵 밀려난 아버지는 곧바로 자세를 바로잡으며 우리를 기습한 적을 노려보았다.
크르르르르…….
집채만 한 덩치의 대호(大虎).
놈이 우리를 기습한 그림자의 정체였다.
대호는 천천히 우리 주위를 돌며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다.
“……함정은 없는데, 대신 맹수가 있을지 모른다고 약장수가 그러더라고요.”
“아들아. 말하는 게 한참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냐?”
아버지는 대호를 경계하느라 얼굴은 돌리지 않은 채, 눈동자만 살짝 굴려서 나를 째려봤다.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설마하니 정말 있을 줄은 몰랐죠.”
나는 뇌옥에서 맹호악이 해 준 말을 떠올렸다.
-아, 오두막 주변에 쬐깐한 범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말이다.
-범?
-감히 이 어르신께 덤비기에 혼쭐을 내줬지. 잡아먹을까 하다가 배도 부르고, 오두막 주변에 다른 짐승들도 못 오게 할 겸 내버려 뒀다.
-그 범이 아직 살아 있을까요?
-글쎄다. 보통은 범이 그렇게 오래 못 살지만, 옆에 온천도 있고 영기가 흐르는 땅이니까……. 흐. 지금까지 살아 있다면 꽤나 커졌겠군. 여기서 나가면 잡아먹어야겠다. 몸보신에 그만이겠어.
-쯧. 그 나이가 되도록 식탐도 주체를 못 하는군.
-뭣이? 광마 이 새끼! 뒈지고 싶냐!
……그 말을 들은 것도 이제는 수십 년 전의 과거가 되었다.
만약 저 대호가 녹림투왕이 말한 그 쬐깐(?)했던 범이라고 한다면…….
“……완전 영물이 다 됐네.”
“너 지금 애비 약 올리는 거냐?”
“그런 건 아니고요.”
나는 아버지의 따가운 시선을 슬쩍 피하며, 웬만한 호랑이 두셋은 합쳐 놓은 것처럼 거대한 대호를 바라봤다.
크르르르…….
녀석은 자신의 영역이 침범당한 것이 불쾌한지, 발톱으로 땅을 긁어 댔다. 그럴 때마다 땅이 쟁기질 당한 논밭처럼 푹푹 파였다.
첫 공격이 실패한 후 곧바로 다시 공격하지 않고 우릴 경계하는 것만 보아도, 놈이 보통 짐승보다 훨씬 똑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들아. 여기서 물러나면 저놈도 우릴 쫓아오진 않을 것 같구나.”
“아버지. 저놈 호피만 내다 팔아도 올겨울은 끄떡없겠는데요?”
“……가난이 죄구나.”
한 가정의 생계를 짊어진 가장의 무거운 어깨를 바라보며, 나는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다.
크르르르…….
대호의 시선은 아버지에게 계속 못 박혀 있었다.
놈은 나는 아예 위협조차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도 거의 그렇고.
하지만 아무리 범이 똑똑해도, 나를 인질로 삼을 생각 같은 건 못할 것이다.
‘즉, 나는 여기서 안전하게 관전할 수 있다 이 말이지.’
나는 적당한 곳까지 물러나 자리를 잡은 후, 대호를 자극하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로 아버지에게 외쳤다.
“아버님! 소자 멀리서나마 아버님의 승리를 기원하겠습니다!”
“고얀 놈. 어디 끝나고 두고 보자.”
아버지는 나를 한번 흘긴 후 보법을 밟아 대호에게 달려들었다.
크허어어엉!!
그에 맞춰 포효를 터트린 대호도 훌쩍 뛰어 아버지를 덮쳤다.
나는 일류의 검수와 짐승이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며 나직이 감탄했다.
‘제법이군. 둘 다.’
대호는 백 년 가까이 살아온 영물답게 몸이 날래고 근육이 억셌다.
어지간한 일류무인이라도 방심했다간 뒤를 잡힐 수 있는 속도.
그리고 가볍게 휘두른 앞발에 두꺼운 나무가 그대로 꺾여나갈 정도의 힘.
콰드득!
‘저 정도 힘이면 쇠로 만든 갑옷도 간단히 우그러뜨리겠는데.’
능숙한 호랑이 사냥꾼 열 명이 달라붙어도 저 대호를 잡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뿐만 아니라 웬만한 일류무인이라도 해도 당해 내기 어려우리라.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내 아버지는 완숙한 경지에 이른 일류무인이었다.
“타하앗!”
나는 처음으로 아버지가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았다.
지난번 진무관 사건 때 상대했던 가짜 남궁욱은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하기엔 부족한 상대였으니까.
수십 년간 숙달된 동작이 물 흐르듯 부드러웠다.
보법에는 제대로 힘이 실려 있고, 검 끝의 예기는 날카롭게 살아 있었다.
‘움직임만 보면 절정고수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수준인데.’
혈교 교관 시절의 나였다고 해도, 아버지의 초식과 보법은 지적할 부분이 거의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시골로 낙향한 후에도 하루도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증거겠지.
“그런데 왜…….”
나는 미간을 가늘게 좁힌 채, 아버지가 무공을 펼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렇게 답답하지?”
“저놈이? 답답하면 네가 와서 싸우든가!”
내 말을 들었는지 아버지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호랑이랑 싸우는 와중에 귀도 좋다.
아무튼, 지금 아버지가 싸우는 모습을 보고 뭐라고 딱 집어 말하기는 어려웠다.
‘확실한 건…….’
그는 지금 일류에서 절정의 경지로 넘어가는 벽 앞에 단단히 막혀 있다는 것이었다.
과거에도 이런 경우를 몇 번 본 적 있었다.
‘대부분은 몸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의 문제였었지.’
그리고 몇 번인가 쓸 만한 도움을 준 경험도 있었다.
어디 한번…….
“도와드릴까요?”
“됐다 이놈아! 네가 끼어들면 방해만 된다!”
일갈한 아버지는 내가 끼어들세라 더욱 빠르게 대호를 몰아붙였다.
검격이 점점 빨라지고 공세가 맹렬해졌다.
크허어엉!
하지만 대호도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몸이 날랜 데다 근육이 어찌나 질긴지, 운 좋게 공격이 성공해도 대부분 겉에 가죽만 베어낼 뿐 검이 깊게 파고들지는 못했다.
아버지의 표정 위로 점점 조급함이 어렸다.
“어디 미물 따위가……. 하압!”
기합을 넣은 아버지의 검 끝에서 푸르스름한 검기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검기를 본 순간 내 표정은 일그러졌다.
“아버지! 서두르지 마세요!”
일류와 절정을 나누는 가장 큰 기준은 검기의 자유로운 수발이다.
검기(劍氣)는 무인들이 바라 마지않는 경지 중 하나로, 내공을 눈에 보일 정도로 검 위에 실어 외부로 발하는 것을 말한다.
검에 검기를 싣는 것과 싣지 않는 것은 위력부터 천지 차이다.
웬만한 보검이 아닌 한, 검기를 두른 검과 부딪히면 몇 번도 견뎌 내지 못한다.
게다가 검기를 다룬다는 것은 기를 외부로 발출해 다양한 방식으로 다룰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해서, 상황에 따라 한 명의 절정고수가 열 명의 일류고수를 상대하는 것도 가능하다.
진정한 초인으로 가는 경지가 열리는 것이다.
‘하지만 저건…….’
더욱 강한 위력을 내기 위해 검기를 싣느라 보법이 흐트러지거나, 호흡이 엉켜 초식이 어설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는 그런 무인을 절정고수라고 부르지 않는다.
바로 지금처럼.
―촤아아악!
검기가 실린 검이 대호의 옆구리를 훑었다.
대호의 허리에서 피가 터져 나오며 대호가 괴성을 질렀다.
크허어어엉!
그러나 아버지 역시 어설프게 성공시킨 공격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퍼어억!
대호가 고통 속에 몸부림치면서도 야생의 본능에 따라 휘두른 앞발 공격.
아버지가 급히 검을 들어서 막았으나, 그 힘에 십여 장이나 튕겨 날아갔다.
그리고 그곳엔, 하필이면 커다란 바위가 있었다.
“커허억!”
“아버지!”
아버지는 등이 부서지는 듯한 격통에 비명을 터트렸다.
울컥 터져 나온 피가 앞섶을 적셨다.
둘 다 심각한 중상.
하지만 먼저 정신을 차린 쪽은 대호였다.
크허어엉!
녀석이 포효를 터트리며 아버지를 덮쳤다.
남은 힘을 모두 짜낸 듯, 그 속도가 전광석화와 같았다.
“크윽…….”
아직 정신을 못 차린 아버지가 그 공격을 피하기엔 조금 힘들어 보였다.
그 순간, 나는 들고 있던 짱돌을 전력을 다해 던졌다.
―퍼어억!
내가 던진 큼직한 짱돌은 정확히 대호의 옆구리에 맞았다.
대호가 펄쩍 뛰며 고통스러워했다.
그사이 나는 아버지에게 달려가 부축했다.
“괜찮으세요?”
짱돌에 맞은 건 대호인데, 어째선지 아버지가 더 화를 냈다.
소매로 입가에 피를 닦아 낸 아버지가 나를 노려봤다.
“위험하니 넌 끼어들지 마라. 저놈은 내가…….”
“피 줄줄 흘리면서 그런 말 해 봐야 별로 믿음 안 가요. 그리고 아버지 죽으면 저도 죽어요.”
“그럼 너라도 지금 도망쳐…….”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하시고.”
크아아아앙!
분노한 대호가 옆구리에서 피를 흘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놈의 커다란 두 눈에 시뻘겋게 핏발이 섰다.
나는 잽싸게 아버지 뒤로 숨은 뒤 그의 등을 밀었다.
“가서 싸우세요. 제가 뒤에서 확실하게 엄호할 테니까.”
“너……?”
나는 또 다른 짱돌을 위로 던졌다 받았다 하며 말했다.
“그래야 우리 둘 다 살 확률이 높잖아요?”
“……얄미운 놈.”
한숨을 내쉰 아버지는 다시 대호를 향해 달려들었다.
나는 그에 등에 대고 소리쳤다.
“이제 필요 없으니까 검기 쓰지 말고! 옆구리만 노려요!”
“나도 안다, 이놈아!”
“안다는 양반이 아깐 왜 그랬대.”
“……집에 가서 보자.”
이젠 할 말만 없으면 집에 가서 보재.
아버지와 대호가 다시 뒤엉켜 싸움을 벌였다.
둘 다 큰 상처를 입어 움직임은 처음보다 느려졌지만, 피 냄새를 진득이 풍기며 살기를 피워 대니 싸움은 한층 더 흉험했다.
붕붕붕!
나는 열심히 어깨를 돌리며 언제라도 대호에게 돌팔매질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대호 놈이 이쪽을 힐끗거리며 나를 경계하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씩 웃으며 놈을 마주 봐주었다.
퍼억!
짱돌에 한쪽 눈탱이를 얻어맞은 대호가 내게 덤벼들려고 했다.
그러나 내게는 든든한 호위무사가 있었다.
“이놈! 네 상대는 나다!”
아버지가 대호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나는 그 틈에 돌팔매질로 놈의 몸에 멍을 여럿 만들어 주었다.
‘저 정도 영물이면 당연히 내단도 있겠지?’
벌써부터 입안에 침이 고였다.
* * *
쿠우웅!
집채만 한 놈답게 쓰러지는 소리도 요란했다.
아버지는 놈의 목에 구멍을 뚫어 확실하게 죽은 것을 확인한 후, 그 거대한 몸에 기대 누웠다.
“허억……. 헉……. 산 두 번만 올랐다가는 백무관 문 닫겠다.”
“문을 왜 닫아요? 제가 이어받으면 되지.”
“너 집에 가서……. 후우……. 말할 힘도 없다.”
“좀 쉬고 계세요.”
대호의 배를 갈라 내단을 꺼내는 일은 내가 했다.
이미 아버지가 충분히 상처를 만들어 놨기에 별로 어렵지는 않았다.
“내단이 생각만큼 크지는 않구나.”
“이만하면 크죠. 제대로 된 영물을 잡으려면 우리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어요.”
대호의 내단은 내 엄지손톱보다 조금 더 큰 정도였다.
‘이거야 어차피 덤이니까.’
호랑이는 가죽, 뼈, 고기, 내장까지 전부 돈이 된다.
이만한 대호를 잡았으니, 백무관의 올해 겨울은 충분히 따뜻할 것이다.
“대충 정리하고 오두막에 가 보죠.”
우리는 진짜 목적지였던 오두막으로 향했다.
그러나 오두막 안을 다 뒤져도 영약은 보이지 않았다.
“대체 어디다 꿍쳐 둔…….”
“아들아! 이리 좀 와 봐라!”
아버지의 부름에 나는 오두막 뒤편으로 향했다.
오두막과 온천 사이의 작은 밭.
그곳에 세 뿌리의 하수오가 심어져 있었다.
하수오의 상태를 살핀 아버지가 감탄하며 말했다.
“적어도 수백 년씩은 묵은 것 같구나.”
백수룡이 어릴 때부터 여러 의원을 만나며 치료할 방법을 찾아다닌 덕분에, 아버지는 영약에 대해서도 해박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의 표정은 미묘했다.
“구하기 힘든 영약이긴 하다만…….”
나는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었다.
천음절맥을 고치기에 하수오 세 뿌리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그가 지금껏 아들에게 먹인 영약만 해도 여기 있는 세 뿌리보다 훨씬 많을 테니까.
‘하지만 그땐 방법을 몰랐을 때고.’
천음절맥을 치료하고 더 나아가 천음신맥으로 바꾸는 것.
방법을 모르면 소림사의 대환단이 있어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방법을 안다.
이런 하수오 수백 뿌리를 내다 팔아도 부족할 만큼 돈이 무지막지하게 든다는 것이 문제긴 하지만.
나는 하수오를 조심스럽게 캐낸 후 아버지에게 물었다.
“이거 제가 다 먹어도 되죠?”
너만 입이냐고 한마디 들을 줄 알았는데(한 뿌리 정도는 줄 생각도 있었는데), 아버지는 의외로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이 나이에 영약 같은 걸 먹어 봐야 쓸 데도 없다.”
“하긴 독수공방하는 홀아비가 이런 거 먹어 봐야 괜히 헛바람만…….”
따악!
까불다가 괜히 한 대 얻어맞았다.
‘어쨌든 이거면 기반을 다질 정도는 되겠어.’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여기 있는 하수오 세 뿌리는, 앞으로 내 체질을 바꾸는 데 기반이 될 것이다.
밭에서 몸을 일으킨 나는 아버지에게 말했다.
“온 김에 온천욕이라도 좀 하고 갈까요?”
오두막 옆에는 작은 온천이 있었다.
온천에서 흘러나오는 희뿌연 수증기가 이곳의 분위기를 한층 신비롭게 만들었다.
맹사부는 이 온천에 관해서도 이야기했었다.
-그리고 오두막 옆에 끝내주는 온천이 있다. 내가 그 온천 때문에 그곳에 안가를 지었지.
-혹시 뭐 그런 거요? 온천 속에 앉아서 운기행공을 하면 내공이 몇 배로 빨리 쌓인다든가, 근육의 피로가 바로바로 풀려서 쉬지 않고 훈련을 할 수 있는…….
-쯧쯧. 기대할 걸 기대해야지. 기연이 뭐 산속에 널려 있는 줄 아냐? 이놈아! 그랬으면 무림은 산적 놈들이 진작 통일했겠다!
-……아니면 아니지 왜 면박을 주고 그래? 오늘 맹사부는 고기반찬 없을 줄 아쇼.
-아, 아니 이 치사한 놈이!
‘이젠 그것도 다 추억이군.’
나는 맹사부와 나눈 대화를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별생각 없이 온천을 향해 걸어갔다.
할 일도 다 끝났고, 피로도 꽤 쌓였으니 온천에서 느긋하게 몸을 풀다 갈 생각이었다.
스윽.
나는 얼마나 뜨거운지 확인해 볼 겸 손가락을 넣고 물속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
“너 왜 그러냐?”
“……맹사부. 이 멍청한 놈.”
“맹사부가 누군데?”
“……이 아니지, 이…… 천하의 고마운 놈.”
“아들아. 너 괜찮은 게냐?”
뭐? 산속에 기연이 널려 있는 줄 아냐고?
그럼 내 눈앞에 있는 건 뭔데?
천하의 녹림투왕이 기연을 눈앞에 두고도 못 알아보는 동태눈깔을 가지고 있었을 줄이야.
‘하긴. 평생 자기 몸뚱이만 믿었지, 무기 따위에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은 인간한테 뭘 바라겠어.’
나는 간신히 고개를 돌려 아버지를 바라봤다.
“아버지. 지금 하수오가 문제가 아니에요.”
“대체 뭔 소리야?”
“저것 좀 보세요.”
내 시선은 온천 중앙의 바닥에서 은은한 푸른빛을 내는, 주먹 두 개를 합친 것만 한 크기의 검푸른 돌을 향해 있었다.
지난 생에서 딱 한 번, 나는 저것과 같은 색을 내는 금속을 본 적 있었다.
‘……잠깐이었지만 저걸 어떻게 잊겠어.’
바로 내 가슴에 꽂힌 금속을 말이다.
혈마교주의 검을 만들 때 사용된 전설 속의 금속.
‘확실해. 저건 운철(隕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