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105
4 화
기존의 억만장자들을 압도하는. 그렇게 살아 있는 금융 제국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자가 라스베가 스에 출몰했으나 거 리는 여느 날과 다 를 바가 없었다.
조나단은 관광객들과 뒤섞일 필요 없이,개인 헬기로 들어왔기 때문이었 다.
호텔 측만 난리가 났다.
조나단은 경호원들과 호텔 측 임원 들을 이끌고 왕처럼 나타났다.
호텔 총지배인이 필요할 때만 보였 던 업무상의 미소도,조나단을 향할 때는 극진한 존경이 실려 있었다.
서양이 동양에 비해 자유분방하다는 것은 가장 큰 오해 중의 하나다.
도의(道義)니 뭐니 따질 게 없는 여 기에서는 수직으로서의 위계질서가 확연하다.
허리를 굽신거리거나 고개를 숙이지 않을 뿐이지,보라.
친절한 가면 속에 감춰져 있던 저 오
만한 얼굴이 지금 어떻게 변하고 있는 지.
도시 경찰 없이 자치권이 형성되어 있는 라스베가스에서 각 호텔 총지배 인은 예컨대 우리나라의 유지 정도 되 는 인사들이지만.
그런 총지배인이 조나단에게는 엉덩 이에 코를 박을 기세였다.
하물며 총지배인은 조나단이 그의 최종 보스인 걸 모르는 상태에서도 그 랬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도 그 랬다.
박충식이 한국의 경제 대통령이라 면,조나단은 세계의 경제 대통령이 다.
그런 조나단이 나를 찾아오자,총지 배인은 꽤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 다.
혹여나 내게 실수한 것은 없는지 되 새겨 보는 얼굴이었다.
문이 닫히고 조나단은 넥타이부터 풀었다.
“혼자만 재미 보니 좋아?”
“진짜 재미는 누가 보고 있는데.”
내 대꾸에 조나단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이번만큼은 스트레스가 없는 얼굴이 었다.
그가 기다렸다는 둣이 금일 자,월스 트리트 저널을 던졌다.
큼지막한 헤드라인.
[ 프레이 알파 파산!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견고한 금융 제 국이 무너지고 있다. ]
몇 페이지 전체가 모두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위기설에 대한 것들이다. 그것만 보고 있노라면,조나단과 나 는 내일 바로 몰락하게 생겼다.
“망하고 싶어도 못 망한다. 멍청한 놈들.”
우리는 그런 수준을 넘 었다.
시작은 휘하 헤지 펀드 프레이(Pray) 였다.
금융계에 명성이 있되 너무 큰 규모 의 헤지 펀드는 아니 어야 했다.
예컨대 LTCM처럼 전 세계를 대상 으로 파생 상품 놀이를 하는 헤지 펀 드로 작업을 쳐 놨다간,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기 이전에 더 큰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했다.
대상을 선정한 다음부턴 기존의 경 영자들을 더 좋은 대우로 떠나보내고 포트폴리오를 개선했다.
우리 그룹 자체의 자본으로만 옭아 매 둠으로써,프레이가 파산해도 우리 그룹 자체의 문제로만 그치게 만들었 다.
헤지 펀드 프레이는 오 년에 걸쳐 점 점 성장했다.
휘하로 새로운 헤지 펀드들을 설립 하며 프레이를 그룹으로 변모시켰다.
그렇게 작년 말.
프레이 그룹이 완성되었을 때.
세계 금융계는 조나단 투자 금융 그 룹에서 또 일을 냈다고 떠들어 댔었 다.
하지만 누구도 생각조차 못 해 봤을 것이다. 프레이 그룹이 어떤 목적으로 탄생했는지.
프레이 그룹은 애초부터 파산시킬 목적으로 만들어 진 거 다!
큭큭.
조나단도 웃는다.
“옛날이 생각나는군. 러시아발 금융 대전 때 말이다. 그때 자그마치 10억 달러를 날려서 판돈을 키웠었지.”
비슷하지만 달랐다.
무대를 만드는 면에선 같지만 그 규 모가 누구도 의심할 수 없을 정도로 장대하며,판돈을 키울 용도가 아닌 빠져나갈 명분을 만드는 게 목적이니 까.
내가 말했다.
“어쨌든 외부에서는 프레이 그룹이 우리 그룹의 한 팔 정도쯤으로 보이긴 하겠지.”
“사실은 손톱 하나인데 말이지?”
우리는 동시에 웃으며 텔레비전 속 으로 시선을 옮겼다.
전문가람시고 나온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들이 신문 속 활자보다 더 선명
하게 시장의 반응을 알린다.
가뜩이나 전문가 중 한 명은 실버만 그룹의 애널리스트였다.
우리와 동등한 경쟁자라고 자처하고 있는 그들.
그래,한때는 그렇긴 했다.
“프레이 그룹은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 의 핵심 중 하나입니다. 모조리 그룹 순 자 본으로만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죠. 말하자 면 조나단과 존 도의 개인 창고인 셈입니 다.”
“그 규모가 가히 대단하다고 알고 있습 니다.”
“그렇습니다. 50억 달러로 출발해 여러
차례 중자를 거쳐,모그룹의 순 자산이 집 약되어 있지요. 추정치만 칠백억 달러 이 상입니다.”
“한 개 그룹이 보유할 만한 규모는 아니 지만,납득은 됩니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 룹의 순 자본력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이상이라고들 하지 않습니까?”
“고작 IMF?”
조나단이 코웃음 쳤다.
“그렇다고는 하나, 프레이 그룹에서 시 작된 위기가 모그룹인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 전체로 번진다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지금이라도 프레이 그룹의 비공개 자료들
이 공개되어져야 한다는 이유가 그 때문 입니다.”
“오늘 담론은 일반 대중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진행되어져야 하죠. 일반 대중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어
요.”
“그렇습니다. 이런 겁니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은 세계 경제와 한 몸입니다. 그 들이 위기에 처하면,세계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됩니다. 누구도 상상할 수 없 을 정도의 심각한 타격일 겁니다.”
“그건 잘 아네.”
조나단은 또 이죽거 렸다.
“예.”
“그런데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에는 프 레이 그룹이라고 하는 핵심 사업이 있습 니다. 두 그룹은 긴밀하게 연관이 되어 있 습니다.”
“프레이 그룹이 위기에 처하면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이 위기에 처하게 되고,조 나단 투자 금융 그룹이 위기에 처하면 세 계 경제가 위기에 처하게 된다. 쉽게 이야 기하자면 그렇게 되는군요.”
“프레이 그룹에 일반 대중들의 투자금이 들어가 있지 않더라도,문제가 되는 점이 거기에 있습니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 은 프레이 사태를 해결할 책임이 있어요. 자신들의 자본일지라도요.”
금융 시장의 생리로는 말도 안 되는 논지.
속칭 억지였다.
“저 자식. 우리에게 된통 당한 녀석 이겠지. 언제였을까? 아시아 외환위 기? 러시아발 금융 대전? 닷컴 버 블?”
“셋 다.”
진행자가 살짝 당황한 모습을 보이 는 건 당연했으나,그는 능숙하게 넘 어갔다.
“프레이 사태에 집중해 봅시다. 오늘 프
레이 그룹 내 헤지 펀드 하나의 파산 규모 가 mo억 달러입니다. 시장은 어떤 면에 주목해야 할까요?”
“단일 파산 규모로는 역대 최고입니다. 프레이 그룹에는 여섯 개의 헤지 펀드가 있습니다. 프레이 알파(Pray-alpha)부터 프레이 지타(pray-zeta)까지 있죠. 제가 아는 선에서만 말씀드리자면,여섯 개의 헤지 펀드는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구성 입니다. 알파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연쇄 파산이 일어날 거라는 말씀이신 데,곧 프레이 그룹 전체의 파산이며 조나 단 투자 금융 그룹의 위기로군요.”
“그렇습니다.”
“상상이 가지 않는군요. 헤지 펀드 하나
의 파산 규모가 100억 달러라면,프레이 그룹 전체의 파산 규모는 어떻겠습니까.”
“멍청이들아. 최소가 육백억 달러 다.”
조나단의 목소리가 텔레비전 소리를 꿰뚫었다.
“그 점을 조나단이 밝혀야 한다는 겁니 다. 조나단 헌터가 이 방송을 보고 있다면 강력하게 말씀드리고 싶군요. 프레이 그룹 의 내부 자료를 공개하는 등,시장이 조치 를 취할 수 있도록 전면 협조하십……
그때 즈음 텔레비전을 꼈다.
조나단이 말했다.
“지금 공개하면 꼭 저 멍청이 말에 따르는 것 같아 보이잖아.”
“주가가 요동치고 있어. 미룰 수 없 다.”
공포가 더 확산되기 전에.
“할수 없지.”
조나단은 본사에서 기다리고 있는 김청수에게 연락했다.
일은 빠르게 일어났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CFO(재무 담당최고책임자).
김청수의 기자 회견이 긴급 속보로
다뤄졌다.
프레이 그룹에 들어간 그룹 순 자본 은 1천억 달러 정도며,시장이 추정하 는 대로 연쇄 파산을 끊어 내기는 힘 들다.
하지만 모그룹의 재정적 타격에서 국한될 뿐이라는 사실과 함께,프레이 그룹을 회생시키기 위해 그룹의 총력 을 기울일 거라는 사실 또한 명백히 짚어 나간다.
그리고 이튿날 프레이 베타 (Pray-beta)의 파산이 터졌다.
150억 달러 규모의 파산이었다.
이틀에 걸쳐서 누적된 파산 규모만
250억 달러로,누군가는 고소를 짓고 있을 게 빤히 보였다.
마음껏 웃으라지.
[ 프레이 사태. 파산 추정 규모 일천억 달 러! 과연 조나단 사태로 번질까.] [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총체적 위기! ] [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 높게 비상한 매 의 추락에는 끝이 없었다. ] [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SOB(Sun Of Bank)도 혼들리는가? ]오래 시간 공을 들여서 만든 무대였 다.
모든 투자에서는 진입 타이밍도 중
요하지만,빠져 나올 타이밍도 동등하 게 중요한 법.
앞서 말했듯이,폭탄이 터지는 시기 가 늦춰지고 있었다.
원유 선물 시세는 과거의 전고점을 진즉 돌파했다.
닷컴 버블 당시 배럴당 15달러였던 것이 120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선물뿐만 아니라,유조선과 대형 저 장고에도 원유를 저장하며 현물 투자 를 병행해 왔기 때문에 예상 수익금이 실로 대단하다.
수익률 자체로만 놓고 보면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의 수만 배 잭팟을 다신
깰 수 없을 테지만 중요한 건 원유 시 장은 우리의 자본을 소화해 낼 수 있 는 시장이라는 것이다.
연간 2조 달러의 규모.
그 광활한 시장을 세 그룹이 장악했 었다.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질리언 투자 금융 그룹 그리고 로트실트 가문.
그렇기 때문이었다.
원유 시장을 장악한 세 그룹 중 두 그룹이 일제히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면,지금까지의 상승분을 고스란히 내 주게 될 일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머저리가 아니다.
그들도 석유 카르텔 그룹이 갑자기 청산을 시작한 이유를 계산하며,거래 를 받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올라왔던 만큼 폭락하 며 예상 수익금은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빠져나올 때 명분이 필요한데,프레 이 사태가 바로 그것이었다.
드디어 우리는 원유 시장에서 철수 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와 동반 폭락하는 원유 시장 따윈,여기서 안 녕.
지금까지 고마웠고 나중에 다시 웃
으면서 만나는 거다.
지금부터 우리가 매일 같이 해야 할 일은,수백억 달러씩 누적되는 수익금 을 확인하는 일일 것이다.
그럼 그 많은 폭탄을 누가 넘겨받냐 고?
우리의 위기를 즐기고 있는 어떤 머 저리들이 넘겨받겠지.
개중에는 독물(毒物)로 가득 찬 모기 지론 사업부를 가져가는 녀석도 나올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그 세계 경제 대공황이 오기 전에 한 시라도 빨리 처분해야 할 것들을 이번
에 날려 버린다.
그것들 모두 뽑아 먹을 만큼 뽑아 먹 어서 미련 따윈 없다.
풍년 중에 풍년.
“정리 시작하자. 조나단.”
조나단은 그 지시만 기다려 왔었다. 벌써부터 희열이 느껴지는지 그의 전신이 파르르 떨렸다.
세계 경제 대공황 직후부터,전 세계 에 폭탄 세일이 시작된다.
97년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일을 전 세계 어느 나라도 피할 수 없게 되 는 것이다.
그러니 재미는 지금부터다.
지금까지 누적시킨 금력에,원유 시 장과 모기지론 시장에서 벌어들인 수 익금이 더불어 쌓인다.
그것들이 어디로 향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