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191
마경 샐리나 (1)
“하지만 크로이엘 교단은 사람들 사이에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상황인데 가능할까요? 그것을 없애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불가능할 것도 없지. 오래지 않아 중간계에서 크로이엘과 천계의 영향력 자체를 봉쇄해 버릴 생각이야. 그렇게 되면 크로이엘 교단은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할 수가 없어. 사제는 이름뿐인 존재가 되고 무력을 행사하는 성기사는 그저 칼춤을 추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 거야.”
신성력이 사라진 사제나 성기사는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다. 사람들도 크로이엘이 그들을 구원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절망을 하게 될 것이다.
좌절을 하게 된 자들은 새로운 신을 찾을 것이고 사이먼 교단이 그들의 의지처가 되면 크로이엘 교단은 저절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들이 사라지지 않으면 결국 중간계 자체가 크로이엘에게 종속되고 천계의 하부 차원으로 전락할 것이니 반드시 크로이엘의 잔재를 모조리 제거하고 중간계를 사이먼의 영지로 만들어야 했다.
마경 샐리나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몰랐다. 땅과 바다가 뒤집히고 난 다음에 기절했다가 깨어나서 겨우 몸을 추슬렀다. 세상이 멸망할 정도로 큰 충격이 가해진 탓에 여기저기 바다에 사는 생명체들이 죽어 있었다.
고래는 정신을 차리자 배가 고파 주변에 죽어 있는 커다란 생명체들을 뜯어 먹었다. 그 중에 백미는 자신의 몸체보다도 훨씬 큰 두 마리의 위대한 존재의 사체를 먹은 것이었다.
평상시에는 그런 존재 옆에 갈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죽어 있다고 생각하니 겁이 나지 않았다. 워낙 덩치가 크기에 뭔가 두려운 기운이 퍼져 나오는 곳을 우선적으로 물어뜯었고 그곳이 그 커다란 생명체의 심장부위라는 것을 알았다.
워낙 덩치가 크기에 그것을 다 뜯어먹는데 한 달의 시간이 흘렀다. 그 두 마리의 거대한 존재는 시간이 흘러도 상하지가 않아 먹는데 문제는 없었다. 종종 먹이를 찾아오는 다른 생명체도 있었지만 그들을 뜯어먹으면서 크기가 10m에서 점점 커져 50m 이상으로 커졌기에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두 마리의 거대한 존재를 계속 먹다보니 질리기도 했는데 다가온 커다란 생명체들은 잡아먹으니 일종의 별미가 되어 주기도 했다.
다 뜯어 먹고 나자 뼈만 남았는데 두 마리의 거대한 존재의 심장에서 나온 이상한 기운이 흐르는 돌멩이를 양쪽 지느러미와 갈비뼈 사이에 심었다. 이것은 어릴 적에 종족의 어른들에게 배운 강해지는 비결이었다. 그렇게 하면 강해진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그렇게 하려고 하니 꽤나 아프기도 했지만 그런 상처 정도는 시간이 조금 흐르자 아물었다.
모든 것을 다 뜯어먹어 아무 것도 남지가 않았지만 거대한 두 존재가 있던 곳을 자신의 근거지로 삼았다. 거기는 넓은 바다는 아니지만 양쪽에 육지가 있어 다른 곳보다 물결이 잔잔한 편이라 지내기에 편안했다.
그 육지 사이에 있는 바다를 근거지로 삼아 지내는데 인근 바다에서 사는 강자들이 자신의 근거지를 노리는 경우가 생겼다. 그들도 자신처럼 거대한 존재를 뜯어먹은 것 같았다. 마경은 그들을 하나둘 쓰러뜨리면서 주변을 평정해 나갔다. 그 과정에서 강적을 만나 죽을 위기도 몇 번이나 넘겼다.
큰 땅을 빙 둘러서 10여 마리에 달하는 강한 생명체가 있었고 그들을 하나둘 정리하였다. 그들을 정리하고 난 후에는 당연히 그들을 잡아먹었다. 그들을 잡아먹을 때마다 거대한 존재에게서 나왔던 돌멩이도 찾을 수가 있었다.
갖고 있는 방법도 다양했지만 공통적으로 그런 것을 하나 정도 가지고 있었다. 몸에 꽂은 경우가 많았지만 일부는 자신들의 보금자리에 두는 경우도 있었다. 근처에 가면 그런 기운을 느낄 수가 있기에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가 않았다.
큰 땅을 둘러싼 바다의 주변을 다 정리하자 색깔이 있는 이상한 돌멩이를 무려 15개나 가질 수가 있었다. 그것들은 위대한 존재들의 몸에서 나온 것들이었다. 그것을 몸 곳곳에 꽂아 넣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줄어들더니 몸 안으로 흡수되었는지 아예 사라진 경우도 생겼다. 나중에 시간이 흐르자 모두 다 사라지고 말았다.
몸체는 점점 커져 한 때는 500m에 달할 정도로 커지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몸이 탄탄해지면서 차츰 크기가 오히려 줄어 350m 정도의 크기가 되었다. 대신에 주변을 다 평정하고 나자 더 이상 귀찮게 하는 존재가 사라지면서 모든 바다 생명체가 시시하게 느껴졌다.
아무리 강한 존재라고 하더라도 한 끼 식사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주변의 바다를 돌아보기 시작했고 동쪽으로 여행을 하다가 마침내 거대한 땅덩이가 있었고 자신처럼 강한 존재를 만났는데 서로 의지가 통했고 싸우기보다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기로 했다.
서로 싸우면 이기기가 쉽지 않아 보였기에 둘 다 타협을 했다. 물론 사생결단을 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할 이유가 없었다. 자신들의 영역도 거대한데 굳이 다른 존재의 영역을 넘볼 이유가 없었다.
동쪽으로 가지 못하고 다시 남쪽으로 갔는데 역시 거대한 땅이 있었고 그 주변에도 역시 자신과 비슷한 존재가 있었다. 물론 싸운다면 먼저 만난 존재를 포함하여 자신이 이길 것 같았지만 굳이 싸우고 싶지 않았다.
서로 싸우지 않고 공존하기로 협의를 하고 그렇게 강한 존재가 더 있는지 물었더니 또 하나의 존재가 있다고 하여 서쪽으로 이동을 했고 거기에도 넓은 땅이 있었다. 다른 곳과 달리 그곳에는 하나의 커다란 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세 개의 제법 큰 땅과 셀 수도 없이 많은 크고 작은 땅들이 연이어져 있었다.
거기에도 역시 자신과 비슷한 존재가 있었다. 물론 그들에 비해 자신이 더 강한 것 같지만 굳이 싸울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넓은 바다를 여행하고 자신의 근거지로 돌아와서 얼마의 시간을 지냈는지 몰랐다. 길고 긴 시간을 보내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몸 안에 넣었던 기운을 담은 돌멩이가 다 몸 안에 흡수가 되었는지 사라졌고 그것들이 다 사라진 후에 어느 날이 되자 자신이 뭔가 바뀐 것을 알게 되었다.
아울러 세상에 있는 기운을 다르게 부릴 수 있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바다 속에 있는 생명체들이 가진 고유한 기운을 읽을 수가 있게 되었다.
그간 닥치는 대로 먹이를 잡아먹었는데 그것들을 적당히 보존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하여 자신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면서 다른 곳에 있는 자들을 다시 한 번 만나 보기로 했다.
사실은 그들의 수준이 전과 동일하다면 잡아먹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들도 역시 변화가 있었다. 잡아먹기에는 그들도 너무나 강했고 결국 변한 모습만 확인하고 다시 돌아왔다. 그들도 자신의 상태를 아는지 싸우지 말자는 제안을 다시 했다.
한데 어느 날인가부터 땅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종종 강한 기운이 느껴지기도 했다. 다른 곳에도 그런지 궁금하여 물었는데 유독 자신의 근거지가 있던 곳에서만 그런 일이 벌어졌다.
다른 곳은 땅에 사는 생명체가 자신들과 같은 기운을 가진 존재가 가장 강했는데 자신의 구역만 아주 작은 존재가 강한 기운을 내뿜기도 했다. 그렇지만 자신이 머무는 바다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지내었다.
그러나 최근에 강한 존재가 자신이 근거지로 삼은 바닷가에서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렇기에 내내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신에 비해서 훨씬 약하지만 땅에 가로막혀 있기에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어느 날인가 그 기운이 갑자기 자신만큼 강해졌고 시간이 흐르자 자신을 능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갑자기 강한 존재가 나타나자 불안했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렇게 강해진 존재가 자신을 부르는 것을 알게 되자 두려운 마음과 기대되는 마음을 가지고 최초에 자신의 근거지였던 육지 사이의 바다로 갔다.
그가 전신 사이먼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그에게 ‘트라칸 바다의 해신’이라는 이름까지 붙여 주었다. 지금까지 이름이라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는데 처음으로 자신을 지칭하는 이름을 얻으니 기분이 좋았다.
전신 사이먼이라 밝힌 존재가 그의 근거지인 트라칸 바다를 가로질러 다닐 것이라고 하면서 강한 생명체들이 그가 탄 것을 공격하지 말기를 원했다.
자신은 강한 바다생명체들을 통제할 수가 있고 자신의 뜻을 알릴 수가 있는데 그는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결국 그가 가진 강한 기운, 그는 그것을 권능이라고 말을 했다. 그도 자신의 기운이 다른 존재가 가진 기운과 다른 것을 알았다. 그것이 권능이라 일컫는다는 것도 그 때에야 처음 알았다.
어쨌든 그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했다. 그렇게 할 수가 없다면 그의 먹이를 모두 없애 버린다는 말에 따르기로 했다.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약한 먹이들은 한순간에 그냥 사라질 것이 분명했다. 자신도 마음만 먹으면 그 정도는 가능한 것이니 그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그런 제안을 듣지 않으면 자신마저 어떻게 할지 몰랐다. 그런 생각이 들었기에 그의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배가 가는 동안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였다. 같이 이동을 하는 동안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가 자신보다 월등히 강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의 몸체는 바다에 있는 보통의 물고기보다도 적었지만 그 기운만은 그가 가진 기운을 훨씬 능가했다.
결국 그의 기운을 가진 배가 아닌 이상 바다에 나와도 보호해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런 말에 의문이 들었지만 나중에 오히려 공격하여 없애라는 말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새로운 존재가 가진 새로운 생각에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마경에게 생각이란 것을 하게 만드는 존재였다.
사이먼은 자신의 흉상을 구리로 만들도록 했다. 그런 다음에 자신의 권능을 부여한 후에 배의 한 가운데 설치하도록 했다. 그런 것에 일부는 의아한 기색을 보였지만 영주가 시킨 일이었다. 거기에 일부 사이먼 교도는 그것이 전신 사이먼의 흉상이라는 것을 알고 그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렸다.
“전신 사이먼의 흉상을 장착한 배는 바다에 나가도 몬스터의 공격을 받지 않을 것이다.”
이런 사이먼의 말에 뱃사람들이 반신반의했지만 결국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배가 바다에 나가면 하급 몬스터도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결국 영지에 있는 어선까지 전신 사이먼의 흉상을 설치하게 되었다.
당연한 것이지만 원양항해를 하는 범선은 흉상의 크기가 컸고 어선에 장착한 것은 그 크기가 작았다. 각기 부여한 권능의 양이 달랐다.
“당신의 권능이 부여된 흉상을 가진 배는 공격하지 않기로 했지만 걱정이 되네요.”
“그 친구가 당분간 트라칸의 바다에 머물기로 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그리고 내가 권능을 내보낼 경우 마스터급 몬스터들은 대부분 꼬리를 말고 도망을 가더군. 거기다가 뜻도 어느 정도 통할 수가 있어. 물론 그들과 의사를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명령을 하는 것이지만.”
마스터급 몬스터의 경우에 서로 의사소통을 할 정도의 지적능력을 가진 경우가 드물었다. 그렇기에 일방적으로 지시사항을 주입하여 세뇌를 시켜야 했다. 이는 흑마법사가 몬스터를 길들이는 것과 상당히 비슷했다.
그러나 차이점이라면 흑마법은 정신 조작을 하는 반면에 권능을 이용한 지시는 의지력을 사용하여 자발적으로 몬스터가 움직이게 하는 면이 달랐다. 흑마법은 정신력을 조작한다면 사이먼이 사용하는 방법은 사이먼의 의지를 상대에게 관철시켜 움직이게 하는 면이 달랐다.
“정말요?”
“그래. 영지 주변에 있는 마스터급 몬스터 몇 마리에게 방벽을 공격하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지. 물론 다른 약간 몬스터가 공격하는 것은 그냥 두라고 했어.”
“정말요?”
“물론이야. 대신에 그들만큼 강한 존재가 공격을 하려고 하면 막으라고 했지. 만일에 막지 못할 경우 책임을 묻는다고 했기에 앞으로 몬스터 문제는 크게 줄어들 거야.”
“하지만 마스터급 몬스터라고 해도 차이가 있을 수 있잖아요. 공격해 오는 몬스터가 더 강하면 어떻게 되는 거죠?”
“그런 경우에는 어쩔 수 없겠지만 그런 몬스터는 영지에서 정리해야지. 그 정도는 감수할 수밖에 없잖아. 더구나 마스터급 몬스터가 싸우게 되면 상황을 알 수가 있으니 대비할 수가 있잖아. 현재 침엽수림에 있는 네 명의 마스터를 제외하고도 우리 영지소속으로 마스터가 넷이나 있으니 문제가 없지. 거기에 마스터급인 6서클 마법사가 넷이나 존재하잖아.”
얼마 전에 네 명의 마법사 전부가 6서클이 되었다. 그들까지 있기에 방벽을 수비하는 것은 걱정할 것이 없었다.
“그보다 크로니아 주변의 섬들에 대한 영유권이 반드시 필요한 일이에요?”
마가렛은 사이먼이 너무나 땅 욕심을 부리는 것은 아닌지 의아한 표정이 되어 물었다. 지금 개발하고 있는 트라칸 반도도 넓은데 굳이 그쪽의 섬들을 차지할 이유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관리를 하는데 어렵기만 한 섬들을 차지하는 것은 돈 낭비일 수가 있었다.
“그곳은 관문이야. 그리고 세 섬에 거주하는 인간의 숫자가 무려 25만에 달해. 그들을 영지로 이주시키면 엘그란데 강 이남의 평원까지 개척이 가능할 거야. 아울러 그 섬의 일부를 이용할 경우에 세 개의 항구도시를 만들 수가 있어. 더구나 그곳을 방치할 경우 해적들이 창궐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결국 힘들게 개척한 항로를 제대로 이용할 수가 없어.”
사이먼은 마가렛에게 왜 그곳을 차지해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런 사이먼의 설명에 마가렛도 어느 정도 이해를 한 것 같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