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551
551
제 551화
549.
바로 그때였다.
-수혁 : 도착했다.
-수혁 : 넘어갔어?
수혁에게서 귓속말이 왔고 연중은 생각했다.
‘말해줘야겠다.’
이미 수혁은 봉인진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물론 크게 관심을 갖지는 않았다.
아니, 관심 자체가 없었다.
이미 크라스의 위치도 알고 있고 운영진과의 약속만 아니면 언제든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갖지 않는 듯했다.
그래도 마지막 봉인이 풀렸다는 것은 알려줘야 할 것 같았다.
-연중 : 응, 바로 넘어오면 돼.
연중은 수혁에게 답을 보냈다.
그리고 이내 수혁이 나타났다.
“전보다 더 빨라진 것 같다?”
“풍이 이동속도를 엄청 늘렸거든.”
수혁이 히죽 웃으며 답했다.
“벌써 하나 파괴했네?”
그리고 이어 퀘스트를 확인한 수혁이 물었다.
“응, 이 앞에 있더라.”
연중은 물음에 답한 뒤 봉인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방금 마지막 봉인진 파괴됐어.”
“마지막?”
“응, 1마계가 끝일 줄 알았는데 방금 전 마지막이 뜨더라고.”
수혁은 연중의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리고 사냥왕이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정연이가 요즘 수혁 님이 도서관에 안 온다고 계속 연락 오네요. 혹시 무슨 일 생겼냐구. 연락 한 번만 해주세요!”
인사를 나눈 뒤 사냥왕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옙, 하하.”
수혁은 사냥왕의 말에 답하며 어색한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올, 수혁쓰~ 드디어?”
둘의 대화에 연중은 팔꿈치로 수혁을 툭툭 치며 말했다.
“뭐가 드디어야.”
수혁은 연중의 팔꿈치를 밀어내며 답했다.
그리고 화제를 돌리기 위해 세계 지도 창을 보았다.
“좀 멀긴 한데.”
현재 수혁의 모험 스텟은 말도 안 되게 올라 탐색 범위 역시 말도 안 되게 넓어진 상태였다.
“마왕성 보이네요.”
탐색 가능한 부분 끝에 마왕성이 자리 잡고 있었다.
“시간의 석상도 표시되어 있어요.”
지도에 나온 것은 마왕성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완료 조건 중 하나인 시간의 석상 또한 위치가 체크되어 있었다.
“체크해드릴게요.”
수혁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메모지와 펜을 꺼냈다.
“여기가 현재 위치고…….”
메모지 가운데에 수혁은 네모를 그렸다.
그리고 거리를 계산해 시간의 석상 위치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여기 있습니다.”
표시를 마친 뒤 수혁은 사냥왕에게 메모지를 건넸다.
“그럼 전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수혁은 펫 창을 열었다.
그리고 풍을 소환한 후 마왕성을 향해 비행을 시작했다.
‘이제 내가 파괴할 수 있는 봉인진만 남은 건가.’
마왕성으로 향하며 수혁은 연중의 말을 떠올렸다.
크라스 봉인 마법진.
봉인 마법진은 마계 봉인 마법진과 중간계 봉인 마법진 2가지가 있다.
마계 봉인 마법진은 누구나 파괴가 가능했다.
그러나 중간계 봉인 마법진은 일반 유저들이 파괴할 수 없다.
유저 중 파괴할 수 있는 이는 오로지 수혁뿐이었다.
방금 전 연중이 마지막 봉인진을 파괴했다.
즉, 이제 크라스의 힘을 봉인하는 마법진은 수혁이 파괴할 수 있는 중간계 봉인 마법진뿐이었다.
중간계 봉인 마법진을 파괴할 경우 수혁은 스킬을 강화할 수 있다.
그러나 수혁은 굳이 파괴를 하며 스킬을 강화할 생각이 없었다.
스킬 강화가 꼭 필요한 것이라면 모를까 지금도 충분한데 굳이 시간을 투자하고 싶지 않았다.
거기다 꼭 수혁이 파괴해야 하는 게 아니다.
장경우가 말하기를 크라스가 절반의 힘을 찾으면 중간계 봉인 마법진을 파괴할 것이라 했다.
마계 봉인 마법진이 전부 파괴되며 크라스는 절반의 힘을 되찾았다.
즉, 수혁이 파괴하지 않아도 크라스가 파괴할 것이다.
단지 시간이 걸릴 뿐.
얼마 뒤.
-아빠! 도착했어요!
풍이 말했다.
생각에 잠겨 있던 수혁은 정신을 차리고 전방을 보았다.
‘빌딩이네.’
여태까지 보았던 마왕성들과 다른 양식이었다.
‘저 정도면 30층 되려나?’
2마계의 마왕성은 거대한 성벽, 그리고 성벽 안 고층 빌딩 단 하나로 이루어져 있었다.
“잠시 돌아가 있자!”
마왕성 입구에 도착한 수혁은 풍을 역소환시켰다.
“매직 미사일.”
그리고 굳게 닫혀 있는 성문을 파괴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2마계 마왕성에 입장하셨습니다.] [시간의 마왕 노르칸두가 깊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5시간 뒤 노르칸두가 힘을 완전히 회복합니다.] [시간의 병사들이 잠에서 깨어납니다.] [경고!] [시간의 마왕 노르칸두가 나타났습니다.]입장함과 동시에 주르륵 메시지가 나타났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암화와 암운을 소환했다.
“강한 기운이 느껴지는 곳 있어?”
그리고 암화와 암운에게 질문하며 빌딩 꼭대기를 보았다.
“……지하에 있는 것 같아요.”
“지하?”
그러나 이어진 암화의 말에 수혁은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네, 지하에서 강한 힘이 느껴져요. 점점 강해지고 있어요.”
암화가 반문에 재차 답했다.
‘꼭대기가 아니었구나.’
당연히 꼭대기에 있을 것이라 생각한 수혁이었다.
“가자!”
수혁은 빌딩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잔챙이들 정리할까요?”
걸음을 옮기며 암화가 물었다.
“응, 부탁해.”
수혁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아버지.”
암화는 수혁의 답에 답하고 암운과 함께 빌딩 안으로 먼저 뛰어들어 갔다.
쾅! 쩌저적!
-크아아악!
-크악!
이어 입구를 통해 각종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수혁이 빌딩에 들어섰을 때는 이미 1층에 있던 시간의 병사들이 전부 쓰러져 있었다.
“위쪽에 있는 녀석들도 정리할까요?”
암화가 다가와 물었다.
“응, 꼭대기까지 쭉 밀어줘.”
“알겠습니다. 암운.”
수혁의 말에 암화는 다시 암운을 데리고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갔다.
-크아아악!
-크억!
얼마 지나지 않아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수혁은 비명 소리를 들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기인가.’
그리고 곧 지하로 이어진 계단을 발견할 수 있었다.
수혁은 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갔다.
이내 계단의 끝에 도착한 수혁은 거대한 문을 볼 수 있었다.
‘저 안에 있겠지.’
수혁은 문을 향해 매직 미사일을 날렸다.
쾅!
매직 미사일이 작렬하자 폭음과 함께 문이 파괴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수혁은 볼 수 있었다.
문 안쪽 거대한 의자에 앉아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노르칸두를.
스윽
수혁은 노르칸두를 향해 오른손을 들었다.
“섬광.”
* * *
“응응, 지금 바로 출발할게.”
-또 말만 그렇게 하고 출발 안 하는 거 아니지?
“아니야, 진짜 출발할 거야. 이번에는 꼭!”
-늦으면 정말 아빠 안 볼 거야! 늦으면 안 돼!
“응응, 이따 보자.”
장경우는 통화를 끝냈다.
“후…….”
그리고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채린이가 정말 기대하고 있나 보네요.”
장경우의 반대편에 앉아 통화를 같이 듣고 있던 양주혁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 말이다. 저번 일 때문에 안 가면 진짜 안 보려고 할 텐데. 끙…….”
“걱정 말고 다녀오십쇼! 제가 다 마크하겠습니다!”
양주혁이 자신 있게 외쳤다.
“별일 없을 거야. 거의 정리했으니까.”
장경우는 양주혁의 외침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시 무슨 일 생기면 연락하고.”
“옙, 알겠습니다!”
양주혁의 배웅을 받으며 장경우는 방을 나섰다.
장경우가 나가고 양주혁은 내부를 한번 둘러보았다.
가끔 보고할 때만 들어왔던 장경우의 사무실.
장경우가 휴가를 가게 되며 양주혁은 장경우의 대리를 맡게 됐다.
메인 에피소드를 조정하는 슈퍼컴퓨터 접속을 제외하고는 모든 권한을 위임받았다.
양주혁은 흐뭇한 미소를 지은 채 컴퓨터 앞으로 향했다.
이번 기회에 양주혁은 그간 궁금했지만 검색하지 못했던 모든 것을 확인할 생각이었다.
“수혁 스텟은 얼마나 올랐으려나?”
다다다다닥!
이내 컴퓨터 앞에 도착한 양주혁은 바로 검색했다.
가장 먼저 해결할 궁금증은 바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장 많은 이슈를 몰고 다니는 수혁의 스텟이었다.
이내 모니터에 수혁의 스텟이 나타났다.
“이런 미친…….”
스텟을 확인한 양주혁의 입에서 반사적으로 욕이 나왔다.
직업 : 대마도사
레벨 : 1000
경험치 : –
생명력 : 643800
마나 : 5940960
포만감 : 67%
힘 : 1530
민첩 : 1519
체력 : 4088 [2044]
지혜 : 297048 [148524 (+4500)]
맷집 : 10
모험 : 48
마기 : 10
보너스 스텟 : 2490
“무슨 지혜가…….”
잘못 보았나 싶어 눈을 비비고 다시 볼 정도로 수혁의 지혜는 높았다.
“책을 얼마나 읽은 거야?”
수혁이 도서관에서 살고 있다는 것은 장경우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정도로 지혜가 높아졌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유저들이 알면 난리 나겠네…….”
만약 수혁의 스텟이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행동 하나하나가 이슈 되는 수혁이다.
스텟이 공개되는 순간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 것이다.
수많은 이들이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려 할 수 있다.
물론 이미 수혁을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했다.
좋아하는 자 칭호는 선착순이기 때문이다.
이미 좋아하는 자 칭호를 상당수 선점한 수혁이었다.
일반 유저들이 도서관에 몇 년을 투자한다고 해도 수혁을 따라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보너스는 어디에 쓰려고 안 쓰고 있는 거지?”
보너스 스텟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였다.
“장비는…….”
장경우는 수혁의 장비를 확인했다.
“생각보다 엄청나지는 않네?”
당연히 모든 장비를 신 등급으로 도배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수많은 천계와 마계를 넘나들었기 때문이다.
“인벤토리에 레시피도 있는데 왜 안 만드는 거야?”
이해가 가지 않았다.
수혁의 인벤토리에는 신 등급 레시피도 있었고 재료도 있었다.
“의미가 없어서 그런가?”
바로 그때였다.
띠링!
알림이 울렸다.
양주혁은 알림 소리에 움찔했다.
‘중요한 것들은 알림을 해놓으셨다고 했지…….’
그리고 장경우의 말을 떠올리며 재빨리 알림을 확인했다.
“봉인진이 깨져? 2마계에 도착했구나…….”
알림이 울린 이유는 바로 크라스 봉인 마법진 때문이었다.
“예상보다 빠르네.”
이미 연중과 사냥왕의 모험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봉인 마법진이 깨질 것도 예상하고 있었다.
단지 예상했던 시간보다 조금 더 빨랐을 뿐.
“연중이랑 사냥왕은 얼마나 성장했으려나.”
마침 연중과 사냥왕의 스텟 정보가 궁금해진 양주혁은 검색을 했다.
그렇게 한참 검색에 빠져있던 그때.
띠띠띠띠띠!
색다른 알림 소리가 울렸다.
“……!”
검색을 통해 호기심을 해결하고 있던 양주혁은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 침을 꼴깍 삼키며 중얼거렸다.
“이, 이 소리는!”
지금 울리는 알림은 정말 중요했다.
장경우가 알림 소리들을 들려줄 때 이 알림 소리는 결코 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했을 정도로 중요했다.
양주혁은 재빨리 알림의 정체를 확인했다.
“……!”
그리고 양주혁의 표정에 놀람을 넘어 경악이 나타났다.
“크, 크라스가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