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on Day 1 Mana Burst RAW novel - Chapter 148
148화 사건의 전말(2)
“뭔가 알고 있는 거냐.”
현우는 조용히 물었다.
곁에 앉아 두 사람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주영미 역시, 범상치 않은 주제가 나온 이후로 슬쩍 의자 등받이에서 살짝 엉덩이를 떼고 앉았다.
여차하면 무력을 쓴다.
현우는 그녀의 뜻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고. 그녀와 마찬가지로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네크로맨서에게 온 신경을 집중했다.
“당연히 알고 있지.”
고개를 끄덕이는 네크로맨서.
그녀는 입가에 띄운 미소를 지우지 않고. 능청스러운 태도로 현우 맞은편의 의자를 가리켰다.
“그 전에, 앉아도 될까?”
“질문에 대답부터 해라.”
“대답이라면 이미 해줬잖아. 뭔가 알고 있냐고 물어봤고. 나는 당연히 알고 있다고 대답했고.”
어깨를 으쓱해 보이는 그녀.
이번에 현우는 말 대신 행동으로 자신의 뜻을 그대로 내비쳐보였다.
거칠게 맥동하는 순백의 불꽃이 허공에서 피어올랐고. 순식간에 네크로맨서의 주위 전체를 둘러싸며 타올랐다.
만일 현우가 바라기만 한다면···.
이 신화는 즉시 그녀의 육체를 촉매삼아 타오를 것이다. 제아무리 대단한 육신을 만들어 왔다고 해도. 신화의 겁화(劫火) 속에서 멀쩡할 수는 없을 것이다.
“흐응.”
그것을 느끼지 못할 리는 없으나.
네크로맨서는 여전히 여유로운 표정으로 현우를 향해 콧소리를 냈다.
“여기서 한 판 해볼 생각이야?”
“필요하다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텐데. 서로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런 감정적인 태도로 일을 망치면 둘 다 손해잖아.”
“그건 모를 일이지.”
당연하기 짝이 없는 소리겠지만.
지금 현우는 그녀에게 전력을 내어 보이지 않았다.
만약 네크로맨서가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만 보며 방심한다면, 그 말로는 이전 똑같이 본가를 찾아왔던 블러드 서커와 하등 다를 것이 없어지리라.
“난 동맹을 제안하러 왔을 뿐이야. 그리고 그 대가로 네가 원할 만한 정보를 제시했을 뿐이고.”
“그러니까.”
현우가 짧게 말했다.
“네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면, 지금 말한 정보를 알려주겠다. 대충 그런 조건으로 손을 잡자는 이야기겠군.”
“정확해.”
잠시 녀석을 노려봤다.
그러나 그걸 위협으로 느끼진 않은 건지. 아니면 정말 당당한 건지는 모르겠으나. 결국 녀석은 물러날 기색이 없었다.
“뭐, 좋아.”
현우는 이내 불꽃을 거두었다.
그제야 네크로맨서는 얄밉게도 한 시름 놓았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마치 십년을 감수했다는 듯한 얼굴에, 현우는 살짝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헤헤, 위험할 뻔했네.”
일부러 저러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었다.
“···정보는 확실한 거겠지.”
“물론이지.”
이윽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검지를 펼쳐 보였다. 그게 무슨 뜻인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럼 우선, 선수금인 셈 치고 한 가지를 알려줄게. 일단 주양태 회장의 신변은 아직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아직이라고?”
“지금은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앞으로의 일까지 완전히 문제가 없으리라고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소리지.”
어감이 묘했다.
현우의 표정이 빠르게 굳어졌고. 그 뒤에 조용히 앉아 있던 주영미의 기세 또한, 위협적으로 변모하려던 찰나.
네크로맨서 역시, 말을 꺼낸 다음에야 아차 싶었는지. 바로 현우를 향해 휘휘 양손을 내저으며 오해의 소지를 바로잡았다
“아, 혹시 착각할 까봐 하는 이야기인데. 나는 그 노인네한테 아무 짓도 안 했어. 그리고 앞으로도 안 할 생각이고.”
“···네년 말이 전부 사실이라고 치자.”
주영미가 입을 열었다.
그녀가 그 어느 때보다도 매서운 눈빛으로 네크로맨서를 노려보고 있었기에. 분위기는 다시금 숨이 막힐 듯이 경직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네년이 지껄이는 말을 믿을 수 있지. 지금 당장 댈 수 있는 증거라고는, 그 경박한 혓바닥에서 나오는 헛소리가 전부지 않느냐.”
“헛소리라니···.”
네크로맨서의 시선이 얇아졌다.
두 사람의 눈빛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만일 분위기가 조금만 더 험악해진다면, 누가 되었든 먼저 출수할 기세였다.
“흠흠.”
현우는 두 사람 사이에서 가볍게 헛기침을 하여 분위기를 환기 시켰다. 이윽고 그들은 서로를 노려보기를 멈추었다.
“잠룡, 네가 한 마디 해줘.”
“나는 네 편이 아니다.”
“하지만 나와 손을 잡아본 적은 있잖아. 그동안 내가 약속했던 조건을 지키지 않고 배신했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어?”
그건···.
맞는 말이긴 했다.
지금까지 오히려 그녀를 이용했던 것은 현우 쪽이었으니. 억울한 점만 놓고 따져보다면, 아마 그녀 쪽이 많으면 많을 것이다.
“···사실이긴 하군.”
“그렇다니까.”
삐죽 입술을 내미는 그녀.
현우는 작게 한숨을 내쉬곤 주영미 쪽을 돌아보았다.
“일단, 맹목적인 의심은 접어두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 경험상 저 녀석이 자신의 입으로 뱉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적은 없었습니다.”
“···알겠다.”
그리 마음에 드는 눈치는 아니었으나.
주영미는 현우의 말에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만족스러운 결과에 삐죽 내밀었던 네크로맨서의 입술이 도로 들어갔다.
“그래, 나랑 손을 잡는 선택을 한다면 절대 후회는 안 할 거야. 어차피 주양태 회장한테 가기 위해서는, 내 부탁대로 외신의 편린을 사냥하는 편이 빠를 테니까.”
“빠를 거라니?”
현우가 묻자 네크로맨서는 제 허리춤에 손을 올리며 가슴을 쭈욱 내밀었다.
“천무그룹 유럽지부가 있던 스위스 베른. 거긴 이미 다니엘 블랙에 의해서 격리된 차원이 됐거든. 그 경계를 뚫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할 텐데. 바로 이 몸께서 그걸 도와줄 수 있단 말씀이지.”
“그렇다면 그걸 먼저 해주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 그럼 서로간의 신뢰 문제도 깔끔히 해결될 테고 말이야.”
“아니, 미안하지만 그럴 수는 없어.”
고개를 젓는 그녀.
“애초에 그걸 가능케 하려면 이 육체를 먼저 완성해야 하거든. 그래도 격리된 차원의 시간은 흐름 자체가 이쪽이랑 아예 다르니까. 적어도 당분간은 주양태 회장의 안위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거야.”
만약 그 말이 사실일 경우···.
확실히 녀석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편이 나을 것이다. 애초에 현우로서는 잃을 것이 없는 제안임이 분명하니까.
하지만 선뜻 내키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이 녀석이 원하는 것.’
궁극적인 목표는 이미, 한 번 현우에게 밝힌 바가 있었다. 당시에는 그저 허황된 헛소리로 치부하고 넘어갔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었다.
신이 되고 싶다고 했던가.
현우가 이미 진짜 외신이라는 존재를 만난 이상. 그리고 실제로 그 힘을 자연스레 품고 있는 신체를 만들어낸 이상.
이제 그건 전과 같이 허황된 헛소리라고 치부할 수는 없어졌다.
그녀 또한.
이미 현우라는 변수를 통해. 전생··· 아니, 미래의 네크로맨서 자신을 뛰어넘은 결과인 것이다.
벌써부터 그녀의 배신을 의심하는 것은 너무나도 이른 걱정에 불과하겠으나. 그녀가 목표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닿아 있는 것이 맞다면···.
‘목적을 달성하는 순간.’
녀석은 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현우는 녀석의 이번 제안을 수락할 메리트가 훨씬 강해진다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왜, 친구는 가까이 두고.
적은 그보다 더 가까이 두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자, 이제 결정도 내린 것 같으니. 지체하지 말고 바로 노보시비르스크로 떠나자구. 네 비공정을 사용하면 오늘 안에는 도착할 수 있겠지?”
신난 듯 말하는 네크로맨서.
현우는 가만히 그녀를 바라봤다.
인연인지 아니면 악연인지 모를 녀석과의 끝이 머지않았을 지도 모를 일. 하지만 그 끝에서 승리와 바라는 것을 쟁취하는 이는 분명, 현우가 될 것이다.
바로 자신이 그렇게 만들 테니까.
***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본디 많은 사람들이 활발하게 돌아다니는 도시여야 했을 이곳은, 현우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끔찍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하늘을 꿰뚫은 거대한 사슬.
이는 서울, 천마산에 나타났던 것과 비슷한 광경이었으나. 그것이 만들어낸 결과만큼은 완전히 상이했다.
“···.”
흩날리는 서릿발과 그 아래로 펼쳐진 반쯤 폐허로 변한 도심. 당연하게도 그 속에서 생존자의 흔적이라곤 티끌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차원 쐐기가 만들어낸 풍경인가.’
마치 게이트 브레이크가 일어난 현장의 이질적 환경처럼. 도시 전체는 기괴한 나무 덩굴에 뒤덮여 침식되어 있었다.
자칫, 서울도 이리 되었을 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떠올리니. 노보시비르스크 도심에 벌어진 이 사태가, 그저 관망하는 자의 시선으로만 보이지는 않았다.
“후, 생각보다 심각하네.”
별로 심각하게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네크로맨서가 중얼거렸다.
물론, 그녀의 말에 진심이 담겨 있는지의 여부는 둘째 치더라도. 일단 심각하다는 평가는 절대 부정할 수 없었다.
‘로마노프는 결국 실패했군.’
굳이 파악할 필요도 없었다.
이미 노보시비르스크 전역은, 차원 쐐기의 충전을 막아내지 못한 대가를 치르고 있단 사실은 눈앞에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나타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현우는 네크로맨서를 돌아봤다.
“적어도 너는 노보시비르스크에 벌어진 사태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았나. 방금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말은, 조금 이상하게 들리는 것 같군.”
“나도 직접 보진 않았으니까.”
“처음부터 알고 있던 게 아니었나.”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는 전능하지 않아. 단순히 사태에 대해서만 인지하고 있던 것뿐이야. 방법은 물어봐도 안 알려줄 거고.”
어깨를 으쓱하는 네크로맨서.
물론, 애초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문제는 로마노프다.’
현우는 녀석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 방향에는 로마노프 본가 저택이 있을, 도시 외곽의 자작나무 숲이 자리하고 있었다.
본래 천무그룹과 인류의 적으로 돌아섰을 로마노프였으나. 현우로 인해 그 미래가 바뀌어 유지되었으니. 단순히 예정된 적은 하나 줄고, 아군은 하나 늘었다는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다.
현우가 알고 있던 미래는 변수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고. 이전처럼 미래를 완벽히 예지하고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그러니 이럴 때일수록.
현우 자신이 만들어낸 변수들은 모두 손 안에 쥐고 있는 편이 유리하다. 그리고 이들 로마노프 또한, 전처럼 강성하진 않아도 분명 활용할 가치가 있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성녀가 물어왔다.
그녀는 현우에게 질문을 던지면서도 옆에 가만히 서 있는 네크로맨서에게 시선을 떼지 않았다.
혹여 조금이라도 수상한 기색을 내비치는 순간, 지체 없이 손을 쓰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듯했다.
“일단은···.”
현우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외곽 자작나무 숲에 로마노프 본가 저택이 있을 겁니다. 우선 그쪽으로 가서 생존자가 있는지 확인부터 해야죠.”
“만약, 생존자가 있다면 그들에게 있어선 저희가 마지막 희망이 되겠군요. 부디 최대한 많은 인명을 구조할 수 있길 바랄 뿐입니다.”
현우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페일 라이더는 현우가 말로 명령을 내릴 필요도 없이. 그 생각에 반응하여 이미 항로를 돌린 후였다.
몇 분이 지났을까.
“뭔가 옵니다.”
아그네스가 중얼거렸다.
그녀의 말은 금방 현실이 되었다.
“끼이익!”
와이번 무리.
족히 서른 마리는 되어 보이는 놈들이 페일 라이더를 향해 달려들었다.
당연한 결과였다.
공중에 엄폐물이 존재할 리가 없고.
그렇게 도시 상공에 혈혈단신으로 떠 있는 비공정, 페일 라이더는 비행 능력이 있는 마족들에게 있어 눈에 띄는 목표였으니까.
그러나 현우 역시.
아무 대책도 없이 이곳에 비공정을 띄운 것은 아니었다. 이미 타나토스의 색적 기능을 통해 도시 전역을 스캔한 뒤였고. 놈들의 등장 또한, 예상하고 있던 바였다.
와이번은 각 개채간의 차이야 있으나. 기껏해야 B에서 A급 사이의 위험도를 지닌 마족이다.
끽해야 입에서 불꽃을 쏘는 정도.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고작 그 따위론 페일 라이더의 외관에 자그마한 흠집은커녕. 목숨을 걸고 공격을 퍼부어도 스치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이다.
“잠깐.”
그런데 그때.
네크로맨서가 앞으로 나섰다. 녀석은 마치 선심이라도 쓰는 것 같은 모양새로 나서는가 싶더니.
이윽고 두 눈을 내리감았다.
녀석이 무엇을 하려는 건지. 그런 의문을 굳이 물어볼 필요도 없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검푸른 기운이 일렁이며 퍼지기 시작했다.
“···역겹기 짝이 없군요.”
아그네스가 중얼거렸다.
신성력을 다루는 그녀에게 있어 그건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었다.
한 눈에 보아도 불온하고 불결하기 짝이 없는 힘.
강기는 아니었다.
그것은 마법의 분류에 속하지만, 도저히 마법이라 부를 수는 없는 영역까지 도달한 죽음의 기운 그 자체였다.
‘사기(死氣)···.’
현우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건 보통 언데드라면 어떤 수준의 존재든 뿜어내는 기운이다.
살아 있는 인간에게 응당 생기가 느껴지는 것처럼. 사실, 언데드에게 있어서는 그리 특이할 것도 없는 기운.
하지만.
지금 그녀가 사용하고 있는 사기는 한 마디로 차원이 달랐다.
마치 물안개처럼 앞으로 뻗어나간 기운이 와이번 무리를 감싸자. 놈들의 살점이 산 채로 떨어져나가더니. 순식간에 모조리 부패하여 뼈대만 남은 기괴한 몰골로 변모했다.
“사자화(死者化).”
네크로맨서가 중얼거렸다.
그녀가 가볍게 손짓하자. 앙상한 뼈만 남은 와이번들이 움직여 페일 라이더를 호위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흐흥.”
이윽고 가슴을 내밀어 보이는 그녀.
현우는 그녀가 내세운 자신만만한 표정과 태도보다는, 지금 그녀가 만들어낸 결과에 집중했다.
‘따로 손을 쓰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으니. 오직 자신의 육신이 품고 있는 사기만으로 살아 있는 마족을 언데드로 만들어낸 거다.’
범상치가 않았다.
아무리 마족이라곤 하지만, 멀쩡히 살아 있는 생물을 바로 언데드로 만들어내는 기술이라니.
이걸 사람에게 사용한다면···.
웬만한 헌터들은 네크로맨서에게 대항조차 하지 못하고. 그대로 언데드가 되어 그녀의 종이 되어버리겠지.
“어때?”
쿡, 옆구리를 찌르는 그녀.
현우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글쎄···.”
말끝을 흐리며.
현우는 가볍게 손을 휘둘렀다. 미처 그녀가 말릴 틈도 없이 일어난 신화가. 페일 라이더 주변을 한바탕 휩쓸고 사라졌다.
“언데드를 만드는 것은 쉬워도. 유지하는 것까지 쉬운 일은 아닌가보군. 아니면, 너무 날림으로 만들어 불량품이 되었거나.”
“야!”
기껏 만들어낸 언데드인데.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란 말인가. 네크로맨서는 어이가 없어서 고함을 질렀다.
“불만이 있어 보이는데.”
“아니, 그럼 불만이···.”
“페일 라이더는 호위 따위가 필요할 정도로 허접한 비공정이 아니다. 저런 저급한 언데드가 주위에 있는 건 오히려 기동에 방해가 될 뿐이지.”
그건, 논리적으로 옳은 말이었다.
애초에 네크로맨서, 그녀가 원한 것도 페일 라이더의 호위가 아닌. 그저 새로운 힘과 기술의 과시였을 뿐이었으니까.
“쓸 데 없는 짓 좀 하지 마라.”
현우는 쯧, 하고 혀를 차곤 고개를 돌렸다.
결국 네크로맨서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현우를 올려다 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