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ll Search Gets Done RAW novel - Chapter 36
36. 유니콘 목장 (2)
번쩍!
굵은 번개 줄기가 뻗어나와, 눈앞의 적들을 한명 한명 관통하며 둥근 궤적을 그렸다.
치지지지지직!
그저 불규칙하게 뻗어나가는 ‘벼락불’과는 달리, 마치 표적을 찾아다니는 듯 기묘한 곡선을 그려내는 번개 줄기.
마지막 놈까지 관통한 번개 줄기는 더 이상의 타겟을 찾지 못한 듯, 나뭇가지 모양을 그리며 하늘로 뻗어나갔다.
철그렁─ 철컹─
그리고 번개가 지나간 후.
주변의 적들이 일제히 병장기를 떨어트리며 쓰러졌다.
“저··· 저게 무슨! 저등급의 마법사 나부랭이가 아니었던 건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놈들의 대장이 한쪽 팔을 들어 올리며 중국어로 외치기 시작했다.
“놈은 고등급의 전격 계열 마법사다! 모두 최대한 거리를 벌리고 흩어져!”
그가 뭔가 지휘하기 시작한 건지, 나서지 않고 있던 스무명의 부하가 나를 둘러싸고 각각의 거리를 최대한 벌렸다.
아까와는 달리 꽤 그럴듯한 대열이었다.
확실히 괜히 대형 길드 소속의 헌터라는 게 아니었다.
마치 방금 나에게 달려들어서 린치를 놓으려 했던 놈들은 맛뵈기라도 되었다는 듯.
대장이 등에 매고있던 반달 모양의 언월도를 꺼내들자, 나머지 헌터들도 제각기 들고 있던 창을 꼬나쥐었다.
생김새를 조금씩 달랐지만 전부 다 월도(月刀)의 일종이었다.
“청검어진(靑劍魚陳)을 형성한다!”
휘하의 부하들이 훈련된 동작을 동시에 취할 때 발동되는 진법.
주로 헌터의 인구가 많은 중국 길드의 지휘 계열 헌터들이 주로 가지고있는 집단 버프 스킬의 한 종류였다.
“진법···?”
그것은 국제 스킬학 표준의 스킬 명칭을 따르지 않는 중국 헌터들만의 스킬 명칭이기도 했다.
이에 대응되는 표준 스킬 명칭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지만.
단순히 스킬명만 들어서는 그게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중국 스킬들의 특징이었다.
중국의 헌터들은 자신들의 스킬을 ‘무공’이라 지칭하며 자랑스러워 하는 듯했지만, 나 같은 경우는 그 명칭들이 하나같이 헷갈리고 비슷비슷해서 일일히 기억하고 있지는 못했다.
물론 나에게는 저게 뭔 스킬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찾아보면 되지. 스킬 검색(Skill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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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색남은 스킬 포인트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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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검어진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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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검어진(靑劍魚陳) – 2티어
설명 :
서로간에 넓은 거리를 유지하며 한 방향을 향해 돌진함.
해당 진형의 형태를 유지하는 전체 구성원의 민첩성 두 단계 상승.
진형을 이탈하는 구성원은 효과가 해제됨.
요구 제한 :
레벨 5 이상.
마력 F 이상
통솔력 F 이상
선행 스킬 :
[습득하기 : 불가능, 요구 제한과 선행스킬을 만족해야 합니다.]────────────────
그동안 ‘스킬 검색’에 의해서 나오는 스킬은 모두 국제 스킬학 표준에 등록된 스킬만 나오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저렇게 자기들 끼리 자체적으로 창안해서 사용하는 스킬까지 ‘스킬 검색’에 나타날 줄이야.
게다가 스킬의 설명창에 한자가 나온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뭔가 했더니 2티어 밖에 안되는 스킬이었군.”
역시 놈들은 예상대로 E나 D급 정도 되는 헌터들임이 틀림 없었다.
그렇게 잠시 관련 내용을 찾아보던 중.
척척척척─
대장으로 보이는 놈을 포함한 스물 한 명의 헌터들이 나를 향해 창끝을 겨누고 마나를 끌어모았다.
“저놈을 전격 속성의 몬스터라고 생각해라! 지금의 진형을 유지하며 무조건 한놈씩 공격을 시도한다!”
충격이었다.
어느 순간 부터, 놈들에게 있어 나는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청벽신창(靑壁神槍)!”
쐐애액!
나의 사각을 노린 창끝이 빠르게 쏘아졌다.
팅!
창 끝이 보호막을 때리고 튕겨 나갔다.
동시에 ‘마나 쉴드’의 효과로 인해 한 웅큼의 마나가 빠져나간 것이 느껴졌다.
곧장 뒤돌아선 나는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어버린 놈을 향해 전격을 품은 마나를 방출했다.
“벼락불(Lightning)!”
번쩍!
손끝에서 튀어나간 한 줄기의 벼락.
쿠우웅!
그것은 내 뒤를 급습했던 놈의 심장을 꿰뚫고 반대쪽 저 너머로 날아가 사라졌다.
그러나 스톰 차저의 다른 헌터들은 전류에 의한 범위 공격에 휩쓸리지 않도록 진형을 통해 서로간의 거리를 유지했다.
“끄흑!”
그을음을 뱉으며 힘없이 쓰러지는 놈을 보며.
시야 한구석에 있던 스킬 검색 창을 바라보았다.
“청벽신창··· 이라고?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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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벽신창(靑壁神槍) – 2티어
설명 :
창끝에 깃든 마나를 폭발시키며 찌름.
폭발하는 마나에 의해 관통력이 증가함.
창으로만 사용 가능.
요구 제한 :
레벨 5 이상.
근력 F 이상.
민첩성 F 이상
체력 F 이상
선행 스킬 :
[습득하기 : 불가능, 선행 스킬을 만족해야 합니다.]────────────────
놈들은 그냥 창으로 찌르는 스킬을 가지고 무려 ‘청벽신창’이라는 멋진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익히는 것도 가능하겠으나, 솔직히 그러면 스킬 포인트가 아까울 것이다.
“허허.”
허탈한 웃음을 내뱉는 동안.
내 눈은 곧장 반대쪽으로 향했다.
“이야아아압!”
또다시 내 사각을 노리고 찔러오는 또다른 헌터의 창끝을 막아내야 했기 때문.
카아앙!
“역시 출신 지역 답게, 뒷통수 찌르는 솜씨가 일품이구나.”
‘마나 쉴드’에 의해 튕겨져나간 창을 회수하던 헌터.
나는 놈을 향해 반대쪽 손을 뻗었다.
손 끝에서 위협적으로 전류가 파직거렸다.
“자··· 잠깐만···!”
놈이 중국어로 뭐라고 했지만 언어를 모르는 나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일렉트릭 써지(Electric Surge)!”
치지지지지지직!
“커허어어어헉!”
두 번째 달려든 헌터까지 무사히 쳐냈다.
“······.”
그러나 상황이 썩 좋지 않았다.
아직도 열 여덟명의 헌터들이 창끝을 새우고 나를 죽이기 위해 킬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
나 또한 스킬을 아무렇지도 않게 난사할 수도 없었다.
놈들을 깔끔히 제압하기 위해서는 최소 3티어 마법을 사용해야 했는데, 그러기 위한 순간 소모 마나량을 감당하는 것은 부담이 되었다.
자칫하면 마나가 고갈된 순간이 찾아올 텐데, ‘마나쉴드’조차 사용할 수 없는 그 잠깐의 순간.
그만큼 위험해지는 순간은 또 없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마석 흡수’를 통해 마나를 회복하며 마법을 난사하는 것이 나의 전투 스타일인데, 마치 레이드라도 당하듯.
이렇게 둘러싸인 상태에서 다구리를 당하는 건 결코 바랐던 상황이 아니었다.
‘여유 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원래는 무지성으로 달려드는 놈들을 차례 차례 전기로 조져놓을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렇게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놈은 처음의 열 명이 전부였다.
나머지 스톰 차저의 헌터들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이었다.
과연 유니콘을 싹 쓸어갈 대담하고 위험천만한 계획을 성공시켰던 놈들 답다고 해야하나.
‘놈들을 너무 얕잡아 봤어.’
지금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그것은 바로 ‘마나 쉴드’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다.
사실 ‘마나 쉴드’를 켜고 있는 이상, 날아오는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낸다거나 온전히 회피할 수가 없는 것.
몸을 통째로 둘러싸서 보호하는 마나의 보호막은 육탄전 상황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타격 받을 수 있는 범위를 늘려주는 역할을 했다.
신체에 직접적인 데미지를 막아주긴 하지만, 그 대신 헌터가 가진 힘의 근원이 되는 마나가 뭉텅 뭉텅 깎여나가는··· 어찌보면 일종의 셀프 디버프를 거는 스킬인 것.
그렇기 때문에 육탄전을 벌이는 근접 계열 헌터들은 굳이 ‘마나 쉴드’를 익히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근접전에서의 ‘마나 쉴드’는 오히려 독이 되기 때문.
지금 이 스톰 차저 놈들도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마나 쉴드’를 해제할 수도 없지.’
순수한 신체능력만으로 이 스무 명의 인원이 다구리를 놓는 상황을 극복할 자신은 없었다.
뽕!
“하지만 이러면 어떨까.”
나는 어느샌가 꺼내든 물병의 뚜껑을 뜯어내듯 제거해버렸다.
꼴꼴꼴꼴.
이어서 녹진하고 끈적한 투명색 액체가 쏟아져나와 나의 식도를 타고 흘러들어갔다.
“대장님! 저 새끼 갑자기 뭔가를 마시고 있습니다!”
“나도 보고있다. 색깔을 보아하니 마나포션은 아닌 것 같은데··· 이 새끼들, 뭐하냐! 놈이 뭘 하건 신경쓰지 말고 계속 두들기기나 해라!”
주변을 둘러싼 스톰 차저 놈들이 중국어로 뭐라 씨부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개의치 않고 들고있던 병을 원샷하는 데 집중했다.
꿀꺽! 꿀꺽···!
“크으!”
맛은 뭔가 달짝지근하면서도 묵직하게 시큼했다.
내가 마신 것은 바로 ‘사이프러스의 포효’ 포션.
얼마 전에 커럽티드 트렌트의 몸에서 추출한 수액이었다.
마시면 독 저항력을 상승시켜주고 동시에 ‘중독’에 걸리고 ‘독 안개’가 강제로 시전되는 포션······.
이것은 사실상 부작용에 해당되었기에, 김정수에게 재탕을 좀 해달라고 부탁을 해보았었다.
내심 이 ‘중독’과 ‘독 안개’의 부작용을 없앨 수 있지는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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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된 사이프러스의 포효(Refined Cypress’s Roar)
설명 :
타락한 나무에서 추출된 수액을 정제한 액체.
섭취 시 독 저항력 대폭 상승.
섭취 시 일정 시간 동안 중독됨.
섭취 시 일정 시간 동안 자동 시전.
독 안개는 지속시간이 끝날 때 까지 취소 불가능.
중독과 의 지속시간이 대폭 증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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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강화되었다.
“오오옥!”
뒷맛으로 그윽한 역한 냄새가 풍겨올라왔는데 수 차례 구역질을 반복하다 겨우 입가에 침을 닦을 수 있었다.
정보창을 확인하니 상태란에 ‘독 안개’의 지속시간이 나타났다.
상태 : 중독
중독 : 37분 20초
독 안개(Poison Fog) : 37분 20초
내 몸은 중독된 상태였다.
그러나 몸 상태에 커다란 이상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은 아마도 독 저항력··· 아니, 정제된 사이프러스의 표효를 마시고 무려 C까지 상승한 독 저항력 때문으로 보였다.
떠오른 창을 빠르게 훑어본 뒤.
곧바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한참 웃던 대장은 내가 알아들을 수 있게끔 한국어로 떠들기 시작했다.
“술맛이 영 별로인가보구나! 하하하!”
“꺼흑··· 몇 방울 정도 남아있을 텐데, 너도 마셔볼래?”
“이런 쯧. 벌써 진득하게 취했나보군. 예의는 다 갖춰 주었으니 이제 죽도록 해라!”
“한 사람을 가운데 놓고 린치하는게 과연 예의일까?”
말이 끝남과 동시에 들고있던 빈 병을 집어던졌다.
데구르르!
그리고 바닥을 구르던 병이 놈들의 대장의 발끝에서 멈췄다.
동시에 내 손끝에서는 빠르게 캐스팅이 완료된 전격 속성의 마나가 튀어올랐다.
“벼락불(Lightning)!”
번쩍!
나는 캐스팅중이던 스킬을 곧장 놈들의 대장을 향해 날렸다.
놈들이 방심하고 있을 타이밍을 노린 기습이었다.
그러나 그 옆에 서있던 거대한 목제 타워 쉴드를 든 헌터가 어느새 대장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파바바박!
타워 쉴드의 중앙에는 큼직하게 거미줄 같은 균열이 생겨났다.
그리고 나의 ‘벼락불’은 온전히 막혀버렸다.
그 사이에 목제 방패같은 걸 꺼내오다니.
과연 체계적인 새끼들이었다.
“청풍신창(靑風神槍)!”
쐐애액!
동시에 또다시 내 뒷통수를 노리고 날아오는 창격.
그러나 놈은 내게 완전히 접근하기도 전에 우뚝 멈춰섰다.
“어어어? 커흐윽!”
그는 바닥에 엎드리며 창을 놓쳐버렸다.
땡그랑!
“뭐야! 저놈 갑자기 왜저래!”
상황을 지켜보던 놈들의 대장이 순간적으로 눈을 크게 떴다.
“독··· 독인가?”
나의 주변에 생겨나던 옅은 녹색의 안개.
그것은 어느새 금세 눈에 띌 정도로 짙어져가기 시작했다.
색이 너무 짙어서 시야를 가릴 정도.
놈들이 이 것을 눈치챘을 때는 이미 이 일대가 완전히 독기에 잠식당한 상태였다.
“크윽! 저 새끼가 어떻게 독을?”
“왜. 쓸 수도 있지.”
어느새 나는 코를 막으며 얼굴을 찡그린 놈의 코앞에 접근해있었다.
놈을 지켜주던 타워 쉴드를 든 헌터는 흘러들어오는 독기 때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쓰면 안 돼?”
“뭐··· 뭣?”
쫙 펼친 손바닥을 놈의 얼굴에 가져다댔다.
손바닥 위에는 전류의 구체가 위협적으로 번뜩이고 있었다.
순간 마나 소모량을 의식해서 사용한 조금 위력이 낮은 스킬이었다.
“일렉트릭 볼(Electric Ball).”
치지지직!
고전압 전류의 공이 놈의 면상에 그대로 꽂혀버렸다.
“끄허어어억!”
그대로 뒤로 나자빠진 놈들의 대장.
‘독 안개’에 흐트러진 진형은 대장이 습격을 받는 순간 부터, 완전히 와해되어 버렸다.
강한 독성에 중독되었지만, 아직 침착을 유지하던 몇몇 헌터들은 자신들의 대장을 구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치직!
“연쇄 번개(Chain Lightning).”
번쩍!
마치 살아있는 것 처럼 휘몰아치는 번개 줄기가 서로간의 거리를 좁히고 다가온 헌터들을 한명 한명 관통하고 지나쳐갔다.
쿠구구궁!
“젠··· 젠장!”
내가 부하들을 쓸어버리고 있는 사이에 어떻게든 버티고 일어난 놈들의 대장.
그는 자신의 언월도를 움켜쥐고 온힘을 다해 기합을 내질렀다.
“죽어어어어어어어어!!!!!”
휘어진 날의 창이 내 심장을 노리고 찔러들어왔다.
까아앙!
그러나 그 창 끝은 내게 도달하지 못하고 튕겨져 버렸다.
‘마나 쉴드’에서 깎여나가는 마나량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아마도 놈의 몸 상태가 중독되고 감전되어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황이라는 뜻.
“왜 이렇게 비실비실하지? 그 길드의 헌터는 모두 이렇게 허약한가?”
“이 개새··· 끼가!”
동시에 놈의 면상을 향해 또 한번 손바닥을 펼쳐보였다.
“이이익!”
또다시 전류의 공이 쏘아져나올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
튕겨져나간 창을 미처 회수하지도 못한 놈은 그저 눈을 질끈 감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포이즌 핸드(Poison Hand).”
손바닥의 중심에서 생성된 것은 전격 속성의 마나가 아니었다.
맹독을 품은 독기였다.
진녹색의 독기가 놈의 얼굴을 향해 그대로 퍼부어졌다.
스스스스─
내 시야의 한 구석에는 최근에 새로 익힌 스킬인 ‘포이즌 핸드’의 설명창이 띄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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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즌 핸드(Poison Hand) – 1티어
설명 :
마나를 이용해 생성한 독을 손바닥을 통해 발산한다.
흡수해본 적이 있는 독의 종류에 따라 스킬의 위력이 강화됨.
대상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피해량 증가.
대상과의 거리가 떨어질수록 피해량 급격히 감소.
맨손으로만 사용 가능.
요구 제한 :
레벨 5 이상.
체력 E 이상.
독 저항력 F 이상.
선행 스킬 :
–
[습득함]────────────────
비록 1티어이지만, 독 계열 스킬은 ‘인간’ 한정으로 몹시 치명적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독 저항력이 없다는 전제하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독 저항력이라는 것은 전기 저항력과 마찬가지로 마이너한 스탯 중 하나였다.
단순하게 얻기가 더럽게 어려운 건 둘째 치고, 독 스킬 자체가 윤리적인 문제로 인해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불법이거나, 허가를 받아야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기 때문.
게다가 내가 사용하는 ‘포이즌 핸드’는 일반적인 독과는 조금 달랐다.
스킬의 설명에 따라, 나의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은 B급 몬스터, 커럽티드 트렌트의 맹독.
그것과 같은 성분의 독성이 흘러나왔다.
스킬 구분으로는 1티어였지만 단순히 위력으로만 따지자면 어지간한 4티어~5티어 스킬과도 맞먹지 않을까.
“커흐으윽······.”
놈들의 대장이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힘없이 늘어졌다.
그리고 몇 초 지나지 않아 놈의 숨이 완전히 끊어졌다.
푸화아악─!
사망한 그의 몸에서 일순 진녹색의 독기가 퍼져 나왔다.
바로 옆에서 주저앉아 있던 타워 쉴드를 든 헌터가 자신의 목을 잡고 고통스러워했다.
“끄끄끅!”
푸확!
방패 헌터가 숨을 거두자 똑같은 진녹색의 독기가 주변으로 뭉게뭉게 퍼져나갔다.
그 독이 가까이 다가온 헌터에게 옮겨지고.
푸확! 푸확! 푸확!
그 헌터가 죽자 또다시 근처의 헌터들에게 옮겨갔다.
스무명의 스톰 차저 헌터들이 모조리 맹독에 중독되기까지 불과 십여초도 걸리지 않았다.
스스스─
이것은 바로 커럽티드 트렌트로부터 얻어낸 능력. 바로 ‘독 확산’이었다.
“독 확산(Poison Proliferation).”
이것은 따로 캐스팅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시전되는 스킬이었다.
그러나 이것을 발현시켜보는 경험은 처음이었기에.
나도 모르게 읊어보게 되었다.
“허어어억! 커헉!”
“숨··· 숨이! 끄흐윽! 흑!”
잠시 후.
‘사이프러스의 표효’에 의한 효과인 ‘중독’ 상태 이상과 ‘독 안개’의 강제 시전이 끝났다.
일대에 맴돌던 초록색 독무가 완전히 흩어져 버렸고, 쓰러진 중국인 헌터들만이 남게 되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그렇게 수십 마리의 유니콘을 강탈해가던 놈들은 완전히 소탕되었다.
“조금 빡세군.”
솔직히 가지고 있는 밑천이 다양하다 생각했다.
그렇기에 이 정도 놈들은 어떻게든 쉽게 제압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까지 고전하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결국 아껴두려고 했던 ‘정제된 사이프러스의 표효’ 물약까지 마셔버리게 되다니.
물론 조금 아까운 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내 목숨과 바꿨다 생각하면 전혀 아까울 것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게 몸을 추스르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자.
다그닥! 다그닥!
한라산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약 서른 명 정도 되는 말을 탄 자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히이잉!
“저 사람들은?”
저마다 기다랗고 뾰족한 랜스를 든 사람들······.
저건 바로 제주도의 벤처 길드, 드래곤헤드(Dragonhead).
기병 계열 헌터가 중심이 되는 특이한 길드이며 미래 기억상으로는 길드장의 자살로 인해 와해되어 사라져버린 비운의 길드였다.
아마도 유니콘 목장의 상황을 한 발 늦게 전해듣고 추격해온 헌터들인 모양인데.
그런데 말탄 사람들 가운데에 유독 빠른 말이 하나 있었다.
말이 아니었다.
몸집이 더 크고 온통 새하얀, 이마에 길다란 뿔이 튀어나와있는 몬스터.
《이히잉!》
혼자서만 유니콘을 타고 있는 여자였다.
‘이 사람이 바로 드래곤헤드의 길드마스터.’
그녀는 가장 먼저 내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와 멈춰섰다.
유니콘에서 폴짝 내려온 그녀는 나를 바라봤다.
“혹시 그쪽 분께서···?.”
아무래도 여기서 있었던 상황을 설명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어째서 유니콘을 훔쳐간 스톰 차저 길드의 일원들이 모조리 쓰러져 있으며, 나는 대체 왜 여기에 있는지.
드래곤헤드 길드라면 내 정체를 밝혀도 상관 없을 것이다.
미래 기억상 이 길드와 칼라미티가 엮인 적은 없었기 때문.
게다가 나는 도둑맞을뻔한 이 길드의 전재산을 목숨걸고 지켜준 사람이다.
세상 그 누가 자기랑 관련도 없는 일에 목숨을 걸고 뛰어든단 말인가.
굳이 겸양을 떨면서 정체를 숨길 이유가 없었다.
나는 곧장 쓰고있던 개구리 가면을 벗으며 자기소개를 했다.
“저는 검색 길드를 운영하고 있는 한세훈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나는 조심스럽게, 100장에 9900원으로 염가 제작했던 심플한 명함을 한 장 꺼내서 그녀에게 건넸다.
***
결국 경찰과 소방 인력이 도착해 현장을 수습했고, 유니콘을 훔쳐 가던 스톰 차저 길드원들이 모조리 잡혀들어갔다.
대외적으로는 드래곤헤드 길드에서 놈들을 소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산 중턱에 있는 유니콘 목장.
곳곳의 울타리가 파괴되어있고, 스톰 차저 길드가 습격했을 때의 참혹한 상황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래도 목장 한켠에 마련된 길드장실은 멀쩡하게 남아있었다.
“한세훈 길드장님. 정말 고맙습니다.”
공손하게 인사를 건넨 그녀는 구석에 마련된 간이 탕비실로 이동했다.
그녀의 이름은 윤희망.
제주도의 중소 길드, 드래곤헤드의 길드장이었다.
“별 말씀을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지요.”
사실 미래 기억에도 그녀에 관한 내용은 많지 않았다.
왜냐하면 원 역사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단명했기 때문이었다.
‘인물 검색, 윤희망.’
────────────────
윤희망 (21, 여)
레벨 35 (8%)
상태 : 양호
근력 C- 민첩성 B- 체력 B+ 마력 C-
교감력 B
스킬 :
출정의 길(Warpath) – 중급 (1%)
내츄럴 호스맨십(Natural Horsemanship) – 1티어, 고급 (3%)
캔터(Canter) – 1티어, 중급 (71%)
갤럽(Gallop) – 1티어, 중급 (27%)
교감(Communion) – 2티어, 중급 (38%)
기병 돌격(Cavalry Charge) – 3티어, 초급 (75%)
무자비한 돌격(Brutal Charge) – 4티어, 초급 (50%)
카우치드 랜스(Couched Lance) – 1티어, 초급 (41%)
랜싱 스틸(Lancing Steel) – 2티어, 중급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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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동갑이었나.’
이 나이에 종합 헌터 등급 B면 굉장히 능력있는 헌터라는 의미였다.
대부분 기병 계열 스킬을 익힌 건 당연할 테고··· ‘출정의 길’이라니.
이동 속도가 빨라질수록 공격력이 증가하는 스킬······.
그녀가 가진 고유 스킬조차 기병 계열 스킬이었다.
다만 아직 ‘아머드 카발리(Armoured Cavalry)’나 ‘세들 스태빌리티(Saddle Stability)’ 같은 말을 보호하기 위한 스킬은 아직 갖추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어떤 길드에서든 모셔 가고 싶어 할 만한 훌륭한 헌터였다.
애초에 기병 계열 헌터가 흔하지 않기도 하고.
그런데도 굳이 이런 길드에 남아있다는 건······.
나는 문득 고개를 돌려 책상 위의 가족사진을 바라봤다.
‘아마도 가업을 이어받은 거겠지.’
그런데 그녀의 가족들은 다 어디가고 혼자 길드를 책임지고 있던 걸까.
뭐 물어보자면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굳이 알아서 무엇하리.
그런 생각을 하며 쟁반을 들고 돌아온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공손하게 잔을 내려놓았다.
“유니콘 젖으로 만든 요거트에요.”
밖에 있는 길드원들은 아직도 약에 쩔어 잠들어있는 유니콘들을 보살피고 파손된 목장의 시설을 복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아 고맙습니다. 이 귀한 걸······.”
잔에 박힌 일회용 수저를 집어들며 한 입 먹어보았다.
“이렇게 맛있는 요거트는 처음이군요.”
일반 플래인 요거트보다 훨씬 진득하고 유니콘 젖 특유의 향이 입에 맴돌았다.
“냉장고에 더 있으니까, 원하시면 더 드릴게요.”
“다 먹으면 생각해보겠습니다.”
윤희망은 잠시 내가 요거트를 떠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입술을 달싹였다.
“유니콘을 되찾아주신 은혜, 어떻게 갚아야할지 모르겠어요.”
“어휴. 다 그렇게 서로 돕고 사는거죠. 마음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당장은 보답으로 드릴만한 게 이런 것 밖에 없어서······. 죄송하네요.”
“뭘 그런말씀을 다······.”
동시에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요거트··· 유니콘 젖?
순간 깨달음이 왔다.
“있군요.”
사실 그녀를 도와 유니콘들을 되찾을 수 있게 도와준 가장 큰 이유는 재료를 얻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그 재료 중에서도 극상의 재료가 이곳에 존재했다.
“네? 무슨 말씀이시죠?”
“이곳에는 암컷 유니콘이 있는 거군요.”
“그렇긴 합니다··· 그런데 그게 어떻다는 건지······.”
나는 귀한 요거트를 후루룩 마셔버리고는 탁 내려놓았다.
그리고 본론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