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27
대한민국 절대 재벌! 27화
“그렇사옵니다.”
“일본이 곧 망할 것 같으니 그런 것이겠지?”
일본에 제일 먼저 납작 엎드린 놈의 자식이 일본을 제일 먼저 배신할 모양이다.
그리고 나는 그의 말을 듣고 기겁한 눈빛을 보였다.
“왜 그리 놀라느냐?”
“아, 아니옵니다.”
“하던 말이나 계속해 보아라.”
“어찌 되었든 지폐의 가치는 하루가 다르게 떨어질 것입니다. 그러니 금이나 땅이 좋을 것인데, 금은 이전보다 시세가 몇 배나 올라 지금 산다고 해도 이익이 되진 않을 겁니다.”
“네놈은 동경에서 유학한 놈보다 못하지 않는구나.”
“예?”
“계속해 보아라.”
“그러니 결론은 땅입니다.”
“그건 삼척동자도 다 할 수 있는 소리다.”
사실 조선 사람만큼 땅을 좋아하는 민족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요.”
“네가 땅을 사고파는 것으로 나카무라의 재산을 몇 배로 늘려줬잖아.”
한 주임이 이근택의 눈치를 보며 내게 말했다.
이래서 소문이 무섭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그래, 내 엿을 제대로 먹여 주마.’
한 주임이 멍석을 제대로 깔아 놓았다.
그럼 이제 광대가 되어 그 멍석 위에서 칼춤을 추면 된다.
“땅이야 어디든 사기만 하면 다 오를 것입니다. 하지만 당장 몇 배나 오르고, 또 5년 후에 100배 이상 오를 땅은 따로 있습니다.”
탁!
친일파의 아들이 자기 무릎을 탁하고 쳤다.
“그렇지, 거기가 어디냐?”
“만주국과 가까운 압록강이나 두만강의 이남 지역입니다.”
“왜지?”
“만주 철도가 개설될 때 그 철도 지역 옆은 하루에도 30배가 뛰었습니다. 그리고 자고 나면 다시 다섯 배가 뛰고 그랬습니다.”
“그랬던가?”
“그렇사옵니다.”
나는 공손하게 말할 수밖에 없다.
그는 여전히 일제강점기에 꽤 힘을 쓰는 친일파이니까.
“그렇다면 이미 오를 만큼 오른 것 아닌가?”
“그럴 것입니다. 그런데 그 지역은 노천에 철이 있고, 개가 석탄을 물고 다니는 지역입니다.”
“철과 석탄? 그게 땅값이 오르는 것과 무슨 상관이지?”
이근택이 시큰둥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러곤 땅으로 돈 잘 번다고 해서 불렀는데.
아닌 것 같다는 눈빛을 보였다.
“농사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뭐라?”
“조선과 일본을 보십시오. 200년 전만 해도 왜라고 업신여기던 족속들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조선을 뛰어넘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알아듣게 설명해 보아라.”
“조선은 땅을 파먹고 사는 것을 최고라 생각했지만, 일본은 공업이라는 것을 이뤄냈습니다. 공업으로 성장하려면 철과 석탄이 필요합니다. 그게 어디에 많습니까?”
“그야······.”
놈이 알 턱이 없다.
그걸 알았다면.
놈이 나를 찾을 필요가 없었을 테니까.
그리고 내가 아는 지식 중에는 놈이 혹할 만한 것이 참 많다.
‘북한의 철광석 광산 하면······.’
무산 광산이 대표적이다.
1916년에 발견됐고, 1945년에 본격적으로 개발했다.
‘세계적으로도 아주 큰 광산이지.’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이근택을 담담히 바라봤다.
“무산 광산입니다. 함경도에 있지요.”
“그렇지! 신문에서 본 기억이 있어.”
“그렇습니다.”
“하지만 멀군······.”
이근택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석탄은 강원도 태백과 영월입니다.”
“석탄?”
“그런데 거긴 철광이 없습니다. 거기다가 철도도 없습니다.””그런가?”
한 주임에게 묻는 이근택이다.
“예, 그렇습니다.”
바로 대답하는 한주임이다.”곧 만들어질 겁니다.”
“그래?”
“예, 그렇습니다. 일본이 열도로 돌아가도 철도는 남습니다. 그럼 어느 지역이 흥하겠습니까?”
나는 의도적으로 대동강 이북 지역을 놈에게 추천하고 있다.
“오······. 네가 소학교도 못 다닌 놈이 맞느냐?”
여기서 왜 학벌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놈이 내 능력에 감탄했다는 증거지만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나카무라에게서 들었습니다.””그래?”
“그가 말하기를 일본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곳은 조선이 아니라 만주고, 만주 아래에 있는 철광석과 석탄 산지라고 했습니다.”
“그렇겠지, 만주에 비교하면 조선은 아주 작은 땅덩이에 불과하니까.”
“그렇습니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이제부터 덫을 놓으리라.
‘제대로 엿을 먹여 주마!’
“무슨 의미일까?”
“일제는 그곳에 공업단지를 건설하고 싶었던 겁니다. 그럼 어찌 되겠습니까?”
내 말에 눈빛이 달라지고 있다.
“그 지역의 땅값은 30년 전처럼 하루에 30배가 뛰고, 다음 날에는 5배가 더 뛸 겁니다.”
탐욕에 사로잡힌 자들은 자기가 듣고 싶은 소리만 듣는 법이다.
그리고 내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다.
만주 철도가 개통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그 지역 주변의 땅값이 하루가 다르게 올랐다.
땅 주인이 하루에도 30번이나 변할 정도로 거래가 활발하다는 의미고.
땅값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올랐다는 의미였다.
탁!
그가 다시 자신의 무릎을 쳤다.
이래서 배움보다 깨우침이 중요하고, 지식보다 지혜가 중요한 법이다.
“하하하! 그렇지, 그렇구나!”
이근택은 마치 엄청난 정보라도 입수했다는 듯.
좋아 죽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몇 년 후에는.
그곳으로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
“그러니 대동강 이북 지역의 땅을 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함경도와 두만강의 땅을 사라면서?”
이근택이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
“거긴 이미 비싸지 않습니까?”
“뭐라고?”
이근택이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봤다.
‘내가 대동강 지역에 땅을 사놨지. 으흐흐!’
내가 사놓은 땅을 놈에게 팔아먹고.
놈에게는 빅 엿을 먹여볼 참이다.
탁!
나는 내 앞에 놓인 잔을 단번에 들이켜고.
테이블에 내려놨다.
그리고 술 주전자를 들어 술잔에 따랐다.
졸졸졸, 졸졸졸!
“이 사람아, 술이 넘치겠네!”
한 주임이 놀라 내게 말했다.
“이 잔을 보십시오.”
“잔이라?”
“잔이 차면 술은 넘치게 마련입니다. 발전하다 보면 결국 이리 넘치는 법입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아시겠습니까?”
“그렇지, 그래! 네 말이 옳구나!”
“그렇습니다. 그곳은 아직 지가가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가?”
이근택은 한 주임에게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대동강 이북 지역을 미리 사두십시오. 분명 5년, 아니, 3년 안에 100배 이상 상승할 것입니다.”
이왕 거짓말을 할 거면 제대로 쳐야 한다.
“1, 100배······!”
이근택은 압도적인 숫자를 듣고는 입이 떡하니 벌려졌다.
물론 분단되지 않았다면.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될 것입니다. 저는 그리될 것이라 판단하고 나카무라에게 땅을 사 두라고 했습니다.”
이건 진실이다.
‘팔려고 했는데 마침 좋은 기회가 나타났군.’
팔 임자가 제 발로 나타났다.
굳이 산 땅을 왜 파냐면.
3년 후면 팔고 싶어도 못 파는 땅이 되고.
무상몰수 무상분배가 되기 때문이다.
‘성주 놈이 친일파 하나를 제거해 주겠군. 네 덕 좀 보자.’
성주는 김일성이 본명이다.
친일파 엿 먹이고, 돈까지 벌 수 있는 일이다.
‘호구 왔는가? 흐흐흐······.’
나는 나를 보며 웃는 을사오적 이지용의 다섯 번째 아들 이근택을 보며.
나는 자신감에 가득 찬 미소를 지었다.
‘친일파 놈, 쫄딱 망해 봐라.’
나는 땅을 팔아서 이득을 보고.
친일파 후손인 이근택은 쫄딱 망하고.
이것이야말로 일거양득.
“그렇단 말이지?”
그는 이미 탐욕에 취해 눈동자가 이글거렸다.
이제는 무슨 소리를 해도.
마음속에 활활 타오르는 탐욕의 불꽃을 끄지 못할 것이다.
사기는 스스로도 자제하지 못하는 탐욕 때문에 당한다.
다시 말해 자신 스스로에게 당하고 마는 것이다.
“예, 그렇습니다. 제가 구슬려서 팔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자가 팔까?”
“2배로 준다면 팔 것입니다. 그는 어디까지나 눈앞의 이익을 쫓는 장사치니까요.”
장인어른이 될 분께 송구할 뿐이다.
하지만 두 배의 이익이 생기는 일이고.
내가 3천만 조선 동포들을 대신해서.
을사오적 이지용의 후손을 엿 먹였다는 것에 쾌감을 느꼈다.
“정말 너의 말대로 오를까?”
탐욕에 이글거리는 눈빛을 지으면서도.
다시 한번 내게 물었다.
“오르고 안 오르고는 중요치 않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화폐의 가치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진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돈을 가진 사람이 반드시 망합니다.”
“그렇지, 그건 옳은 말이다. 얼마를 주면 그자가 땅을 팔게 만들어 주겠느냐?”
이근택은 아직도 조선 시대의 말투를 쓰고 있었다.
“제게 돈을 주겠다고 하셨습니까?”
“그래, 말해보게, 나는 셈이 흐린 사람이 아닐세.”
셈이 흐리지 않다?
내게는 개소리처럼 들렸다.
내가 관상쟁이는 아니지만.
저런 눈빛을 짓는 놈은 고난은 같이해도 성공은 같이 나누지 않는다.
게다가 그 아비에 그 아들이라는 말이 있다.
아비는 조선의 고난을 등지고 일본에 붙었다.
그걸 바로 옆에서 지켜본 아들도 그럴 것이다.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놈일 것이다.
“그러시면 제게 5천 원을 주십시오.”
“5, 5천 원? 이 친구가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5천 원이면 얼마나 큰 거금인데!”
한 주임이 입이 쩍 벌어져 말까지 더듬었다.
“하하하, 어린 녀석이 통이 크구나! 그래, 그렇게 하자. 땅을 팔게 하면 5천 원을 주마.”
준다는 소리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줘야 주는 거다. 그리고 내가 5천 원을 달라고 한 것은 다른 이유가 있다.
‘더 믿게 해야지.’
누군가에게 엿을 먹이려면 제대로 믿게 만들어야 한다.
그럼 자기 살부터 깎아 먹어야 하고.
그런 모습을 통해 저놈도 그 땅을 사겠구나, 하는 확신을 줘야 한다.
‘빚을 낼 정도로 몰빵해서 다시는 재기할 수 없을 정도로 망해버려라.’
건국된 대한민국은 친일파를 숙청하지 못했고.
그들이 착복한 재산도 몰수하지 못했다.
그러니 이런 방법을 이용해서라도 놈을 쫄딱 망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속이라도 시원할 것이다.
내 나름대로 응징이다.
나는 누가 뭐라고 해도 조선의 인민이니까.
‘인민······.’
인민이라는 단어는 시민이나 국민이라는 단어보다 더 대중적으로 쓰였고.
지금 이 시대에도 대중적으로 쓰이는 단어다.
하지만 1970년대나 80년대에 인민이라는 단어를 쓴다면.
빨갱이라며 잡혀갔으리라.
이것은 이승한 대통령이 정권을 유지하려고 공산당을 적으로 몰았기 때문이고.
한국전쟁이 터져 대한민국 국민 모두 공산주의자라면.
치를 떨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시다면 미리 주십시오.”
지금 달라고 해도 당장 줄 놈이 아니다.
그래도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 놈이 나를 더 믿게 만들 수 있으니까.
“미리?”
친일파 이근택이 이상한 눈빛으로 변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