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al game alone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93
제93화
93화
‘복도 같은데?’
구멍을 통해 밑을 내려다본 건우는 그곳이 어딘가로 향하는 복도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냥 뛰어내리기에는 좀 높은데?’
높이를 대충 재어 보니 아무래도 그냥 뛰어내기에는 좀 높아 보였고, 그에 잠시 고민하던 건우는 제작 탭을 열었다.
[밧줄X10 제작 중…….] [남은 시간 : 10초] [제작 완료]밧줄이 완성되자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건우는 주변에 있는 두꺼운 나무에 밧줄을 묶었다. 그리고 그 밧줄을 구멍에 던져 넣었다.
이후 밧줄을 당기며 단단히 고정된 것을 확인한 건우는 조심해서 밑으로 내려갔다. 바닥에 발이 닿자 건우는 곧장 손전등으로 앞뒤를 둘러보았고, 바로 뒤쪽에 문이 하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
그에 건우는 등 뒤로 돌려놓았던 소총을 바로 앞으로 가져와 잡으며 앞쪽에 있는 플래시를 켰고, 이후 천천히 앞쪽에 있는 문을 열었다.
철컥!
문은 단단히 잠겨 있었고, 자세히 보니 문 옆쪽에 자물쇠나 걸쇠 같은 것들이 잔뜩 있었다. 그에 그걸 잠시 바라보던 건우는 총을 들어 전방을 주시하고는 그 문을 분해했다.
그러자 번쩍하면서 문이 사라졌고 이내 문 너머가 눈에 들어왔는데, 그곳은 1평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원형의 작은 방이 존재했고 그 가운데에 사다리가 있었다.
그 위쪽을 바라보던 건우는 이내 총을 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가 입구였구나. 근데 입구를 봉쇄해 놓은 건가? 좀 심각할 정도로 막아 놨는데?’
자물쇠나 그런 것은 물론이고 금속으로 된 파이프 같은 것들이 시멘트와 얽혀서 입구를 완전히 봉쇄하고 있었다.
그걸 잠시 바라보던 건우는 이내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여기에 뭐가 있기에 이렇게까지 해서 봉쇄해 놓은 거지?”
자세한 건 몰랐지만, 아무래도 조금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느낌이 별로 좋지 않은데? 조심해야겠어.’
그에 건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복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윽고 총에 있는 플래시를 끄고 인벤토리에서 야간투시경을 꺼내 전술 헬멧에 장착했다.
그리고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고, 곧 오른쪽에 문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문을 발견한 건우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건우가 그런 표정을 지은 이유는 그 문이 손잡이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 시멘트가 덕지덕지 발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한번 열어 보자.’
그 후 그는 살짝 뒤로 물러나 거리를 벌리고는 문을 분해했다. 그 후 소총을 견착한 채로 전방을 주시했다.
그러나 그곳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걸 본 건우는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로 천천히 문으로 다가갔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철컥.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건우는 이내 전방을 겨누던 총을 내렸다.
‘일종의 실험실 같은 곳인가? 근데…… 엄청 급했나 보네. 이것들을 다 내팽개치고 도망칠 정도면.’
그곳은 마치 대학교 실험실을 연상시켰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허리 높이까지 오는 테이블이 쭉 있었고, 그 테이블 위쪽에 여러 실험 도구들이 가득했다.
그곳으로 들어가 잠시 주변을 살피던 그는 이내 몸을 돌려 그곳을 빠져나왔다. 이후 다시 복도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
.
.
“어우, 미X 새끼들, 진짜…….”
문을 분해한 건우는 방 내부를 훑어보았고, 그러자마자 눈살을 찌푸리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 이유는 그곳에 있는 수많은 수술대와 그 수술대 위에 있는 시체들 때문이었다.
사지가 잘린 시체나 복부가 개복된 채로 고정되어 있는 시체들도 있었다. 심지어 그 수술대 뒤쪽으로는 사람의 안구나 심장, 뇌 같은 장기들이 따로 적출되어 있었다.
‘이상한 약을 만들어서 임상시험을 하는 놈들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정도라는 게 있지.’
얼굴을 한껏 구기면서 그곳을 살핀 건우는 이내 한쪽 끝에 있는 컴퓨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컴퓨터가 있는 게 특이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컴퓨터의 모니터 옆쪽에 포스트잇이 꽤 많이 붙어 있었다.
둘러보니, 주변 바닥에 떨어져 있는 포스트잇도 몇 장 있었다. 그에 건우는 그것들을 모두 회수했고 하나하나 읽어 보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이걸로 대화를 했네.’
그 포스트잇에는 어떤 사람들의 대화가 적혀 있었다.
[뭐야, 사이렌 뭐야. 무슨 일 있나?] [잠깐만 알아보고 올게. 야, 큰일 났다.] [왜, 무슨 일인데.] [여기 폐쇄한대.] [폐쇄? 여기를? 여기 퍼플 시설이잖아. 여기를 왜 폐쇄해?]그 쪽지 대화를 보던 건우는 살짝 눈을 빛냈다.
‘퍼플 시설?’
이윽고 건우는 뭔가 생각난 듯이 인벤토리를 열어 뭔가를 꺼냈다. 건우가 꺼낸 것은 바로 카드키였다.
그것들은 과거 파주에 있는 터미네이터의 시설에서 얻은 카드키와 이후에 필드 내부에서 연구소의 옷을 입고 있는 좀비에게서 얻은 카드키였다.
‘처음에 얻은 게 빨간색이었고 이후에 얻은 게 보라색이었지. 아무래도 퍼플이 높은 등급인가 보네. 그래도 뭔가 얻어 가는 건 있네.’
이후 건우는 다시 포스트잇을 더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왜, 이번에 만든 약 있잖아. 환경 적응제라고 했었나? 어쨌든 그게 문제가 생겼나 봐.] [어떤 문제?] [그 약이 효과가 너무 강한가 봐. 피실험자를 제어할 수단이 없어서 이곳을 폐쇄한대.] [그러면 자료부터 빨리 없애야겠네?] [그래야 할 것…….]그렇게 대화는 끊겼고, 그에 건우는 다른 포스트잇을 찾아보았다. 곧 새로운 포스트잇에서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을 발견했고 건우는 그걸 읽어 보았다.
[가자.] [진짜로 그냥 내버려 두고 가?] [방송으로 그냥 도망가라잖아. 그냥 내버려 두고 가자. 들어 보니까 기밀문서도 파기 못 하고 도망쳐 나왔대.] [진짜?] [응. 그러니까 이걸로 우리한테 책임 전가하고 그러지는 않을 거야. 빨리 가자.]그것을 끝으로 이야기는 모두 끝이 났다. 그에 건우는 잠시 눈동자를 빛냈다.
“기밀문서도 파기하지 못하고 도망쳐 나왔다고?”
그 상태로 건우는 뭔가를 고민했다. 솔직하게 말한다면, 이 포스트잇을 통해 안쪽에 괴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시점부터 굳이 싸울 생각이 없었다.
애초에 싸울 필요가 없었기에 싸우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명분이 생기고야 말았다.
“……어쩔 수 없네. 해 보자. 대신에 준비를 좀 잘해야겠네.”
그렇게 마음을 먹은 건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마 이번에 만날 놈도 과거에 만났던 놈이랑 크게 다르진 않을 거야. 애초에 환경 자체가 비슷하니까.’
과거에 괴물을 만났었던 곳도 그렇고, 이곳도 빛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곳이었다. 그러니 이전에 만났었던 괴물처럼 시각은 거의 퇴화하고 청각과 후각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고 봐야 하고, 공격을 받으면 힘도 굉장히 강하겠지. 되도록 공격은 받지 않게…… 아, 그래. 건설을 좀 할까?’
이전에 괴물과 만났을 때는 그런 게 있는지 몰랐기에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하고 맞닥뜨렸었다. 하지만 이번은 그렇지 않았기에 준비를 하고 제대로 ‘사냥’을 해 볼 생각이었다.
“좋아. 그러면…… 일단 준비부터 하자.”
그렇게 마음을 먹은 건우는 바로 몸을 돌렸다.
* * *
‘이 정도면 괜찮겠지.’
고개를 끄덕인 건우는 잠시 가만히 서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건우는 한숨을 내쉬고는 인벤토리에서 의료 주사기를 추가로 꺼내 전술 조끼에 꽂았다.
그 후 한숨을 내쉬고는 앞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앞쪽으로 이동하던 건우는 이내 막다른 벽에 도착했고, 주변을 둘러보자 옆쪽에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존재했다.
그에 건우는 조심스럽게 지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꽤 깊네.’
계단은 꽤 깊었고, 거의 3층 정도는 더 내려오고 나서야 계단이 끝이 났다.
‘이야, 도대체 얼마나 강하길래 이렇게까지 했어야 하나? 하긴, 스킬이 없는 상태에서 그런 괴물을 만나면 장난 아니긴 하겠네.’
계단이 끝나는 곳에서부터 아마 문이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되는 곳까지 전부가 콘크리트로 막혀 있었다.
‘그래도 이걸 보면 좀 안심이 되는데?’
다른 건 몰라도 괴물은 이 콘크리트를 부술 정도의 능력이 없다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아닌가? 단정 지을 순 없나? 애초에 지능이 없을 테니까, 이쪽이 막혀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한숨을 내쉰 건우는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들고 있는 소총을 정리하고 이내 앞쪽에 있는 콘크리트 벽을 분해했다.
번쩍!
작은 빛과 함께 벽이 사라졌고, 이내 앞쪽에 있는 문이 눈에 들어왔다. 그 문은 굉장히 두꺼운 철문이었다. 그 문을 잠시 살피던 건우는 이내 계단 위쪽을 바라보다가 문을 열기 시작했다.
끼이이익!
철문에선 그야말로 비명을 내지르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에 건우는 살짝 당황했다.
‘아냐. 뭐, 나쁘지 않네.’
순간 당황했지만 어차피 소리를 내서 저 안에 있는 괴물을 유인할 생각이었기에 건우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건우는 문을 여는 것을 그만두고 바로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콰앙!
그때 반쯤 열려 있던 문이 바람에 밀려 강하게 부딪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문제는 열렸던 그 문이 바람 정도에 밀릴 정도로 가벼운 문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빠르네.”
그때 계단을 모두 올라온 건우는 잠시 멈춰서 계단 틈 사이를 내려다보았다.
“뭐, 저렇게 생겼냐.”
건우가 마침 계단 밑을 보고 있는 찰나에 뭔가가 그 틈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그것을 본 건우는 눈이 커졌다.
그 괴물의 기본적인 외형은 사람과 흡사하긴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흡사할 뿐이지, 아무리 봐도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뭔가 어디서 본 것같이 생겼는데? 아, 맞아. 그 게임인가 영화에 나오는 괴물이랑 비슷하게 생겼네.’
괴물은 사족 보행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온몸이 굉장히 우락부락한 상태였는데, 팔이나 허벅지 같은 곳에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해서인지 마치 피부를 벗겨 낸 것처럼 근육의 섬유질이 보였다.
거기에 손과 발이 사람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거대했으며, 눈은 완전히 퇴화했는지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런 괴물을 바라보던 건우는 이내 조심스럽게 문 쪽으로 걸어갔다.
‘사족 보행이면 차라리 잘됐어. 잘하면 한 방에 죽일 수 있겠는데?’
문밖으로 나온 건우는 바로 미리 준비해 놓은 클레이모어를 그 문 옆쪽에 설치했다. 그리고 격발 장치를 준비하고는 복도 쪽에 만들어 둔 벽 뒤로 이동했다.
그 후 간단하게 준비를 마친 건우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인벤토리에서 호루라기를 꺼내 불었다.
삐익!
키에에엑!
그 호루라기 소리에 반응하듯이 계단 쪽에서 괴물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그에 건우는 격발 장치에 있는 안전장치를 올리고는 가만히 대기했다.
쿵쿵쿵!
곧 계단이 있는 곳에서 빨간 뭔가가 모습을 드러내자, 건우는 바로 격발 장치의 버튼을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