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the Game as a Barbarian RAW - chapter (76)
76화 고스트 버스터즈 (5)
라프도니아 왕가 직속 비밀 치안부.
“뭐? 피떡이 돼서 돌아왔다고?”
부하의 보고를 들은 사내가 헛웃음을 흘렸다.
어디서부터 화를 내야 할지조차 알 수 없던 게 그 이유였다.
“이것부터 말해 보게, 왜 그자와 접촉을 했지? 내가 명령한 것은 미행만 하라는 것이었을 텐데?”
“…현장에서의 독단으로 사료됩니다.”
“사료된다라니, 장난치나? 똑바로 말하게.”
“3개월 차 바바리안이니 쉽게 정체를 파악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이내 사내가 한숨을 깊이 내쉬었다.
이해 못 할 것은 아니다.
1년 차 미만인 악령들은 대부분 순진하기 짝이 없으니까. 슬쩍 다가가 같은 처지인 척하는 것만으로도 절반 이상은 정체를 토해낸다.
나머지 절반마저도 표정을 통해 정체를 내비치는 게 태반이었고.
“그래서 그런 반응은 없었다고 하던가?”
“예, 듣자마자 인상을 찌푸리더니, 어려운 소리 말고 똑바로 말하라며 화를 냈다더군요. 직접 보시는 게 빠르실 듯합니다.”
부하가 주머니에서 단추 하나를 꺼냈다.
특수 제작된 영상기록구.
이를 책상 위 수정구에 가져다 대자, 당시 현장에서 있었던 일들이 재현됐다.
사내는 바바리안의 표정 변화, 눈빛, 얼굴 근육의 움직임 등을 세세히 관찰하며 몇 번이고 기록을 돌려 봤다.
[미국? 대만? 유럽? 그쪽은 어디에서 왔어요?]이번에 실책을 저지른 그놈이 너무 안일하게 접근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이 반응은 확실히 특별하다.
[뭐라는 거냐? 어려운 소리 하지 말고 똑바로 말해라.]한 호흡의 시간 차도 없이 돌아온 대답.
보통의 악령은 당황하며 상대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머리를 굴려댄다.
하지만 이 바바리안은 어땠던가?
[와, 속을 뻔. 진짜 연기 잘하시네. 3개월 차 아니었어요?] [연기? 어려운 말은 하지 말랬을 텐데?]어휘와 말투.
[그렇다면 편하게 묻지. 혹시 너는 악령인가?] [이제 와서 뭘 숨기겠어요? 맞습니다. 그러니…….]사고와 의문.
[됐다.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된다.] [예? 그게 무슨 뜻—] [부족장이 그랬다. 악령은 보이는 족족 죽여야 한다고.]그리고 대처.
그 모든 것이 기존의 악령과는 명확히 다르다.
아니, 오히려 악령이 아닌 자들에게서만 나왔던 특유의 반응과 일치한다.
“정체를 밝히기 싫어하는 놈들이라도 보통 저 상황에선 회피를 택하기 마련이지.”
그런데 이 바바리안은 어땠던가?
결정을 내림과 동시에 정면 돌파를 택했다.
아무런 망설임 없이, 그야말로 바바리안답게.
잠시 고민하던 사내가 최종 결론을 내렸다.
“확실히 악령은 아닌 듯하군.”
비요른 얀델.
그 이름이 우리 눈에 들어왔듯이, 악령놈들도 그에게 관심을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명성을 얻은 건 고작 며칠 전.
‘아직 ‘집회’도 열리기 전이니, 시기상 우리 수법에 대해서도 듣지 못했을 터…….’
모든 정황이 그가 악령이 아님을 가리킨다.
애초에 비밀 치안부의 존재를 인지했다고 한들 저런 식의 반응이 가능한지도 의문이었고.
무엇보다 길드에서 있었단 사건이 인상 깊었다.
누명을 써서 죽을 위기에 처하자 탈옥해 깽판을 쳤다던가? 암만 봐도 고상한 척하기 좋아하는 악령들이 할 수 있을 짓이 아니다.
눈에 뵈는 게 없는 바바리안이라면 모를까.
따라서—
“비요른 얀델은 무혐의다.”
사내는 보고서에 푸른색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보고서를 파일에 담아 벽장에 꽂았다.
이에 지켜보던 부하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다행이군요.”
“그래, 다행인 일이지. 악령한테 피떡이 될 때까지 맞고 돌아온 거였다면 내 손에 죽었을 테니까.”
“하면 징계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녀석은 미행 임무에서 독단으로 표적과 접촉했다. 3개월 면직에 이후 12개월 감봉, 그리고 이번 승급 심사를 내년까지 보류하는 걸로 하지.”
“그럼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이후 부하가 집무실을 떠나고, 사내는 홀로 앉아 잠시 상념에 잠겼다.
‘악령이 아닌데도 3개월 차에 이명을 얻었다라…….’
이번 일과 무관하게 앞으로도 유심히 지켜볼 가치는 충분할 듯하다.
‘정말 영웅의 운명을 타고난 자인가? 어쩌면 백작님께서 마음에 들어 하실지도.’
이 도시에 인재는 늘 부족하니까.
***
「캐릭터의 명성 수치가 +1 상승했습니다.」
「캐릭터의 명성 수치가 +1 상승…….」
「…….」
***
‘벌써 아침인가…….’
하룻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
어젯밤에 발견한 편지 때문이다.
과연 이 편지의 내용이 진짜인가 아닌가.
해가 떠오를 때까지 고민을 거듭한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진짜인 거 같긴 한데…….’
직감에 불과할 뿐, 확신할 수는 없다.
따라서 나는 날이 밝자마자 대충 씻고서 밖으로 나왔다.
일단 이 알약에 대해서 알아볼 생각이었다.
물론, 이게 악령사냥꾼들의 수법일 가능성도 충분하지만…….
‘아니, 오히려 그렇기에 알아보려는 행동을 보여 줘야겠지.’
그도 그럴 게, 현지인 입장에서 생각해 봐라.
누군가 내 방에 침입해 읽을 수 없는 글자가 담긴 편지와 알약을 두고 가다니?
그 정체가 궁금한 게 정상적일 것이다.
그들 입장에선 존나 소름 끼치는 일일 테니까.
“며칠 동안 안 오기에 약속을 까먹었나 싶었는데, 그건 또 아닌가 보네요?”
그런 이유로 마탑에 방문했다.
이 세계의 지식인인 마법사라면 혹시 뭔가 알 수도 있겠다는 판단.
실제로 그녀는 이에 대해 알고 있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오, 그 알약이 온 걸 보니 확실히 이번에 명성을 얻긴 했나 보네요?”
레이븐에게 편지와 알약을 보여 주자 나온 반응이다.
“명성?”
“네. 그러니까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원래 조금만 유명해지면 다 받는다고 들었거든요.”
이내 레이븐이 편지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그래도 조금 아쉽네요. 곧바로 나한테 찾아왔으면 좋았을 텐데.”
참고로 편지는 백지상태였다.
마법적인 무언가가 가미됐는지, 다 읽고서 10분도 안 돼서 글자가 지워졌거든.
“얀델 씨도 궁금하지 않아요? 악령들이 대체 뭐라고 써서 편지를 써서 보냈을지?”
“악령들?”
“아, 그걸 말씀드리지 않았구나. 그거 악령이 쓴 편지예요.”
“나는 그게 편지인 줄도 몰랐다. 역시 너는 대단하군.”
자연스레 추켜세우는 말을 곁들이자 레이븐이 특유의 콧소리를 냈다.
그리고 평소처럼 TMI 모드에 돌입했다.
“하긴 그러겠죠. 보통 사람들은 모르는 이야기니까. 그 알약 좀 줘 보실래요?”
“여깄다.”
“이 알약이 뭔지 알아요?”
“모른다.”
“굉장히 실력 있는 마법사가 제작한 거예요. 그것도 정신계 마법과 차원계 마법, 그리고 연금술에 엄청난 지식을 가진.”
“그래서 그 알약이 뭔가?”
내 짧은 질문에, 수많은 마법사가 노력해서 술식을 해석했다는 등 긴 서론을 마친 그녀가 마침내 본론에 들어섰다.
“이 알약을 먹으면 특정 영적 세계로 들어설 수 있어요.”
“영적 세계?”
“아, 말이 조금 어려웠죠? 일종의 또 다른 차원이라고 보면 쉬워요. 몸은 잠들어 있는데 정신만 어디론가 이동이 되는 거죠.”
이후로도 레이븐의 설명은 계속됐다.
정리하자면 이랬다.
1. 이 알약을 먹으면 매달 15일, 자정에 특정 영적 세계로 불려간다.
2. 아마 악령들은 거기서 자기들끼리 정보 교류를 하고 있을 것이다.
3. 그래서 많은 이가 알약을 먹고 잠입했지만, 다음 날 아침 피를 토하며 죽은 몸으로 발견됐다.
이 부분에서 나는 잠깐 흠칫했다.
“죽은 몸으로 발견됐다고?”
“네. 그러니까 얀델 씨는 궁금하다고 해서 절대 먹지 마세요.”
“잠깐, 그냥 독약 같은 거 아닌가?”
“에이, 우리 마법사들을 뭐로 보시는 거에요? 맹세코 이 약에 그런 성분이나 술식은 없어요.”
“그렇다면 죽은 이들은 뭐지?”
“글쎄요, 여긴 많은 가설이 있는데……. 일단 가장 유력한 건 그들에게 악령이 아닌 자들을 구별해 낼 수 있는 수법이 있단 거예요. 영혼과 몸이 분리되면서 육체가 사망에 이르는 거죠.”
“…위험한 약이군.”
이 말은 진심이었다.
그도 그럴 게, 알약을 먹는 순간 그놈에게 내 목숨줄이 쥐어진단 것 아닌가.
물론, 약을 보낸 놈이 플레이어라는 건 이제 어느 정도 믿겠지만…….
그 플레이어가 어떤 놈인지는 정보가 없다.
“아무튼, 독약 같은 건 절대 아니에요.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잡힌 악령이 이 집회에 대해서 진술했다는 얘기가 있거든요. 누구든 먹으면 죽는 독약은 아니란 뜻이죠.”
“그렇군.”
“아, 그리고 또 한 가지 특이한 게 거기서는 영혼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실제로 그들이 누군지 전혀 분간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그리고 이로써 대부분의 의문도 해소됐다.
이래서 인맥이 중요한 건가?
만약 마법사와 인연이 없었다면 이런 얘기는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을 터.
다만, 나는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더 물었다.
“혹시 이 알약을 먹은 자를 알아볼 수단은 없는 건가?”
“절대요. 그랬으면 악령들을 다 잡았죠.”
그렇구나.
발신인이 커뮤니티에선 익명성이 철저하게 보장된다고 자신하던 이유를 알겠다.
“그래서 말인데 이 알약은 제가 좀 연구해 봐도 될까요?”
“오늘 하루 치를 그걸로 퉁치겠다면 상관없다.”
“치사하게, 묻는 거에도 다 대답해 줬더니. 됐어요. 어차피 제가 연구한다고 뭐가 더 나올 거 같지도 않고. 자, 잡담은 끝났으면 여기 앉기나 해요.”
그녀의 지시대로 나는 의자에 앉았다.
구태여 이 의자가 사람의 머리통을 깨부수는 사형 도구이냐고는 묻지 않았다.
“그럼 시작할게요.”
“…빨리 끝내 줘라.”
그야, 이제는 아니까.
지지지지지지직-!!
이 의자가 채혈을 위해 제작된 마도구라는걸.
***
오후 네시쯤 되자 하루 치 연구가 끝났다.
다음 주까지는 귀찮게 마탑에 와서 시간 낭비를 할 필요는 없다는 뜻.
“오, 저자가 바로 요즘 유명한 그자로군?”
“작은 발칸이란 이명을 지은 게 헤르네시온 님이라던데…….”
“그 깐깐한 분이 바바리안을 그렇게 좋게 봐줬다고? 신기한 일이로군.”
레이븐의 개인 연구실을 나서자, 로비에 마법사들이 모인 게 보인다.
다들 내게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게 명성이 가진 힘인가?
‘지난번엔 주변에 굴러다니는 실험 재료 보듯 대하더니…….’
새삼 이름값이 올랐단 게 체감된—
“오크 히어로의 정수를 먹었다지?”
“아루가 말하기를, 뱀파이어의 수호자 정수까지 갖고 있다던데?”
“확실히… 이건, 귀하군요.”
평범한 실험 재료가 아니라, 아주아주 귀중한 실험 재료를 보는 듯한 시선.
하긴 이 새끼들한테 탐험가의 명성 따위가 눈에 차겠어?
“이보게! 자네 잠깐만 이리 와보겠나?”
“바빠서.”
“아니, 아주 잠깐이면 되는—”
“배가 고파서 안 된다.”
평소보다 몇 배는 더 거북한 시선들을 뚫고 도망치듯 마탑을 나섰다.
‘도서관을 가기엔 시간이 애매하니, 그냥 돌아가서 쉬어야겠군.’
생각도 정리할 겸, 약 1시간에 걸쳐 여관에 돌아온 나는 쓰러지듯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알약을 꺼내 유심히 관찰했다.
정신이 침잠하듯 생각이 깊어진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커뮤니티라…….’
내가 다른 플레이어와 접촉하지 않으려고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리스크 때문이었다.
한 명이라도 알고 있다면, 더는 비밀이 아니게 되니까.
그런데 레이븐의 말을 들어 보니 가상의 웹 공간이나 다름없는 곳 같다.
뭐, 예전엔 플레이어들과 접촉해 봐야 무슨 쓸모가 있겠냐 싶었으나……….
지금은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확실히 그쪽 사람들이라면 나보다는 아는 게 많기야 하겠지.’
게임 내의 히든피스나 숨겨진 정보 같은 걸 말하는 게 아니다.
남이 아는 거라면 내가 모를 리 없으니까.
하나 이곳은 십진법으로 이루어진 게임 속이 아닌 또 하나의 세계.
신분 노출의 리스크가 줄어든 이상, 장점이 이전보다 부각된다.
‘정확한 건 직접 확인해 봐야 알겠지만, 한발 먼저 정보를 얻을 수 있단 점은 나쁘지 않아.’
예를 들어, 악령사냥꾼들이 어떤 수법을 사용한다든가. 탐험가 길드에서 새로운 법을 만들며 시험 적용했다든가.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그런 최신 소식들을 더욱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비밀스런 정보 수급처가 생기는 셈.
‘딱히 기대되진 않지만, 혹시 돌아가는 방법도 알고 있을지 모르고.’
그렇게 약을 바라보며 한참을 고심한 끝에 결정을 내렸다.
‘그래도 먹는 게 낫긴 하겠네.’
짊어져야 하는 리스크와 얻을 수 있는 리턴을 신중히 저울질해 가며 내린 결론.
그렇다고 지금 당장 먹을 생각은 없다.
또 다른 리스크가 없는지 확인할 시간도 필요할뿐더러…….
‘아무리 익명성이 보장된다고 한들, 초대장을 보낸 놈은 있을 테니까.’
생각해 보아라.
만약 초대장을 보낸 게 셋인데, 셋 다 커뮤니티에 가입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초대장을 보낸 자는 그 셋의 신분과 정체를 유추하는 게 가능해진다.
‘먹는다면 최소 3개월에서 반년쯤 지난 다음이 그나마 안전하겠군.’
물론, 커뮤니티가 내가 생각한 형태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면, 이러한 가정은 전부 무의미하다.
하지만…….
‘당장 정보가 급한 건 아니니까.’
천천히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자.
늘 그래 왔듯이.
만사 불여튼튼이란 말도 있지 않나.
***
마탑 상층부의 어느 연구실.
[00 : 01]시계의 분침이 자정을 넘긴 순간.
의자에 누워있던 한 사내가 눈을 뜬다.
그리고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수정구를 통해 누군가와 연락을 취한다.
“소울퀸즈 님, 이번에 신규는 어떻게 됐습니까?”
감춘다고 감췄지만, 목소리에서는 기대와 흥분이 훤히 드러났다.
하나 사내의 표정엔 머지않아 깊은 실망의 빛이 어렸다.
[없었어요.]“후, 그럼 정말로 그자는 플레이어가 아닌가 보군요.”
[그럴 가능성이 크죠. 그래서 이번 회차에 미발신 된 편지는 어떻게 하실 거예요?]사내는 잠시 고민했다.
원래라면 이번 집회 전까지 보내졌어야 할 편지는 총 일곱 장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직 한 명에게만 보내졌다.
한 가지 확인할 게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 억지 때문에 여기서 더 미뤄선 안 되겠죠. 이번에 보내지 못한 편지들은 다음 집회 전까지 순차적으로 발신해 주겠어요?”
[네, 그렇게 전달할게요.]짧은 대화는 이를 끝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어느새 정적으로 가득 찬 연구실.
“성인식 때 방패를 골랐대서 기대했건만.”
사내가 숨을 토해내며 읊조렸다.
“이번에도 ‘그분’이 아니었군.”
이쯤 되자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도는 루머가 사실이었을지도 모른단 생각마저 든다.
그동안은 팬심으로 꾸준히 부정했지만…….
‘사실 그런 방대한 데이터를 혼자서 정리했단 것부터가 말이 안 되긴 하지…….’
정말로 ‘그분’이 실존하기는 하는 걸까?
많은 이들이 추측한 대로, 단순히 게임사 측 사람에 불과했던 걸까?
이 낯선 세계에서 눈을 뜬 지도 어언 20년.
사내의 믿음에도 슬슬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