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rdmaster’s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1012)
제 1111화
247화. 라프라로사 해방 전쟁(1)
1804년 5월 17일.
두 번째 해방 장치가 막 완성된 시점이었다. 가르문드와 테토는 앞선 투왕들이 그러했듯이 순식간에 연합에 녹아들었고, 진에 대한 이야길 들으며 똑같이 눈물도 흘렸다.
라프라로사 내부 소식을 전해주기도 했다.
그들이 나올 당시, 라프라로사엔 이미 벨리즈와 린파가 빠진 상태였다. 게다가 차원 오류의 여파는 점점 가속되고, 적들도 더 격렬히 공세를 펼쳤으니 상황이 좋을 수는 없었다.
“……이제 가르문드 형제와 테토 형제까지 빠졌으니, 라프라로사는 더 힘겨워질 수밖에 없겠군요.”
늘 걱정하지 말라던 벨리즈와 린파의 얼굴에도 수심이 드리웠다.
반 때문은 아니었다. 남은 여덟 명의 투왕 형제들이 과연 잘 버텨낼 수 있을까 걱정이 될 뿐.
“에잇, 뭐 누가 죽기라도 하겠어? 막말로 가르문드 형제는 몰라도, 테토 형제는 우리 중 최약체잖아? 빠진 티도 별로 안 날 수 있다고.”
“아니 벨리즈 형제, 그 말은 내 마음을 심히 매섭게 할퀴는걸.”
“하지만……, 사실……이야.”
“맞아, 테토 형제도 훌륭한 투왕이지. 최고들 중 최하일 뿐.”
“린파 형제랑 가르문드 형제까지? 젠장할, 나 그래도 투왕이라고. 이봐 진 형제, 뭐라 말 좀 해줘.”
“아마 이제부터, 투신 형제는 기회가 오더라도 투왕 형제들을 더 내보내지 않을 겁니다.”
진이 동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테토는 자기가 원한 말은 그게 아니라고 따지려다 분위기를 살피곤 입을 닫았다.
“왜 그렇게 생각해? 진 형제.”
“투신 형제는 저와 형제들을 믿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 이상 투왕 형제들을 내보내면 다른 형제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집니다. 게다가 투신 형제는 이제 적들의 능력도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했을 테고, 한 번 제대로 위엄을 보여주기도 했죠.”
진은 확신하고 있었다. 그 말을 들은 다른 투왕들도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투신 형제는 진 형제만 특별히 아끼는 게 아니지. 이제 모두가 다 같이 나갈 수 있는 순간에만 움직이실 거야.”
“어차피 우린 처음부터 지금 여기 있는 네 명의 투왕 형제들이 없는 상태로 작전을 계획했습니다. 형제들이 추가된 만큼, 성공률은 더 높아진 셈이죠. 투신 형제는 충분히 도움을 주었으니, 이제 우리만 잘하면 됩니다.”
“캬캬, 이 상자를 차원 균열 너머로 던지면 된다는 말이지?”
테토가 해방 장치를 가리키며 말했다.
“맞아. 될 때까지.”
“그래, 될 때까지!”
해방 장치가 완성되기 전까지 치른, 미트라 대사막 쟁탈전은 적명족의 승리라 할 수 있었다.
그들은 지금껏 계속 대사막을 점거하고 있으니 말이다. 바멀 연합은 단 한 번도 그들로부터 대사막에 대한 주도권을 빼앗지 못했다.
그러나 아직 전쟁에서 패배한 건 아니었다.
명왕족이 해방되거나, 그 전에 균열이 파괴되거나. 그 결과에 따라 라프라로사 해방 전쟁의 승패가 갈릴 것이다.
바멀 연합은 이제 무명의 정찰 보고가 들어오면 대사막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예정된 인원은 지난번과 똑같은 3개 조, 다만 부상 당한 오울을 대신해 가르문드와 테토가 추가되었다.
우우웅-!
회의실 통신기가 진동했다. 무명의 통신 요청이었다.
{총수, 무명 최고 살수 비젠입니다.}
비젠의 목소리에 다급한 기색이 묻어났다. 진과 동료들은 미간을 좁히며 통신기에 귀를 기울였다.
“비젠,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
{……혼돈입니다.}
“혼돈!?”
{라프라로사의 균열, 적명족이 점거한 지역 일대 전체에 갑자기 거대한 혼돈의 폭풍이 번졌습니다. 심지어 지금도 계속 확장되는 중입니다. 통신이 가능한 지역까지 빠졌는데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로키아가 시마트에게 건넨 구슬에서 시작된 혼돈은 걷잡을 수 없는 산불처럼 퍼지고 있었다.
“가네스토……! 그자들이 개입한 것이군.”
진은 곧바로 가네스토가를 떠올렸다. 현재 인세에서 혼돈의 힘을 본격적으로 사용하는 건 오로지 가네스토뿐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하필 지금…… 게다가 혼돈의 규모도 심상치 않다. 대체 무슨 짓을 벌인 거지?’
무엇이든 라프라로사와 바멀 연합을 위한 일일 리는 없다. 진은 분노를 억누르며 머리를 차게 식혔다.
“그 외 특이사항은 없었습니까?”
{적뇌 파장과 혼돈을 피하느라 그 이상 자세히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허락하신다면 지금 바로 재진입하겠습니다.}
“아뇨, 대사막에 있는 무명 살수는 지금 즉시 전원 복귀하십시오.”
{알겠습니다.}
통신이 종료되었다. 진은 동료들과 눈을 맞추며 빠르게 계획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제트, 즉시 혼돈 정화기 준비해서 콰울 박사에게 보내. 점검 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그리고 나가면서 무라칸이랑 베일을 불러와.”
“알겠습니다, 나리!”
“탈라리스 님은 비궁으로 일단 복귀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흐응, 침투조를 변경할 생각이야?”
“예. 대사막에만 혼돈이 퍼지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게다가 적명족이 어떻게 나올지도 현재로서는 확인이 어렵습니다. 혼돈에 잠식된 대사막은 일단 두고 우리 쪽 영토들을 먼저 공격할 수도 있는 겁니다.”
“맞는 말이야, 사위. 비궁은 지금 내가 없으면 방어가 어렵지.”
“단테, 너도 제국으로 복귀해. 바네사 경도 검의 정원으로 가십시오.”
“알았소.”
“알겠습니다, 소가주.”
“루나 누님은 티칸에 남습니다.”
“어? 막내, 나도 침투조에서 빠지는 거야? 그러면 인원을 어떻게 구성하려고?”
“혼돈에 피폭될 가능성이 높은 인원은 전부 제외할 겁니다. 물론 10성 이상 동료들은 혼돈을 견디며 싸울 수 있을 테지만, 자칫하다간 감염원이 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방어적으로 움직이는 중인 우리에겐 특히 치명적이겠죠.”
흉신전과 검황성전 당시, 인세에 혼돈에 면역인 인물은 오로지 진 한 사람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명왕족은 전원이 날 때부터 혼돈에 면역인 것이다. 지금 이 자리엔 그런 명왕족의 투왕이 다섯이었다.
“아, 진. 너 또 나 갈구려고 불렀지? 티칸 상공 방어에 허점이 있네 어쩌네 하면서. 하루 종일 티칸 전체에 보호막을 펼치는 게 쉬운 일인 줄 아냐?”
“왔군, 필천적. 네가 하던 방어는 루나 누님을 포함해, 이번에 제외된 초인들이 맡을 거야. 넌 나랑 같이 대사막으로 들어간다.”
생명의 흔적, 태양신의 파편 베일.
그 또한 혼돈에 면역이나 다름없는 인물이었다.
“오오…… 붉은 광심장을 가진 필멸자들에게 이 베일 님이 친히 영면을 하사할 시간이 도래하였다는 말인가. 후후, 피의 축제로구나.”
분위기가 무겁던 와중 동료들은 베일의 농담에 한 번씩 웃을 수 있었다. 어쩌면 농담이 아닐 수도 있지만 말이다.
“꼬마, 왜? 딸기파이가 고생하는 나를 위해 딸기 파이를 구워 준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거 어떻게 물어낼 거냐?”
베일에 이어 무라칸이 회의실로 들어섰다. 전성기의 위용을 거의 되찾은 그의 비늘은, 특별히 강한 혼돈조차 함부로 뚫을 수 없었다.
“너도 이번엔 침투다. 혼돈 피폭의 위험이 거의 없는 인원이 필요해.”
“뭐? 그럼 티칸은? 무불멸이도 여기 있네? 이거도 침투로 가는 거야?”
“하, 무불멸 필천적 계속 그렇게 부를 거면 하나만 해라 좀.”
“두 사람이 빠지는 대신 다른 초인들이 남을 거야.”
“필천적이에다가 나까지 빠지면 초인들이 보충돼도 전보다는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어쩔 수 없어. 상황이 상황인 만큼, 우리도 승부수를 던져야 해. 설령 적명족 놈들이 티칸을 치더라도 침투조가 돌아올 때까지 버티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기도 하고.”
“쳇, 알았어. 딸기파이, 조금만 기다려. 내가 가서 그냥 다 죽여버리고 오든가 해야지, 아오, 짜증 나! 뒤졌다 진짜. 내가 직접 기강을 안 잡은 지 오래되기는 했어, 적명 새끼들.”
“딸기파이는 여기 있지도 않다네, 무라칸 친구!”
“없어도 마음은 전해진다네! 벨리즈 친구. 이제 인세에 나왔으니 너희 명왕족들도 사랑에 도전해보기를 권하지.”
“마지막으로, 나도 막내랑 같이 간다. 히.”
요나가 책상 밑에서 빠져나오며 말했다. 지금껏 요나가 숨어있던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아이 깜짝이야, 요나. 넌 혼돈 면역 아니지 않냐?”
“완전 면역은 아닌데, 통제는 좀 가능해. 그리고 내가 있어야 해방 장치를 이리저리 옮기면서 움직일 수 있어.”
난데없이 혼돈의 폭풍이 생겼다고 한들 연합의 목표가 바뀌는 건 아니다. 적명족이 혼돈의 폭풍을 아랑곳 않고 전투를 감행한다면, 전보다 더 악착같이 해방 장치를 요격하려 들 것이다.
진, 벨리즈, 린파, 가르문드, 테토, 무라칸, 베일, 요나.
이번 출격은 그렇게 여덟 사람으로 결정이 되었다. 진과 무라칸이 동시에 출전하는 것도, 투왕 넷이 모두 멀쩡한 상태로 출격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인원은 줄었지만, 어쩌면 차라리 이게 나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엘티엇 경에 의하면, 적명족과 청명족은 나나 우리 형제들만큼 혼돈에 강한 면역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했어. 혼돈이 오히려 이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게다가 킨젤로가 소환식 때 그랬듯이, 가네스토가 사용한 혼돈 역시 라프라로사의 균열에 긍정적인 변수를 만들어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지금껏 상황은 계속 그렇게 우연과 오류로 범벅이 되어 흘러가는 중이니까.
“가자.”
진과 동료들이 붉은 부엉이에 올랐다. 붉은 부엉이는 순식간에 그들을 대사막 외곽으로 이동시켜주었다.
“으우에엑.”
“괜찮나 무라칸 친구!?”
“괜츠에억.”
“자주 저러니까 잠깐 내버려 두면 돼, 테토 형제.”
전면 유리창 너머로 증식하는 혼돈의 폭풍이 보이고 있었다. 무라칸과 베일, 요나로서는 크기만 거대할 뿐, 딱히 특이한 점을 찾아볼 수 없는 혼돈이었다.
그러나 진과 명왕족들은 혼돈을 마주하자마자 단체로 이마를 짚었다.
“아! 혼돈이 하필 저거냐?”
“최초의 혼돈이군. 저건 완전 면역 아니라서 좀 빡빡하겠어.”
“저게…… 흔한 게, 아닌데…… 왜 진 형제는, 자꾸 저 혼돈이랑…… 엮이지?”
“우리만 온 게 다행이네. 아마 다른 친구들은 저거 견디면서는 우리처럼 오래 싸우기 힘들 거야.”
투왕들이 말했다. 그러나 말과 달리 위축된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링링. 저 혼돈은 분명 링링을 자극하려고 푼 겁니다, 형제들. 가네스토 놈들이 반 형제와 링링의 연결을 알아낸 모양이군요. 무슨 수를 쓴 건지는 몰라도.”
으득! 진과 명왕족들이 동시에 이를 갈며 무기를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