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0th Regression of the Max-Level Player RAW novel - Chapter 134
만렙 플레이어의 100번째 회귀 134화
134. 시련의 탑
리자드맨이 있는 마수의 늪에 도착하기 전.
류민은 일찍이 대열에서 이탈했다.
인원이 많아서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는 어렵지는 않았다.
‘나 한 명 빠진다고 눈치챌 리는 없겠지.’
혹시 몰라 미행이 있는지 걸음을 멈추고 확인했지만, 꼬리가 붙진 않았다.
안심한 류민이 거대한 쌍둥이 묘목을 지나 바위틈 사이로 들어갔다.
그러자 딱 보기에도 수상한 동굴이 보였다.
그 어두컴컴한 굴 안으로 서슴없이 들어갔더니 난데없이 떠오른 메시지가 어둠을 밝혔다.
└히든 포탈 찾기
└성공 시 ▶ 불굴의 내성 포션 지급
[서브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퀘스트가 완료됐다는 말과 함께 눈앞에 일렁이는 포탈이 나타났다.
류민의 입꼬리가 만족스레 올라갔다.
‘찾았다. 히든 포탈.’
9라운드 서브 퀘스트는 다름 아니라 히든 포탈 찾기.
가장 난이도가 낮은 리자드맨 토벌대에서만 찾을 수 있는 서브 퀘스트였다.
‘내가 리자드맨을 선택한 게 이 때문이지. 다른 토벌대에는 서브 퀘스트가 없으니까.’
처음에는 류민도 서브 퀘스트의 정체를 몰랐었다.
9라운드 집계 결과 때 천사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히든 포탈 찾기가 서브 퀘스트라는 걸 알고 나서 회차 때마다 구석구석 돌아다녔었지. 모든 선택지를 고르면서.’
5번부터 1번까지 역순으로 선택하면서 찾았다.
그러다가 발견한 게 이곳, 리자드맨이 있는 마수의 늪 근처에 있는 동굴.
여기서 히든 포탈을 발견했고 서브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었다.
보상도 불굴의 내성 포션으로 나쁘지 않았다.
[불굴의 내성 포션]-분류 : 소모품
-등급 : 레전더리
-효과 : 4시간 동안 화염, 냉기, 바람 저항력 95%로 고정
-사용 제한 : 레귤러 등급 이상
-설명 : 3대 속성에 대한 내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엄청난 아이템. 복용 시 한여름에도 땀을 흘리지 않으며, 한겨울에 윗도리를 벗고 다녀도 추위를 느끼지 않는다.
무려 레전더리 포션이었다.
효과가 좋은 포션이지만 이걸 굳이 왜 줬을까?
그야 이유가 있다.
‘여기 시련의 탑에서 사용하라고 나온 보상이지.’
류민이 눈앞에 일렁이는 포탈을 바라봤다.
저 안으로 들어가면 무엇이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
그렇기에 주저하지 않고 성큼 발을 내디뎠다.
류민의 몸이 다른 차원으로 빨려 들어갔다.
[시련의 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시련의 탑은 1층부터 99층까지 플레이어의 한계를 시험하는 탑입니다.] [탑에선 다른 차원과 시간의 흐름을 공유하지 않으므로 속세는 신경 쓰지 말고 마음껏 탑을 공략해 주시기 바랍니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지만 각 층마다 보상은 한 명만이 획득할 수 있습니다.] [다른 누군가가 해당 층의 보상을 이미 획득했다면 공략해도 보상을 얻을 수 없습니다.] [탑에서 사망 시 본래 차원으로 튕겨 나가며 재도전은 할 수 없습니다.] [자, 그럼 부디, 모쪼록! 여러분의 한계에 도전해 주세요!]주르륵 올라온 설명처럼, 이곳은 플레이어의 한계를 시험하는 탑이다.
‘층마다 온갖 함정과 시험들이 있지. 보상 또한.’
각 층에 배치된 보상은 한 명만이 얻을 수 있다.
류민이 예언으로 서브 퀘스트의 존재를 숨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상은 전부 내 차지니까.’
99층까지 보상을 얻기 위해 류민은 탑을 올랐다.
오르다 보니 새삼 감회가 새로웠다.
‘99층을 공략하는데 무려 58번이나 실패했었지.’
실패는 곧 죽음을 의미하지만, 이곳에선 죽어도 원래 포탈이 있던 동굴로 돌아갈 뿐이다.
재도전을 못 하는 게 아쉬울 따름.
‘하지만 나한텐 많은 도전 기회가 있었지. 그리고 결국 59번째 만에 99층 공략에 성공했고.’
그 후로는 매번 99층까지 완벽하게 오르며 보상을 차지했다.
그 보상은 9라운드에서 얻기로 했던 잠행의 룬이 아니었다.
‘잠행의 룬은 시련의 탑 상층에서 얻을 수 있는 부수적인 보상일 뿐.’
99층의 보상은 천사에게 대항할 수 있는 보상으로 천사와 대적하려면 꼭 있어야 하는 보상이었다.
‘그렇기에 단 한 명만 얻을 수 있는 거지.’
천사들이 알면 난리 난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어째서 천사에게 불리한 보상이 주어지는지는 류민도 몰랐지만.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어?’
류민은 이번에도 그 보상을 차지할 것이다.
여태껏 그래왔던 것처럼.
철컥- 끼이익-
높이 솟아오른 탑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메시지가 떠오른다.
[시련의 탑 1층에 진입하였습니다.] [준비된 시련에 맞서면 보상이 주어집니다.] [1층 공략 성공 시 ▶ 힘+1]메시지처럼 시련의 탑은 층마다 보상이 존재한다.
말하자면 99개의 보상이 존재하는 셈.
류민에게 있어서 보물상자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방심하면 안 되지만.’
매 층의 시험은 난이도 높은 함정들로 가득하다.
‘처음 진입하는 플레이어라면 꽤나 애먹겠지.’
류민의 눈앞엔 어둠밖에 보이지 않는 통로가 있다.
보다시피 뭐가 나올지 모르기에 긴장할 수밖에 없으리라.
‘나한텐 해당 사항 없지만.’
류민이 단숨에 달려갔다.
퓨슈슈슉-
왼쪽 벽에서 쇠꼬챙이가 튀어나왔지만 예측했다는 듯 피했다.
그러자마자 오른쪽 벽에서 다시 꼬챙이가 찔러왔지만 그 또한 가볍게 피했다.
다음으로는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쇠꼬챙이들.
이 또한 예상했다는 듯 점프로 가볍게 넘었다.
생사를 가르는 그 상황들이 불과 몇 초 사이에 벌어졌다.
이쯤 되면 죽으라고 만든 함정 같지만, 생각보다 쉽다.
‘천천히 진행한다면 기관이 돌아가는 소리를 듣고서 미리 이상함을 감지할 수 있었겠지.’
하지만 함정의 위치를 다 아는 류민으로선 천천히 갈 이유가 없었다.
지금처럼 빠르게 돌파할 뿐.
[시련의 탑 1층을 클리어하였습니다.] [보상으로 힘 1이 영구적으로 상승합니다.] [10초 후에 다음 층으로 이동됩니다.]메시지를 보며 류민은 웃었다.
99층을 돌파한 그에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다음 2층은 화살 함정이다.’
류민의 모습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 * *
퓨슈슈슉-!
촤라라락-!
사슬과 화살들이 동시에 류민을 덮쳤다.
매끄러운 움직임으로 피해내며 공중제비를 돌았다.
바닥이 덜커덩 열리며 무저갱 같은 구덩이가 나타났다.
촤락-
공중에 흔들리던 사슬을 잡아챈 류민이 다음 사슬을 잡아채며 건너갔다.
구덩이를 넘어 지면에 착지한 류민이 쉴 틈 없이 달렸다.
수십 번을 공략하고 외워서인지 함정의 위치가 눈에 선하다.
[시련의 탑 19층을 클리어하였습니다.] [보상으로 민첩 2가 영구적으로 상승합니다.] [10초 후에 다음 층으로 이동됩니다.]19층까지 오르는 동안 류민은 힘 7, 지능 7, 민첩 7, 운 5 스탯을 영구적으로 얻었다.
여기까지만 올라도 엄청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처음 오르는 사람이라면 9층 정도가 한계겠지.’
층의 십의 자리가 바뀔수록, 난이도가 껑충 올라간다.
즉, 10층부터는 평범한 플레이어는 공략하기 쉽지 않을 정도의 함정들이 배치되어 있다.
‘민첩 150 이상에 50렙은 넘어야 20층에 오를까 말까 하겠지.’
그러므로 평범한 플레이어는 여기까지 오르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물론 류민이야 평범한 플레이어가 아니었지만.
‘20층부터 39층까지는 몬스터가 나올 거야.’
50렙은 넘어야 20층에 오르는 만큼 나오는 몬스터 또한 만만치 않다.
‘미노타우로스가 기본으로 나오니 말 다 했지.’
류민에겐 좋은 경험치 원에 불과하겠지만 말이다.
‘또한 학살의 룬을 쌓을 기회이기도 하고.’
몬스터를 잡지 못해서 아직 학살의 룬 스택이 0이다.
100까지 쌓으면 모든 스탯이 2배로 증가하는 만큼 빨리 버프를 얻고 싶은 마음이 컸다.
“크르르르.”
어두운 통로 속에서 몬스터의 울음소리가 들렸지만.
씨익-
류민은 오히려 웃었다.
낫을 들고 웃으며 달려갔다.
스택을 올릴 기회였다.
* * *
“크워어억-!”
털썩-
목을 잃은 오우거의 몸뚱이가 힘없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방금 막 39층을 클리어한 류민이 상태창을 열어봤다.
레벨은 벌써 85까지 올라 있었다.
학살의 룬 버프도 쌓았고, 영면의 구슬로 스탯도 2 얻었다.
‘이 외에도 각 층의 공략 보상을 획득했지.’
익스퍼트급 레어 장비부터 시작해서 유니크 장비까지 다양했다.
[시련의 탑 39층을 클리어하였습니다.] [보상으로 ‘시련의 목걸이’가 지급됩니다.] [10초 후에 다음 층으로 이동됩니다.]류민이 받은 보상을 확인했다.
[시련의 목걸이]-분류 : 목걸이
-등급 : 유니크
-효과 : 힘, 지능+39
-내구력 : 5,000/5,000
-사용 제한 : 마스터 등급 이상
-설명 : 세계 어딘가에 있는 시련의 탑을 공략해야지만 얻을 수 있다는 목걸이. 이걸 얻었다는 건 39층을 클리어했다는 의미다.
이번에 받은 건 마스터급 유니크 장비였다.
류민이 씩 미소 지었다.
영면의 구슬을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쓰면 좋을 것 같다.
“이제 40층이구나.”
류민의 눈이 긴장으로 물들었다.
그동안은 몸풀기였다면 이제부터가 진짜다.
40층에 이르자 류민은 서브 퀘스트 보상으로 받은 불굴의 내성 포션을 꺼냈다.
여기서부턴 이 포션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사용.’
[‘불굴의 내성 포션’을 사용합니다.] [화염 저항력이 95%로 고정됩니다.] [냉기 저항력이 95%로 고정됩니다.] [바람 저항력이 95%로 고정됩니다.]이제부턴 포션의 도움 없이는 공략할 수 없는 함정들이 나타날 거다.
‘통로 전체가 오븐처럼 뜨거워지는 함정이 있다던가, 걷지도 못할 만큼의 돌풍이 닥치는 통로라든가, 극한의 서리로 정신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층이 있다든가 하는 식이지.’
이 정도면 아무리 스탯이 높아도 속성 공격에는 버틸 수 없다.
애초에 포션에 의지할 수밖에 없도록 환경을 조성한 것도 있지만.
“후우, 다시 한번 가볼까?”
심기일전한 류민이 다시금 걸음을 뗐다.
적어도 80층까지는 올라야 한다.
* * *
함정의 컨셉이 다른 만큼 각 층마다 보상도 다르다.
40층부터 59층까진 속성과 관련된 함정이었다.
그래서인지 속성 저항력을 영구적으로 증가시켜주는 보상들이 나왔다.
59층까지 마무리를 지었을 때 류민은 여태 받은 내성을 확인해 봤다.
‘화염 저항력 35%, 냉기 저항력 35%, 바람 저항력 30%가 올랐어.’
저항력에는 두 종류가 있다.
상태 이상을 막아주는 일반 저항력과 위와 같이 속성 공격을 막아주는 속성 저항력.
50%의 저항력을 올려주는 레인보우 이펙트는 일반 저항력에 속한다.
지금 얻은 속성 저항력과는 엄연히 다르다는 뜻.
그렇기에 류민은 기뻤다.
‘속성 저항력은 쉽게 올릴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속성 저항력을 올려주는 아이템은 극소수에 속한다.
웬만하면 구하길 포기하고 포션에 의지해야 할 정도.
그런 마당에 영구적으로 올랐으니 엄청난 특혜가 아닐 수 없었다.
‘이제 60층대 공략을 시작해 볼까?’
여기서부터 79층까진 다시 몬스터가 나온다.
더 강한 몬스터가 나오는 건 아니고 함정과 같이 연계되어 나오기에 조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처음처럼 달리진 못하겠군.’
신중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었던 류민이 낫을 든 채로 전진했다.
* * *
류민이 최소 목표를 80층으로 잡은 데엔 이유가 있다.
잠행의 룬조각.
드디어 원하던 아이템이 나왔다.
류민은 받자마자 사용해서 신체에 각인했다.
[잠행의 룬]-효과 : 투명화 사용 시 숨소리, 발소리, 옷 소리 등 기척을 완전히 감춘다.
탐색이든 기척 감지든 그 어떤 외부 요인에도 걸리지 않는다.
투명화 후 공격 성공 시 투명화의 쿨타임이 초기화된다.
류민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잠행의 룬을 얻었으니 이제 완벽한 투명화가 가능하다.
‘여기서 만족해선 안 되지. 진짜는 아직이니까.’
80층에 오른 류민은 잠시 숨을 고른 뒤 앞으로 나아갔다.
이제는 여태까지 거쳐온 함정의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거칠고 힘든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속성 포션의 시간이 2시간은 남았으니까 99층까지 가기엔 충분해.’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각종 몬스터들과 비바람, 태풍, 서리, 불구덩이 등.
온갖 함정들을 헤쳐가며 층을 올랐다.
[시련의 탑 83층을 클리어하였습니다.] [시련의 탑 87층을 클리어하였습니다.] [시련의 탑 92층을 클리어하였습니다.]……………………
………………
…………
‘후우. 몇 번을 오르지만 99층까지의 길이 험난하긴 하구나.’
98층까지 오른 류민이 이마의 땀을 닦았다.
여기에 오기까지 수많은 난관이 있었다.
불과 전 층인 97층은 환각으로 정신력을 시험하기까지 했다.
물론 정신 방벽의 룬 덕분에 환각이고 뭐고 꽁으로 통과하고 말았지만.
‘여태까지 중 가장 쉬운 층이 97층, 98층이지.’
98층도 마찬가지의 함정이었기에 그냥 걸어가는 것으로 통과했다.
마지막 99층은 그리 쉽게 통과할 수 없었지만.
[시련의 탑 98층을 클리어하였습니다.] [보상으로 저항력 10%가 영구적으로 상승합니다.] [10초 후에 마지막 층으로 이동됩니다. 행운을 빕니다.]이윽고 류민은 99층에 도착했다.
마지막 난관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