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228
228
228. 지금부터 친구를 불러볼까 합니다 (1)팔한지옥(八寒地獄)은 무엇인가.
그곳은 바로 이승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의 원죄를 형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여덟 개의 지옥 중 하나였다.
이승에서 아무리 그 직위나 신분이 높은 귀인이나 위대한 업적을 세운 무인이라고 할지라도 그의 영혼이 이승을 떠나는 그 순간, 그는 하늘에서 지은 율법에 따라 죄의 엄중을 판별했고.
죄를 지은 이들 중에서도 지독한 원죄에 해당하는 이들이 팔한지옥(八寒地獄)에 떨어지게 되었다.
하늘에서 정한 율법을 어기고 지독한 원죄를 지은 이들만이 가는 팔한지옥에는 단 한 명, 원죄를 지게 된 죄인들을 관리하는 장군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바로 팔한성군(八寒星君)으로, 하늘의 뜻에 따라 억겁의 세월 동안이나 극한의 냉온이 지속되는 팔한지옥에서 죄수들을 관리했다.
그 덕분에 팔한성군은 그 극한의 냉온을 견디기 위해 몸을 몇 겹이나 되는 두꺼운 갑옷으로 겹쳐 입고, 냉기를 차단하기 위해 온몸에 자신의 털을 덮었다.
마치 설인(雪人)처럼.
까드드드득!
“큭!”
천마(天魔)의 일검이 펼쳐짐과 함께 들리는 시끄러운 쇳소리.
그 괴성에 천마는 자신의 공격이 먹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인상을 찌푸렸으나 곧바로 다음 공격을 이어나갔다.
깡 까드드드드드드득!!!
고작 1초가 지나지도 않는 시간에 시끄럽게 울리는 철 소리가 주변을 울렸으나-
“쯧……!”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천마의 검은 그의 갑옷을 뚫지 못했다.
그렇기에 천마는 몸을 뒤로 빼려 했으나.
“그렇게 둘 것 같나?”
그런 천마의 모습을 보고만 있던 팔한성군은 순식간에 자신의 등에 손을 가져가-스르릉!
-그의 등에 메고 있던 거대한 곡도를 꺼내들었다.
기이할 정도로 거대한, 푸른 도깨비의 형상이 새겨져 있는 곡도를 쥔 팔한대성은 순식간에 천마의 머리를 향해 곡도를 내리쳤고.
콰드드득!
“큭!”
천마는, 팔한대성의 공격을 미처 전부 받아내지 못하고 그대로 튕겨나갔다.
쾅! 콰르르륵!
튕겨나간 천마의 몸이 눈밭에 처박히고, 그 상태로 몇 미터를 더 굴러나간다.
주르르륵!
결국, 그 상태에서 천마는 검을 땅바닥에 박아 넣은 뒤에야 자신이 굴러가는 것을 멈출 수 있었고.
“뭐, 칼질 자체는 나쁘지 않구나.”
이내 들리는 목소리에 천마는 인상을 찌푸린 채 그를 바라보았다.
분명 천마와 공격을 주고받는 중인데도 팔한성군은 무척이나 여유로운 몸짓으로 자신의 어깨에 기형적일 정도로 거대한 곡도를 올려두고 천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천마는 빠르게 생각을 이어나갔다.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
제일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그것.
팔한대성이 갑작스레 자신들의 앞에 나타나고 나서 시간이 꽤 흘렀고, 그동안 천마는 계속해서 팔한대성을 베기 위해 검을 휘둘렀으나 그는 결국 베지 못했다.
팔한대성의 몸을 감싸고 있는 갑옷은 말도 안 될 정도로 단단하고, 또한 딱딱했으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을 사용하기를 그만두고 내가중수법(內家重手法)의 묘리를 이용해 권법을 사용해보기도 했으나 역시 그에게 타격을 줄 수는 없었다.
마치 무적의 존재처럼, 그는 천마의 공격을 전부 무로 되돌렸다.
“…….”
침묵.
천마가 그와의 전투에서 정답을 내지 못하고 생각을 계속하고 있자 팔한대성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것뿐인가?”
“…….”
“아무래도 정말 이것뿐인 것 같군, 이럴 줄 알았으면 저 요괴도 같이 살려둘 걸 그랬어, 저 녀석은 사용할 수 있는 기술도 좀 많을 텐데 말이야.”
팔한대성의 말에 천마는 인상을 찌푸리며 곁눈질을 했다.
곁눈질한 천마의 눈에 보이는 것은 입가에서 피를 흘린 채 눈 바닥에 처박혀 있는 구미호.
맨 처음 팔한대성이 나타났을 때, 그가 휘두른 불의의 일격으로 인해 구미호는 여태 정신을 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천마가 인상을 찌푸리고 있자 팔한대성은 입가를 씩 올리며 어깨에 걸치고 있던 곡도를 쥐고는 말했다.
“아무튼, 슬슬 끝내도록 하지. 어차피 네 녀석도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준 것 같으니.”
마치 천마의 무위를 재롱거리 보듯 여기는 말투에 수치심이 차올랐으나 천마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의 공격은 그에게 일절 먹히지 않았고, 그것 이외에도 천마는 지금까지의 전투로 깨닫고 있었으니까.
‘…….’
그가 적어도 자신보다 몇 수나 위에 있는 강자라는 사실을.
“그럼, 움직이는 놈 말고 기절한 놈부터 끝내놓도록 할까?”
천마가 바로 앞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팔한 대성은 마치 그를 병풍 취급하듯 시선을 돌렸고, 이내-
“!”
그는 천마가 제대로 인지하기도 힘들 정도의 빠른 속도로 구미호의 앞에 도달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
팔한대성은 구미호의 앞에서 거대한 곡도를 쳐들었고, 천마는-깡! 카르르륵!
“!”
-그가 거대한 곡도를 내리치는 순간 그의 곡도를 빗겨냈다.
파직!
그와 함께 천마의 주변에서 흘러나온 전류가 사방으로 터져 나가며 팔한대성의 눈을 혼란시켰고, 그 찰나의 순간 천마는 자신의 뇌령신공을 극성으로 끌어올렸다.
파직! 파지지지직! 꽝!
팔한성군에게 떨어져 내리는 푸른 번개.
천마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검을 휘두르려 했으나-빡!
“크학!?”
-천마는, 미처 검을 휘두르기도 전 자신의 배에 느껴지는 격통에 검을 휘두르는 것을 멈춰야 했다.
콰드드득! 꽝
“끅!?”
배에 느껴진 격통 직후, 등 쪽에서 느껴지는 고통과 함께 땅바닥에 처박힌 천마.
“힘을 숨기고 있었나? 뭐, 이번 것도 제법 나쁘지는 않았다. 물론 내 몸에 상처를 낼 수는 없었지만 말이야.”
팔한대성은 땅바닥에 처박힌 그의 등을 짓누르며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고, 천마는 어떻게든 그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으나 팔한대성의 힘을 이기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며, 팔한대성은 자신이 휘둘렀던 곡도를 들어 올림과 동시에-
“너부터 먼저 죽여주지.”
“할배한테 받은 직위로 떵떵거리는 주제에 약한 놈 괴롭히니까 재미있냐?”
“!”
-어디선가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에, 그는 자신의 눈을 휘둥그레 뜨고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빡!
“끄악!?”
조금 전까지 의기양양하던 팔한대성은 고개를 돌리자마자 얼굴에 느껴진 격통에 비명을 질렀다.
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고통에 팔한대성은 오만상을 찌푸리며 급하게 얼굴을 가렸고,
“나 기억 안 나냐?”
그와 동시에 들리는 목소리와 손으로 시야 사이로 보이는 황금색의 갑옷을 보며 팔한대성은 이제야 생각이 났다는 듯,
“이, 이 목소리는……! 설마!”
“기억나지?”
“천도의 망나니!”
경악성을 내지르며 입을 열었다.
“‘천도(天桃)의 망나니’가 아니라.”
그리고 그런 팔한대성의 말에 반박하며.
“제천대성 미후왕(齊天大聖 美?王)이다.”
제천대성은-
“이 멍청아.”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은 채 그 모습을 드러냈다.
xxxx
하남에 있는 장원.
“끄아아아악!”
그곳은 때 아닌 지옥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어느 순간 불현듯 장원에 침입한 두 명의 남자 때문이었다.
다른 한 명은 검은 로브로 몸 전체를 가린 정체불명의 느낌을 주는 남자였고, 또 다른 한 명은.
와드득!
“끄아아악!”
가면 무사의 목을 물어뜯고 있는 한 남자다.
마치 시체와 같은 회색빛의 피부를 가지고, 앙상한 몸으로 가면 무사의 목을 뜯어먹는 남자.
가면무사의 몸에서 붉은 선혈이 터져 나온 순간, 그의 아래로 겹겹이 겹친 마법진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우우우웅!
마법진이 새겨지고, 순식간에 제각각의 빛을 발하며 공명하기 시작한 마법진.
“지금이에요!”
발동되는 마법진을 확인 한 아냐가 소리치자 그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장원 곳곳에서 숨어 있던 가면무사들이 튀어나와 남자에게 제각각의 병장기를 휘둘렀다.
단검부터 시작해서 거대한 언월도까지.
가면무사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남자의 급소를 향해 각각의 무기를 찔러 넣었고-푸화아악!
가면 무사들의 병장기는 성공적으로 남자의 몸을 뚫고 들어갔다.
허나 남자의 몸에서 나오는 것은.
“……검은 피?”
가면 무사 중 누군가가 중얼거린 대로, 남자의 몸에서 나오는 것은 붉은색의 선혈이 아닌, 검은 피였다.
“벌써 끝이야?”
쩝-쩝-
온몸이 벌집이 되었음에도 남자는 무척이나 태평한 얼굴로 자신의 몸에 병장기를 박아 넣은 그들을 보며 쩝쩝거리며 웃음을 지었고.
그에 본능적인 무엇인가를 느낀 가면 무사들은 남자의 몸에서 자신의 무기를 빼려 했으나.
“!!”
남자의 몸에 박힌 병장기는, 더 이상 빠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
“잠-!”
“끄악!?”
-그들은 오히려 손에 쥔 힘을 풀기도 전에 남자의 몸으로 빨려 들어갔다.
어떤 이들은 뒤늦게라도 병장기에서 손을 놓는 것으로 남자에게서 빠져나갈 수 있었으나, 미처 그러지 못한 가면무사들은 남자의 몸 안으로 빨려 들어갔고-까득! 까드드득! 콰득 쾨지지직! 꽈드드득!
이내 섬뜩한 소리와 함께, 남자의 몸이 여기저기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남자의 피부에서 흘러나오는 검 붉은색의 피에 아냐와 이서연의 얼굴이 혐오감으로 찌푸려지고, 한동안 몸이 부풀어 있던 남자는.
“이제야 좀 살 만하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먹어치우고 있던 가면무사를 자신의 몸으로 집어넣었다.
꽈드드드득!
다시 한번 들리는 기괴한 소리.
그 소리에 남자의 손에서 살아남은 가면무사들은 전부 주춤한 채 걸음을 뒤로 물렸고.
“다시 한번 묻겠다.”
지금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던 남자는 아냐와 이서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김현우는 어디 있지?”
남자의 말.
이서연은 아까 전에 그들에게 해주었던 대답을 한 번 더 내뱉었다.
“우리도 모른다니까!?”
즉각적으로 나온 이서연의 대답에 로브를 쓴 남자는 대답했다.
“내가 말했을 텐데, 여기서 거짓말을 해봤자 너희에게 좋을 건 없다고.”
“거짓말이 아니라고 말했을 텐데?”
이서연은 그렇게 말하며 로브를 쓴 남자를 노려봤다.
그는 몇 분 전 갑작스레 장원 내에 나타나서 그려진 마법진을 작살내고 김현우의 위치에 대해서 캐묻기 시작했다.
물론 김현우가 어딘가로 갔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는 이서연은 그런 남자의 대답에 모른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알고 있어도 모른다고 답했겠지만.’
이서연은 인상을 찌푸리며 주변을 풍경을 바라보았다.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곳곳이 부서져 있는 건물들이었고, 그 사이로는 검붉은 혈흔들과, 어느 한 군데가 박살 나 쓰러져 있는 가면 무사들이 보였다.
적군의 피해는 없이, 아군의 피해만이 노골적으로 보이는 상황.
‘마법진이 박살 나서 누군가 도움을 줄 수도 없는 상황이야.’
이서연은 돌파구가 없다는 사실에 인상을 구겼고.
“……아무래도 곱게 말해 줄 생각은 없는 것 같으니-”
로브를 쓴 남자는 자신의 손을 들어 올려 이서연에게로 조준하며,
“-그냥 죽이는 게 낫겠군.”
“!”
그 말과 함께 자신의 손가락에서 무엇인가를 쏘아냈다.
그곳에 있는 모두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무엇인가는 순식간에 이서연의 지척까지 다가와 그녀의 심장을 노렸고.
“안-!”
뒤늦게 그것을 깨달은 아냐가 소리를 지르며 이서연에게로 시선을 돌렸으나, 이미 남자가 쏘아 보낸 보라색의 무언가는 그녀의 지척에 도달해 있었다.
절체절명의 한순간.
이서연은 자신에게로 날아오는 손톱만 한 무엇인가를 보며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은 착각을 느꼈고.
곧 그녀는 이다음을 인지하는 순간,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저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다음 순간.
“그렇게는 안 되지.”
이서연은 하늘에서 내리치는 푸른색의 번개를 보았고.
“이 깡패새끼들아.”
곧, 그녀는 그 푸른 번개 사이에서 나타난 김현우를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