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125)
125화
그것도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의 악신 성좌와!
‘성좌이면서 필멸자인 척을 하는 내가 할 소리는 아니긴 한데, 정말 희한하고 대단한 놈 아닌가?’
최연승은 신기해했다.
보통 필멸자가 성좌 한 명만 믿고 따라야 한다는 법은 없었다.
자신 있으면 여러 성좌 믿고 여러 성좌한테 힘 받아도 됐다.
-하느님도 부처님도 좋은 분인데 둘 다 믿으면 힘이 두 배 아닌가요?
ㄴ성좌들은 속 좁아서 그 짓거리 했다가는 님 몸이 반으로 쪼개져요.
…문제는 성좌들이 그걸 참아주지 않는다는 거였다.
성좌는 권속이나 하수인의 영혼이 자신에게 오롯이 속하길 원했다.
하찮은 개미 같은 필멸자가 자신과 다른 성좌 사이를 간보는 건 감히 용서할 수 없는 짓인 것이다.
그래서 어지간히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두 성좌를 믿는 사람은 없었다.
하물며 그게 난폭한 악신 성좌라면 더더욱!
[가 인간들은 정말 겁대가리가 없다고 감탄합니다.]제리 쿠버(비각성)
랭크:C+
계약과 질서의 악마가 내려준 힘. 계약에 관련된 힘을 강화시킨다.
랭크:D+
독 묻은 단검을 든 배신자의 힘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숨길 수 있다.
헌터도 아닌 비각성자가 무려 , 와 계약을 맺은 상태!
스킬들을 보니 한테 받은 스킬로 속마음을 숨기고 와 계약한 게 분명했다.
설마 배신자 성좌도 몰랐을 것이다.
자신의 하수인이 자신도 속이고 다른 악신 성좌와 계약할 거라고는.
인간의 탐욕은 때때로 악신 성좌도 놀라게 하는 것이다.
‘잠깐. 그런데 난 어떻게 꿰뚫어 본 거지?’
최연승이 가진 은 그렇게까지 강력하지 않았다.
헌터를 보더라도 표면적인 스탯이나 스킬 몇 개만 파악 가능했고, 그보다 더 깊은 부분은 보는 게 불가능했다.
그런데 저렇게 스킬로 숨기고 있는 자를 꿰뚫어보다니?
-그게 바로 나의 힘이란다.
“!”
갑자기 말을 거는 .
-저 필멸자는 최근 많은 패배로 인해 지쳐 있단다. 동시에 갖고 있던 부지런함을 잃어버리고 게을러져가고 있는 상태지.
-그런 상태로는 안 보이는데?
-그건 아직 패배와 나태의 힘에 눈을 뜨지 못해서 그렇단다. 좀 더 열심히 져보렴.
-…끔찍한 소리 하지 말라고…
여신의 말과 별개로, 확실히 지금 상대를 꿰뚫어 볼 수 있었던 건 여신의 힘 덕분이었다.
패배와 나태에 빠져들수록 그 여신의 힘을 이어받은 최연승에게 정체를 숨길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가 인생 망한 사람들 상대하기 좋은 권능이라고 감탄합니다!]-그렇게 말하니까 어감이 좀 이상한데.
“아이네. 혹시 저 사장이 최근에 일 망친 거 있나?”
“잘 아네? 가 최근에 좀 많이 흔들리긴 했어. 실적도 부진하고 사건사고도 터져 나오고…”
‘그래서 악신 성좌의 유혹에 넘어간 건가?’
악신 성좌는 사람이 약해지면 그 틈을 파고들었다.
들어보니 알렉스 파커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정한 인간.
그 밑에서 일하는 사장 입장에서는 피가 마르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뭐하나? 앉도록.”
“고맙군.”
최연승은 아무렇지도 않게 의자를 당겨서 앉았다. 그 건방진 태도에 주변에 있던 부하들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아이네. 너도 앉아.”
“…난 불편해서 서있을래.”
아이네는 최연승 뒤에 자리를 잡고 서있었다.
아이네도 나름 냉정한 편이었지만, 이 넓은 방에 있는 모든 인원이 노려보고 있는 상황에서 파커 가문의 회장 앞에 앉고 싶진 않았다.
“최연승. 요즘은 권성이라고 불리고 있다고 하더군.”
옆에 있던 비서가 작게 속삭였다.
“회장님. 코리아 권성입니다.”
“아. 그래. 코리아를 뺐군. 코리아…”
“그냥 빼고 불러줬으면 좋겠는데.”
최연승은 정색하고 잘랐다.
미국 놈들의 작명 센스는 너무 촌스러워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던 것이다.
“그래. 내가 왜 불렀는지 아나?”
“글쎄.”
“감사를 하기 위해서라네.”
알렉스 파커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무 인자한 미소라서 아이네는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저 늙은이가 미친 거 아냐?’
“하긴 감사를 받을 만하긴 하지.”
“……”
“……”
최연승의 뻔뻔한 말에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아이네는 뒤에서 ‘저 새끼가…’하고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마신 성좌가 습격하는 걸 막아주고 헌터들도 구해줬으니까. 그렇지 않나?”
“바로 그거네!”
알렉스 파커는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최연승의 말을 받아줬다.
옆에서 보고 있는 아이네만 황당할 뿐이었다.
‘당신들 오늘 처음 만난 거 맞아?’
“칼 크레거, 그 젊은 친구가 말하더군. 희생자가 안 나올 수 있었던 건 자네의 공이 컸다고.”
연구단지의 책임자로 뛰고 있던 헌터 칼 크레거.
최연승의 무공을 가장 앞에서 본 헌터였다.
나름 강단 있는 성격이었기에 최연승이 한 일을 자기가 했다고 우기는 대신 있는 그대로 보고를 올린 것이다.
“저런. 보는 눈이 있군.”
“쓸만한 헌터 한 명을 키우는데 얼마나 돈이 드는지 아는가?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자네 덕분에 막대한 돈을 아낄 수 있었네. 물론 그 와중에 사람 몇 명이 사라지긴 했지만…”
“허어. 그 사람은 찾았나?”
“찾아보니 다른 연구소에 가있더군. 그래도 탓할 생각은 없네.”
“당연히 탓하면 안 되지. 탓하면 그게 사람 새끼인가? 짐승 새끼지.”
‘당신 제발 좀…’
아이네는 속으로 생각했다.
물론 싸움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알렉스 파커 상대로 너무 도발을 심하게 하는 것 아닌가?
저걸 듣고도 계속 인자하고 너그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알렉스 파커가 더 무서울 정도였다.
“갖고 와라.”
알렉스 파커는 뒤를 보며 말했다. 그러자 부하 중 한 사람이 잘 포장된 진열함을 들고 나타났다.
안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마력의 기운.
아티팩트였다.
의천검:
내구력 380/380, 공격력 360.
스킬 사용 가능. 스킬 상시 발동.
검의 뜻에 따를 시 마력 회복.
레벨 제한 290.
‘최상급 아티팩트!’
[가 꽤 괜찮은 검이라며 흥미로워합니다.]황경룡이 준, 중국의 국보급 아티팩트인 보다는 못하지만 도 상당히 강력한 아티팩트였다.
무공 사용자라면 탐을 낼 수밖에 없는 무기!
‘근데 이것도 중국 국보로 알고 있었는데?’
대체 30년 동안 중국 국보가 얼마나 밖으로 유출이 된…?
“이 검을 아나?”
“예전에 중국 쪽 헌터가 썼던 검으로 알고 있는데.”
“잘 아는군. 명품 중의 명품이지. 무공 사용자라면 특히 잘 알 거라고 생각했네. 자네가 보여준 헌신의 대가로 이걸 선물해주겠네.”
아이네의 표정이 심각하게 변했다.
‘거절해야 해!’
아이네는 속으로 외쳤다. 최연승에게 들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아무리 상대의 선물이 탐이 나더라도 저건 거절해야 했다. 너무 과한 선물인 것이다.
저걸 받는 순간 알렉스 파커의 손아귀 위에서 놀아나는 셈!
당장 황경룡이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알렉스 파커한테 저런 아티팩트를 그냥 받았다고? 그게 말이 돼?
…같은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알렉스 파커는 지금 아티팩트 하나로 이간질을 시도하고 있었다.
노리는 인재를 얻을 수 있다면 몇천만 달러쯤 하는 아티팩트도 과감하게 쓸 수 있는 게 바로 그였다.
‘이미 넘어왔군.’
알렉스 파커는 속으로 득의양양하게 웃었다.
오랫동안 정·재계에 군림해 온 그였지만, 이 순간만큼 즐거운 때도 없었다.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오만한 헌터 놈을, 돈의 힘으로 손에 넣을 때!
그 어떤 쾌락도 이 순간보다 즐겁진 않았다.
“뭐 준다니 감사하게 받지.”
‘끝났군.’
‘안 돼!’
옆에서 무슨 생각을 하든 말든 최연승은 일단 받았다.
받은 다음 경매장에 팔아도 되고 누구 줘도 되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한 가지 착각을 하고 있었다.
최연승과 황경룡의 사이는 이들의 생각과는 좀 달랐던 것이다.
최연승이 황경룡 밑이 아니었다.
최연승이 황경룡의 주인인 것!
그런데 무슨 눈치가 보이겠는가. 그냥 받으면 됐다.
“뭐 더 없나? 이거 하나만 주는 건가?”
“……”
한 술 더 뜨는 최연승의 모습에 알렉스 파커는 순간 눈빛이 흔들렸다.
보통 이런 걸 받으면 겸연쩍어 하거나, ‘나는 원래 이런 걸 안 받는 사람인데’라고 능청을 떨거나, 최소한 허리가 좀 숙여지면서 아부를 하기 마련인데…
최연승의 태도는 그 어떤 것과도 달랐던 것이다.
알렉스 파커가 쌓은 오랜 경험이 경고해주고 있었다.
눈앞의 놈은 뭔가 좀 다르다고!
“선물을 했으니 그에 어울리는 조언을 한 가지 하고 싶군.”
“중국인들 앞에서 쓰지 말라고? 걱정 마. 출처를 물어봐도 절대 말하지 않겠다.”
물론 물어보면 1초 만에 대답할 생각이었다.
“…자네는 지금 드래곤 황한테 속고 있네.”
“!”
최연승은 놀라는 시늉을 했다.
아이네는 발끈했지만 참았다. 여기서 끼어들어봤자 좋을 것 없었으니까.
“잘 생각해보게. 물론 드래곤 황이 뛰어난 사람인 건 부정하지 않겠네. 헌터 출신으로 그만한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은 드무니까. 하지만… 자신의 장래를 고민할 때는 과거의 친분이나 인연을 떼어놓고 좀 더 냉정한 시각으로 고민해야 하네.”
“그런가?”
“당연하지. 자. 보게.”
알렉스 파커는 코어를 꺼냈다.
몬스터 안에서 나오는 결정체, 코어였다.
이 코어는 조금만 정제하면 기존의 에너지원을 몇십 배는 뛰어넘는 강력한 에너지원이 됐다.
지금 알렉스 파커가 꺼낸 코어는 이미 정제가 된 코어였다.
잘 다듬어진데다가 색이 맑았다.
“이건 20년 쯤 전에 나왔던 혁신적인 정제기술이네. 무려 순도가 88%. 이 기술을 발표한 회사는 그 해 기록적인 매출을 자랑했지.”
코어를 정제했을 때 순도가 높을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아졌다.
1%, 아니 0.1%만 올려도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헌터들이 괜히 ‘재주는 헌터들이 부리고 돈은 기업이 번다’고 투덜거리는 게 아니었다.
“그 회사에는 여러 인수 제안이 날아왔지. 하지만 그 회사는 거절하고 스스로의 길을 가기로 했네. 어떻게 됐을 것 같나?”
“잘 모르겠군.”
“다음해 순도 89% 기술이 나왔고, 그 다음 달에는 바로 90%, 그 다다음 달에는 91% 기술이 나왔네. 그 회사는 순식간에 망해버렸네.”
수많은 기업들이 뛰어들어서 사투를 벌이는 이 업계는 매일 매일이 새로웠다.
오늘 나온 신기술이 내일 가면 구닥다리가 되는 것이다.
“자네는 지금 이 코어일세. 지금은 이곳저곳에서 찾지만,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
무공의 맥이 끊기고 대부분의 무공 사용자들이 은퇴한 지금.
갑작스럽게 무공을 들고 나온 최연승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무공이 얼마나 쓸모가 있을지, 정말 마법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무공에 다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게 중요했다.
최연승이란 헌터가 가장 비싸게 팔리는 시간!
“언제 다른 무공 사용자들이 무공을 들고 자네의 자리를 위협할지 모르네. 바로 지금! 지금 자네의 몸값을 제대로 받아야 하네.”
“흠. 확실히 드래곤 황이 좀 돈을 아끼는 편이긴 하지.”
황경룡이 들었다면 억울해서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물론 돈을 따로 주지는 않았지만, 그냥 황경룡의 블랙카드를 얼마든지 마음대로 쓰라고 통째로 주지 않았던가!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