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276)
276화
“게러티, 미친 거냐!”
조셉은 다급한 목소리로 경고했지만 게러티는 듣지 않았다.
인형술사라는 칭호답게 게러티는 주변 헌터들도 상황에 끌어들였다.
클랜의 헌터들은 게러티처럼 갑자기 돌변해서 다른 헌터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근력 강화, 단단해지는 피부, 중급 마력 방패, 민첩한 발걸음, 예민한 감각!
3서클 이하의 강화 마법들을 빠르게 연달아서 중첩시키는 것으로 헌터들을 몇 배로 강력하게 만드는 것은 게리터의 특기.
그걸 적으로 돌리게 되자 생각보다 훨씬 더 까다롭고 사나웠다.
공격력이 덧셈이 아니라 곱셈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더 이상 참지 않겠다. 우리도 대응해라!”
“예!”
조셉이 데리고 온 부하들은 대장의 명령에 바로 아티팩트들을 꺼내 들었다.
애초에 조셉을 따르는 헌터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망설이지 않고 칼을 휘두를 수 있는 헌터들밖에 없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냉혈한들!
그런 만큼 명령이 떨어지자 조셉 휘하의 헌터들은 사정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창과 칼이 번쩍이고 마력이 폭발하듯이 서로 오갔다.
‘대체 뭔 짓이지?’
“정신계 마법에 당한 거 아닙니까?”
“그건 이제 중요하지 않다. 지금은 죽여버려야 해!”
조셉은 단호하게 말했다.
무슨 마법에 당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A급 헌터쯤 되는 놈이 당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만약 약한 놈한테 당한 거면 게러티는 살아 있을 자격이 없는 놈이었고…
강한 놈한테 당한 거라면 더더욱 문제였다.
그 놈을 빨리 상대하기 위해 성가신 게러티는 치워버려야 했다. 내버려두면 적의 꼭두각시처럼 놀 테니까.
* * *
‘저 놈 악신 성좌랑 계약한 놈이었나!?’
최연승은 깜짝 놀랐다.
갑작스럽게 다른 쪽에서 일어난 내분!
그런 만큼 어느 누구도 대응하지 않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못하고 있는 것에 가까웠지만.
A급 헌터 둘이 부하들을 이끌고 죽일듯이 싸우는데 끼어들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다.
-악신 성좌와 계약한 놈은 아니었어.
-그렇지. 저번에 봤을 때도 그랬고.
악신 성좌와 계약한 권속이 있다면 지금 같은 상황은 매우 매우 군침이 도는 상황이리라.
조금만 방해를 하면 여기 모여 있는 A급 헌터들이 여럿 다치고 죽는 것이다.
그걸 잘 알았기에 정부도, 최연승도 철저하게 확인을 했다.
신원 조사부터 시작해서 각종 테스트까지.
게다가 게러티는 A급 헌터 아닌가. 그 사이 악신 성좌와 계약했을 이유가 없었다.
“다른 놈들은 나설 생각도 없을 거다. 우리가 가서 죽이자!”
황경룡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 말에 천샤이치가 매우 만족스러워하며 대답했다.
“아주 좋은 생각이야, 젊은이!”
“젊, 젊은이라니… 내 나이가…”
“젊은데 왜 그러나?”
대화를 들으며 최연승은 고민했다.
확실히 지금 저 난동을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포위망의 한쪽이 붕괴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헌터들한테까지 피해를 입힐 수 있었던 것이다.
막기는 막아야 한다!
문제는…
‘뭔가 이상해.’
최연승의 직감이 그냥 달려들지 말라고 신호하고 있었다.
어비스에서 수많은 몬스터들을 사냥하고 나서 성좌가 된 최연승인 만큼,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에는 이골이 날 정도였다.
어비스의 몬스터들은 정말로 가지각색의 다양한 특성을 갖고 있었다.
그런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섣불리 덤벼들면 아무리 최연승이라도 크게 다칠 수 있었다.
‘악신 성좌가 한 짓이 아니라면 이 주변의 몬스터들이 한 짓인데. 어느 몬스터들이 저렇게 할 수 있지?’
-알간토?
알간토.
지구에서 A급으로 취급 받는 몬스터로, 거대한 두족류처럼 생긴 몬스터였다.
덩치나 체력은 위험하지 않았지만 놈이 쓰는 스킬이 위험했다.
강력한 정신 지배를 거는 정신파를 닥치는 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 특성을 몰랐던 헌터들은 알간토의 던전에서 서로 찌르고 죽이며 막대한 피해를 입어야 했다.
-아니. 알간토는 아니야.
알간토가 유명한 놈이긴 했지만 게러티 정도라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몸에 아티팩트를 덕지덕지 달고 있는 놈인데…
-게다가 알간토는 은신 능력이 없어.
-그러면 유령 기사는?
유령 기사.
지구에서는 한 번도 발견되지 않았던 몬스터였다.
어비스의 넓이와 역사를 생각해봤을 때 지구의 역사는 갓난아기나 마찬가지. 아직 발견 안 된 몬스터들도 수두룩했다.
물론 최연승은 상대해 본 적이 이썼다.
굳이 등급을 매기자면 B+ 정도.
강함은 C급 수준이었지만 마찬가지로 놈의 스킬이 까다로웠다.
남의 몸을 뺏어서 빙의하고 지배하는 스킬과, 불리해지면 주변의 풍경에 녹아드는 은신 스킬까지.
한창 싸울 때 몰래 싸움터에 끼어드는 얄미운 몬스터였다.
-유령 기사는 기운까지 숨기지는 못해. 그리고 놈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고 있고. 애초에 지구에 나타난 적이 없는 몬스터잖나.
-나타난 적이 없다고 해서 앞으로도 나타나지 않으란 법은 없지 않니?
-그건 그렇지만…
확실히 여신의 말이 맞긴 했다.
지구에 나타나는 몬스터들은 어비스를 벌벌 떨게 만드는 몬스터들에 비하면 좀 약한 부분이 있었다.
A급, S급 같은 등급을 붙여가며 지구에서는 호들갑을 떨었지만 어비스의 몬스터들은 훨씬 더 강한 놈들이 여럿 있는 것이다.
최연승은 그게 지구가 어비스 밖에 있어서 아닐까 추측했다.
게이트로 연결이 되어 있다지만 던전을 통해 지구에 나타나려면 어느 정도 제한이 걸리지 않을까?
야성 넘치는 몬스터들이 힘을 조절할 수 있을 리 없었으니 꽤 그럴듯한 추측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영원하리라는 법은 없었다.
게이트의 힘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 만큼, 지구와 어비스도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
더 강한 몬스터들이 나타난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지.
-맞는 말이야. 하지만 어쨌든 놈은 유령 기사가 아닌 거 같군.
옆에 있던 일레야, 아니, 가 흥미롭다는 듯이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성좌와 대화하고 있어요?”
“그래.”
“뭐라고 해요?”
“적의 정체를 모르겠다는데.”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그냥 가서 제압할래요?”
성좌가 강림한 일레야는 평소보다 목소리가 경쾌하고 활기찼다.
느리고 어설프게 말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어 보였다.
“최소한 정체를 추측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 순간 조셉에게 몸통을 뚫린 게러티가 비명을 터뜨렸다.
피도 눈물도 없는 헌터답게 조셉은 사정없이 롱소드를 휘둘렀다.
-철혈의 가호!
피가 묻은 롱소드가 강력한 마력을 뿜어내며 성좌의 가호를 장식하기 시작했다.
성좌가 직접 내려준 아티팩트가 확실했다.
‘자기들끼리 제압했나?’
제법이구나!
“???”
갑자기 게러티 안에서 다른 목소리가 새어나오자 최연승은 눈을 크게 떴다.
정말 그 사이 악신 성좌와 계약했단 말인가?
-아니… 아니야!
“저건…!”
그러나 여신과 는 최연승과 다른 반응을 보였다.
오래 산 성좌들이 보이는 이상반응에 최연승은 상대가 심상치 않다는 걸 짐작했다.
-저건… 영왕(靈王) 데미아르가스야!
-처음 듣는 이름인데?
-그야 후계자 너는 새파랗게 젊은 성좌니까!
어비스의 성좌들은 자기와 같은 성좌가 아니면 보통 두려워하는 경우가 없었다.
성좌로서 타고난 존재들을 필멸자가 이길 방법은 실질적으로 없었으니까.
하지만 가끔씩, 이런 성좌들도 겁에 질리게 만드는 난폭하고 강한 몬스터들이 어비스에 나타나곤 했다.
성좌로서 각성만 하지 않았을 뿐 갖고 있는 스킬과 힘은 성좌와 맞먹거나 그 이상일 정도로!
최연승은 자신이 쓰러뜨렸던 강력한 몬스터들을 떠올렸다.
그놈들 중 몇몇은 정말 오랜 시간을 더 견뎌냈다면 성좌가 되었을지도 몰랐다.
-그래서 그런 놈이라고? 여신이 겁먹을 이유는 없지 않나?
-성좌를 위협할 정도의 놈은 아니란다. 하지만 놈은… 정말로 위험한 놈이야!
여신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었다.
영혼들의 왕이라는 별명을 받은 데미아르가스.
몬스터 주제에 왕이 들어간 별명을를 받는 건 흔치 않았다.
데미아르가스가 그런 별명을 가질 수 있었던 건 그 힘이 강해서도, 레벨이 높아서도 아니었다.
그건 데미아르가스가 성좌들의 왕국에 입힌 피해 때문이었다.
-놈의 스킬 때문에 많은 권속들이 죽고 다쳤지. 그 때 피해를 입었던 성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그 정도였나?
-그래. 성좌를 위협할 힘은 없지만, 성좌의 왕국을 초토화시킬 힘은 있단다.
데마아르가스의 스킬들을 요약하면 한 마디로 정신계 마법의 최고 달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비교적 약한 육체를 가지고도 정신파 마법 스킬 하나로 A급 취급을 받은 알간토.
데미아르가스는 그런 정신 계열 스킬들을 훨씬 더 강한 형태로 수십 개는 넘게 쓸 수 있었다.
성좌의 하수인이고 권속이고 뭐고 없었다.
데미아르가스에게 한 번 붙잡히면 주인을 잊고 넋이 나가 데미아르가스가 시키는 대로 행동했다.
-분노한 성좌들이 연합을 맺어서 직접 처형할 정도였지. 대체 어떻게 살아 있는 거지?
-덜 죽였나보군.
“데미아르가스네요. 알고 있었나요?”
“방금 들었지.”
“흐음. 그렇게 나이 많은 성좌 같지는 않았는데.”
관찰자 성좌가 보내는 시선에, 최연승은 태연하기 위해 애썼다.
자기 자신의 정보를 많이 알려줘서 좋을 게 없었던 것이다.
상대가 최연승에게 관심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기에 더 조심해야 했다.
“하긴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죠?”
“놈의 약점을 아나?”
-놈은 영체란다.
“놈은 영체에요.”
유령 같은 투명한 음에너지의 몸.
까다로웠지만 최연승은 충분히 타격할 수 있었다.
권강을 쓰거나 존재력을 쓰면 됐다.
여기 성좌들이 여럿 있는 만큼 존재력을 써도 핑계 댈 건 많았다.
“상관없다. 쓰러뜨릴 수 있어.”
“쓰러뜨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놈이 빙의 스킬이 있다는 게 문제에요. 여유만 주면 순식간에 갈아탈걸요.”
실제로 게러티가 쓰러지고 나자, 다른 헌터가 갑자기 폭발적인 힘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몸을 갈아탄 것이다.
‘정신 조종도 할 줄 알고, 불리해지면 몸 갈아타고… 무슨 전염병 수준이군.’
저건 일종의 정신 전염병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내버려두면 순식간에 주변을 감염시켜서 대참사를 만들어 낼 것이다.
여기 있는 헌터들이 전부 다 미쳐 날뛰기 시작한다면…
쾅!
최연승이 공격을 시작했다. 순간 사라져서 돌격하는 모습에, 관찰자 성좌가 뒤에서 외쳤다.
“한 번에 전부 쓰러뜨려서 끝내지 않으면 나오지 않아요! 놈을 상대하기 전에 이 주변을 다…”
뒷말은 하지 않았지만 관찰자 성좌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것 같았다.
한 마디로 주변 헌터들을 지배당하기 전에 전부 치워버리자는 것 아닌가.
‘미친 소리를…’
당연히 최연승은 그런 광기 넘치는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놈 근처에 붙어 있는 놈들을 빠르게, 한 번에 제압해서 갈아타기도 전에 끌어낸다!’
최연승은 빠르게 날아들어서 주변에 있는 헌터들을 날려버렸다.
몇 개의 강화 마법이 걸려 있는 헌터들이었지만, 최연승의 육탄전에는 버티지도 못했다.
근력 강화에 민첩 강화가 걸린 육신이 그대로 부러지고 튕겨나갔다.
탐이 난다! 탐이 나! 나에게 다오!
데미아르가스는 최연승의 육신을 보더니 한 눈에 반했다.
그 말과 함께 폭발적인 마력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동시에 주변에 있는 모든 헌터들이 정신지배 당해 최연승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못 한 게 아니라, 안 하고 있었던 거였나…!’
최연승은 경악했다.
아직까지 멀쩡히 싸우고 있었기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힘을 아껴두고 있었던 거였다니.
이렇게 된 이상 여기 있는 헌터들을 전부 일격에…!
-그림자 왕관!
단련된 육신은 정신보다 빠르게 반응할 때가 있었다.
지금이 바로 그랬다.
최연승의 육신에서 성좌가 가진 권능이 빠르게 솟아나오며 주변 헌터들을 꿰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