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356)
356화
천사들은 당황해서 여신의 이름을 불러댔지만, 여신은 대답하지 않았다.
“들어가게 해주십시오.”
“!”
천사들은 최연승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같이 협조한 적은 몇 번 있다지만 이렇게 여신의 영역으로 직접 찾아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
“최연승 님. 아무리 그래도 이러시면 안 됩니다.”
“맞아요. 지금 주인님께서 보통 슬프신 게 아니라구요. 저희들도 달래지 못하는데 괜히 들어갔다가 크게 다칠 수 있어요.”
그러자 아다콰니엘이 뒤에서 나타나며 말했다.
“제 이름을 걸고 책임지겠습니다.”
“아다콰니엘 님이 그렇게 말하신다면…”
“어쩔 수 없지요.”
천사들은 바로 비켜섰다.
최연승은 순간 여신의 말이 별로 무게감이 없나 생각했다.
“…혹시 말 좀 할 수 있게 옆에서 비켜주시겠습니까?”
“앗. 네.”
“구경하고 싶었는데…”
천사들은 호기심 섞인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가 날개를 파닥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대체 무슨 대화를 하려는 걸까?
“…혹시 주인님께서 저 인간을 강제로…?”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는 거야! 아무리 주인님께서 너를 예쁘게 봐주신다고 해도 해도 될 말이 있고 안 될 말이 있지!”
“하, 하지만, 주인님께서 아까 하신 말이 너무 의미심장하잖아…”
천사들 중 몇몇이 ‘설마’ 싶은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여신이 최근에 관심 가진 필멸자가 최연승 말고는 딱히 없었던 것이다.
“다른 이야기겠지! 다들 입 조심해. 주인님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건 용서하지 않겠어!”
“미… 미안해. 네 말이 맞아.”
천사들은 반성했다.
그들의 주인님이 그럴 리가 없는 것이다.
* * *
엉엉엉엉…
“……”
안에서 들리는 울음소리에, 최연승은 벌써부터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여신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뭐죠!?!?
여신은 진짜로 깜짝 놀랐는지 울음을 멈추고 비명을 질렀다.
천사들이 아무도 못 오게 잘 막아놨어야 했는데 갑자기 최연승이 찾아 온 것이다.
아무도 안 막았어요?!
“제가 잘 부탁하니까 비켜줬습니다.”
…아다콰니엘이 말하니까 비켜준 거죠?
“…네.”
여신도 완전히 호구는 아니었다. 당연히 아다콰니엘이 비키게 했다는 걸 눈치 챘다. 아다콰니엘이 아니라면 천사들이 그리 쉽게 비켜설 리 없었으니까.
그렇겠죠. 다들 아다콰니엘을 믿고 따르니까요. 최연승 헌터도 아다콰니엘을 믿고 따르고… 나는 권속한테도 밀리는 못난 성좌고…
“아닙니다. 왜 그런 생각을 하십니까.”
최연승 헌터도 아다콰니엘이 더 낫겠죠. 같은 필멸자니까요.
여신의 목소리는 더욱 더 우울해져서 종국에는 아예 바닥을 뚫고 아래로 내려갔다.
“여신님. 직접 뵙고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겠습니다.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직접 만나면 안 돼요.
“어째서입니까?”
제가 비뚤어지고 왜곡된 변태적인 욕망을 가져서 최연승 헌터를 다치게 만들 수 있어요.
“…그건 오해입니다.”
“여신님. 들어주십시오. 미래에서 나타난 그 성좌 때문에 혼란스러운 것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상대가 이길 수 있었던 건 상대가 여신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고, 권능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대한테 진 건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
[???]-???
“…이게 아닌가?”
듣고 있던 성좌들이 다 당황스러운 반응을 보이자 최연승도 당황했다.
분명히 미래에서 온 성좌한테 아무것도 못하고 제압당한 굴욕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미친 거니!
[가 지금 진심으로 그딴 소리를 하는 거냐고 묻습니다. 자기 자식이 미래에서 날아왔는데 지금 그게 중요하냐고…]‘아니. 물론 그것도 충격적이겠지. 하지만 저게 가장 충격적일 테니, 저것부터 잘 말씀드리고 그 다음에 자식 이야기로 넘어가서 오해를 풀어야 하지 않나?’
-……
[…가 아니라고 말합니다.]천칭의 여신은 최연승의 말 덕분에 괜히 상처 하나만 더 떠오른 모양이었다.
그랬죠… 제가 아무것도 못 하고 그냥 당했었죠…
“여신님. 저도 졌습니다. 기억나시지 않습니까.”
그건 진 게 아니라 비긴 거잖아요…
“어쨌든 그건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싸움은 끝까지 봐야 알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최연승의 설득에 여신은 한숨을 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야 그렇다 치죠.
“그러면 이제 기운이 좀 나셨습니까?”
…날 리가 있겠어요!?
여신은 황당하다는 듯이 외쳤다. 아직 중요한 문제가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보세요. 최연승 헌터. 그 성좌의 말이 사실이면 그 성좌가 어떻게 태어났겠어요?
“어… 제가 구체적으로 설명드려야 합니까?”
최연승은 성좌한테 성교육을 해야 하나 싶었다. 여신도 그 낌새를 눈치챘는지 포기하고 먼저 말했다.
…제가 힘으로 제압해서 태어나게 만들었지 않겠어요?
[가 힘이 아니라 계략을 썼을 수도 있다고…] [가 닥치고 듣자고 말합니다.]“아닙니다. 여신님.”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는데요?
여신은 퉁명스럽게 물었다.
“저도 성좌입니다. 여신님이 힘으로 제압하진 못했을 겁니다.”
…???
* * *
한동안 당황스러운 침묵이 흘렀다.
최연승은 힘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여긴 여신의 영역이라 보는 눈도 없었다.
“열고 들어가겠습니다.”
존재력을 사용해서 문을 당기자, 어떠한 힘으로도 열릴 수 없이 닫혀 있던 문이 열렸다.
퉁퉁 부은 눈의 여신이 화들짝 놀라서 뒤로 물러서며 비단으로 주변을 가렸다. 어지간히 난장판이었던 것이다.
패배하지 않는 수련의 화신은 그러면…?
“그게 저입니다.”
……
여신은 최연승을 한 번 보고 천장을 한 번 본 다음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마침내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이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습니까?”
최연승은 다 잘되었다는 듯이 말했다. 그 순수한 표정에 여신도 ‘그런가?’하고 넘어가려다가 멈칫했다.
그냥 넘어가기에는 이제까지 있었던 일들이 좀 많았던 것이다.
잠깐만… 잠깐만요.
-망한 것 같구나.
[가 진실을 밝히는 건 좋은데 다른 기억을 건드린 것 같다고 말합니다. 그냥 끝까지 거짓말을 했어야…]제가 분명 이것저것 많은 말들을 했던 것 같은데…
“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여신님. 이제 오해가 풀렸으니, 우리 같이 어비스의 악신들을 해치우기 위해 힘냅시다.”
최연승은 여신의 손을 잡고 강하게 말했다.
본능적으로 느낀 것이다.
지금 가만히 내버려뒀다가는 여신이 다시 한 번 방에 들어갈 것 같다는 걸!
“제가 이제까지 말씀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같이 동맹을 맺은 성좌들이 쉽게 설득되지 않아서 진실을 말씀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
갑자기 화살이 이쪽으로 날아오자, 보고 있던 성좌들은 깜짝 놀랐다.
여기서 우리를 팔아넘긴다고!?
아니… 맞는 말이긴 한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가 어색하게 인사합니다.] [가 표정을 관리하며 인사합니다.] [이 자기는 가만히 있었다고 말합니다.]……
천칭의 여신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성좌들의 인사를 지켜보았다.
딱 봐도 별로 반가워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당연했다.
천칭의 여신 입장에서는 이제까지 진실 말하지 말라고 훼방 놓은 성좌들 아닌가.
좋게 보이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아 네… 반갑습니다…
‘전혀 안 반가워하는군.’
어찌되었든 간에, 최연승은 폭풍 같은 진실로 상황을 수습하는 데에 성공했다.
여신은 너무 커다란 충격에 방금까지 울던 것도 잊은 모양이었다.
물론 최연승이 돌아가고 나서 나중에 자신이 했던 말들을 떠올리고 이불을 걷어 찰 수도 있겠지만, 그 때는 이미 대화가 끝난 뒤일 터.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여신님.”
최연승이 손을 내밀자, 여신은 머뭇거리다가 살포시 웃으며 손을 맞잡았다.
아직 혼란스럽긴 했지만 최연승이 손을 내밀자 무심코 잡고 싶어진 것이다.
[가 너무 쉽게 넘…] [이 이제 들린다고 말합니다.] […어가 주는 관대함이 여신의 매력이라고 칭찬합니다.]대화가 끝나고, 최연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차라리 성좌들과 싸우는 게 더 낫게 느껴질 정도로 힘든 대화였다.
어떻게든 넘어가서 다행이다!
-비밀을 털어 놓은 게 아쉽긴 하지만, 미래에서 나타난 성좌를 보면 천칭의 여신은 확실히 믿을 수 있겠지.
-내가 뭐라고 그랬나? 믿을 수 있다니까.
-그래. 알겠다니깐. 자식 만드는 거 잊지 말고.
-…잠깐. 지금 만들어야 하나?
-그거야 나도 모르지… 내 영역은 미래가 아니잖니.
* * *
웨스턴 시스템즈의 회장이자 현재 CEO, 스탠키는 오만함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었다.
-첨단 아티팩트를 만드는 회사들이 화려해 보여도 우리 회사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지.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긴 했다.
최첨단 아티팩트가 결합된 제품을 내놓는 회사도 모든 제작을 다 직접 하진 않았다.
들어가는 부품 중 맡길 수 있는 건 믿을 만한 회사에게 맡기고, 기술이 별로 필요 없는 건 인건비가 싼 회사에게 맡기고…
당연히 일을 맡기는 상대가 갑이긴 했지만, 가끔 그 관계가 역전될 때가 있었다.
일을 맡는 회사가 기술이 너무 뛰어나서 다른 곳으로 대체하기 힘들 때!
그런 점에서 웨스턴 시스템즈는 일종의 갑이었다.
아티팩트가 들어가는 제품에 많이 쓰이는, 코어 안정 장치를 제작하는 기술이 매우 뛰어난 것이다.
몬스터에게서 나온 코어는 단순히 에너지 발전 용도로만 쓰이지 않았다.
가공되어서 직접 마법 아티팩트를 가동시키는 연료 역할도 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난이도는 몇 배 뛰었지만, 인류의 발전 속도는 상상을 뛰어넘었다.
지금도 각종 마법 아티팩트 제품들이 나오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코어는 기본적으로 불안정한 물질이었고 쓰다가 사고가 나지 않으려면 몇 개의 안전 장치가 필요했다.
코어 안정 장치는 그 중 하나였다.
아티팩트 관련 제품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중간부품!
“회장님. 최연승 헌터께서 직접 찾아온다고 하셨습니다.”
“뭐??”
스탠키는 뜻밖의 소식에 인상을 찌푸렸다.
재계의 인물들 중에서는 헌터 출신 기업가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
전통적인 기업가들에게 헌터 출신 기업가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건방진 놈들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헌터 출신 기업가들은 사고도 많이 쳤다.
-헌터 출신 대표로 이름을 날렸던 존 필즈 씨가 폰지 사기로…
-막대한 피해가…
-새로 주장했던 전자화폐가 사기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그런 만큼 스탠키에게 최연승은 좋게 보일 수가 없었다.
황경룡이야 오랫동안 쌓은 실적이 있는 만큼 싫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최연승은 갑자기 튀어 나온 헌터 놈으로 보일 뿐.
“회장님. 상대는 A급 헌터인데다가 현재 드래곤 인더스트리를 총괄하는 사람입니다.”
“나도 안다. 내가 설마 앞에서 인상을 찌푸리겠나? 입 조심하도록.”
“죄, 죄송합니다.”
“무슨 일로 오는 것 같나? 역시 중국 공장 때문이겠지?”
“예.”
“미친 헌터 놈들이 일을 제대로 했으면 그런 일은 없었을 텐데…”
스탠키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헌터들이 레이드로 명성을 얻고 부를 얻을 때마다, 기업가들은 휘청거리는 주가에 비명을 지를 때가 많았다.
그것 또한 악감정의 원인 중 하나였다.
‘그래도 헌터들이 막지 않았으면 그 주변이 초토화됐을 텐데…’
“따라와라. 내가 직접 설득해야겠다.”
“지금 바로 말입니까??”
“그래. 어차피 상대도 우리 말고 다른 곳을 찾기는 힘들 거다. 애송이나 마찬가지인 놈이니 쉽게 구슬릴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