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562)
562화
외전 (1)
, 이제는 이 지구의 유일한 성좌가 되었다는 소식은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퍼져나갔다.
헌터들 중에 성좌를 섬기는 헌터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런 헌터들의 연결이 모조리 끊겨버리고 섬기던 성좌들에게서 더 이상 지구에 간섭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는데 상황 파악을 못할 리 없었다.
…지구를 두고 다투던 성좌들의 게임이 끝난 것이다!
성좌를 섬기는 헌터들 중에 성좌들의 게임이 끝나면 지구의 주인이 정해진다는 걸 모르는 헌터는 드물었다.
하지만 이렇게 정말로 현실로 찾아오자 믿어지지가 않았다.
정말 지구의 주인이 정해졌단 말인가?
그러면 어떻게 달라지는 거지?
-너도 성좌의 권능이 끊겼나?
-그래. 나도 끊겼다.
-그… 그러면 어떡하지? 새로운 성좌를 섬겨야 하나? 예전에 한 번 제안 받은 적이 있었는데…
-무슨 헛소리냐? 아예 다른 성좌들을 섬길 수 없는 상황인데.
-!!
성좌를 믿지 않던 헌터들은 비교적 충격이 덜했지만, 성좌를 섬기던 헌터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을 받아야 했다.
이제까지 사용하고 있던 스킬들 여러 개가 사라졌는데 타격을 받지 않을 헌터는 없었다.
-이제라도 받아들이고 새로운 성좌를 섬기는 게 낫겠지?
-을 섬긴다면…
-섬기는 게 문제가 아니지. 그 성좌가 나를 어떻게 여길지가 문제지.
– 소속으로 활약한 전적 있으면 가산점 있나?
-악신 성좌 소속으로 활동한 적 있으면 아무래도 무리겠지?
헌터들이 쓸데없는 대화를 하는 동안, 새로운 충격적인 사실이 나타났다.
-이 원래는 이라던데?
-그게 무슨… 성좌 이름도 바뀌어? 바뀔 수 있는 거야?
-불가능한 건 아닌데 지금 그게 중요한…
-사실 최연승이 이었다면서? 그게 정말인가? 하도 말이 갈려서…
-아무리 S급 헌터여도 그렇지 헌터가 성좌일 수는 없지. 가짜 정보야.
-하지만 현장에 있었던 헌터들은 물론이고 중국인들도 전부 다 정말 최연승이 성좌였다고 하던데.
-중국 놈들의 음모인 거지.
-…왜?? 그게 어떻게 음모…?
-그건 나도 모르고!
-그래서 지금 최연승 헌터가 사실 성좌였는데 이번에 지구의 주인이 되었다는 건가?
-와우. 너무 터무니없어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데.
-최연승 헌터는 대체 왜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지 않는 거야? 그냥 속시원히 밝혀주면 안 되나?
-너 같으면 뭐하러 밝히겠냐?
-그보다 최연승 헌터가 정말 성좌가 되었으면 저런 새끼는 이제 어비스로 추방되는 거 아닌가?
-드래곤 인더스트리로 연락해야겠군.
* * *
헌터들이 정말 최연승이 성좌가 됐느니, 정말 지구의 주인이 됐느니로 떠드는 동안 재계의 거물들은 합리적이고 실용적으로 행동했다.
각종 침공으로 피폐해진 지구를 복구하고 인류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내놓…
…는 건 아랫사람들이었고, 대표들은 그 사이에 조금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들어오시랍니다.”
“고, 고맙소.”
“무릎 꿇고.”
“…방금 뭐라고?”
“무릎 꿇고서 들어오시랍니다.”
미국에서 이름을 들으면 누구나 알 법한 대기업, 라피드 코퍼레이션의 회장 토피라는 황망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이번 대사건 때 라피드 코퍼레이션이 조금 눈치 없게 행동하기는 했다.
전세계의 물류가 멈추고 중국 내 공장이 올스탑되었을 때 연락을 보내 자기 기업만 좀 사정을 봐달라고 부탁했던 것이다.
그 부탁하는 과정에서 라피드 코퍼레이션 휘하 직원들이 에게 신앙심을 보내기도 했고.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이건 너무했다.
라피드 코퍼레이션이 미국에서, 세계에서, 재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생각한다면 절대로 이럴 수 없었다.
라피드 코퍼레이션이 어떤 기업이던가?
여러 방직 섬유 기업들과 차원이 다른 규모를 가졌고, 업계를 선도하는 패션 트렌드 능력을 가졌으며, A급 헌터들도 본사의 모델로 사용할 정도로 그 힘이 대단한 기업이었다.
어떤 헌터는 라피드 코퍼레이션의 제품이 단순히 옷이나 방어구가 아니라 예술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대단한…
“빨리 무릎 안 꿇으시면 다음에는 빌딩 밖으로 던져버린다고 하십니다.”
비서의 무감정한 말에 토피라는 허겁지겁 무릎을 꿇었다.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던 것이다.
-최연승 헌터가 저번에 한국에서 클랜전을 관리할 때 있었던 일인데, 원한 있던 놈들을 집어 던져버렸다는군.
-저런. 뭐 그 정도야 할 수 있지 않나?
-37층에서.
-……
그건 좀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라피드 코퍼레이션의 회장은 그 때 그 말을 믿지 않았었다.
너무 터무니없는 소문이었던 것이다.
하물며 미국에서는 다른 A급 헌터들이 마약에 취해서 사람 차로 날려버릴 때 혼자 사람들 구출하는 걸로 절대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최연승이었다.
아마 중국 쪽에서 낸 헛소문이겠지.
회장 토피라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오늘 귀로 직접 듣기 전까지는.
“아. 새 손님이 오셨군요.”
“로렌스 양!”
회장은 아이네의 얼굴을 보자 어비스에서 선한 성좌를 만난 것처럼 기뻤다.
물론 아이네는 상대의 기대를 말 한 마디로 꺾어놓았다.
“저번에 우리 헌터들이 목숨 걸고 싸우는 동안 의 손을 잡은 라피드 코퍼레이션의 회장님이시군요.”
“……”
회장은 말문이 턱 막히고 할 말을 잃었다.
“그게… 알잖소. 어쩔 수 없었다는 걸!”
“어쩔 수 없었다는 게 보통 그럴 때 쓰이는 말이었나…? 어쨌든 들어나 가시죠. 오늘 온 사람도 많고 올 사람도 많으니까. 쓸데없이 시간 잡아먹지 마시고.”
아이네의 목소리에서는 서늘함이 느껴졌다.
토피라 회장은 괜히 더 말해서 상대를 열받게 만들기보다는 그냥 조용히 들어가는 걸 선택했다.
끼이익-
무릎을 꿇은 상태로 문을 열어서 앞에 최연승이 잘 보이지 않았다.
회장은 일단 사죄부터 했다.
“미안하게 됐습니다, 최연승 헌터! 내가 반드시 막았어야 했는데…! 주주들이 항의를 하고 투자자들이 아우성을 치는 바람에… 부하 직원들이 괜찮다고 말을 해서…”
“거짓말이군.”
“…?!”
회장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흠칫했다.
최연승이 커다란 암석 뱀을 무릎에 앉혀놓고 쓰다듬으면서 회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거짓말이라고. 회장. 혹시 내가 성좌였다는 소문을 들어보았나?”
“예? 예…”
회장은 아직도 최연승이 성좌인지 아닌지는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은 중요했다.
최연승이 성좌가 아니어도 이번에 했던 일로 회장과 그의 회사를 찢어발길 수 있다는 것을!
“내가 성좌라고 생각하나 아니라고 생각하나?”
“예? 예… 그게…”
“시간을 길게 쓰지 말도록.”
최연승은 고로롱대는 암석 뱀을 다시 쓰다듬어주면서 펼쳐진 유리창을 쳐다보았다.
회장은 무심코 자신이 그 유리창을 뚫고 나가게 되는 상상을 했다.
‘설… 설마.’
“성좌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군. 그렇다면 내가 지구의 주인이 되었다는 말은 어떻게 생각하지?”
“…!”
회장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지금 돌고 있는 소문들이 전부 다 사실이었다고!
‘내가… 지금 지구의 주인을 보고 있는 건가…!’
어떤 권력자도 지금 눈앞의 성좌만큼의 권력을 가지지 못했다.
인간이자 동시에 성좌라니.
그것도 지구의 유일한!
소름이 돋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눈앞의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자신을 벌레 누르듯 짓밟을 수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두려움이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 영리하군. 그런데 왜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하나?”
최연승은 무심하게 물었다.
성좌의 눈에 상대가 어떤 마음으로 말을 하는지 보이지 않을 리 없었다.
더욱 더 강화된 존재력은 저런 탐욕스러운 필멸자 정도는 심연까지 꿰뚫어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잘못했습니다.”
“그런가?”
“목숨만…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정말인가?”
“…예…!”
최연승의 질문에 담긴 뜻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회장은 무심코 수긍했다.
그러자 최연승이 다시 말했다.
“알겠다. 목숨은 살려주지.”
“감… 감사합니다!”
“그러면 남은 재산들은 어떻게 할 건가?”
“예?”
최연승은 살짝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목숨만 살려달라고 하지 않았나. 그럼 다른 재산들은 필요 없다는 거 아닌가?”
“…그…”
토피라 회장은 말문이 막혀서 더듬거렸다.
뭐라도 변명을 해보고 싶었다.
혹은 기업을 운영하면서 흔히 만들어뒀던 비자금이나 이중장부를 사용해 돈을 빼돌려보고도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무서워서 그런 선택을 전혀 고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바… 바치겠습니다.”
“그래?”
“사, 사회에 환원을… 전부 다…”
“그렇군.”
“한류 홍보를 위해… 저희 회사의 힘을 총동원…”
“아니. 그럴 필요는 없다.”
최연승은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이 상대를 쳐다보았다.
* * *
“???”
미국에서 손꼽히는 방산업체, 파일로 인더스트리의 회장 잭슨은 오늘 모임의 우중충한 분위기에 당황했다.
평소라면 공작새처럼 자기 덩치를 몇 배로 부풀리고 다니면서 허풍을 떨고 자랑을 할 자들이 마치 사형 선고 받은 죄수처럼 우중충한 얼굴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뭐야, 무슨 일이라도 있나? 암이라도 나왔나?”
“자네는… 오히려 왜 그렇게 기분이 좋은 거지?”
토피라와 다른 기업의 대표들은 잭슨의 표정이 지나치게 좋은 것이 이상했다.
분명 파일로 인더스트리도 사건 때 눈치 없게 행동한 기업 중 하나였다.
최연승한테 찾아갔으면 분명 죽음의 위기를 겪고 자신의 전재산을 내놓고 나서야 빠져나올 수 있었을 텐데?
“왜? 기분 안 좋을 이유가 있나? 도 뒤졌고 중국 정부도 가만히 있고… 이번 달에 새 계약도 준비중이지.”
“…최연승 헌터한테 안 찾아갔나?”
“???”
잭슨은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오히려 어이없어했다.
“왜 찾아가나?”
“ 사건 때 협력을 요청하지 않았나?”
“나만 그랬나? 여러 놈들 그랬지. 잠깐, 지금 그거 때문에 우중충해 있었던 건가?”
잭슨은 폭소를 터뜨렸다.
그런 사소한 문제 때문에 세상이 끝난 것처럼 절망하는 사람들이 어이가 없었던 것이다.
“걱정 말게! 정부가 그런 걸로 일일이 귀찮게 하지는 않으니까. 난 정부에 아는 사람이 많네.”
“지금 그 정도 문제가 아닐 텐데…”
누군가 한 명이 상황 설명을 제대로 해주려고 하자, 토피라는 조용히 말렸다.
어디 한 번 어떻게 되나 보고 싶었던 것이다.
잭슨은 웃을 만큼 웃은 다음 당당하게 떠났다.
“자네들도 그런 쓸데없는 걱정 적당히 하라고!”
잭슨이 자신만만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물론 불법적인 행위긴 했지만 당연히 회사 내에서는 변명할 방법을 다 준비해 놓은 것이다.
파일로 인더스트리에서 각종 물품은 물론이고 뇌물까지 받고 있는데 정부에서 그렇게 심하게 공격하지는 않으리라.
‘최연승 헌터를 겁내는 건가? 멍청이들 같으니.’
S급 헌터의 레이드를 방해했다는 게 두려울 수도 있었지만, 최연승 헌터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게 강대한 힘을 갖고서 선행만 하는 사람을 겁내느니 차라리 게러티 같은 A급 헌터를 두려워하는 게 말이 됐다.
자택으로 돌아온 잭슨은 이불을 덮고 잠에 빠져들었다.
쾅!
…성난 오크들이 자택을 포위하고 안으로 들어오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