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260
◈ 260화. 뜻밖의 이득 (2)
최근 들어서 이면의 지배자는 자신의 능력이 생각보다 미천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간을 다루는 능력.
사실 이 능력 자체는 굉장히 많은 가능성이 내포된 능력이자 잘 사용하기만 하면 다른 이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가볍게 압도할 수 있는 힘을 낼 수도 있는 능력이었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능력은 유감스럽게도 밖에서는 제대로 된 힘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말을 하긴 그렇지만 네 능력은 반쪽짜리야. 이유는 설명하려면 조금 복잡하기는 한데, 들을래?’
이면의 지배자는 길잡이와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네가 듣고 싶다니까 확실히 이야기를 해주자면, 네 능력은 원래 무척이나 강한 능력이야 애초에 공간을 다루는 힘은 개화를 제대로 한 녀석들 정도 되어야 손에 대볼 만한 능력이거든.’
‘그런데 너는 그런 강자도 아니면서 공간에 대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 그건 네 재능 같은 게 아니라 그냥 미궁주가 제 입맛대로 만든 미궁 안에서 기적적으로 이런저런 능력이 랜덤으로 섞여서 만들어진 능력이야.’
‘미궁 내부에서 개화하는 능력의 원류는 바로 미궁주가 키우는 나무에서 나오는 거거든.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해서 너는 운이 엄청나게 좋았다는 거지.’
‘물론 그건 너를 포함한 다른 제자들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다른 녀석들이 쓰는 능력은 대부분 원류에 가까워, 너처럼 이것저것 능력이 섞여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거지.’
‘……뭐, 잘 이해가 안 된다고? 그럼 그냥 간단하게 생각해서 원래 네 능력은 존재할 수 없는 능력이라는 거야. 그러니까 네가 미궁 밖에서 사용하려고 해도 미궁 안에 있을 때처럼 완벽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거지’
‘……사실 네가 한 번에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니까 그냥 간단하게 생각하면 그냥 내가 말해준 곳에 가서 공옥을 얻어. 그러면 모든 게 해결될 테니까.’
“…….”
그녀는 길잡이가 했던 말을 새삼스럽게 떠올림과 동시에 자신의 앞에 떠 있는 공옥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제단 한가운데에 떠 있는 푸른빛을 내뿜는 보석.
그것은 분명 틀림없이 길잡이가 이야기했던 공옥이었다.
마치 자신을 가져가 달라는 듯 그저 제단 한가운데에 붕 떠 있기만 하는 공옥.
그에 이면의 지배자는 이를 악물며 공옥에 또 한번 손을 뻗었으나.
팟-!
이면의 지배자가 공옥에 손을 뻗은 순간, 그녀는 재단이 아닌, 갑작스레 아무것도 없는 첩첩산중의 한 곳으로 이동되었다.
그에 순간 멍한 표정을 짓던 이면의 지배자는.
“으그그극……!”
저도 모르게 이를 악물고는 한없이 분노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그녀는 공옥을 앞에 두고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정확히 48번.
그녀가 공옥을 잡으려다 이상한 곳으로 이동한 횟수가 어언 50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을 떠올린 그녀는 저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잡을 수 있는 거야?!’
그녀는 도대체 재단 한 가운데에 마치 잡아볼 테면 잡아보라는 듯 떠올라있는 공옥을 떠올리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분명 맨 처음 이곳에 왔을 때까지만 해도 쉽다며 좋아했는데.’
그런 이면의 지배자의 희망을 박살이라도 내버리겠다는 듯 공옥은 자신의 집으려고 하는 이면의 지배자를 계속 어디론가 튕겨 보냈다.
어떨 때는 설산.
어떨 때는 마그마가 끓어오르는 화산에 던져질 때도 있었고.
어떤 때는 풀한포기 없는 사막에.
또 어떨 때는 바다 한가운데 퉁겨질 때도 있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그녀는 현재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포기하고 싶다.’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
그녀는 우선할 수 있는 시도는 다 해본 데다가 공간에 대한 능력도 제대로 발동하지 못해 제단까지 돌아오는 시간이 한참이나 걸리니 자연스레 떠오른 생각이었으나 이면의 지배자는 곧 고개를 저었다.
결국, 지금 상태에서 포기하게 된다면 그녀는 스승님의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소리와 마찬가지였으니까.
게다가, 길잡이가 해준 이야기 중에는 거의 대부분 그녀로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내용이 많았으나, 분명 그녀의 구미가 당기는 말도 있었다.
‘으음, 내가 알기로 공옥을 얻으면 아주 재미있는 데를 갈 수 있지. 아, 그냥 갈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아니, 거기는 무조건 공간 능력을 사용할 수 있어야만 갈 수 있어.’
‘아무튼, 이야기를 계속해 보자면 공옥으로 갈 수 있는 곳 중에는 애월(愛月)이라는 곳이 있어, 옛날 어떤 화신이 누구 몰래 남겨둔 공간이지. 그 공간의 특성은 그곳에 들어간 여자는 추녀든 뭐든 남자의 눈에 가장 이상적인 여성으로 보인다는 거야.’
‘뭐? 거짓말 아니냐고? 내가 굳이 이런 걸 두고 거짓말을 하겠어? 애초에 네가 공옥을 들고 오면 들킬 거짓말을 말이야.’
‘아무튼 그 이외에도 남녀가 함께 드나들며 즐거운 추억을 쌓을 만한 곳을 많이 갈 수 있지. 공옥만 있다면 말이야.’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말했던 길잡이의 기억을 떠올리는 이면의 지배자.
그렇게 생각을 끝마친 그녀는.
‘……이건 애월 때문이 아니야. 스승님을 돕기 위해서, 스승님을 돕기 위해서는 무조건 공옥이 필요해.’
이내 그렇게 다짐하며, 공옥을 얻기 위해 또 한번 도전하기 시작했다.
XXXX
산저 무리가 미궁을 습격하고 3일.
김주혁은.
“끄…….”
각성의 부작용으로 인해 매우 끔찍한 고통을 경험 중이었다.
물론 맨 처음 각성을 썼을 때와는 다르게 진짜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그대로 갈기갈기 찢겨버리는 듯한 고통이 드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뒤질 것 같다……!’
그럼에도 입가가 떡 벌어질 정도로 고통스러운 것은 맞았기에 김주혁은 최대한 몸을 움직이지 않기 위해 침대가 아닌 딱딱한 돌 위에 누워 있는 상태였고.
“그래도 저번보다는 상태가 낫네.”
곧 들려오는 목소리에 김주혁은 고개를 돌리려다가.
“끕”
눈물이 핑 돌 것 같은 고통을 느끼고는 이내 시선만을 돌려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길잡이를 볼 수 있었다.
“……되도록이면 시야 안으로 들어와서 말하는 게 어때?”
“미안, 실수했네. 그래도 정말 이전보다는 상태가 괜찮은 것 같은데? 저번에는 이때쯤에 그냥 계속 몸을 데굴데굴 굴렸잖아.”
“……확실히 저번보다 낫기는 하지. 그래, 저번이랑 비교하면 말이야.”
김주혁은 저번의 기억을 떠올리며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고, 곧 그는 다시금 길잡이에게로 시선을 돌려 말했다.
“그래서, 그건 어떻게 됐어?”
“도끼?”
김주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며칠 전을 회상했다.
그가 산저 무리를 처리하고 이제 막 몰려오는 탈력감에 기진맥진해 있을 때 길잡이는 오히려 산저의 두목이 들고 있던 도끼를 보며 도움이 되는 물건이라 말한 적이 있었다.
그때 당시 김주혁은 도대체 그 도끼가 어떤 도움이 되냐고 물었으나 길잡이는 답변을 보류했었기에 그는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그래 그거, 저번에 도움이 된다고만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말한다고 했잖아?”
김주혁의 질문에 길잡이는 대답했다.
“그랬었지. 그때는 사실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은 분명 있었는데 이게 확실한지 파악을 해봐야 했거든.”
“그래서?”
그 물음에 길잡이는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 했다.
“확실해, 저 도끼는 우리한테 도움이 될 거야. 정확히는 저 도끼의 날이 도움이 되는 거지만.”
“저게 뭐길래……?”
김주혁의 되물음.
그에 길잡이는 씨익 하는 웃음을 짓더니.
“저게 있으면 산저가 있는 곳을 통째로 묻어버릴 수 있거든.”
이내 그런 말을 김주혁에게 전했다.
XXXX
서금태산은 본디 이런 아무것도 없는 바위산이 아닌 자연의 정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굉장히 풍요로운 곳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서금태산은 어떤가?
숲이라고는 단 한 번도 찾아볼 수 없다.
거기에 더해서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도 찾아보기 힘들고, 보이는 것은 오롯이 마른 잡초뿐.
거기다 아주 굉장히 최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바르체가 자신의 이름을 찾으러 서금태산에 도착했을 때.
아니, 조금만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 보면 갑작스레 바르체의 오랜 지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나타났던 봉이 나타났을 때.
……아니,
거기에 더해 며칠 뒤 갑작스레 나타난, 자신을 주, 라 칭하는 여인이 나타났을 때부터, 서금태산의 외형은 점차 바뀌고 있었다.
꽝!
바르체의 눈앞에 붉은 화염이 터져나간다.
그와 함께 마치 산 한쪽을 좀먹은 것처럼 거대한 구멍이 뚫리고.
그와 동시에 바르체의 바로 반대쪽에 있던 산봉우리가 거대한 폭발과 함께 날아간다.
“죽어!”
“너나 죽어!”
그와 함께 들리는 것은 바르체가 현재 며칠…… 아니, 몇 주 동안이나 진득하게 들어왔던 그녀들의 목소리.
‘음.’
분명 맨 처음 자신들을 각각 봉과 주로 부른 그녀들은 서로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싸움을 벌였다.
화염기둥이 솟아오르고, 사방으로 터져나가는 화염을 보며 바르체가 처음 했던 생각은 두려움.
그리고 싸움이 종식되었을 때 바르체는 우선 자신의 이름을 찾는 것마저도 뒷전으로 미룬 채 우선 그녀들을 말렸다.
그러나 무용.
그녀들은 바르체가 끼어들자마자 갑작스레 ‘왜 저년 편을 들어?’같은 기묘한 말로 싸움을 트기 시작하더니 종래에는 또 한 번 자신들끼리 쌈박질을 시작했다.
그것으로 그 둘의 싸움을 말리는 것을 포기한 바르체는 빠르게 판단했다.
그냥 저 둘이 자기들끼리 치고받을 때 은근슬쩍 몸을 움직여 이름을 찾는 것으로.
그러나 정말 놀랍게도 그 둘은 바르체가 몰래 도망치려 할 때면 귀신같이 그것을 알아채고 돌아와 아직 기억을 되찾지 못한 바르체가 전혀 이해하지 못할 말들을 내뱉곤 했다.
하지만 거기서 더 웃긴 건, 분명 바르체를 타박하는 것으로 시작된 말이 종래에는 둘의 싸움으로 번진다는 것.
말려도 싸우고.
그냥 은근슬쩍 자리를 피하려고 해도 싸운다.
심지어는 그냥 싸움이 종식되고 난 뒤 어떻게 하나 가만히 상태를 지켜보고 있더니 그래도 싸운다.
정말, 지치지도 않는지 미친 것처럼 싸워댄다.
어이가 없을 정도로.
그렇기에 바르체가 결국 그런 상황에서 선택한 것은.
“……하늘이 맑군.”
그저 해탈하는 것이었다.
이미 몇 번의 실험을 통해 바르체는 깨달아버린 것이다.
어차피 자신으로서는 저 둘의 싸움을 절대 막을 힘이 없다는 것을.
그렇기에 바르체는 너무나도 깔끔하게 그 둘의 싸움을 막는 것을 포기해 버렸고, 종래에는 그냥 무념무상으로 둘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이쯤 되면 바르체도 슬슬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저 둘은 뭐길래 고작 말 한마디 트는 것만으로도 바로 싸움을 시작하는지 궁금할 지경이고.
도대체 원래의 자신은 무슨 정신으로 상황이 이렇게 되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었는지, 바르체는 정말로 궁금했다.
그리고 그렇게 바르체가 그 둘의 싸움을 무념무상으로 바라보고 그녀들의 싸움에 의해 주변에 있던 산이 서서히 박살 나 사라지기 시작할 때쯤.
“?”
바르체는, 박살 나 버린 산 안에서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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