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16
16
16화 할인점
****
공장 지하실에서 크리갈리드 Mk.2는 오버 플로우의 진액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하루에 생산되는 양은 수십 톤에 가까웠다.
“키이이익!”
키메라가 배고프다고 아우성을 친다. 진액의 생산량은 늘었지만, 그만큼 키메라는 많은 식량을 요구했다.
“밥 먹은지 몇 분되었다고 벌써 달라는 거야?”
크리갈리드의 식사를 책임지는 것이 바로 김영일의 일이었다. 하루에 12시간씩, 많게는 16시간을 일에 매달려야 했다.
도축한 소고기를 카트에 싣는다. 대형 믹서기에 고기를 전부 넣었다.
“으휴……”
건강 관리한답시고, 비타민 알약까지 통째로 쏟아부었다. 그 외 각종 채소를 넣은 다음, 기계를 작동시켰다.
드드드득….
진동과 함께, 고기가 분쇄된다. 다시 카트에 실은 다음, 공장을 누비면서 먹이를 퍼서 날라준다.
“키이이익!”
크리갈리드는 먹이를 보고 발광한다. 몇몇은 배에 연결된 튜브가 빠져버리는 불상사가 생겼다.
“니미럴.”
영일은 욕을 내뱉는다. 누수되는 생산량만큼 추가 작업을 해야 했기에. 그는 얼른 튜브를 크리갈리드의 배에 연결했다.
평생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해본 적이 있던가?
단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지금은 일분 일초도 농땡이를 피울 수가 없었다.
“크르르……”
뒤에서 그를 감시하는 포그렌 때문이다.
찰싹! 찰싹!
허리가 아파서, 잠시 스트레칭 했을 뿐이다. 허나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포그렌의 줄기가 바닥을 내려친다.
“일 하잖아. 젠장…….”
포그렌은 피도 눈물도 없는 감시관이었다.
김영일의 노동력 덕분에 진액 생산은 무리 없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생산된 크리갈리드의 진액은 곧바로 음료수 공장인 장성으로 간다.
“물건 내립니다.”
지게차가 와서 하나씩 밀봉된 드럼통을 이동시킨다. 그리고 향하는 곳은 살균기.
위이이잉…
기계가 돌아가면서 잡균을 없앤다. 이후 진액은 물과 희석시킨다.
“배합 공정이 엄청 간단하네?”
“그러게 말이야.”
공장 직원이 그렇게 말했다. 살균 작업 이후, 물에 섞는 것이 끝이다. 딱히 감미료를 비롯한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캔이나 페트병에 음료를 주입한다. 자동화 공정으로 진행되었기에, 순식간에 음료가 차곡차곡 쌓인다.
밀봉 작업을 마치면, 마지막 공정인 포장 작업이 남아있다.
“공장장님.”
“왜?”
“포장 작업이 늦어지고 있는데요.”
“나도 알고 있어.”
“지난번에 식품전문시험검사기관에서 검사결과도 나왔고 식약청에 등록도 마쳤잖아요. 근데 왜 아직 물건 포장을 안 하는 건데요?”
공장장은 담배에 불을 붙인다. 하얀 연기를 뿜어낸 다음에, 그가 말을 이었다.
“마왕 뭐시기에서 포장지를 찍어내고 있다잖아. 그거 올 때까지, 기계는 올 스톱이야.”
“헐. 그거 때문에 지금 우리 손 놓고 놀아야 해요?”
“사장님이 직접 지시했어. 그럼 놀아야지 뭐.”
공장장도 어깨를 으슥거리면서 말했다.
한 시간 후.
5톤 트럭이 공장 안으로 들어왔다. 기다리다 지친 직원들이 금세 달라붙는다.
“이야. 이거 때깔 좋은데?”
직원하나가 포장자의 디자인을 보고 감탄한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뺏기는 것 같았다. 포장지 하나하나가 매혹의 룬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이다.
타.타.타.타.타.
순식간에 포장 작업을 마친다. 박스에 담긴 음료는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공장 한 쪽에서 적재되기 시작했다.
****
“사장님. 방금 OEM 생산을 마쳤다고 연락 왔습니다.”
경리의 보고다.
생산 과정은 마쳤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마왕은 컴퓨터로 서류작업을 켰다. 몇 가지 지시사항을 적은 다음, 프린트했다.
위이잉…….
출력이 되는 동안, 마왕은 외투를 입었다. 프린팅 된 a4 용지를 집어들고 경리에게 다가갔다.
“이대로 업무 진행하도록.”
“넵. 사장님.”
마왕은 그대로 퇴근했다.
****
할인점.
대개 매장면적 3,000㎡ 이상의 매장을 가리키는 말로서, SSM(Super Supermarket)으로 부르고 있다. 할인점은 대형 그룹의 자본을 받아서 생겨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디-마트는 구세계그룹, 롯떼마트는 롯떼그룹, 홈플러그는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페스코가 전신이다.
전형적인 미국식 소매점으로서, ‘조금씩 사서 요리하기’였던 라이프 스타일을 ‘와장창 사서 쌓아놓고 먹기’라는 패턴으로 바꾼 장본인이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그곳은 업계 1위를 지키는 곳은 바로 디-마트 본사가 있는 곳이다.
끼이익…….
그곳에 한 대의 택배차가 섰다.
“읏차……”
택배 직원은 차에서 박스 하나를 꺼낸다. 그것은 꽤나 무거운지, 들고 다니는 모습이 힘들어보였다.
“택배 왔습니다.”
건물을 지키고 있던 경비가 대응한다.
“디-마트 매입부로 보내는 물건입니다. 사인 부탁드려요.”
“네. 여기 있습니다.”
사인을 받은 택배직원은 가볍게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나간다.
이윽고 시간이 흘러서 박스는 15층 매입부로 이동했다.
“웃차. 이건 뭔데 이리 무겁냐?”
이대리가 택배를 받으면서 말했다. 그는 차키로 테이프를 뜯은 다음 상자를 개봉했다.
“뭔데?”
그의 상사인 과장이 물었다.
“음료수네요. 이름은 오버 플로우입니다.”
“컨택한 제품이야?”
“아니요.”
과장은 머리를 긁적이다가 말했다.
“대체 무슨 상식으로 딸랑 물건만 보낸거야?”
“그냥 버릴까요?”
원래라면 버리라고 말했을 터다. 하지만 음료수 포장지에 마음을 빼앗긴다.
“아니. 그냥 탕비실에 넣어놔. 먹고 싶은 놈은 먹겠지.”
“알겠습니다.”
그 날 늦은 저녁.
야근 때문에 매입부 직원 대부분이 집을 못 가고 말았다.
“으으으…… 매일매일이 고통이구나.”
이대리는 기지개를 펴면서 말했다. 나른하고 잠도 온다. 이럴 때에는 차가운 음료수라도 마시는 것이 좋다.
“음?”
탕비실에 가보니, 낮에 받아놓은 음료수가 눈에 띈다. 매혹의 룬에 이끌려, 캔 하나를 꺼내었다.
‘이거나 마셔볼까?’
자리에 앉은 다음 캔을 딴다.
칙!
꿀꺽꿀꺽……
처음에는 아무생각 없이 마셨다.
그런데…….
“음? 으음?”
여태까지 전혀 겪어보지 못한 맛이다. 뭔가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더 마시고 싶다!’
음료를 순식간에 비워졌다. 이대리는 주변을 한 번 살핀 다음, 탕비실에서 캔을 더 꺼냈다.
칙!
꿀꺽꿀꺽…….
“키야아아아!”
정말이지 중독이 되는 맛이다. 여태까지 이런 음료를 맛보지 못한 내 인생이 불쌍할 지경이다.
‘잠깐만.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네.’
이대리는 자리에 앉은 다음, 검색어에 오버 플로우라고 쳤다.
그 결과는 같은 이름의 음료수가 없다는 점이다.
“와…… 이거 유통되지 않은 제품이구나.”
더불어 마왕 컴퍼니도 검색했다.
“광고기획? 근데 음료수는 왜 만들어?”
이해는 가지 않지만, 호기심은 든다. 하지만 혼자서 해낼 일감은 아니다. 그는 음료수를 싸들고, 곧바로 과장에게 다가갔다.
“과장님.”
“뭔데?”
“이거 좀 드시죠?”
“나 음료수 안 마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두둑한 뱃살을 집는다. 그러고보니 다이어트한다고 했던가?
“걱정하지 마세요. 이거 설탕 안 들어간 제로 칼로리더라구요.”
“아. 그럼 마셔야지.”
과장은 곧바로 음료를 마셨다. 그리고는 놀란 듯, 동그래진 눈으로 말했다.
“우와….. 이거 낮에 택배 받은 그거 맞지?”
“네. 맞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을 알려드릴까요?”
이대리는 조사한 내용에 대해서 말했다.
“정말이야?”
“네. 그렇습니다. 이거 대박 아이템 아닙니까?”
과장은 방금 자신이 마신 음료의 맛을 기억했다. 그러자 더 마시고 싶은 욕구가 상승했다.
“이대리! 한 개 더 줘봐.”
다시 음료를 맛본다. 그리고 이내 말했다.
“이거 된다. 아니 될 수밖에 없다.”
“그럼?”
“그래. 엄청난 건수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잡아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