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89
89
89화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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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측 변호사가 변론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현 사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검사와 판사가 짝짜꿍이 되어서 연신 마왕을 공격했다.
워낙 연계 솜씨가 좋아서, 해외축구의 티키타카를 보는 것 같았다.
영장을 청부하는데, 제일 큰 쟁점은 바로 두 가지였다.
첫째가 바로 피고가 도주의 우려가 있을 때였다. 허나 이것은 사실 크게 의미가 없었다. 마왕의 모든 재산이 한국에 존재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을 버리고, 잠적한다는 것을 생각하기 어려웠다.
두 번째가 증거를 조작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검사가 중점으로 제시하는 부분도 이점이었다.
“증거를 조작하려는 수 많은 정황이 이미 드러났습니다. 지금이라도 이것을 막기 위해선, 구속이 불가피합니다.”
검사는 침을 튀겨가며 소리쳤다. 반면에 마왕측 변호사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이미 작당을 하고 덤벼드는데, 그 공세를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이대로라면, 마왕의 구속을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역시 우려였군.’
처음 법관이 이번 일을 담당했을 때, 마음의 부담이 컸다.
다른 기업과 비교하면 형평성에 어긋나기도 할뿐더러, 마왕컴퍼니는 누가 봐도 표적 수사에 걸린 형국이었기 때문이다.
일이 잘못되면 자신에게도 역공이 들어올 우려가 있었다. 그가 정부 측 인사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런 일이 달가운 것은 아니었다.
헌데, 일은 생각보다 잘 풀리고 있었다. 제일 무서운 것은 여론이었는데, 그나마 다른 이슈가 터져서 그곳에 시선이 몰려 있었다.
“피고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법관이 물었다. 무슨 소리를 하든 귀담아 들을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답안지는 영장 발부라고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바보들의 행진은 잘 보았다.”
“……?”
마왕은 신랄하게 말을 이었다.
“위정자의 이익을 위해서 열심히 움직이더군. 재미없는 한편의 코메디를 보는 것 같았다.”
법관은 그를 노려보았다. 마왕이 이곳에 올 때부터, 모든 것은 정해져있었다. 이제와서 저런 소리를 하는 것은 떼 쓰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근데 왜 이렇게 불안하지?’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피고인 마왕의 태도가 너무 여유롭다는 것이다. 아무리 무죄추정의 법칙이 있다고 하지만, 한국에서는 쓸모 없는 이야기였다.
사람의 인식은 그렇지 않다.
죄수복을 입고, 수갑을 차는 즉시, 거의 범죄자와 같은 수준의 취급을 당했다.
그런 의미로 볼 때, 법관이 가진 권한은 이미 마왕을 파탄내기에 충분했다.
“피고의 태도는 오만불손합니다. 그렇게 협조적이지 않으면, 분명 향후 재판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경고를 보낸다.
“오만불손? 협조적? 개소리도 참 신박하게 내는군.”
“피고!”
마왕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한껏 내려다보면서 외쳤다.
“너희들은 승냥이보다 못한 무리구나. 차라리 노골적으로 창과 칼을 들이 밀었으면 차라리 솔직하기라도 할텐데 말이야.”
“뭐..뭐라?”
그의 발언은 법관도 참기 힘들었다. 법을 지키는 자신을 가리켜 승냥이보다 못하다고 폄하하지 않은가?
쾅! 쾅쾅!
법관은 자리에 일어서서 법봉으로 그것을 내리쳤다. 시끄러운 소리와 동시에 그를 보고 말했다.
“언어도단이다. 당신은 지금 억지를 부리고 있어요! 본 법관은 오로지 법에 의거해서 공정한 판결을 내릴 뿐입니다.”
“그런가? 끝까지 개소리를 하는군. 그렇다면 네가 가진 그 초라한 무기를 휘둘러보라.”
법관의 얼굴을 울그락불그락해졌다.
‘더 이상 지켜볼 것도 없다.’
왈가왈부할 것도 없다. 이제는 법의 지엄한 심판만이 마왕에게 내려질 시간이었다.
“피고는 도주의 염려는 없으나, 증거를 조작할 염려가 있습니다. 특히 예의를 지키지 않고 협조적이지 않은 태도로 볼 때, 피고는 반사회적인 경향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 법정은 피고에게……”
이제 마지막 발언을 할려는 찰나였다.
벌컥!
대기실의 문이 열린다.
“헉…헉…..”
그는 법정 관계자였다. 지금 판결을 내리는 법관과도 관련이 있는 자였다.
“자..잠시.”
그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곤 한달음에 달려가서 법관의 귀에다 소곤소곤 이야기를 했다.
“그게 사실인가?”
“어쩔 수 없습니다.”
공기가 변했다.
손바닥만 뒤집으면 영장이 발부될 일이었다. 하지만 반전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흠…흠흠….”
법관은 무안한지 계속 헛기침을 한다. 결국 그는 당혹스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예기치 않은 일 때문에 잠시 휴정을 하고자 합니다.”
휴정.
법원에서 잠깐 재판을 쉬는 일을 말한다. 갑작스런 일에 모두가 어안이 벙벙한 얼굴이었다.
후다닥…
마치 도둑놈처럼 법관과 관계자가 대기실로 들어갔다.
마왕은 그저 입가에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
.
.
대기실.
“대체 영장 발부를 중지하라니. 그것이 무슨 말인가?”
법관은 당혹스런 표정을 말했다.
“그 분께서 지시하신 일입니다.”
여기서 그분은 대통령 주호원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 분이 왜?”
법관의 의문은 당연했다. 지금 벌어지는 영장실질검사도 따지고 보면 그의 지시로 일어난 일이 아닌가?
이제 와서 뒤로 한 발 빼는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걸 보십시오.”
PDA를 꺼내어서 영상을 틀어준다. 거기에는 이브리드 메디슨의 대표가 직접 회견에 나선 장면이었다.
“이브리드 메디슨은 상장폐지를 염두하고 정리매매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당초 계획된 제품들도 일괄 리콜할 예정입니다. 이 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였다.
이브리드 메디슨은 곰돌이표 비타민을 생산하는 자회사였다. 그 말인즉, 부작용 없이 암을 치유할 방도가 사라진다는 뜻이었다.
기자들은 마이크를 들이 밀면서 소리쳤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소식에 그들도 화들짝 놀란 것이다.
“대체 그 이유가 뭡니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혹시 치명적인 결함이라도 발견 되었습니까?”
회사 대표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사실 저희 회사의 대표는 제가 아닙니다. 사실 며칠 전, 이브리드 메디슨은 마왕 컴퍼니에 합병 되었습니다.”
암을 정복한 이브리드 메디슨의 실 주인은 마왕이었던 것이다. 연달아 터지는 소식에 모두 입을 쩍 벌렸다.
‘그렇군. 이제야 조각이 맞추어지는구나.’
‘이브리드 메디슨은 그저 김민철 사장의 장기 말에 불과했어.’
‘이렇게 되면 일반 시민이 들고 일어날지도 모르겠는데?’
눈치가 빠른 기자는 곧바로 이런 질문을 날렸다.
“김민철 사장은 이런 사태를 예견한 것입니까?”
“설마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브리드 메디슨의 대표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강경한 말로 이렇게 대답했다.
“그 분은 저희 회사에 매달 엄청난 금액을 ‘투자’하고 계셨습니다. 김민철 사장님은 무척이나 좋은 의도로 하신 일이지요. 다만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니. 어쩔 수 없지요.”
“대체 그 투자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말씀해주십시오.”
그는 분명 ‘투자’라는 단어에 악센트를 주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그의 저의가 다른 곳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회사의 기밀이라서 지금 당장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 분의 투자가 없었다면, 여태까지 회사를 존속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제 와서 그분을 탓한다는 것은 정말로 후안무치한 일이 되겠지요.”
문제가 될 말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척이나 간단했다.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되었다. 허나 마왕은 단 돈 만원에 그것을 시중에 풀었다. 모든 것은 암으로 고통 받는 사람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허나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마왕을 압박했다. 형평성에 어긋나게 세무조사를 강행했고, 결국 그를 형무소에 보내려고 하지 않았는가?
그 이유는 단 하나.
정치인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았고, 검은 돈을 바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꼭 묻고 싶은 내용이 있습니다. 만약 김민철 사장님에 대한 협의가 풀린다면, 그 ‘투자’가 계속 이루어질 것입니까?”
“글쎄요. 확신은 할 수 없지만, 분명 사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겠지요.”
그 이외에 질문이 몇 가지 오갔다. 허나 중요한 이야기는 이미 앞에서 다 나왔다.
이번 기자 회견은 큰 이슈가 되었다. 각종 포털은 물론이거니와 뉴스를 통해서 연신 방영이 되었다.
*****
쾅!
주호원은 책상을 강하게 내려쳤다. 방금의 기자회견은 그도 보고 있었던 것이다.
“말도 안 돼. 그 빌어먹을 비타민을 만든 곳이 결국 마왕 컴퍼니였단 말인가?”
“그..그렇습니다.”
“대체 그걸 여태까지 파악하지 못한 이유가 뭔가?”
침을 튀겨가며 소리쳤다. 하지만 측근은 자라목이 될 뿐 속 시원하게 대답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죄..죄송합니다.”
다음 사태는 굳이 안 봐도 비디오였다. 안 그래도 마왕 컴퍼니의 세무 조사가 부당하다는 이야기는 파다했다.
만약 이번 일로 곰돌이표 비타민의 판매가 전격 중단된다면?
대한민국의 수많은 국민이 화를 내면서 들고 일어날 것이다.
아니 세계적인 반대에 부딪힐지도…….
“끔찍하군.”
제일 고약한 점은 마왕이 그런 희대의 신약을 고작 1만원에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그것을 카피할 수도 없었다. 그 성분은 고작해야 평범한 비타민 알약에 불과했던 것이다.
“각하. 어..어떻게 할까요? 이대로 구속을 진행해도 되겠습니까?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하지만 아무리 어리석어도 그런 방법을 취할 수는 없었다.
“당신 지금 제정신이야? 당장 영장 발부를 중지해!”
대통령의 명령은 확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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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심문실.
처음 법관의 태도는 자신만만했다. 자신의 손으로 대기업 총수를 감방에 보내는 것이다.
설사 그것이 정당하지 않더라도, 그 힘에 취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였다.
마왕은 처음부터 이런 일을 대비하고 있었다. 만약 그를 감방으로 보낸다면, 곰돌이표 비타민은 판매가 전격 중단된다.
그로 인해서 생겨나는 혼란은 도저히 대통령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정부측 인사라고 할 수 있는 법관은 시키는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흠흠…..”
눈치를 보다가 그가 말했다.
“몇 가지 협의는 인정되나, 피고는 사회에서 가지는 영향력이 매우 크고, 필요한 증거는 모두 수집한 결과, 구속 수사를 할 필요성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피고의 영장 발부는 기각합니다.”
결국 구속 수사는 불발로 끝나고 말았다.
‘젠장할.’
법관은 인상을 찡그렸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얼른 자리를 비우려는데.
저벅저벅.
마왕이 이곳을 향해서 걸어온다. 당연히 법정 경비원이 그 앞을 막았다.
“피고는 본 자리로 돌아가십시오.”
아예 싹 무시하는 마왕.
장정 둘이서 그를 막아섰지만, 중과부적이었다.
‘뭔 힘이 이리 강해?’
‘막을 수가 없어!’
뒤에서 매달렸지만, 그대로 질질 끌려간다.
“무..무슨 짓이오?”
법관은 놀란 얼굴로 말했다. 설마 이제 와서 해코지를 하려는 것인가?
덜컹….
뒷걸음질 치려다가, 그만 낮은 턱 부분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그는 볼썽 사나운 자세로 마왕을 겁먹은 표정으로 올려다보았다.
마왕은 그런 법관을 내려다보면서 한 자 또박또박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