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46)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46화
선제골이 터졌다.
사실, 어느 정도 각오한 일이었다. 저 괴물을 상대로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둘 생각 따위는 욕심이니까.
그래도 기분이 더러운 건 더러운 거다.
히스 조나단은 보이지 않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필드 위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상은 했어도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델로아는 더욱 그랬다.
그는 붉어진 얼굴로 멀찍이 자리를 잡은 소비올라를 바라봤다.
“애송이 놈이…….”
이제 막 프리미어 리그에 고개를 들이민 놈이 자신의 공을 뺏었다.
자존심이 안 상할래야 안 상할 수가 없다.
“뉴캐슬은 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거야?”
이제는 자연재해쯤으로 취급하는 윤태양은 예외로 두더라도 좀 치는 어린놈들이 한, 둘이 아니다.
도대체 돈을 얼마나 투자하는지 모르겠다만, 뉴캐슬은 근본도 역사와 전통까지 모두 돈으로 사들이고 있었다.
[뉴캐슬의 선제골, 그리고 경기 재개됩니다.] [첼시가 신중하게 접근하는군요. 반대로 뉴캐슬은 빠르게 숨통을 조이려 압박합니다.]확실히 베이트호벤은 베이트호벤이다.
지난 시즌보다 더 촘촘하고 체계적으로 압박해 온다.
지난 시즌 뉴캐슬에 익숙한 첼시는 마치 서로 블루투스로 연결된 것처럼 움직이는 이번 시즌 뉴캐슬을 상대로 말려 들어가는 걸 느꼈다.
하지만 뉴캐슬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걸 알아도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당장 거세고 빠른 템포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서는 자신들도 급해질 수밖에 없다.
뉴캐슬의 거센 압박, 원하지 않은 템포는 실수를 유발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첼시는 실수하지 않았다.
누가 뭐래도 지금 시점에서 빅6,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이 아니다.
이 팀의 선수들도 첼시에서 괜히 비싼 돈 주고 데려온 선수들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시 이 선수, 델로아가 있다.
애송이한테 공을 뺏겨 자존심 상해하던 것도 잠시, 그는 자신의 가치를 드러냈다.
뉴캐슬의 거센 압박에도 종횡무진하며 공을 뺏기지 않고 점유율을 높여간다.
그리고 서서히 앞으로 공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델로아, 역시 델로아입니다. 저 압박을 패스만으로도 뚫어내는군요!] [아, 그리고 1선에 진입해 공 받습니다! 뉴캐슬, 위기입니다!]공간을 파고들어 다시 공을 잡은 델로아는 눈앞에 수비수들에게 달려들 준비를 했다.
그 순간 자신에게 달려오는 발소리에 급히 공을 멈추고 드래그백, 공을 뒤로 끌어들인다.
그 앞으로 소비올라가 스쳐 지나간다.
잔디가 미끄러운 탓에 끼어들어 공을 가로채려던 소비올라는 즉각 멈추지 못하고 대응이 늦었다.
그 틈에 델로아는 잽싸게 공을 가지고 전진해 들어간다.
눈앞에 보이는 건 뉴캐슬의 두 명의 센터백, 바이스티거와 무리시였다.
델로아로서도 긴장하며 집중할 수밖에 없는 듀오였다.
지난 시즌 동안 리그에서 고작 18실점밖에 내주지 않은 자들이지 않은가.
델로아는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바이스티거를 피해서 무리시가 있는 쪽으로 달렸다.
이제 겨우 20살, 어린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바이스티거는 이미 완성된 수비수나 다름없었다.
그보다는 같은 브라질 국가대표로 스타일을 잘 알고 자신과 상성이 좋은 무리시를 상대하는 게 낫다.
무엇보다 무리시는 파이터형 수비수, 자리를 지키기보다 호기롭게 자신에게 달려든다.
“여어, 브로.”
무리시는 짐짓 여유로운 척 그에게 말을 걸면서도 공과 델로아를 살폈다.
“흥.”
델로아는 그저 콧방귀를 뀌며 무리시에게 달려들다 급격히 방향을 전환해 바깥쪽으로 파고 들어간다.
무리시가 델로아를 쫓는다.
“음…….”
다분히 공간을 벌려 동료가 들어갈 수 있도록 유도한 행동인데, 뉴캐슬은 소비올라가 내려옴으로써 만들어진 공간을 단숨에 죽여 버렸다.
예전 뉴캐슬이라면 이런 일련의 행동이 늦었을 텐데 이제는 그러지 않다.
더 강해졌다는 걸 몸으로 체험하면서도 델로아는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하기 위해 움직인다.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가려다 한 번 접어 무리시에게 혼선을 주고 다시 안으로 접어서 들어간다.
좁은 공간에서 비집고 들어간 델로아는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됐다.
들어간다!
…는 델로아의 생각일 뿐이었다.
지금 골대를 지키는 건 파세리니.
야신도 못 막는다는 야신존마저도 말도 안 되는 리치로 막아낼 수 있는, 어쩌면 야신보다도 더 위대한 사나이였다.
그는 큰 키와 어울리지 않게 가뿐하게 훌쩍 뛰어올라 한 팔로 공을 막아버렸다.
델로아의 회심의 슈팅을 한 팔, 한 손으로 가볍게 막는다.
농구공도 한 손에 들어오는, NBA가 놓친 재능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파세리니, 막아냅니다. 리첼라도 안정적이었지만, 확실히 파세리니의 저 피지컬은 무시무시하군요. 슈팅하는 사람의 자신감을 확 죽여 버리는 피지컬!] [기껏 찬 슈팅을 한 손으로 잡아채면 저 같아도 기가 죽을 것 같아요!]그 가운데 델로아의 슈팅을 막은 파세리니는 곧바로 바이스티거에게 공을 연결했다.
리첼라라면 공을 잡은 즉시 전방으로 차면서 역습을 이어가겠지만, 파세리니가 리첼라에 비해서 아쉬운 부분이 바로 킥이었다.
정확한 킥이 되지 않는 파세리니를 대신해서 공을 잡은 바이스티거는 부랴부랴 뒤로 물러나는 첼시를 보고 무리하게 롱킥을 차는 대신 자신이 공을 가지고 전진하기 시작했다.
바이스티거에 맞춰서 뉴캐슬 선수들이 일제히 라인을 올리며 하프라인을 넘어섰다.
단숨에 하프라인을 넘어선 바이스티거는 자신이 플레이메이커가 되어서 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첼시는 뉴캐슬의 위협적인 중앙 라인 탓에 풀백까지 모두 중앙에 집중되어 있었다.
바이스티거는 망설임 없이 측면라인으로 공을 전달한다.
공을 가진 산체스는 사이드라인을 타고 가다가 얼리 크로스를 보냈다.
채찍같이 뻗어가는 공을 향해 일리뉴와 완더레이, 주니뉴가 뛰어오른다.
[볼 경합! 아, 일리뉴 정수리 맞고 높이 떠오르는 공!]너무 빨랐던 걸까?
공은 일리뉴의 머리를 맞고 다시 한 번 뛰어올랐다.
그 공을 향해 착지한 선수들은 물론이고 다른 선수들까지 가세해 한 번 더 볼 경합에 나선다.
솟아오른 공은 이번에는 완더레이의 머리에 맞고 그 옆에 있던 카싸마의 어깨에 맞더니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그 공에 누구보다 먼저 반응한 건…….
[윤태양!]어김없이 왕이었다.
그는 공이 어디로 향할 건지 예측이라도 한 듯 볼 경합 자체에 나서지도 않았다.
태양은 가슴보다 조금 높은 위치로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향해 골대를 등지고 몸을 뒤집어 바이시클 킥을 시도했다.
태양의 발등에 정확히 닿은 공이 그대로 바닥을 때리고 바운드되며 골망을 가른다.
[골골골!!! 어메이징한 바이시클 킥!!! 윤태야아아아앙!] [뉴캐슬이 전반 31분, 두 골 앞서갑니다!] [윤태양의 두 번째 득점!!] [교과서적인 바이시클 킥이었습니다. 알고도 못 막죠 이런 슈팅은!]득점한 윤태양은 몸을 일으키며 몸에 묻은 잔디를 털어내고 유유히 하프라인으로 돌아간다.
히스 조나단은 이걸 보고 마른세수를 했다.
‘답이 없다.’
히스 조나단은 막막했다.
지난 시즌은 뭔가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있었다면, 이번 시즌은 정말이지 답이 없었다.
공격진은 공을 만져볼 기회조차 없었고, 수비라인은 뉴캐슬의 공격진, 그중에서 태양을 막을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중원이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지금 와서 보면 뉴캐슬이 일부러 그렇게 유도하는 것 같았다.
중원이 살아있으면, 결국 나서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건 델로아밖에 없으니까.
히스 조나단의 생각은 얼추 맞았다.
뉴캐슬은 델로아를 확실하게 막을 자신이 있었고, 차라리 그가 공을 가지고 직접 해결하게끔 유도하고 있긴 했으니까.
하지만 그게 중점은 아니었다.
베이트호벤은 완벽한 수비를 바라지 않는다.
그렇다고 수비에 소홀한 건 절대 아니지만, 불가항력으로 먹히는 골에 미련을 가지지 않는 편이었다.
실점을 하면 더 많이 넣는다.
어떻게 보면 뉴캐슬이 가지고 있던 근본, 압도적인 공격과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마인드였다.
“이젤!! 더 움직여라!”
생각보다 쉽게 두 골이나 넣었지만, 뉴캐슬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본격적인 게임은 지금이다.
뉴캐슬은 기어를 올려 더 거세게 첼시를 압박해 들어갔다.
라인을 올리며 뒷공간 따위는 생각지도 않겠다는 그 움직임에 첼시는 뒷공간을 노리려고 했지만, 그도 여의치 않았다.
바소모 시비가 떠난 뒤 귀도 살바토레가 미친 득점력을 보여주면서 그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꾸고 있었지만,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었다.
최전방의 세 명의 선수 모두가 주력이 빠른 선수는 아니라는 거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무리시가 수비수치고 굉장히 빠르다는 게 맞는 말이겠지만.
‘그렇다고 저 넓은 뒷공간을 그냥 둔다는 건 말이 안 되지.’
공을 잡은 첼시의 완더레이는 저 너머 첼시의 공간을 흘끔 바라보고 전방의 선수들을 바라봤다.
어차피 지금 상황에서 패스를 통한 빌드업은 불가능하다.
뉴캐슬의 압박이 그만큼 무섭다.
완더레이는 패스를 주고받으며 뉴캐슬의 선수를 끌어모은 상황에서 그대로 뒷공간을 향해 롱패스를 찔러넣었다.
첼시의 공격진과 뉴캐슬의 수비진이 일제히 공을 쫓아 달린다.
가장 앞서서 공을 잡은 건 귀도 살바토레.
그가 공을 차고 달리며 속도가 조금 줄어들자 무서운 속도로 무리시가 그의 뒤에 바짝 추격해 온다.
[역시 무리시, 빠릅니다. 단숨에 귀도 살바토레를 따라잡고 있어요.] [마침내 귀도 살바토레의 옆에 붙는 무리시! 귀도 살바토레 버팁니다! 그죠, 속도는 무리시보다 조금 느릴지 몰라도 귀도 살바토레가 수비 한 명에게 밀려날 피지컬은 절대 아닙니다!]귀도 살바토레는 어깨를 들이미는 무리시의 힘을 버텨낸다.
사실, 무리시는 굳이 그에게서 반칙까지 감수하며 공을 따낼 생각 따윈 하지 않았다.
그의 목적은 그의 주발을 죽이는 것에 있었다.
살바토레는 무리시가 오른쪽에 붙어 오른발 슈팅이 어렵게 되자 왼발로 공을 몰아주고 왼발을 휘둘렀다.
자주 차는 편은 아니지만, 그는 왼발 슈팅도 나름대로 잘 차는 편이다.
자신 있었다.
골을 넣을 자신 말이다.
하지만 파세리니는 나름대로 잘 차는 수준으로는 골을 내줄 사나이가 아니었다.
파세리니는 세리에A에서 1대1 세이브 성공률이 95%가 넘는 괴물이었다.
[파세리니! 막아냅니다!]그리고 파세리니는 킥은 리첼라에 비해 약할지 모르지만, 공을 던지는 건 누구보다 잘했다.
긴 팔을 마치 투석기처럼 휘둘러 단숨에 하프라인 쪽으로 공을 보낸다.
공 받은 바이스티거는 거대한 등으로 한참 내려다봐야 하는 작은 델로아를 막아내고 몸을 돌려 공을 찔러넣었다.
공을 받은 건 카싸마, 카싸마는 무리해서 드리블하지 않고 지근거리의 윤태양에게 패스했다.
윤태양은 자신에게 뻗어오는 공을 마중 나가 마치 뒤통수에 눈이라도 달린 듯 백힐로 공을 뒤로 보내 완더레이의 가랑이 사이를 지나, 파고 들어가는 일리뉴에게 연결했다.
그럼 크루즈는?
놀랍게도 영리하게 위협적인 위치로 들어간 이젤에게 낚여 공간을 벌려주고 있었다.
자유로워진 일리뉴는 그대로 대포알 같은 왼발 슈팅을 선보인다.
직선으로 뻗어나간 공은 몸을 날린 데스타노글루의 손바닥을 쳐내며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골! 일리뉴의 득점!! 3대0입니다! 뉴캐슬이 스탬포트브릿지에서 자신들이 왜 무패우승의 챔피언인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강합니다! 뉴캐슬! 강해도 너무 강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