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47)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47화
명장 반열에 오른 히스 조나단조차도 답이 없다고 판단한 경기는 당연하다 싶을 정도로 뉴캐슬이 경기장을 장악한 채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전반이 마무리되고 후반 12분, 한 번 더 윤태양의 어시스트를 받은 일리뉴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스코어는 4대0이 되었고, 윤태양은 후반 32분 교체되어 나갔다.
경기 막바지.
델로아가 상처 입은 맹수처럼 저돌적으로 꾸역꾸역 전진해 어거지로 한 골을 넣긴 했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
뉴캐슬은 4대1로 스탬포트 브릿지에서 첼시를 무너뜨렸다.
-뉴캐슬 ㅈ같네 ;;;
-왜케 잘해;;;
-이제 베이트호벤 검증된 거냐?
-ㅋㅋㅋㅋ 애초에 검증할 필요가 있는 감독이냐? 챔스 3연패 감독인데
-뉴캐슬 아녔음 4연패도 가능했음 ㄹㅇ
-ㅋㅋㅋ 첼시도 쥐어터졌는데 뉴캐슬 이길 팀이 어디 있냐
-리버풀 기대해 본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ㄹㅇ 기대해 볼 만하다
-그래도 뉴캐슬이 이길 거 같음 ;
-근데 압박하는 거 봤냐? 진짜 마에스트로는 마에스트로라 불릴 만하더라
-얼마나 더 강해지는 거야;;;
-이번 시즌도 무패우승 가능?
-너네 그거 아냐?
-뭘
-뉴캐슬 지금 54경기 무패 중 ;
-역대급이네 ;;;;
빅리그 기준 역사상 최다 무패의 팀은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끌던 아스날의 49경기 무패였다.
뉴캐슬은 이미 그 기록을 넘어선 상황이었다.
빅리그에서, 그것도 어딜 가도 강력한 우승후보가 될 수 있는 스쿼드를 보유한 빅6와 부유한 약팀(?)들이 가득한 프리미어 리그에서 54경기 동안 지지 않았다는 건 대단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차츰 지금의 뉴캐슬을 역대 최강의 팀들과 비교하기 시작했다.
-메시와 세얼간이 시절 바르셀로나가 셀까 뉴캐슬이 셀까?
-뉴캐슬 아님?
-메시 vs 태양은 한 시즌 폼으로만 보면 당연히 태양인데 세얼간이 vs 뉴캐슬 미드필더 비교하면 역시 세얼간이가 더 세지 않을까?
-카싸마는 몰라도 메넨데즈나 다미아노가 조금 아쉽지 않나?
-애초에 중원 스타일이 확연히 다름
-이건 메시가 낫냐 태양이가 낫냐 싸움 아니냐?
-한 시즌 폼만 보면 메시보단 태양이지
-그래도 아직까진 메시 아님?;;
-커리어는 아직 메시, 하지만 트레블 시절 폼을 보면 닥 윤태양임
-메시 아냐?
-메시가 태양이한테 비비려면 결승전 포트트릭 넣고 챔스 23골 넣고 리그 55골 넣어야 이기는데?
-ㅅㅂ 이렇게 보니 태양>>>>>메시네 ;;;
-커리어 따라잡히는 것도 곧이다
-ㄴ 윤태양은 커리어로 메시 못 따라잡음
-???
-월드컵 우승 트로피
-아…….
-아 ㅅㅂ
-월컵……;;;;
-이건 진짜…….
-아르헨티나로도 겨우 들어올린 걸 대한민국으로 들어올리는 건 쉽지 않지 ;;;
-올림픽만 해도 독박축구로 땄는데 월드컵 우승은 무슨 ;;;
-월드컵은 독박축구를 해도 쉽지 않겠지
역대 최강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바르셀로나와 메시를 뉴캐슬과 윤태양과 비교하면서 사람들은 월드컵을 거론했다.
메시조차도 말년에 간신히 가져왔던 월드컵 우승.
대한민국은 홈에서 4강 신화를 이뤄냈지만, 솔직히 말해서 아무리 윤태양이라고 해도 요원한 일이긴 했다.
올림픽도 됐는데 월드컵은 안 되냐고? 월드컵은 올림픽과는 그 격이 다르다.
전 세계적으로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주목하며, 모든 대회 중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여겨지는 세계의 축제가 아니던가.
그래, 월드컵.
그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었다.
물론, 내후년에 개최되긴 하지만, 당장 이번에 최종예선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A조와 B조로 나뉘는 최종예선은 각각 6개 국가가 붙어서 조마다 1위부터 4위 팀, 최종 8팀이 월드컵 진출티켓을 타게 된다.
한국은 B조로 이란, 중국, 카타르, 북한, 아랍 에미리트와 같은 조에 속해 있었다.
태국 같은, 아시아에서도 약팀으로 분류되는 곳이 섞인 A조와 비교하면 B조는 아시아에서 방귀깨나 뀐다는 팀들이 모두 모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자타공인 아시아 최강국으로 손꼽히는 이란, 반칙의 중국, 아시안컵 우승까지 거머쥐었던 카타르, 비밀의 북한, 꾸준히 투자한 끝에 중동의 강자로 우뚝 선 아랍 에미리트가 모였으니 말 다 했지.
하지만, 한국은 자신 있었다.
-한국에서 오랜만에 우리 태양이 보는 건가?
-다 뒤졌다
-중동이고 뭐고 태양이 다 부셔줄 거임
-아랍? 이란? 조까라그래 ㅋㅋㅋ 우리가 이김
-올림픽 금메달도 땄는데 아랍 이란이 대수냐 ㅋㅋㅋㅋ
-아 설렌다
-티케팅 성공한 사람 쥰내 부럽네 ㅠ
그래, 이유는 하나뿐이다.
윤태양이 있었으니까.
혼자서 통나무를 들고 독박축구를 한다 하더라도 태양이라면 아시아 팀을 상대로 수준이 다른 클래스를 보여줄 거라 믿으니까.
-근데 태양이 자꾸 부르는 건 좀 그렇지 않나;;;
-태양이 이러다가 퍼져서 부상당하겠다 ;
-태양이 좀 아껴라
-ㄷㅊ 솔직히 우리가 태양 걱정할 때냐?
-ㄹㅇ 우리나라 중동팀한테 약한 거 종특 아니냐 ; 중국, 북한 이런 곳이랑 붙는 거면 몰라도 중동팀은 무조건 잡고 가야한다
-그래, 부상 걱정되면 북한, 중국이랑 붙을 때는 국내파만 쓰면 되지;;;
-국내파는 뭔 죄냐 ;;; 뭔 죄로 중국이랑 붙어야 함?
-태양이는 중국이랑 붙게 할 수 없음
-중국 놈들 질투 ㅈㄴ 해서 태양이 다리 부수고도 남을 ㅆㄹㄱ들임
-ㄹㅇ
물론, 태양을 혹사시키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태양은 SNS 게시물 하나를 올리고 뉴캐슬 소유주인 사우디 국왕의 전용기를 타고서 한국행을 선택했다.
@CHOOKTAEYANG
[국가가 부르면 갑니다.]* * *
사람들은 내가 유럽에서 한국까지 장거리 비행하면서 몸이 상하는 걸 걱정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하나도 안 힘들다.
“샤워 끝난 후에 음료 준비해 드릴까요?”
“아, 그러면 시원한 얼음물 하나 준비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준비해 드릴게요.”
비행기 안에서 뜨신 물에 샤워를 하고 샤워 가운을 걸친 상태로 나오면 한국인인 나를 위해 특별히 고용된 한국인 승무원이 시원한 얼음물을 건넨다.
그 얼음물을 받아서 킹사이즈 침대 위에 몸을 기댄다.
“오랜만에 소환사의 협곡이나 들어가 볼까?”
그리고 비행기 안에 와이파이를 이용해 온라인 게임을 한다.
좁디좁은(?) 퍼스트 클래스 같은 비행기면 몰라도 전용기에서 이렇게 호화롭게 보내는데 몸이 피곤할 리 없지.
게다가 이 비행기 안은 평지와 다름없는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신식 설비가 모두 갖춰져서 거짓말이 아니라 버스나 자동차를 타는 것보다 몸이 더 편하다.
거짓말이 아니라 비행기 내려서 입국장 빠져나오는 게 더 힘들다.
“윤태양 선수! 월드컵 최종 예선을 앞둔 소감이 어떻습니까?”
“최근 뉴캐슬이 8연승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주장으로서 한 말씀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윤태양 선수! 국가대표팀에도 윤태양 선수를 주장으로 임명하자는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이것 봐.
입국장을 나오기 무섭게 기자들이 나에게 어떻게든 마이크를 들이밀고 대화를 나누려고 하고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서 나를 보호하기 위해 투입된 분들이 나를 가운데 두고 빙 둘러서 팔짱을 끼고서 그들을 막고 있다.
나는 그저 웃는 얼굴로 인파를 헤치고 곧바로 파주로 향하면서 국가대표 선발 명단을 한 번 더 확인했다.
솔직히 골짜기 세대가 주축을 이룬 올림픽 대표팀과 비교하면 국가대표는 천국이나 다름없다.
국내파이긴 하지만, 당장 빅리그는 아니더라도 유럽에서 통하는 윤진용과 우태현, 좌우 풀백은 물론이고 올림픽 활약으로 유럽행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골키퍼 신호성, 우디네세에서 뛰는 수비수 유성재와, 셀타비고에서 뛰는 박동근, 아인트라흐트의 김호, 쾰른의 이현석, 네덜란드에서 뛰는 조동호, 슈르트가르트의 김현수까지 유럽파, 그것도 주전이나 주전급에 가까운 선수들이 많다.
여기에 나와 같은 세대인 배상현, 이성호도 유럽파다.
그리고 이번에 처음으로 차출된 공세환까지.
유럽파만 무려 9명이다.
아마 이 정도로 많은 유럽파를 보유한 역대 국가대표팀은 드물 거다.
질적으로는 토트넘에서 주장으로 뛰고, PSG와 뮌헨 소속의 선수들이 있던 20년대 중반의 선수단과 비교하면 떨어질지 몰라도 양적으로는 역대급이다.
이 정도면… 유럽이나 남미의 A급 팀이랑 비교하면 한참이나 꿇리겠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지 않을까?
아닌가?
일단, 내 입으로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내가 있잖아?
“윤 선수! 도착했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어느새 파주에 도착한 모양이다.
“감사합니다, 매니저님. 돌아갈 때 봬요!”
“그래요! 아, 짐 챙겨줘야지.”
에이전시에서 온 매니저가 차에서 캐리어를 꺼내 건네준다.
그것을 손에 들고서 파주 훈련장의 입구로 향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곳에서도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여기는 피할 수가 없다.
최소 포토타임 정도는 해줘야 한다.
나는 느릿하게 걸으며 카메라를 향해 웃어보였다.
“윤태양 선수! 우즈벡과 친선경기 이후 중동과 2연전인데 자신 있으십니까?”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이긴다, 라는 확답을 줘서는 안 된다. 이러다가 지기라도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두고두고 조리돌림할 테니 말이다.
나는 짧게 대답하고 파주 안으로 입성했다.
여기 왔다가 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오게 되네.
“아니, 이게 누구야?”
다만, 다른 점이라면 올림픽 멤버 대부분은 볼 일이 없다는 거지만.
“안녕하세요, 선배.”
나를 반기는 건 조동호였다.
“금메달리스트 윤태양 아니야?”
“하하하.”
네덜란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그는 올해 아인트호벤으로 이적했다.
최근 십여 년 동안은 아약스 천하였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알아주는 명문팀이었다.
“요즘 아인트호벤에서 잘하시던데요?”
“야,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한테 칭찬을 다 받네. 근데 이 정도는 해줘야 너랑 같이 뛰어도 욕 안 먹지 않겠냐? 독박축구 시킨다고 올대 애들 엄청 욕먹드만.”
“독박축구는요. 걔들도 최선을 다 했는데요.”
“이 자식, 못하면 형 취급 안 한다더니 진짜네.”
“선배도 반말 듣기 싫음 열심히 하세요.”
“알았다.”
조동호는 유쾌한 사람이었다.
위계질서가 엄한 선비 스타일은 절대 아니어서 국대 승선한 이후에 가장 친해진 사람이기도 했다.
심지어 방도 같이 쓰는 사이이기도 하고.
“생각보다 일찍 왔는데, 먼저 온 사람들이 있으려나?”
“글쎄요.”
조동호와 함께 대회의장으로 향한다.
문이 살짝 열려있다.
미리 열어둔 걸까 아니면 누가 먼저 와있는 건가?
“우리가 1등?”
조동호가 문을 활짝 열며 안으로 들어간다. 그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어? 누구냐, 넌?”
“음?”
그 안에는…….
“어… 어어, 안녕하십니까! 공세환입니다!!”
공세환이 있었다.
“너, 너 이 새끼!”
나는 반가운 마음에 공세환에게 삿대질하며 다가갔다.
공세환은 예의 그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이면서 머리를 긁적인다.
“잘… 지냈지?”
“그럼, 인마.”
약간은 어리숙하고 사람 좋아 보이는 건 여전하지만, 공세환은 더 이상 내가 알던 공세환이 아니었다.
부잣집 도련님다운 하얀 피부에 가냘픈 몸을 지녔던 공세환은 어디로 가고 새카만 피부에 머리를 긁적일 때마다 잔근육이 살아 꿈틀거리는 다부진 체격의 남자가 되어 있었다.
“이야… 노력 많이 했구나?”
“노력 없이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더라고. 이 자리가.”
그래, 태극마크가 쉬운 건 절대 아니지.
그걸 노력으로 해내다니…….
아니, 근데 잠깐.
듣기로 코치부터 해서 모두 개인고용해서 트레이닝 했다던데?
그럼 이건 노력으로 따낸 자리냐 돈으로 따낸 자리냐?
“뭐야, 반가운 척하더니 갑자기 뭔 생각을 하는 거야?”
“돈이냐 노력이냐 고민 중.”
내 말의 뜻을 알아챈 공세환은 화내기보다는 진지하게 고민하더니 말했다.
“아무래도 돈 아닐까? 노력은 다들 하니까.”
“아, 그러네.”
돈 없으면 노력도 헛수고인가?
금수저피셜이니 맞는 말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