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decided to become a star RAW novel - Chapter 133
133. 미드나잇 스크리닝
공항 밖.
배우와 감독은 주최 측에서 준비한 차량에, 다른 스탭들은 제작사에서 준비한 별도의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안녕하십니까. 우진혁 배우님.”
말쑥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한국 사람이 인사를 건네왔다. 진혁이 인사를 받자, 사내가 정중하게 말했다.
“우진혁 배우님과 후지와라 배우님, 그리고 박태수 감독님은 저희가 따로 모시겠습니다.”
박태수 감독이 고개를 갸웃했다.
“와. 신기하네요. 한국 분이세요? 칸에서 한국 분을 다 보내주고…. 감동이네요.”
사내가 살짝 미소를 짓고는 세 사람을 차량으로 안내했다.
딱 봐도 영화에서나 볼법한 최고급 리무진이었다.
“이상하네….”
박태수 감독이 다시 한번 고개를 갸웃했다.
박태수 감독은 벌써 칸에 여러 차례 방문했던 터였다.
아직 경쟁 부문에는 진출한 적이 없지만, 미드나잇 스크리닝만 해도 이번이 두 번째 초청.
리무진에 올라탄 박태수 감독이 사내에게 물었다.
“칸 의전이 바뀐 건가요? 이야…. 이거 너무 과분하네요. 이런 거 타는 건 처음인데.”
전에도 고급 세단을 보내오긴 했지만, 이렇게 럭셔리한 최고급 리무진이라니.
왠지 전세기에서 내린 이들이 타야 할 것만 같은, 그러니까 할리우드 스타에게나 어울릴 법한 차량이었다.
“도착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약 30분 간의 이동을 마친 차량이 칸으로 진입하자, 해변의 경치와 어우러진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차량이 곧 칸의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인 그랜드 칸 입구로 진입했다.
“엇!”
박태수 감독이 작은 비명을 터트렸다.
“이상하네.”
“뭐가 이상하신가요?”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는 감독에게 진혁이 물었다.
“아, 그게, 여기 호텔은 우리가 묵을만한 숙소가 아니거든.”
주최 측에서 준비하는 숙소는 철저히 게스트의 급에 맞춰서 준비된다.
당연하게도 박태수 감독은 이런 최고급 호텔을 준비해 줄 정도의 급은 아니었다.
첫 영화를 찍은 우진혁이나, 할리우드에서 조연급 배역을 맡았던 후지와라도 마찬가지고.
“……”
감독의 말을 들은 진혁의 머리에는 슬쩍 떠오르는 게 있었지만, 굳이 오래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일행을 안내한 사내가 도착해서 말을 해주겠다고 했으니.
차에서 내려 호텔 안으로 들어서자, 아름다운 중세 유럽풍의 실내 장식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도착한 룸은.
“이, 이게…. 뭡니까?”
박태수 감독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럴 리가 없는데.
최고급 호텔의 스위트룸이라니!
칸 영화제 시즌의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은 아무나 숙박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하룻밤 숙박료만 해도 일반인들 연봉에 해당할 정도의 어마마한 비용이 들기도 했지만, 돈이 있다고 다 예약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칸 영화제나 호텔 VVIP, 배우로 치자면 할리우드 톱스타급 정도는 되어야 내어줄 만한 숙소일 것이었다.
숙소 안내를 마친 사내가 입을 열었다.
“KJ 그룹 윤충기 회장님께서 준비하신 숙소입니다. 주최 측에서 마련한 숙소와 가장 가까운 곳이니, 다른 배우들이나 스태프들과 움직이시는 데 불편함은 없으실 겁니다. 여기 계시는 동안에는 제가 세 분을 모시겠습니다.”
진혁은 혹시나 했던 게 사실로 밝혀진 이유로 고개를 끄덕거렸지만, 박태수 감독은 더 미궁에 빠져버렸다.
“아니, 윤충기 회장님이 왜 이런 숙소를…. 아니, 아니, 정말 감사기는 한데 이게 너무 갑작스러워서….”
“저는 심부름을 하는 사람이라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세 분을 정중히 모시라는 지시를 받았을 뿐입니다.”
알지 못한다고는 했지만, 순간 사내가 진혁과 슬쩍 눈을 마주쳤다.
진혁은 이미 알고 있으리라는 걸 사내가 알고 있다는 뜻이었고, 그건 진혁이 밝힐 문제이지 자신이 말할 일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하… 참….”
“그럼, 쉬시고, 필요한 부분 있으시면 언제든 호출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내가 셋을 향해 정중히 인사를 하고는 돌아섰다.
사라져가는 사내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박태수 감독.
곧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진혁에게 물었다.
“진혁이 너냐?”
“……”
“아니, 그렇잖아. 나는 아니고. 후지와라도 당연히 아닐 거고.”
어려운 추리도 아니었다.
“윤충기 회장님과 개인적인 연이 조금 있습니다.”
“조금? 야, 이거는 조금이 아닌데? 궁금하네. 뭐야, 진혁아.”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묻던 박태수 감독이 아차 싶었는지 말을 덧댔다.
“아, 말하기 곤란하면 얘기하지 않아도 돼.”
“뭐, 곤란할 정도의 일은 아닙니다.”
진혁은 서연의 얘기는 빼고, 홍길동 박물관과 관련한 부문만 박태수 감독에게 간략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이야. 그런 일이 있었구나.”
서연에 관한 이야기도 이 바닥 찌라시에서는 암암리에 도는 얘기였으나, 박태수 감독은 잘 모르는 듯했다.
만약 알았다면 영화촬영장에 밥차를 끌고 온 서연을 봤던 걸로 대번에 지금 상황과 연관성을 눈치 챘을 테니.
서연이 KJ 가의 손녀라는 건 딱히 굉장한 비밀은 아니었으나, 서연이 공식석상에서 자기 입으로 단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는 일이기도 했다.
때문에 진혁도 어디서든 굳이 말을 한 적이 없었고.
“스고이! 진혁 덕분에 편히 보낼 수 있게 되었군. 고맙네. 으하하!”
사연을 들은 후지와라가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지난 번 칸 방문 때, 스티브 제럴드 감독과 주연을 맞은 스타들은 스위트룸에 머물렀으나, 후지와라는 일반 객실을 배정받았었다.
사실, 후지와라가 그런 걸 연연해 하거나, 자존심 상해할 성격은 아니었으나 어쩐지 묘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진혁과 함께 스위트룸에 묶게 되었다는 게 왠지 모르게 기쁘기도 했고.
짐 정리를 마친 진혁이 바로 휴대폰을 들어 윤충기 회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감사는 무슨! 딸내미하고 손녀 방 잡는 김에 하나 더 잡으라고 한 것뿐인데. 모쪼록 좋은 시간 보내게. 허허.
윤충기 회장과 통화를 마치자마자, 진혁의 휴대폰 벨이 울렸다. 민서연이었다.
– 잘 도착했어?
“어. 지금 짐 다 풀었어.”
– 그럼 이따가 6시에 호텔 앞에서 봐.
“그래.”
서연과 서연의 어머니 윤성희와 함께하기로 한 저녁 약속이었다.
이미 오후 4시를 넘긴 시간이었다. 진혁은 잠시 휴식한 후에 샤워하고 복장을 챙겨 입었다.
“어이, 진혁. 멋진데? 하긴, 진혁이 안 멋지긴 힘들지. 약속이 있다더니만 어디 좋은데 가나 봐?”
식당 드레스코드에 맞춰 정장 매무새를 가다듬고 있던 진혁이 어깨를 으쓱했다.
“저도 어디 가는지는 잘 모릅니다.”
“오호. 무슨 파티에라도 가는 건가? 누구하고 가는 건데?”
“친구하고 친구 어머니요.”
진혁의 말에 후지와라가 짓궂게 물었다.
“남자 친구는 아니지?”
“남자든 여자든 친구는 그냥 친구입니다.”
“에이, 재미없다.”
후지와라가 손을 휘휘 저었다. 진혁이 다시 한번 웃음을 남기고는 방을 나섰다.
***
“진혁이를 여기서 보니까 또 새롭네.”
서연의 엄마 윤성희가 아들을 바라보는 듯한 뿌듯한 얼굴로 새삼스럽게 진혁을 바라보았다.
“여러 가지로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윤충기 회장을 통해 진행된 일이었지만, 당연히 서연 모녀와 관계없는 일일 수는 없을 것이었다.
“뭘, 나는 얘기 전한 거밖에 없어. 나머지는 아버지가 다 하신 거야.”
“회장님께 전화는 드렸습니다.”
“그래. 우리 아버지는 진혁이 네가 어지간히 마음에 드신 모양이야. 호호.”
그렇게 시작된 대화가 어느새 영화제 얘기로 옮겨갔다.
“아, 혹시 영화제에서 관계자들 만나면 영어 말고, 프랑스어로 인사말 정도는 해주면 되게 좋아할 거야. 얘네들 은근히 그런 거 따져.”
진혁이 프랑스어를 할 줄 안다는 말을 할 새도 없이, 윤성희가 간단한 인사말을 가르쳐주었다.
“낮에는 봉쥬르, 저녁에는 봉수와. 이 정도만이라도 기억해 두라고.”
진혁이 그동안 윤성희와 개인적인 대화를 나눌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리고 그 몇 안 되는 기회에서 나눈 대화도 매우 한정적이었다. 늘 차분하고 단아한, 조금 오해하면 차가워 보일 수도 있는 윤성희의 인상.
하지만 이곳 칸에서 보여주는 윤성희의 모습은 평소와는 조금 달랐다.
칸에 와서 마음이 조금 들뜬 것인지, 아니면 원래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얘기를 하면 이렇게 되는 성격인지, 그건 알 수 없었다.
아무튼 윤성희는 칸 영화제를 수시로 방문하는 영화광의 면모를 과시하듯, 쉴 새 없이 영화 얘기를 쏟아냈다.
“아무튼 이번 영화 꽤 기대하고 있어. 좀 안 어울린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액션, 스릴러 이쪽도 꽤 좋아하거든.”
단아하고 차분해 보이는 윤성희의 분위기로 보자면 어울리지 않는다고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민서연의 엄마가 아니던가.
“잘 어울리십니다. 액션, 스릴러.”
“어머? 그래? 호호. 그런 얘기한 사람은 진혁이 네가 두 번째네. 예전에 서연이 아빠가….”
윤성희가 말을 하다가 순간 흠칫하고는 서연 쪽을 바라보았다.
“…. 왜? 왜 말을 하다 말아. 아빠가 뭐?”
“아…. 서연이 네 아빠가 똑같은 말을 했었다고.”
“아.”
서연이 애써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분위기가 어색해지는가 싶었지만….
“다 도착했습니다.”
다행히도 때마침 저녁 식사 장소에 도착을 했다.
건물부터가 아주 고풍스러운, 마치 프랑스식 궁정의 한 건물을 떠오르게 할 만한 그런 식당이었다.
“건물은 루이 14세 때 지은 거니까. 300년쯤 되었고, 식당이 운영된 건 200년이 조금 넘었다고 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의 역사는 100년 정도.
200년이 된 식당이라면 정말 놀랄 만큼 오래된 식당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유럽에는 3-400년 된 식당도 여러 곳 있으니까. 가장 오래되었다고는 못해도, 음식만큼은 최고라고 생각해.”
윤성희의 설명과 함께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예약이 어렵다는 식당 안은 손님들로 꽉 차있었다.
고풍스러운 실내 장식과 가구, 거기에 드레스코드를 맞춰 식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그야말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아닌 게 아니라 언뜻 봐도 눈에 익숙한 영화배우들이 여럿 보였다.
하지만 한국 배우 중에서도 독보적인 외모를 자랑하는 진혁의 아우라는 세계 공용이었다.
다른 이들을 신경 쓰지 않는 점잖은 분위기에서도 몇몇 사람들이 홀리듯 진혁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진혁 일행이 예약석으로 향할 때였다.
“봉수와, 마담!”
한 노신사가 윤성희를 향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와우! 위원장님! 여기서 뵙네요!”
윤성희 역시 조금 서툰 프랑스어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갑자스러운 만남에 놀란 두 사람이 웃음을 머금고 몇 마디 얘기를 주고받더니, 노신사가 진혁을 쳐다보았다.
노신사의 눈빛이 묘하게 반짝였다.
윤성희 역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는 진혁에게 말했다.
“진혁 씨. 인사하세요. 여긴 칸 영화제 전체 진행을 맡고 계신 쟝 뒤퐁 집행위원장님이세요.”
진혁이 막 인사를 하려던 찰나, 집행위원장이 먼저 프랑스어로 인사를 건네 왔다.
“봉수와. 프랑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자유분방하고 열린 사고를 하는 예술인이란 정체성만큼이나, 자기 문화와 언어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가득한 프랑스인이었다.
그리고 그게 칸영화제였다. 칸영화제에서는 시상식에 선 배우들이 최소한 인사만큼은 프랑스어로 해야 했다.
쟝 뒤퐁 위원장이 프랑스어로 인사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비록 여기가 시장식 장은 아니었지만, 이곳은 미국이 아니라, 프랑스라는.
윤성희가 빙긋 웃으며 진혁에게 눈짓을 했다. 그거 보라는 표정으로.
진혁이 빙긋 미소를 지으며, 능숙한 프랑스어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한국에서 온 배우 우진혁입니다.”
장 뒤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와우! 프랑스어를 할 줄 알아요?”
“네, 조금 배웠습니다.”
“어허. 발음만 들어서는 조금이 아닌데요?”
장 뒤퐁만큼이나 놀란 건 윤성희였다. 봉쥬르, 봉수와를 가르쳐 주었던 게 생각나 얼굴이 화끈거렸다.
“프랑스어를 어디서 배웠습니까?”
용병단. 이란 말은 꿀꺽 삼키고.
“그냥 혼자서 공부했습니다.”
“허 참. 이거 진혁 씨 때문에 두 번째 놀랍니다. 아니, 세 번째.”
“네? 세 번째요?”
위원장을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세 번째라니.
“첫 번째는 이번에 출연한 영화. 비록 경쟁작 선정 기준과는 좀 맞지 않아서 비경쟁부문이 됐지만, 제가 상영을 가장 기대하는 영화입니다. 아마 사람들이 많이 놀라겠지요.”
위원장의 표정만으로도 진혁의 영화를 본 그의 심정이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진혁 씨 실물. 남자인 제가 봐도 반할 정도군요. 하하. 거기다가 프랑스어로 다시 한번 절 놀라게 하네요.”
쟝 뒤퐁 위원장은 기분이 몹시 좋았던지, 이미 진혁의 팬이 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어허, 참. 프랑스어를 진짜 혼자 공부한 거 맞아요? 신기하네요…. 아참.”
위원장이 뭔가 잊고 있었다는 듯, 진혁에게 말했다.
“여기 이 분은 브라더픽처스의 제작자인 로건 윌리엄스.”
“로건, 여기는 한국 배우인 우진혁 씨입니다.”
브라더픽처스. 할리우드의 메이저 제작사 중 한 곳이었다.
이번 칸 영화제 개막작을 맡은 블록버스터 “스페이스 히어로” 시리즈의 제작사이기도 했고.
아까부터 로건은 꽤나 감탄한 표정으로 진혁을 응시하고 있었다.
딱히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웠으나, 지금까지 그가 할리우드에서 보지 못했던 형태의 아우라를 가진 외모였다. 잘 생긴 거야 두말할 필요가 없었고.
로건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인상적인 배우시군요.”
“감사합니다.”
“요즈음 한국에서 꽤 괜찮은 영화들이 많이 나오더군요.”
“한국에 역량 있는 감독님들과 배우들이 많습니다.”
“와우. 영어가 좋으시네요.”
이번엔 로건이 진혁의 영어에 놀랐다.
로건과 진혁 사이에 몇 마디 인사가 더 오가고 윤성희와 서연도 함께 인사를 나눴다.
“여긴, 저희 딸입니다. 역시 배우 일을 하고 있지요.”
“와우!”
진혁에게 놀랐던 두 사람이 서연을 보고 다시 감탄했다. 서연에게서 뭔가 동양적 신비로움을 느낀 탓이었다.
그렇게 서연까지, 뜻밖의 만남과 인사를 마치고 진혁 일행이 예약석으로 이동했다.
떠나는 진혁 일행을 바라보던 쟝 뒤퐁 위원장이 입을 열었다.
“로건, 내일 저 배우 영화를 꼭 한번 보세요.”
“안 그래도 그래야 할까 생각 중이었습니다. 매력적인 배우네요.”
“그냥 매력적이 아닐 겁니다. 영화를 보시고 나면.”
쟝 뒤퐁 위원장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냈다.
***
다음 날.
자정이 다가오는 시각.
박태수 감독의 신작 “복수의 이유”를 관람하기 위해 수많은 관객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우와와!””
관객들의 함성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진혁 일행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와… 뭐야….”
진혁을 잘 모르던 외국 관객들의 입에서까지 감탄이 흘러나오는 아우라.
옆에 선 후지와라의 거대하고 강렬한 인상마저도 깨끗이 지워버리는 진혁의 빛나는 외모였다.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극장 안으로 입장한 진혁 일행이 영화관 가장 앞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기립박수를 보내던 관객들도 자리에 앉고, 곧 어두워진 극장.
드디어 영화가 시작되었다.
칸영화제의 상징 뤼미에르 대극장. 2,500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숨소리가 잦아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