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27
26화.
고개 숙인 성민수.
성현우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차량에 올랐다.
그런데 차 안 분위기는 삭막했다.
급기야 어머니는 눈물까지 보였다.
어머니 김현주도 강단이 있는 사람이다.
만약 아버지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외국 유학을 마친 전문직 여성으로 자신감 넘치는 삶을 살았을 거다.
성현우는 뒷자리를 돌아보았다.
아버지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의 손을 꼭 쥐고 있었다.
아버지의 얼굴에서는 안타까움과 함께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묻어있었다.
그렇다면 누군가 대놓고 홀대했다는 거다.
일단 고모인 성은영은 L전자가 신제품 첫 출시처로 미래백화점을 선정한 문제로 대놓고 구박하지는 않았을 거다.
그럼 성재환의 부인이자 큰어머니가 어머니를 홀대했을 터.
그런데 어머니가 눈물까지 낼 정도면 동서 간 기싸움 수준을 넘어섰을 거다.
그 생각을 한 성현우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꽉 쥔 주먹에도 힘이 들어갔다.
성민수에게 괜한 조언을 했다는 후회와 함께 성민수를 더 확실하게 눌러야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이후 성현우는 바로 호텔 사무실로 향했다.
미래건설이 L레저 새 사업에 무혈 입성하는 꼴을 보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날 저녁, 성현우는 또다시 평창동으로 이동해야 했다.
이번에는 우원호 회장 저택이었다.
우원호는 아쉬움을 담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자네와 식사를 함께하려고 했는데 호텔 직원들은 저녁을 원래 그렇게 빨리 먹나?”
“고객들이 몰리는 시간은 피해야 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식사를 마치는 편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쉴 때 제일 바쁜 사람들이니 식사 시간을 제대로 지키는 것도 힘들겠어. 그래도 이 정도는 괜찮지?”
우원호는 그 말을 한 후 와인을 따라주었다.
재계 5위권 회장이 직접 따라주는 와인이다.
L그룹 직원이었으면 가문의 영광으로 여겼을 수 있지만 성현우는 담담히 잔을 받았다.
그리고 호텔리어의 자세를 유지한 채 상대의 잔을 채웠다.
그 모습을 보는 우원호의 표정에는 역시! 가 담겨있었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의 표정과 사뭇 달랐다.
“나는 자네에게 너무 큰 짐을 지운 건 아닌지 걱정이 되네.”
“제가 잘 해내지 못할 것 같아서 고민되십니까?”
성현우의 직설적인 대답에 우 회장도 더 직설적으로 말했다.
“조직은 혼자만 잘나서 돌아가는 게 아니네. 성 팀장이 아무리 리드를 잘해도 따라가는 사람들이 거부해버리면 시작하지 않는 것만 못하게 되지.”
“회장님께서 걱정하시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
“제 생각에는 회장님께 다른 용건이 있으신 것 같은데요.”
“역시 눈치가 빠르군. 자네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누구인 줄 아나?”
“우지현 상무인가요?”
“맞아. 그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내게 남다른 아이네. 그래서 우리 가문의 전통을 무시하고 상무 자리를 만들어 준 거야.”
“…….”
“처음 계획대로 자네에게 조언만 구했다면 이렇게 따로 부를 일은 없었을 거네. 그런데 곤지암 2차 사업은 시간이 꽤 걸릴 사업이야.”
“회장님, 제 의견을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해보게.”
“저는 특1급 호텔을 최단 시간 흑자전환에 성공시킨 장본인입니다.”
“흠!”
“회장님께서 저에게 막중한 일을 맡기신 것은 제가 어느 집안사람인 것을 떠나 저의 전문성을 보고 판단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회장님께서 회장님의 그 판단을 밀고 가주셨으면 합니다.”
“나와 약속하겠나?”
“제가 L레저를 넘볼 일은 없습니다. 우지현 상무를 업무 외적으로 만날 일도 없을 겁니다. 다만 L레저가 저라는 사람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원동력은 될 겁니다.”
“그런데 자네는 아직 조건도 제시하지 않았어.”
“그건 회장님께서 판단할 일입니다.”
“……!”
“프로는 먼저 자기 몸값을 제시하는 법이지만 이번 일이 몸값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은 회장님께서 더 잘 아실 겁니다.”
“하!”
우 회장은 낮게 탄성을 질렀다.
오늘 성현우를 부른 것은 우지현과 L레저를 넘보지 말라는 경고 차원이었다.
돈과 권력, 자신의 출셋길을 보장해주는 여자를 앞에 두고 흔들리지 않는 사내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핵심적인 말은 성현우의 입에서 먼저 나왔다.
그것도 모자라 이번 그의 가치를 알아서 판단하라는 숙제까지 떠넘겼다.
핵심 인력과의 연봉 협상 시 가장 결정적인 수단은 백지수표다.
그런데 백지수표를 받아든 사람치고 원하는 대로 숫자를 적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능력을 더 냉혹하게 판단한 후 가장 합리적인 금액을 제시한다.
그럼 이 경우는 그 반대의 상황이다.
이제 L그룹은 성현우가 먼저 제시하는 것보다 그의 가치와 성과를 더 높게 평가해야 하는 거다.
순간 우원호의 머릿속에 L레저를 넘볼 생각이 없다는 성현우의 말이 스쳤다.
그럼 L레저 지분 제시를 거절하겠다는 의미이며 이것은 성현우의 가치와 성과를 온전히 돈으로 판단하라는 뜻이다.
우원호가 성현우를 다시 보았다.
27살 청년이 아니라 60살이 다 된 세상 풍파 다 겪은 베테랑으로 보였다.
그때 성현우가 입을 열었다.
“회장님, 제 성과를 돈이 아닌 다른 것으로 평가하셔도 됩니다.”
“혹시 국내 레저사업의 선두에 서고 싶은 건가?”
“저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럼 이 말은 국내를 정복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진출 시까지 힘이 되어 달라는 의미다.
우원호는 상대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담담히 눈빛을 받고 있지만 성현우의 자세는 자신감이 물씬 풍겼다.
우원호는 자신에게 이렇게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었나를 생각했다.
지금껏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재계 1위 기업인 S그룹 회장도 서로 존중하는 사이일 뿐 눈빛과 자세로 상대를 압도할 생각은 안 한다.
그런데 아직 서른도 안 된 청년이 자신의 미래를 밀어달라고 하고 있다.
우원호가 한참 후에 입을 열었다.
“최선을 다해봐. 그 후의 일은 다음에 정식으로 얘기하지.”
그러나 그 말을 하는 그의 머릿속에는 밀어주고 싶다는 열망이 담겨있었다.
차량에 오른 성현우는 슬며시 미소를 머금었다.
우 회장과 마주한 첫 순간부터 마지막으로 인사할 때까지 그의 속내가 핵심 단어로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웅웅거리는 횟수가 잦아서 귀가 좀 아프기도 했다.
성현우는 귀를 비비며 단어를 곱씹었다.
‘L레저’, ‘우지현’. ‘백지수표’, ‘돈’.
마지막으로 ‘후원’이 들렸다.
성현우는 흐뭇한 미소를 머금으며 창밖을 보았다.
* * *
얼마 후, 국내 주요 일간지에 ‘L레저 곤지암 2차 사업’ 건설공사 입찰 공고가 떴다.
그런데 건설공사에서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경쟁입찰이나 특정 회사를 지정하는 특명입찰이 아니라 제한경쟁입찰이었다.
즉, 입찰 참가자에게 업체 자격에 대한 제한을 가한다는 건데 그 제한 방식이 특별했다.
그동안 진행했던 공사 성과 제시와 업체 대표자 또는 대표자를 대신할 수 있는 임원의 면접이었다.
그것을 본 업계 관계자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L건설에게 몰아주는 것 아니었어?”
“면접은 또 뭐야? L그룹 손녀가 이끈다고 하던데 설마 우 회장이 직접 나서는 건가?”
“L건설도 면접에 통과해야 건설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던데?”
그런데 1차 서류에서 통과한 건설사들은 면접장에서 눈을 크게 떴다.
L레저는 면접 대상자를 각 건설사의 대표나 대표자가 지정한 임원으로 한정했다.
그래서 나름 내로라하는 건설사의 대표나 오너가 출신 임원들이 면접에 참석했다.
건설 분야도 호텔처럼 업계 자체가 좁다.
그래서 어느 정도 규모의 공개입찰 시 같은 사람이 나타날 때가 많다.
대기실에 모인 대표와 임원들은 L그룹이 의외의 모습을 보인다는 얘기를 나누며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런데 면접을 마치고 나온 사람들의 반응은 면접 전과 정반대였다.
“사장님, 면접 잘 보셨습니까?”
그들은 비서와 임원들의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하아! 차라리 학력고사나 건축기사 시험을 다시 보는 게 나을 것 같아.”
“사장님도 전문건설인 출신이신데요?”
“우리가 호텔이나 콘도는 지어봤어도 골프장은 안 지어봤잖아? 골프장 전문 업체와 협업을 하겠다고 했는데도 어찌나 꼬치꼬치 물어보는지……. 근데 새파랗게 젊은 놈은 누구야? 우 회장 숨겨놓은 아들이라도 되나?”
다음 건설사 대표와 임원들도 처음 면접자의 반응과 다르지 않았다.
“콘도 짓는 방식이 그렇게 다양했나? 골프장 인근에 빌리지라고 해서 외곽으로만 돌릴 줄 알았는데 그런 방식도 있는 거였어?”
“잔디 종류별로 배수 사업을 달리하는 줄은 알았는데 그렇게까지 세분화해야 하나? 클럽하우스는 왜 그렇게 복잡하게 만드는 건데? 근데 저 젊은 놈은 누구야?”
“기존 골프장과 연계한다고 공지했으면 내가 그렇게 버벅대지는 않았을 것 아니야?”
“도대체 누군데 저렇게 전문적이야? 우리 업계에 저런 사람이 있었나?”
면접 후 사람들은 그렇게 2종류로 나뉘었다.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쪽과 자신의 부족함을 면접관의 탓으로 돌리는 쪽.
그러나 그 누구도 면접관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
면접관 신분을 밝히는 순간 탈락 처리하겠다는 조건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기실에 있는 사람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공개입찰이라고 하지만 미리 정해놓고 하는 다른 입찰과 다르게 정석대로 진행되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후 L그룹 계열사인 L건설 임원마저 쉽지 않았다는 반응이 나오자 긴장의 폭이 더 깊어졌다.
드디어 맨 마지막 미래건설 차례가 되었다.
성민수는 사장을 보낼 걸 괜히 왔다고 생각하며 면접장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는 면접관을 보며 얼음이 되었다.
성현우가 면접에 참여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다.
그런데 L레저 상무인 우지현과 L레저 사장, L그룹 본부 임원을 제치고 정중앙에 앉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기가 막힌 건 맨 처음 입을 연 사람도 성현우였다.
“미래건설 성민수 상무님 반갑습니다. 바로 면접을 진행해도 되겠습니까?”
“……네.”
성민수는 마지못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얼마 전 성현우가 한 말이 떠올랐다.
그때 성현우는 콘도와 호텔의 차이점과 잔디에 대해 더 알아보라고 했다.
그래서 속성으로 받은 과외를 떠올렸다.
그런데 성현우는 완전히 다른 질문을 했다.
“상무님, 곤지암 2차 사업 부지와 강남과의 거리가 어떻게 되죠?”
너무 쉬운 질문이다.
그런데 성민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차로 1시간 거리 정도 될 것…….”
“저는 거리를 물었는데요?”
“……!”
“상무님, 회원제 골프장과 퍼블릭 골프장의 시공 차이를 설명해보시겠습니까?”
“……회원제는 회원권을 분양하는 골프장이고 퍼블릭은 누구나 이용 가능한 골프장으로서 회원제 골프장이 적용받는 중과세가 아니라 일반과세를 적용받습니다.”
“제가 물은 건 회원제 골프장과 퍼블릭 골프장의 운영방식의 차이가 아니라 건설적 측면의 차이인데요?”
“……아무래도 회원제 골프장이 고급 골프장이이니까 면적도 더 넓고 잔디도 더 좋은 것을…….”
“상무님, 혹시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페블비치CC에 가보셨습니까?”
페블비치는 성민수의 어머니가 김현주를 기죽일 때 거론했던 곳이다.
세계 3대 골프장으로 불리며 골퍼들이 가장 라운드해보고 싶은 골프장이다.
세계에서 그린피가 가장 비싼 골프장으로도 꼽힌다.
성현우는 상대를 빤히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페블비치도 퍼블릭입니다. 퍼블릭이면 무조건 저렴하다는 발상은 골프장 건설 담당자로서 위험한 생각입니다.”
“……!”
“그럼 본격적으로 건설 관련 질문을 해볼까요?, 아파트와 콘도미니엄의 건설 공정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
“콘도미니엄은 호텔과 달리 객실 내에 취사 시설을 갖추게 됩니다. 그런데 공동취사 시설을 갖출 경우 총 객실의 일정 비율은 취사 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됩니다. 그 비율이 어느 정도죠?”
“50% 정도는…….”
“30% 이하입니다. 상무님, 곤지암 2차 사업이 럭셔리 콘도를 지향할 거라는 건 알고 계시죠?”
“네.”
“모든 객실에 취사 시설을 갖추면 소방과 안전적인 측면을 떠나 객실 인테리어에 한계가 있습니다. 리모델링 시기도 빨라지고요.”
“그……렇겠죠.”
“그렇다고 취사 가능 객실 인테리어를 허술하게 해서는 안 되겠죠? 만약 시공사로 선정되시면 소방과 고객 안전장치가 완벽히 구비된 인테리어를 제안하셔야 합니다.”
“네. 그럼 그건…….”
성민수가 제대로 대답도 하기 전에 성현우의 질문이 이어졌다.
“콘도미니엄에는 매점 외에 하나 더 갖춰야 할 게 있습니다. 그게 뭐죠?”
“혹시 사우나?”
“공연장, 전시관, 박물관, 체육시설 중 1개소 이상을 갖춰야 합니다. 곤지암 2차 사업 부지에는 스파 시설은 물론이고 공연장과 수영장, 멀티 체육시설을 갖출 예정입니다.”
“…….”
“사업을 진행하다가 사업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건축 연면적을 변경하려고 할 때 당초 승인받은 면적의 어느 정도 이상 되는 경우 재승인을 받아야 하죠?”
“15% 이상 되어야…….”
“10/100 이상인 경우부터 재승인받아야 합니다.”
성현우의 말이 끝나자 L그룹 본부 임원이 옅게 한숨을 쉬었다.
성현우는 아무 표정 없는 얼굴로 다시 물었다.
“미래건설은 골프장 시공에도 참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럼 골프장 관련해서 묻죠. 골프장에는 폰드라고 불리는 호수를 조성합니다. 호수를 왜 조성하는지 아십니까?”
“그건 헤저드의 역할을 위해서 만들어놓은 것으로 압니다.”
성민수가 처음으로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L레저 사장이 한숨을 쉬었다.
성현우는 성민수를 향해 아주 친절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상무님, 골프장 잔디의 최적 생육기는 5월부터 6월로 잔디를 키우기 위해 물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대략 하루에 천 톤 정도 필요한데요. 그때는 우리나라가 물이 부족한 갈수기에 속하죠. 그런데 골프장은 모래와 흙이 기반이 된 관계로 초원보다 물을 저장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크고 작은 폰드를 조성하는 겁니다.”
“아!”
성민수가 탄성을 터트릴 때 우지현이 입을 열었다.
“상무님, 우리는 콘도와 골프장 시공 후 사업부지 인근 주민들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요. 시공 측면에서 어떤 것을 유의해야 할까요?”
그런데 성민수는 또 대답하지 못했다.
면접관들은 안쓰럽기보다 한심한 눈빛으로 성민수를 보았다.
그때 성현우가 입을 열었다.
“시공사는 시공에 들어가기에 앞서 지하수 고갈, 수질오염, 상·하수 문제, 산림파괴, 소음과 과도한 조명으로 인한 주민 불편, 기존 마을까지 혜택을 볼 수 있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진입로 건설을 먼저 고려해야죠. 상무님, 만약 시공사로 선정되시면 그 부분을 가장 먼저 고민해주시겠습니까?”
성현우의 말에 성민수가 얼떨결에 대답했다.
“네.”
그런데 면접장을 나가는 성민수는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그는 면접장 문이 닫히자마자 뒤를 보았다.
그의 눈은 치욕으로 붉게 물들어있었다.
구겨질 대로 구겨진 자존심은 그의 다리를 후들거리게 했다.
그런데 그의 가슴을 더 후벼파는 게 있었다.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한 성현우의 태도였다.
차라리 비웃음을 보였으면 덜 처참할 것 같았다.
성민수는 이를 갈며 말했다.
“네놈 주제를 제대로 알게 해주마.”
이후 성민수는 비서의 손을 뿌리치며 차에 올랐다.
그리고 앞자리에 앉은 비서에게 휴대폰을 던지는 것으로 화풀이를 대신했다.
그때 성현우는 정반대의 대우를 받고 있었다.
L레저 사장이 끝까지 함께해달라며 간곡히 부탁했기 때문이다.
“성 팀장, 내가 회장님께 따로 말씀드릴 테니 그랜드오픈 이후까지 함께해주세요.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