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35
135 관심 밖
* * *
어느 레스토랑.
귀엽게 생긴 여자아이가 도도도 걸음을 옮긴다.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나 싶더니 앞으로 내민다.
미소를 짓는 아이.
한수연은 강유한 교수에게 레몬 사탕을 내밀었다.
“교수님! 혹시 사탕이 필요하지 않으신가요?”
한서진 가족과 식사를 마친 강유한은 수연의 모습을 보고 똑같이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입가심할만한 게 생각이 났었는데. 고맙구나.”
“별말씀을요. 사탕이 필요하면 언제든 제게 말씀하세요. 저 사탕 많이 가져왔어요.”
강유한에게 하나, 강유한 부인에게 하나씩 레몬 사탕을 건넨 수연은 곧바로 오빠 곁으로 돌아갔다.
꺄르륵 웃으며 오빠와 손을 잡는 수연.
아이들의 부모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고, 수연과 서진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강유한 부인은 그들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입을 열었다.
“행복한 집안이네요.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와요.”
강유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서진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가족들.
낮에 한국대에서 들었던 그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는, 분명 아이의 가족들을 떠올리게 했다.
자상하면서도 옳고 그름을 따질 줄 아는 부모님.
사랑스러운 동생.
음악을 하는 데 있어서 이러한 주변 환경은 무척 중요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강유한 부인이 문득 말을 꺼낸다.
서진이를 보고 있자니, 과거 당신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았다고.
지금의 서진이 훨씬 어리긴 하지만, 분명 그때의 모습이 엿보인다고 말이다.
“영리한 아이인 것 같더라고요. 똑똑하고, 예의도 바르고, 가족들을 생각할 줄도 알고, 거기에 재능도 있다면서요?”
“무엇보다 스스로 노력할 줄 아는 아이지요. 그런데 저 아이가 나를 닮았다고요?”
강유한의 물음에 부인이 미소를 짓는다.
“제가 본 그때 당신의 모습이 딱 저런 느낌이었거든요. 그로부터 얼마 뒤에 당신은 한국의 클래식 스타가 되어버렸고요. 문득 예전이 떠올랐어요.”
부인의 말에 강유한은 잠시 홀로 생각에 잠겼다.
어린 시절 유럽에 넘어가 오랜 시간 음악을 배웠다.
수많은 콩쿠르에 나갔고, 셀 수 없을 만큼 무대에 섰다.
그 와중에 가끔씩 한국에 들어올 때가 있었다.
강유한은 가족을 사랑했다.
그 당시, 커다란 기회를 만들어 준 가족들을 볼 때면 너무나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었다.
과거의 애틋한 기억이 부인의 말 덕분에 다시금 떠오르게 됐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해봤다.
“그 당시에 동네에서 당신을 몇 번 보게 된 바람에 지금까지 함께 하게 됐군요. 참으로 행복하게도 말입니다.”
강유한의 말을 듣고, 부인이 웃는다.
“달라진 게 없네요. 당신은요.”
“그저 나이가 들었을 뿐이죠. 제자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설레는 나이가 됐을 뿐이죠.”
강유한은 오늘 낮에 아이가 연주했던 피아노 소리를 떠올려봤다.
아름다운 음악.
‘그래······.’
음악을 듣고 설레는 이 마음만큼은 그때와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았다.
강유한은 이 느낌을 오롯이 간직한 채.
⌜Schmid⌟에 전화를 걸었다.
* * *
카네기에서 공연할 프로그램이 확정됐다.
강유한 교수님이 중간에서 잘 이야기를 해주신 덕분에 별다른 검증 절차도 필요가 없었다.
⌜Schmid⌟는 프로그램 구성에 의문을 품지도 않았고, 내 연습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내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이런저런 확인이 필요하다고 듣기는 했었다.
하지만 ⌜Schmid⌟ 코리아의 김수호 매니저님 말씀에 의하면···.
‘강유한 교수님과 로저스 디렉터님이 널 밀어주고 있거든. ⌜Schmid⌟ 내에 미성년자 연주자에 대한 매뉴얼이 있긴 한데, 이럴 땐 무시해도 돼. 실제로 네 연습은 나도 한 번 봤었고. 서진이 너는 지금 이대로만 해도 충분해.’
라며 나에 대해 별로 터치하지 않으셨다.
일정에 맞게 나만 연습을 잘해놓으면 되는 상황이었다.
⌜Schmid⌟는 ⌜Schmid⌟대로, 나는 나대로 차곡차곡 준비를 해나가던 중.
아주 작은 사건이 하나 생기기는 했다.
메이저 언론사는 아니고, 규모가 약간 작은 언론사인 ⌜하루 취재⌟에서 대한민국 콩쿠르 현실이라며 어떤 기사를 낸 것이다.
보통 때라면 쉽게 묻히고 말았을 텐데, 이런저런 이야기가 덧붙으며 내가 간접적으로 언급이 돼버렸다.
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 – – – –
······ 유럽 현지에서는 지역 음악인들이 취미 형태로 출전하는 콩쿠르가 많다. 대한민국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잘 알 리가 없기에 ······
······ 이런 콩쿠르에서는 수상을 하더라도 추가적인 기회를 얻기는 힘들다.
······ 심지어 꽤 유명하다고 알려진 콩쿠르라고 해도 이런 일이 빈번하다.
한 예로 E 청소년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한 대한민국의 만 13세 학생은 갈라 콘서트 이외에 추가적인 러브콜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취재⌟의 단독 취재 결과, 해당 학생 A는 국내 콩쿠르에서는 전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와 같은 콩쿠르에 나갔던 학생 B의 증언에 의하면 “원래 실력이 그저 그랬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설x예중이라는 명문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그렇고, E 콩쿠르 우승 소식도 그렇고,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었죠.”라며 의문을 품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런 콩쿠르에서 수상을 하는 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중략)
······ 연예인 C씨의 경우도 비슷하다. 대한민국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그가 외국에서 다수의 콩쿠르를 휩쓸었다며 천재 행색을 한 것이 밝혀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중략)
······ 오히려 국내 콩쿠르에서 수상을 한 경우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기도 한다. 백월에서 우승한 만 13세 학생은 예술의 전당을 포함한 대한민국 전국의 콘서트홀을 돌아다니며, 활발하게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중략)
대한민국 클래식계는 스스로 반성하며, 콩쿠르에서 타이틀을 따는 것보다 음악에 더 집중하도록······
– – – – –
클래식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피식하고 웃어넘길 만한 기사.
하지만 콩쿠르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또는 C라는 연예인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눈여겨볼 만한 기사였다.
ㄴ 아~ 어쩐지. 배우 걔 때문에 이런 기사 뜬 거지? 자기가 천재라면서 예능에서 엄청 으스댔더만.
ㄴ 맞네. 솔직히 우리가 외국 콩쿠르 이름을 다 어떻게 알아? 사실 국내로 치면 ‘강원 돌배 콩쿠르’ 이런 데에서 우승했다는 거 아냐?
ㄴ ㅋㅋㅋㅋ 그렇겠네.
ㄴ 그런데 여기 나온 학생 A는 누구냐? 설X 예중이면 설화 예중이잖아. 거기 명문이잖아?
ㄴ 국내 콩쿠르 우승 못하던 애가 갑자기 설화에 들어갔다고? 좀 이상하긴 하네.
ㄴ 뭔가 더 있다니까?
클래식에 관련된 뉴스라 나도 알게 되긴 했지만, 별로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내 할 일만으로 바쁘기도 했고,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였다.
앞으로 3일.
그 뒤로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기사였다.
그런데.
“얘들아! 우리가 힘을 합칠 때가 됐다! 여기 언론사에 공식적으로 따지러 가자!”
“맞아. 이 기회에 우리 설화인의 힘을 보여줘야 해!”
“감히 서진이를 건드려? 이 기사 쓴 기자님은 서진이 연주나 들어 봤대?”
“어이가 없는 거지. 그리고 에틀링겐이 아무 콩쿠르인 줄 아나 봐. 조금만 찾아보면 아니라는 사실을 금방 알게 될 텐데.”
“이러면서 E 콩쿠르라고 익명을 썼다고 피해 가겠지? 우리가 들고 일어서야 해!”
“옳소!”
“가자! 우린 청춘이니까! 친구를 위해서!”
“와아아아아!”
“······.”
설화 예중 피아노과 A반 아이들이 정의감을 불태운다.
내가 진정시켜보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중에서 가장 열을 내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이하은이었다.
“너무 속상해서 그래. 아무리 연예인 가십을 다룬 기사라고는 하지만, 최소한의 사실관계는 따져봤어야 했을 거 아냐?”
“어쨌든 내 이름이 안나오긴 했잖아.”
“그래도 서진이 너를 아는 사람이면 학생 A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지. 만 13세. E 콩쿠르 우승. 그런데 대체 인터뷰했다는 학생 B는 누구야?”
국내 콩쿠르에서 날 봤다는 학생 B.
⌜하루 취재⌟와 직접 인터뷰했다는 B를 말하는 거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는지 백소연이 오범준을 잡아 왔으나, 오범준은 자신은 B가 아니라고 완강하게 말했다.
“내가 왜 그랬겠어? 나도 서진이한테 도움 많이 받았거든? 나는 과자도 많이 사줬다고!”
나는 오범준을 옹호해줬다.
“맞아. 얘가 조금 음흉한 구석이 있긴 한데 그럴 애는 아냐. 내가 보증해줄 수도 있어.”
“봐! 서진이도 그렇다고 하잖······. 그런데 내가 음흉하다고?”
“솔직히 그런 면이 조금은 있었잖아.”
“야. 나 삐친다? 진짜 삐친다? 우리 사이에 이러기야?”
“음······.”
조금은 시끄러운 설화 예중이었다.
해당 기사와 관련된 부분을 제외한다면 학교생활은 평화로웠다.
1학기 때처럼 수많은 실기 시험이 기다리고 있어 좀비처럼 걸어 다니는 신주원이 있었지만, 괜찮았다.
수업도 재미있었고, 실기 덕분에 처음 접하게 되는 피아노곡들도 많아 즐겁게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요즘 내가 신경을 쓰고 있는 건 따로 있었다.
드디어 D-DAY.
나는 학교가 끝나자마자 집으로 돌아왔고.
2층에 있는 내 방에는······.
“와!”
그랜드 피아노가 배달와 있었다.
지난 주말에 봤었던 피아노.
김수호 매니저님께 부탁해서 ⌜Schmid⌟와 협력관계에 있는 업체에서 구매하게 됐는데, 덕분에 무려 12% 할인된 가격으로 피아노를 구입할 수 있었다.
직접 우리 집까지 찾아와 대신 일을 처리해주고 계시던 김수호 매니저님.
그는 나를 보며 피식 웃었다.
“타이밍이 좋네. 안 그래도 전화를 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거든.”
“감사합니다.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실 줄은 몰랐어요.”
“뭐 대단한 거라고. 그리고 한두 푼 하는 게 아니다 보니까 내가 끝까지 신경 써야 하는 게 맞지.”
스테인웨이.
검은색 광택이 나는 무게감 있는 피아노.
세계 3대 피아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소리를 내는 피아노였다.
심장이 두근두근거렸다.
피아노의 곡선이 진 부분에 살포시 손을 올려봤을 때, 내 뒤에 쪼그마한 물체가 딱 달라붙었다.
“와! 이게 오빠 피아노야?”
“그렇게 됐네.”
“진짜 멋지다! 반짝반짝거려!”
수연이 눈빛도 이 피아노만큼 반짝거리고 있었다.
피아노 설치는 어느새 끝나갔다.
스테인웨이 소속 조율사님께서 소리를 차분히 확인해보신다.
그러다가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조율이 막 끝났는데 한번 연주해볼래?”
어머니와 수연이.
김수호 매니저님과 스테인웨이 직원분들.
조촐한 공연 자리가 마련된 것 같았다.
“그럼 간단하게만요.”
나는 피아노 의자 높이를 조절했다.
연습실이나 공연장에서와 달리, 매번 높이를 조절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키가 클 때마다 조금씩만 손을 보면 될 것 같았다.
‘앞으로는 그 정도면 충분하겠지.’
페달과 다리 간의 길이를 확인한 뒤에, 나는 건반 위에 손을 올려봤다.
약간은 차가운 건반의 느낌이 손끝에 그대로 전달된다.
내 피아노.
어린 시절부터 그토록 바라던 나만의 피아노였다.
나는 스르르 눈을 감으며······.
아주 부드럽게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
.
.
“허허! 내 조율을 꽤 오랜 시간 했는데. 네 나이에 너만 한 연주를 하는 피아니스트는 처음 본다. 이것 참 영광이구나!”
조율사 선생님은 내게 악수를 청하셨다.
나는 그 두툼한 손을 가볍게 마주 잡았다.
“저도 영광이었습니다. 피아노 소리가 무척 좋네요.”
김수호 매니저님은 내 연주를 듣고 나서, 다른 사람들이 모두 방에서 나가고 나서야 내게 말을 전해주셨다.
너는 아무 걱정 없이 음악만 하면 된다고.
오늘도 좋은 연주였으니, 다음에도 기대하겠다며, 내 어깨를 툭 하고 쳐주셨다.
김수호 매니저님은 조만간 이메일로 상세한 일정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모두가 돌아간 뒤, 나는 피아노 앞에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
그저 하염없이 피아노를 바라보게 됐다.
그때,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호기심 많은 우리 동생님이 고개를 빼꼼 내민다.
“나··· 들어가도 돼?”
“물론이지.”
“크흠. 그렇다면···.”
내 옆에 붙으며 같이 피아노를 구경한다.
반짝이는 수연이 눈을 보다가 질문을 하나 해봤다.
“수연이는 집에 그랜드 피아노가 생겨서 좋아?”
“응! 사실 오빠가 좋아해서 더 좋지만. 히히.”
활짝 웃는 수연이.
나는 동생을 내 옆에 앉힌 뒤에 얼마간 연주를 해줬다.
수연이가 고개를 좌우로 까딱인다.
나도 그에 맞춰 몸을 움직였다.
혹시 기억하고 있나 싶어 젓가락 행진곡을 다시 알려줘 봤는데, 수연이는 저번보다 훨씬 능숙하게 연주를 해냈다.
“이러다가는 수연이가 오빠보다 피아노 잘 치게 되겠는데?”
“에이~ 오빠가 그렇게 칭찬해도 오늘은 레몬 사탕 없어. 유치원에서 친구들이랑 다 나누어 먹었거든.”
“그런데 오빠는 진심이었어. 수연이, 나중에 취미로 음악 배워보는 거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 정도는 아니야.”
살짝 볼을 붉히던 수연이는 내 품에 그대로 얼굴을 콕 박았다.
우리 남매는 넓은 통창을 통해 들어오는 노을빛을 받으며 함께 피아노를 연주했다.
연습하고 있는 곡을 수연이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동요를 알려주기도 했다.
즉석에서 쉽게 편곡한 동요를 수연이는 곧잘 따라 연주했다.
평온한 시간.
나는 이곳에서 내 음악을 만들어갔다.
* * *
3일 뒤.
⌜Schmid⌟의 엠바고가 드디어 풀렸다.
카네기홀 공식 홈페이지에서 내 연주 일정을 확인할 수 있게 됐고, 티켓을 예약할 수도 있었다.
이에 따라 국내 메이저 언론사에서도 앞다투어 이 소식을 전했다.
만 13세의 에틀링겐 콩쿠르 우승자.
⌜Schmid⌟와 계약 이후, 카네기홀에서 첫 번째 공연을 가지게 된 피아니스트.
이 소식은 뉴스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어느 예중 1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 A가 아닌.
설화 예중의 한서진이라는 이름과 얼굴이 대한민국에 알려지게 됐다.
수많은 인터뷰 제안이 들어왔다.
수많은 방송 섭외가 들어왔다.
하지만 우리는 원래의 계획대로 이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
나와 ⌜Schmid⌟는 그들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우리의 시선은 진작부터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수호 매니저님과 함께 젊은 외국인 여성이 우리 집을 찾아왔다.
조금 어눌한 발음의 한국어로 인사를 하신다.
설명을 들어봤더니 인사말 정도만 간신히 외워서 오셨단다.
그녀의 뒤를 따라 몇몇 사람들이 우리 집 안으로 들어왔다.
우리는 그들을 2층 내 방으로 안내했고, 여자 기자님께서는 다시 한번 자신을 소개해주셨다.
이번엔 영어로 말씀을 하신다.
“안녕하세요. 정식으로 인사를 드릴게요. CNN 문화 엔터테인먼트 부서 소속 노라 워드라고 합니다. 피아니스트님, 오늘 인터뷰 잘 부탁드릴게요.”
⌜Schmid⌟와 내가 만들어 나갈 공연은 대한민국이 아닌 외국에서 전부 진행된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어떤 홍보를 하더라도 우리는 ‘외국 언론’에 더 중점을 두어야 했다.
현재 대한민국 언론은 우리의 관심 밖이었다.
모 연예인의 콩쿠르 관련된 소식으로 생긴 소란도 ⌜Schmid⌟ 코리아에서 전부 해결해주기로 했다. 내가 신경 쓸 일은 없었다.
나는 워드 기자님을 바라봤다.
그리고.
미국 출신인 밀러 아저씨에게 발음이 좋다고 칭찬을 듣기도 했었던, 아저씨에게 직접 배운 영어로 대답했다.
“반갑습니다. 대한민국의 예술 중학교 설화에 다니고 있는 한서진입니다. 먼 곳에서 이곳까지 오신다고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오늘 인터뷰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워드 기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