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343)
166화.황궁, 복마전(伏魔殿).3
콰앙! 쩌저정!
지강백이 황궁 궁전을 박살내며 나가떨어졌다. 거대한 궁전이 무너져 내리고 지면이 우르르 진동했다.
허공에 뜬 채로 지강백을 내려다보던 악신이 말했다.
“오년 전에는 봉인에서 풀린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널 압도했느니라. 헌데 지금 네가 나를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으냐?”
“나라고 오년 전과 같을 줄 아느냐?”
콰앙!
궁전의 잔해를 뚫고 치솟은 지강백이 눈을 빛냈다.
“나 역시 그때에 머물러있지 않고 꾸준히 수련했다.”
우우웅!
지강백이 손을 휘젓자 거대한 바람의 구체가 여러 개 생성되었다. 하나하나가 단순한 바람이 아닌, 강기의 집합체인 강옥(罡玉)과 같은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풍신환원공의 최강 초식 중 하나인 풍신환옥(風神丸玉) 초식이었다.
“너만 죽이면 이들의 세뇌도 전부 풀리겠지.”
지강백의 말에, 악신이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비아냥거렸다.
“그런데, 과연 네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지강백은 이를 악물고 악신을 향해 바람의 구체를 날렸다.
쾅! 콰과광!
바람의 구체가 악신에게 명중했다. 묵직한 충격파가 터지며 돌풍이 휘몰아쳤다. 그러나 다음 순간, 악신은 중력을 조절해 충격을 모조리 흡수했다.
“고작 이딴걸로 나를······컥!”
비웃음을 흘리던 악신이 눈을 부릅떴다. 순식간에 짓쳐든 지강백이 창을 휘둘러 턱을 후려친 것이다.
“지금부터가 시작이야.”
지강백은 창을 빙글 휘두르며 악신을 무자비하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쩡! 쩌엉!
창이 한 번 악신을 후려칠 때마다 악신의 몸이 사정없이 휘청거렸다.
휘릭. 퍼퍽!
지강백은 파월강창의 월아(月牙)를 이용해 악신의 목을 잡아당긴 뒤, 가슴팍에 무릎을 찍었다. 그런 뒤, 창대를 잡고 무릎을 쳐서 중심을 흔들리게 한 다음, 창끝으로 가슴팍을 찔렀다.
카캉!
쇳덩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악신의 신체는 매우 단단했다. 충격에서 벗어난 악신이 입술을 비틀며 웃어보였다.
“간지럽군.”
“아닐 텐데.”
지강백이 창을 빙글 돌리자 푸른 용이 생성되었다.
지강백이 창을 수직으로 휘두르는 것과 동시에 푸른 용이 아가리를 벌리고 악신을 집어삼켰다.
청룡신공의 최강 초식 중 하나인 폭렬용천(爆裂龍天) 초식이었다.
쾅! 쿠구구구-!
푸른 용에 휩싸인 악신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처박혔다. 지강백은 쏜살같이 그의 뒤를 따라와 연격을 날렸다.
쩡! 콰과곽!
지강백의 창끝이 악신의 옆구리를 후려쳤다. 악신이 엄청난 속도로 튕겨나가 황궁 성벽을 뚫고 바닥에 처박혔다.
“크악! 이놈-!”
악신이 괴성을 지르며 지강백을 향해 손을 뻗었다. 직후, 손이 마치 짐승의 아가리처럼 기괴하게 변형되며 지강백을 덮쳐왔다. 지강백은 피하지 않고 오히려 수도(手刀)를 세워 휘저었다.
스걱-촤아악!
다음 순간, 악신의 손이 수십 조각으로 토막나 허공에 흩뿌려졌다. 잘린 단면에서 피가 주륵 흘러내렸다.
월인대신검의 무검류(無劍流), 비월광란(飛月光亂) 초식이었다.
악신은 잘려나간 팔을 빠르게 재생했다. 그러나 그보다 지강백의 공격이 한 발 빨랐다.
쾅! 콰드득-! 쩌엉! 쩡! 휘릭, 쩌저정!
지강백은 악신을 계속해서 밀어붙였다. 그가 반격할 틈도 없이 창을 휘두르고, 또 휘둘렀다. 거의 무아지경에 들 정도로, 쉴 틈 없이 공격을 이어나갔다.
‘여기서 죽인다. 반드시!’
지강백은 이를 악물고 미친 듯이 창을 휘둘렀다. 악신의 몸이 사정없이 뜯기고 베이며 부러졌다. 그리고 마침내, 흑월경의 섬광이 악신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가소로운 놈! 이 정도로 내가 당할 듯 싶더냐!”
바로 그때, 악신이 파월강창의 월아 부분을 잡고 창끝의 방향을 비틀었다. 흑월경의 섬광은 아슬아슬하게 악신을 지나쳤다.
악신은 그 사이 반격을 시작했다. 지강백의 목을 붙잡고 힘을 준 다음, 중력파를 날려 전신을 으스러뜨렸다.
“크악!”
지강백은 몸이 짓뭉개지기 바로 직전, 제석천의 힘을 이용해 그곳을 벗어났다. 악신이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충격에서 벗어난 지강백은 곧장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먹구름 속에서 푸른 번개가 번쩍였다.
“뇌신······광멸!”
쿠릉, 콰르르르릉!
푸른 벼락이 악신을 향해 떨어졌다. 벼락에 뒤덮인 악신이 바닥에 엎드린 채 괴성을 질러댔다. 지강백은 번쩍이는 섬광에 눈살을 찌푸리며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 순간, 지강백은 깜짝 놀라며 눈을 부릅떴다.
벼락에 뒤덮인 악신의 모습이, 어느 순간 사라진 것이다!
바로 직후, 지강백은 옆구리에 큰 충격을 느끼며 튕겨나갔다.
지강백이 있던 자리에는 악신이 선 채로 웃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입가에서 피를 흘리며 묻는 지강백에게, 악신이 대답했다.
“신의 권능(權能)으로 하찮은 인간 하나의 눈을 속이지 못할 것 같더냐. 멍청한 놈.”
악신이 지강백을 향해 손을 펼쳤다. 그러자 거대한 중력파가 터져 나오며 지강백에게 직격(直擊)했다. 땅이 움푹 파이며 지강백의 몸이 지면에 파묻혔다.
“커억!”
지강백이 피를 흘리며 비명을 질렀다. 초대 천마의 옷이 지켜주고 있는 데다가 현경에 든 신체만 해도 금강불괴에 가까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격을 받은 것이다.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한번 보자.”
악신은 중력파를 연속으로 쏘아 보냈다. 지강백은 다급히 파월강창을 들어 막았다. 그러나 중력파를 한 번 받아낼 때마다 눈앞이 번쩍거렸다.
그렇게 수십 차례 중력파를 쏘아보낸 뒤, 악신이 천천히 다가왔다. 지강백이 있던 자리에는 어느새 커다란 구덩이가 만들어져 있었다.
“이런······제갈빈. 아니, 지강백.”
악신은 불쌍하다는 듯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벌레 치고는 참으로 아까운 재능이구나. 인간의 몸으로 반신의 경지에 오른 것 또한 칭찬해줄 만 하다. 차라리 내게 몸을 바치고 충성을 맹세했다면 살려줄 수도 있었을 터.”
그때였다. 지강백이 창을 지지대 삼아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온통 피투성이에 의복마저 처참히 찢겨나간 상태였지만, 눈빛만큼은 여전히 형형히 불타오르고 있었다.
“난······천마다.”
지강백은 힘겹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난 절대,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벌레들의 자존심은 때때로 신물이 나는군.”
악신은 지강백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의 손을 중심으로 거대한 기운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럼 죽어라.”
지강백은 입술을 깨물며 창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차라리 남은 힘을 모조리 쏟아부어 동귀어진한다면······.
그래. 그것이 남은 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다.
다만, 남겨둔 아내와 딸의 모습이 어른거리자 가슴이 아팠다.
지강백은 천천히 흑월경의 힘을 끌어모았고, 악신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중력파를 날릴 준비를 했다.
바로 그 순간, 지강백과 악신의 가운데 홀연히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
‘저자는 누구지?’
지강백은 침을 꿀꺽 삼켰다.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낡은 피풍의를 둘러쓴 노인은 척 보기에도 범상치 않았다. 내력도 느껴지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숨을 쉬는 생명에게서 당연히 나야 할 생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때, 노인이 지강백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다. 마인.”
마치 지강백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는 듯한 어투였다.
그 순간, 지강백은 노인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맙소사······당신 설마, 우길인가?”
우길. 전생의 지강백이 현경에 들지 못하고 있을 때 홀연히 나타나 백야무명심공을 알려주고 사라진 신선이었다.
그의 등장은 너무도 갑작스러웠다. 지강백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바로 그때, 우길의 뼈와 근육이 사정없이 뒤틀렸다. 그의 몸은 허공에 압축되어 한 줄기 핏물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이상한 자로군. 기묘하달까······.”
중력으로 우길을 죽여버린 악신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인간인데 인간과 다른,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불길함에 먼저 손을 썼으나, 쉽게 죽은 걸로 봐서는 별 볼일 없는 놈인 듯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악신은 그 평가를 정정해야 했다.
우길이 멀쩡한 상태로 지강백의 옆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고대 악신의 부활이라······. 골치 아프군.”
“나를 알고 있다는 눈치로구나.”
악신의 말에 우길이 수염을 쓰다듬었다.
“알지. 악신 중에서도 아주 골칫덩이로 저승에서도 사고란 사고는 다 치고, 과거 몇몇 멍청한 인간들 때문에 지상에 강림했을 때도 세상을 어지럽히려 들지 않았는가. 여전히 그 악한 성정은 여전하구나. 뭐, 당연한 일이다만.”
악신이 짜증스런 표정으로 우길을 노려보았다.
“너는 누구냐.”
“나는 우길. 그저 세상을 떠도는 도사다.”
우길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불평하듯 중얼거렸다.
“내 비록 세상사는 일에 관여할 생각은 없다만, 이건 너무 나갔어. 신적 존재들이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판을 치고 다니는 건 두고 볼 수 없지.”
지강백은 눈을 깜빡이며 조심스레 우길에게 물었다.
“그럼, 당신은 악신을 막으러 여기까지 온 건가?”
“난 누구의 편도 들 수 없다. 애초에 저자를 풀어준 것도 당신이 자초한 일 아닌가. 지강백. 당신이 천유성에게 마왕도의 비밀을 알려줬다면 저자가 풀려날 일도 없었겠지. 아닌가?”
지강백은 깜짝 놀라 말도 나오지 않았다. 이자는 대체 어디까지 내다보고 있는 것인가?
“그럼 여긴 왜 온 것이지?”
악신이 묻자, 우길은 어개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
“여기서 지강백이 죽는다면 세상은 멸망할 것이다. 둘 중 하나를 죽이지는 못해도 내 힘으로 지강백을 여기서 구해줄 수는 있지. 뭐, 세상 일에 힘을 쓴 대가로 수십 년은 잠자코 살아야겠지만······.”
“내가 그냥 보내줄 것 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악신의 비웃음에도 우길은 말없이 지강백의 옷을 잡았다.
훅! 다음 순간, 두 사람의 신형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깜짝 놀란 악신이 뒤늦게 그들이 있던 자리에 내려앉았다.
빠른 속도로 멀어지는 것도 아니다. 정말로 사라졌다.
고개를 돌리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악신이 허공에 포효했다.
“크아아아!”
***
새벽 미명이 떠오르는 깊은 숲 속. 우길과 지강백이 홀연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지강백이 우길에게 물었다.
“여긴 어디오?”
“나도 모른다.”
우길은 몸을 빙글 돌리며 걸음을 옮겼다.
“너를 구해준 것은, 나 역시 세상이 멸망하는 최악의 상황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뭐, 두 번째라고 해서 네가 악신을 무찌를 수 있다고는 확신할 수 없지만, 적어도 가능성이 없지는 않으니 네게 걸어보는 것이다.”
“그럼 내가 현경을 넘은 것처럼 당신의 힘을 나눠줄 수는 없는 거요? 백야무명심공이 아닌, 다른 무엇을.”
우길은 걸음을 멈추고 지강백을 노려보며 말했다.
“지금의 너는 전생보다 더 높은 경지에 올라서 있다. 지금의 경지는 내가 무엇을 가르쳐준다고 높아질 수준이 아니다. 온전히 너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그것뿐이다.”
“조언 고맙소. 당신의 도움이 무의미하지 않도록 노력하지.”
우길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의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지강백이 문득 말했다.
“고맙소. 살려줘서.”
우길은 대꾸하지 않고 모습을 감추었다.
지강백은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일단 여기가 어딘지부터 알아봐야 할 것 같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