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ntel life of the returning champion RAW novel - Chapter 182
귀환 용사의 인방 생활 181화
무려 다섯 자리의 수치.
지난 지령의 대가가 공헌도 4천 대였단 걸 생각하면 증가 폭이 엄청났지만.
디지도 시청자들도 지난번과는 달리 그닥 놀란 기색이 아니었다.
-ㅋㅋㅋㅋ그냥 기지도 아니고 무려 보급 도시를 사실상 혼자 파괴했는데 이 정도는 줘야지.
-ㄹㅇ…… 사실상 사이커가 점령한 인류 영토를 전부 다 수복할 발판이 생긴 건데.
보급 도시는 단순히 하드 유저들의 생계 수단이기 이전에, 게임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장소였다.
식량, 병기 등 군수물자들이 생산되고 상주하는 인원들로부터 유닛들이 태어나기까지도 하는, 말 그대로 세력의 심장 같은 곳.
그런 곳을 부쉈으니 다섯 자리 공헌도를 찍는 것도 당연한 일…….
[윤서 아빠 님이 1,653,500원을 후원합니다.] [한 편의 영화 같은 게임 진행 잘 봤습니다, 디지 군.]“오오오오오!”
사업이 바빴는지 요새 들어 잘 보이지 않던 큰손, 알빠치노가 등장했다.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2천 날린 게 살짝 아쉬웠는데 이걸 위로해 주시네요.”
-ㅋㅋㅋㅋ2천이면 아까운 게 당연한 거긴 해.
-그나저나 회장님 말대로 이번 지령은 진짜 영화 같았다.
-ㅇㅇㅇ 원래도 전쟁 영화 느낌 팍팍 났는데 이번엔 감정적으로도 뽕이 장난 아니었음.
-ㄹㅇㅋㅋㅋㅋ 베르그가르타 채찍질 당할 때 살짝 울 뻔했다.
-전 울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
[인간 우월주의자 님이 100,000원을 후원합니다.]슬슬 후원액이 100만 원에 가까워지는, 새로운 차기 큰손 인간 우월주의자 또한 후원을 날렸다.
[이종의 전사마저 감화시키는 인류의 영웅이여, 눈물을 딛고 더욱 비상하라!]대충 감동했다는 뜻 같은데, 컨셉질 때문에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다.
[人类复仇者 님이 245,239원을 후원합니다.] [인간 대장 디지, 당신의 영도력을 잘 보았습니다! 나는 매우 감탄!]-휴먼 어벤저스 아저씨도 등장했네.
-근데 어째 전보다 말투가 더 번역체로 바뀐 것 같은데?
-ㅇㅇㅇ 나 중국어 능력자인데 저 사람도 컨셉질 하는 듯 그래서 번역 이상하게 되고 있음ㅋㅋㅋㅋㅋ
-왜 이 방에는 자꾸 컨셉러들이 모이냐ㅋㅋㅋㅋㅋ
-방장부터가 정상이 아니라?
-ㅇㅈ.
-ㅇㅈ.
“뭐가 이응 지읒이야, 이 인간들아. 하여튼 다들 후원 감사합니다. 리액션으론, 음. 다음에도 열심히 부수고 죽여볼게요.”
-? 대충 200만 원 넘게 후원 들어왔는데 한마디로 때운다고?
-아ㅋㅋ 고작 이 정도론 리액션 따위 하지 않는다고ㅋㅋ 꼬우면 더 쏘라고ㅋㅋ
-2천 터뜨리는 거 보고 감탄했는데 자낳괴 기질을 아예 버린 건 아니었구나?
마음대로 단정 짓고 억까 하는 시청자들.
평소 같은 태도였으나, FGF 이후 디지는 시청자들을 다루는 방법 하나를 익힌 바 있었다.
“디집아, 지금 떠든 애들 닉 적어놔. 루시랑 이안 출시되면 시청자 이벤트 한 번 더 하려 했는데 걔네는 빼고 가자.”
-?!
-루시이이이이이이!
-아니, 형, 그건 반칙이지……
-치트키 쓰네 ㄹㅇㅋㅋㅋㅋ
-수백짜리 상품을 걸어버리네ㅋㅋㅋ 돈 많은 사람만 까라 이거냐!
“꼽냐? 하지 말까?”
-아뇨! 해주세요!
-너무 좋습니다! 행님 사랑합니다!
-안 깝칠게요~~~디지러브~~ 줄여서 더럽~~~~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スミマサンスミマサンスミマサンスミマサンスミマサンスミマサンスミマサン
-对不起对不起对不起对不起对不起对不起对不起对不起对不起
“디집아, 뇌절 치는 놈 밴해라.”
– DésoléDésolé…… [매니저에 의해 강퇴된 사용자입니다.]
뇌절충, 컷!
손을 탁탁 턴 디지가 고개를 돌렸다.
아직도 프라카프로토스라가 있던 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거대한 버섯구름.
“지옥이…… 부서졌다.”
“동지들이여. 염원하던, 진정한 해방을 맞이한 것 같다.”
“엄마…………”
“소르카. 울지 말렴. 이젠 웃을 일만 생길 거란다.”
서로를 껴안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종족들.
가장 앞에서 묵묵히 버섯구름을 바라보고 있는 베르그가르타에게 다가갔다.
“축하한다, 베르그가르타”
“……아. 디지. 그르르.”
“이젠 어떻게 할 거냐? 원한다면 휴먼 영역에 너와 동료들이 살 곳을 마련해 줄게. 안전한 곳으로.”
잠시 골몰하던 베르그가르타가 고개를 저었다.
“가족들이 머물 곳을 내어준다면 감사히 받겠다. 하지만, 나와 전사들이 그곳에 함께 갈 수는 없을 것 같다.”
순간적으로 관제AI가 이종족이 휴먼 세력에 합류하는 걸 먹는 건가 싶었지만.
“전사의 집은 전장. 나는 아직 목이 마르다.”
베르그가르타의 눈이 사나워지고, 그 뒤에서 다른 전사들이 아우성쳤다.
“배가 고프다. 문어가 먹고 싶군!”
“크륵크륵, 가족이 안전해졌으니, 내 목숨은 다하는 순간까지 사이커를 죽이기 위해 존재할 것이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곧 죽어도 전사라 이거지?
“그럼 사이커 쪽 전선에 배치해 줄게.”
“그르르르, 이 한 몸 바쳐, 싸우겠다.”
베르그가르타, 최강의 근접 유닛이 휴먼 소속이 되는 순간이었다.
* * *
디지와 휘하 병력이 휴먼 측 전선에 합류하는 사이.
게임 커뮤니티 겜팁의 어스워즈 게시판에선 그야말로 난리가 벌어지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들이 이렇게 웃는 이유는 간단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이커놈들 꼴 좋쥬?
-얼마 전에 우리보고 영토 잃은 벌레라고 했던 놈들 다 어디 갔냐?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거냐? 아니면 베르그가르타한테 아가리째로 베인 거냐?
-짐작인데 후자일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삼대 세력의 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게임인 어스워즈.
게임 분위기 탓에 세 종족의 유저들이 서로 싸우는 건 일상적인 일이었지만.
오늘은 이상하게도 사이커 측 유저들의 반응이 이상했다.
반박하는 대신 싹 사라진 것처럼 조용하달까.
불난 집도 계속 타오르려면 장작이든 기름이든 탈 것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자연히 보급 도시 파괴라는 떡밥이 사그라들려던 때.
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스트리머 디지를 고소할 피해자분들을 모집합니다.]딱 봐도 자극적인 제목의 게시글.
당연히 빠른 속도로 조회수가 올라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 소리 하나 했더니ㅋㅋㅋㅋㅋ
-고솤ㅋㅋㅋㅋㅋ 게임 가지고ㅋㅋㅋㅋㅋ
게시글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랬다.
1. 어스워즈는 게임이기 이전에 수많은 유저들의 생계 수단이었다.
2. 그런데 디지의 프라카프로토스라 파괴로 수백 명의 유저가 생계 수단을 잃었다.
3. 개인의 행위가 수백 명에게 피해를 입혔으니 마땅히 손해배상 할 일이다.
4. 그러므로 고소미.
-ㅋㅋㅋㅋㅋ진짜 노예 새끼들 수준은 알 만하다니까.
-어떻게 게임에서 적대 진영 도시를 부순 거 가지고 고소할 생각을 하냐?
-ㄹㅇㅋㅋㅋㅋㅋㅋㅋㅋ
-디지도 불쌍하다 걍 게임 스트리머가 게임을 열심히 했을 뿐인데 고소미 먹게 생김ㅋㅋㅋㅋ
-“게임 스트리머가 게임을 너무 잘함” 이런 웹소설에나 나올 법한 전개인 듯ㅋㅋㅋㅋㅋ
-작성자는 지 취직 면접 떨어지면 붙은 애 때문에 떨어졌다고 욕할 듯?
-ㄹㅇ 경쟁의 기본 원리도 모름ㅋㅋㅋㅋ
그러한 커뮤니티 분위기를 보며.
소연이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어그로는 자극적이어야 한다니까. 사이커 애들이 잠잠해서 걱정됐는데 다행이다.”
콘텐츠적으로 하이라이트인 버섯구름이 피어난 이후, 소연은 곧바로 초점을 커뮤니티로 돌렸다.
분위기를 파악하고 이어갈 영상 제작 흐름을 잡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아니 웬걸.
떠드는 건 휴먼과 크립티드뿐이고 사이커들은 딱 봐도 계급 낮은 하꼬 유저를 제외하곤 아무도 출몰하지 않고 있었다.
이번 이슈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디지의 입장에선 떡밥이 제대로, 활활 타오를수록 이름을 알리고 인지도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
때문에 소연이 여러 어그로를 고심하다가 고소 떡밥을 던진 거였는데, 잘 먹혀들어 가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후후후, 전신아. 내가 이렇게 널 뒷바라지하고 있단다.”
흐뭇하게 웃으며 영상 편집 툴을 켰다.
‘다음 전장은 다시 크립티드일 거라고 했지?’
그럼 사이커는 당분간 안 나올 테니까, 영상 간격이랑 편집점을 생각하면…….
적어도 영상 6개는 나올 것 같은데.
소연의 머릿속에서 예상 조회수가 곧바로 수익으로 전환되었다.
“아자! 이번에도 터뜨려서 랭킹 10위권 먹어보자!”
화이팅을 외친 소연이 본격적으로 편집 작업을 시작했다.
* * *
보급도시의 한 격납고 컨셉 카페.
다나까가 디지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디지 대령. 감사합니다. 덕분에 사이커에게 점령당한 인류의 영토를 완전히 수복할 수 있었습니다.”
디지가 손사래를 쳤다.
“뭘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죠.”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정도만 했다면, 이리 감사 인사를 드리지도 않습니다. 베르그가르타를 포섭하여 영입한 것, 그게 정말 엄청난 공입니다.”
자유를 얻고 복수심에 불타는 베르그가르타는 말 그대로 날아다니고 있었다.
거의 잠도 자지 않고 전선을 파괴한 후 다른 전선으로 이동하기만을 반복할 정도.
“베르그가르타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빨리 디지 대령을 호출하지도 못했을 겁니다. 잔존 세력 제압이 무척이나 지체되었을 터이니 말입니다.”
안 그래도 영웅 효과 자체가 사이커의 카운터인 베르그가르타다.
덕분에 휴먼이 빠른 속도로 사이커에게 점령당한 영토를 회복하는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좋은 일이죠. 그나저나, 보자고 한 걸 보면 슬슬 다음 전장이 정해진 모양이네요.”
“아, 이번엔 디지 대령에게 선택권을 주려 합니다. 향하고 싶은 곳이 있습니까?”
그렇게 말한 다나까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무언가 원하는 대답이 있는 듯한 의미심장한 웃음.
잠시 고민한 디지가 툭 대꾸했다.
“크립티드, 갚아주죠.”
“갚아준다 함은?”
“크립티드고 사이커고 휴먼 영토를 야금야금 갉아먹었었잖아요. 이번엔 저희가 크립티드 쪽을 침공하자고요. 아메리카.”
단순히 당한 만큼 갚아주자는 감정적인 제안은 아니었다.
어스워즈는 기본적으로 점령한 영토에 비례해서 군사력이 강해진다.
각종 자원을 수급할 수 있는 곳이 많아지기 때문에 유닛 수도 증가하기 때문.
괜히 어스워즈가 땅따먹기 게임이라 불리는 게 아니랄까.
“사이커를 두고 크립티드 쪽을 말입니까?”
“빠르게 해치우려면 상성상 유리한 쪽을 잡아먹어야죠. 베르그가르타가 합류한 만큼 사이커 쪽 전선에서도 병력을 좀 빼서 대규모로 크립티드를 치는 거죠.”
문답이 이어질수록 다나까의 웃음이 짙어졌다.
“역시 디지 대령, 아니, 디지 소장은 지휘관을 했어도 참 뛰어났을 인재입니다.”
“소장요?”
“예. 방금 승급했습니다.”
“갑자기?”
“당연한 겁니다. 공을 그리 세웠는데. 물론, 다음 지령을 위해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요.”
그 순간 눈앞에 게임 메시지가 떠올랐다.
[지령 – 크립티드 본토 침공의 선발대] [3일 뒤 시작되는 휴먼 측의 대대적인 대륙간 원정 침공에서 선발대로서 활약하십시오.]설명을 읽은 디지의 눈이 살짝 커졌다.
“3일?”
크립티드 쪽 전선에서 사이커 쪽으로 배속되는 데에만 일주일이 걸렸는데, 태평양을 건너는 대규모 원정의 준비 시간이 고작 3일이라니.
디지가 삐뚜름한 눈으로 다나까를 바라봤다.
“뭐야, 테스트였어요? 미리 크립티드쪽으로 그림 다 그려놨었구만?”
“하하하, 테스트는 아니고 개인적인 장난? 취미? 그런 거라고 받아들여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역시 다나까도 디지와 같은 논리로 동일한 전략을 수립해 뒀었던 게 분명하다.
‘뭐, 덕분에 방송 루즈해질 일 없이 바로 돌입할 수 있겠네.’
“바로 준비하면 되는 거죠?”
대 크립티드 대륙간 원정 침공대, 그 선봉으로서의 임무.
당연히 준비할 게 많았다.
사실, 3일이란 시간은 좀 빠듯하달까?
그런 의미에서.
“대화 중에 죄송한데 쇼핑 좀 할게요.”
“죄송하다니 가당찮습니다. 오히려 흥미가 돋습니다만. 저도 볼 수 있겠습니까?”
“어려울 거 없죠.”
디지는 공헌도 창을 키고 다나까와 공유했다.
.
.
.
[잔여 공헌도: 18,245]그간 쌓인 공헌도가 무려 1만 8천.
대대적인 쇼핑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