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licious Memb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26)
악성 멤버가 돌아왔다! 126화
* * *
준비하는 내내 수면 아래에서 여러모로 일도 많고 탈도 많았던 데뷔 리얼리티 촬영.
“티오제 멤버들, 전원 수고 많으셨습니다!”
멤버들의 개인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그 막이 내려가고, 숙소 여기저기에 깔려 있던 카메라들도 드디어 철수를 마쳤다.
지금 소파에 늘어지는 멤버들 얼굴에 담긴 감정을 딱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글쎄.
“너, 너무 힘들어요….”
“내 말이. 와, 캠핑카에서 하루 잤다고 몸 쑤시는 게 진짜. 으! 으! 침대로 갈래요!”
“화성아, 누울 거면 씻고… 아니다. 같이 바닥에 눕자, 어. 그게 맞겠다.”
“Oh, mate? 그러다가 감기 걸려요. 곧 데뷔인데, 다들 건강에 신경을 써야죠.”
“그러는 로건도 바닥에 기어다니고 있잖아요!”
탈력감이려나.
“후….”
재하 형이 잠시 씻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간 사이, 나는 굴러다니는 쿠션에 얼굴을 마구 문지르며 숙소에 들어온 후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헤아렸다.
정말, 정신없이 스케줄을 진행하며 끝마친 일들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용용 형, 용용 형!”
“어어, 지화성. 왜? 뭘 그렇게 바쁘게 불러?”
“아니, 뭐. 별건 아닌데… 이거요. 아까 로건이랑 같이 장난치다가 풀숲에서 찾은 거거든요. 어때요? 재하 형 주면 좀 좋아할라나?”
“…넌 그걸 지금 재하 형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나한테 물어보냐?”
“아, 이런 거 직접 묻는 건 좀 민망해서….”
“어쩌라고, 인마. 그럴 거면 내 거도 주워 오든가!”
“하하… 이리 줘, 화성아. 네잎클로버가 진짜 있는 거구나. 나는 지금까지 따로 다 잎사귀를 붙이는 건 줄 알았어.”
앞서 화성이와 재하 형 사이에 있었던 문제는 물론, 재하 형이 가진 짐도 어느 정도 덜어냈고.
“녹음, 간… 사람들 제외하고… 기초 안무, 두 번. 그리고… 브릿지 부분, 무너지는 거. 연습… 하죠.”
“음, 다솔 쌤. 멤버들이 너무 피곤해하는 거 같아서 그러는데, 5분만 쉬었다가 가면 어떨까요? 너무 많이는 말고요!”
“…그러, 죠. 다들 물 마시고… 10분, 후에….”
“잠깐! 다솔 쌤, 용용 형이 얘기하면 쉬어도 돼요? 제가 쉬자고 했을 때는 1분 내내 한심하다는 얼굴로 쳐다봤으면서!”
“…….”
“Huh, 화성. 또 그 표정으로 보고 계셔요. 빨리 사과하죠.”
레코딩 일정에, 안무 연습에, 뮤직 비디오 촬영도 무사히 진행 완료.
“전… 좋아요. 안 그래도, 조금 불편하다고 생각 했어서. 거리감이… 당황스럽더라고요.”
“Agree. 사실, 맨유팬이라고 했을 때부터 마음 속 깊은 곳부터 반발심이 솟아올랐어요. Oops, 이건 제가 좀 나쁜가요?”
“하하! 괜찮아, 로건. 결론적으로는 뭐, 호빈 형이 이제 우리 매니저 형인 거잖아? 잘됐네! 안 그래도 좀 호감이었거든. 잘 부탁드려요, 형.”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정말, 믿으셔도 좋아요.”
이제는 앞에 ‘구’가 붙은 매니저 형, 조태욱도 쫓아냈고, 새 매니저 형도 구하고.
“Wait, Morning mission을 성공한 사람이 있다고요?! 대체 누구요?”
“…크흠.”
“음, 유찬 형? 왜 갑자기 혼자 제작진분들 쪽으로 가는 거예요? 저한테는 분명, 로건의 기타 훔치기가 미션이었다고 그랬잖아요.”
“유찬, 미션 성공입니다! 미션 내용을 멤버들에게 공개해 주세요!”
“제 미션은… ‘멤버들 모닝콜 전부 먼저 꺼 버리기’였습니다!”
“말도 안 돼! 저 더 오래 자라고 배려해 주는 거라고 그랬잖으면서, 그랬으면서!”
캠핑장 촬영도 트러블 없이 나름 잘 끝냈으니까.
…이 피로함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는 소리지.
그렇게 내가 머리 속을 어지럽히는 여러 생각들을 정리하는 사이, 메모장 이용을 위해 켠 휴대폰 화면이 메시지로 깜빡거렸다.
– X: 용용 용용 추뇽뇽~~
– X: 얼굴 살 다 빠진 거 봐라 고생 좀 하셧네요 ㅋㅋㅋㅋㅋㅋㅋ
– X: 야야 이제 그럼 진짜 데뷔만 남은 거네?? 쇼케이스 언제지?? 다음주??
– X: 이야 감개무량하다 감개무량해 렉쓰레기! 서바이벌의 끝에 진짜로 데뷔를 하게 되시네용
최근 내 행보가 퍽 마음에 드는 건지, 이전보다 한층 유해진 엑스의 메시지에서는 명백한 즐거움이 엿보였다.
이제 이 자식이랑 나도 꽤 가까운 사이가 된 거 같기도 하고.
– X: ㅎㅎ 이제부터 시작인 거 알지?
– X: 우움 추뇽 고생길 훤히 열린 거 생각하니까 생각만 해도 엄청 즐거움
– X: 잘 해보자 응?? 예전으로 돌아가긴 싫잖아 ㅠㅠ
아니, 취소.
“싸가지 없는 놈….”
잔뜩 신이 난 엑스에게서 비슷한 늬앙스의 메시지가 쏟아졌지만, 나는 휴대폰을 거꾸로 덮어 놓으며 가볍게 무시했다.
엑스의 그런 호들갑을 굳이 보거나 듣지 않아도, 앞으로 할 일이 많다는 것쯤은 뻔히 알고 있었으니까.
그 증거로, 저 밖에서 누군가가 숙소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띠, 띠, 띠… 삐빅.
철컥―
“…다들 좀 쉬셨나요?”
“와, 호빈 형! 이제 숙소 편하게 들어오시는 거 보니까 진짜 매니저 같네요!”
“네. 진짜 매니저가 맞으니까요.”
방 너머 거실에서 호빈 형과 지화성이 나누는 대화를 엿들으며, 나는 피로로 가물거리는 두 눈두덩이를 문질렀다.
“형, 오신 김에 밥 좀 드실래요? 제가 알기로는 오늘 좀 여유롭거든요!”
“저는 괜찮습니다. 차 타고 오면서 대충 먹었거든요. 원래 잘 먹는 편도 아니고.”
“흠, 그래도 좀 더 드시면 좋을 텐데요. 그럼, 오늘 일도 없는데 어쩐 일이세요?”
“이제 다음 스케줄부터는 제가 티오제분들께 알려드리고, 직접 픽업해서 데려다 드려야 하니까요. 일정 조정도 하고요. 그래서 오늘도 좀 조정했습니다.”
“…엥?”
“좀 쉬셨으면 이제 슬슬 다시 나갈 준비하시죠. 쇼케이스 전날에 여유로우려면, 오늘을 희생하는 게 낫습니다.”
“호, 호빈 형?”
“티오제분들 케어에는 제가 정말 성심, 성의껏 임할 테니까요.”
저 믿으시죠?
호빈 형의 믿으시죠? 라는 말을 어제 들었을 때는 정말 감동스럽고, 힘이 되었는데.
“싫어어어!”
“싫어도 해야죠. 다 티오제 좋으라고 하는 일입니다.”
거실을 울리는 지화성의 비명과 함께 나는 캡모자를 눌러쓰며, 좀비 같은 발걸음으로 거실을 향했다.
그래. 할 일이 많다는 것쯤은 뻔히 알고 있다고.
* * *
데뷔를 준비하면서 바쁜 사람들이 그 주역만이냐고 한다면, 그것만은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그것보다 더 바쁜 이들이 있었다.
“이날 왜 쉬는 거야, 대체? 빼기 어려워? 좀 곤란해. 우리 지금 프로젝트 한창이잖아.”
“아, 저도 가급적이면 그냥 나오고 싶긴 한데…! 이게, 어. 제가 빠지면 안 되는 집안 경조사라서요. 죄송합니다.”
“쯧, 알겠어요. 수리해 놨으니까, 그날 다녀와서는 일 열심히해요.”
“…감사합니다!”
예를 들어,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떠나가는 상사의 뒤에다 대고 주머니 속으로 중지를 치켜올리는 이 사람.
‘아니, 내가 내 연차 쓰겠다는데, 왜 찾아와서 이래라 저래라야? 내 할 일만 잘하면 됐지, 꼰대질 미쳤네.’
손재하의 네임드 팬, AG물산회사라든가 말이다.
‘자기는 전에 여자친구 고양이 봐 줘야 한다고 조퇴했으면서. 자기는 되고 나는 안 되고? 고양이 알러지나 생겨라, 진짜.’
마음 속으로 그의 연애 사업이 망하길 간절히 기도한 그녀는, 곧 다시 컴퓨터를 바라보며 행복을 되찾았다.
그녀가 연차를 낸 이유가, 상사 몰래 내려놨던 인터넷 창에 가득 떠있었기 때문이었다.
[ToZ: Six-leaf Clover 프리미어 쇼케이스 당첨자 일람]“으아아…!”
그 아래 명단 속 선명하게 자리한 자신의 이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AG물산회사는, 저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오려는 환호성을 억지로 참아내야만 했다.
‘우리 재하 데뷔 쇼케이스, 미친. 이건 절대 못 놓치지. 다른 공방? 못 갈 수도 있어! 그렇지만 이건 데뷔 쇼케이스란 말이야!’
여태까지 응원한 서바이벌 연습생의 감격스러운 데뷔 현장.
거기서 떨리는 목소리로 인사를 하고, 무대를 함으로써 비로소 ‘진짜’ 아이돌이 되는 손재하라니.
긴긴 시간을 기다려 온 그녀에게, 이보다 큰 포상은 없다고 봐야 했다.
게다가, 지금 인터넷 바다 속 티오제를 향한 반응이 또 어떤가.
[ㅇㅋ 정리해 보면 지금 뮤비 공개 전까지 나온 떡밥은 이거인 듯1. 티오제 멤버 전원 Six-Leaf Clover [ 라는 이름을 가진 섬의 보이스카웃 단원
2.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돌보던 제니아라는 개(팬덤명 추측 중)가 있는데 걔가 없어짐
3. 지금 멤버들 사이에서도 누가 훔쳐갔는지로 의심하고 찾으려고 노력 중
4. 이 과정 속에서 소년들이 진실을 알고 소년기를 벗어난다는 스토리] [⎿문윤하 ㅁㅊ 변태새키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니 이게 아이돌 데뷔 컨셉 시나리오라고?? 미쳤네…] [⎿⎿애들 서바이벌 시절을 소년기라고 해 둔 게 진짜 좋은 듯 서바이벌 시절 이미지를 계속 쓰면서도 탈피하고??] [⎿아이돌로 철학한다고 욕하시던 분 ㅇㄷ 가셨는지 ㅠ] [⎿⎿어허 티오제 무드샘플러로 전치 4주 당하셔서 병원 가셨답니다 말씀 삼가주세요] [시우하다 @singsingull_ll11
(링크)
시우 단원증 공구 폼 열었습니다♡ 본 게시글 공유해주시는 분 한 분께 시우 단원증 + 증명 사진 한 장 보내드려요!] [⎿(차단된 계정입니다)이거 앨범 구성품으로 있을지도 모르는데 걍 냅다 만들어도 되는거임?] [늘봄미르 @NBML__0412
(사진) (사진)
데뷔 앨범 예판수가 벌써 48만장을 넘었다네요! 2만장만 더 사면 50만장이라니?! 저희 티오제 신인 남자 아이돌 데뷔 앨범 역대 판매 기록 1위를 위해 조금만 더 힘내 볼까요?!]
아주 뜨겁다 못 해, 터지기 직전이라고나 할까.
“하아….”
AG물산회사는 괜히 벅차오르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뒤에 지나가는 사람이 없는지 빠르게 체크하고는 화면을 전환했다.
‘이제 오늘 밤에 앨범 사양 전부 공개되고, 컨포랑 뮤직 비디오 예고까지 나오면 진짜 기다릴 건 데뷔뿐이야.’
그녀는 티오제를, 손재하를 저 정상으로 데려다 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아직 티오제가 꼬질꼬질한 연습생이던 시절부터 지켜본 팬들 모두가 그랬다.
내가 그토록 응원해 왔으니까. 이제야, 저 아이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한 발짝을 내딛으려고 하니까.
각자 그 마음의 크기나 방법은 다르더라도, 방향 하나만큼은 같았다.
그리고, 그런 와중.
단 하나 문제가 있다면….
[불났어요불 @fireworksday근데 솔직히 아직 다른 멤버들은 정이 좀… 손재하나 장시우는 ㄱㅊ 그치만 김춘용? 난 잘 모르겠다고 아 ㅋㅋㅋ 제발 화성이 좀 밀어달라고 장신금발고딩 이거 안 흔하다고] [⎿님 진짜 계정 실수 언제까지 하실 건가요? 이젠 이것도 컨셉 같네요]
아직, 팬들이 하나로 뭉치지 않았다는 점.
“씁, 이분 전에 늘봄님한테 개털렸으면서도 또 이러네….”
AG물산회사는 자연스럽게 [유해한 컨텐츠를 게시했습니다] 글자와 함께 신고 버튼을 누르며, 살짝 염려스러운 표정을 했다.
분명, 지금 티오제의 반응은 신인 남자 아이돌 중에서도 전례에 없을 정도.
그렇지만, 서바이벌 출신 아이돌이라는 특징 때문인지 팬들끼리의 분열은 여전히 있었다.
물론 잘나가는 아이돌에게 분탕이나 어그로가 끌리는 건 필연이라고 봐야 했으나, 그럼에도 그 빈도수가 자꾸 늘어나는 건 순덕에게 걱정거리로 작용될 수밖에 없었다.
‘네임드라는 사람이 주기적으로 저렇게 분탕글을 쓰고, 진짜. 이제 곧 애들 데뷔인데…!’
그렇게, AG물산회사가 하라는 일은 안 하고 걱정에 걱정을 더하던 와중.
[위튜브 생방송 알림! 탭해서 생방송에 참여]“…어?”
그런 팬들을 의외로, 빠르게 하나로 만들어주는 방법이 찾아왔으니.
[[Let’s ToZ> Hello♡ 첫 라이브예요!]바로, 유능한 매니저가 없던 일정을 짜내서 만든, 멤버들의 케미를 보여주는 라이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