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internation Students makes good money RAW novel - Chapter 145
145화 드림
“결혼식은 재미있으셨어요?”
“섭섭하네요, 최기명 변호사님.”
“하하. 저도 가고 싶었죠. 갑자기 일이 이렇게 터질 줄 몰랐으니까요.”
최기명 변호사는 멋쩍은 웃음으로 무마하려는 듯했다.
하지만 역시 서운한 건 어쩔 수 없는 일.
누가 오고 누가 안 오고를 떠나서 최기명 변호사는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이제 사업 파트너를 넘어 어느 정도는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아. 최 변호사님이랑 대표님이네요. 하이 하이.”
홍미나가 출근하자마자 우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약간 피곤한 표정.
역시 결혼식의 여파가 꽤 가는 모양이었다.
물론 나도 정상은 아니었다.
그렇지.
결혼식에서 그렇게 많은 일이 터질 줄은 생각도 못 했으니까.
“아니. 그나저나 무슨 일인데 결혼식에도 못 올 정돕니까?”
“아. 사실 특별한 건 아닌데… 중국에서 태클을 좀 걸어서요.”
“중국?”
“네. 슝이요. 그때 말씀하셨던 문제가 정말 터졌네요.”
그럴 거로 예상은 했다.
역시나.
그쪽에서는 진짜 정보가 유출돼서 슝이 그 정보로 자기들이 하려고 했던 사업을 도난당했다고 생각해도 무리는 아니었다.
현재 내부에서도 스파이 색출하려 어떻게 정보가 유출되었는지 한창 조사하고 있겠지.
하지만 절대로 찾아낼 순 없을 거다.
그 스파이는 다름 아닌 미래에서 온 사람이니까.
틱X이 잘 되리란 건 미래에서 온 사람이 이미 예상했다.
그리고 이런 소송전이 있으리라는 것도 이미 예상하였다.
“준비는 철저히 되어 있겠죠?”
“근데… 어떻게 아셨습니까?”
“뭘요?”
“이렇게 될 거란 거.”
“아. 합리적인 의심이랄까?”
“합리적인 의심?”
“뭐. 그냥 그렇다고요.”
“하아~ 이상하다니까요. 정말.”
최기명 변호사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마 미래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배제하고는 절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겠지.
그냥 운이 정말 좋았거나 미래를 예지하는 통찰력을 가졌다 정도로 생각하겠지.
“다들 아침부터 왜 이렇게 다운돼 있어요?”
“아, 부사장님. 감사합니다.”
커피 한잔을 최기명 변호사 앞에 두고 자리에 앉는 홍미나.
그런데 기류가 조금.
이상하다?
“둘이 모야 모야?”
“예?”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대표님?”
“나 촉 되게~ 좋아?”
분명 묘한 기류가 흐른다.
홍미나가 다른 사람에게 잘해 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저런 행동이 절대로 이상하진 않다.
하지만 결혼식 때도 그랬고.
지금 저 오묘한 표정 하며.
“오, 오빠! 아까 어디까지 얘기했지? 중국이 뭐 했다고?”
“으응~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주, 중요해!”
“아니. 난 지금 이게 더 중요함.”
“대표님? 그러니까….”
“둘이 딱 말해. 딱 말해!”
분명하다.
내 촉이 소리치고 있다.
그냥 속삭이거나 툭 던지는 것도 아니고 비명을 지른다.
둘이 무언가 있다고.
“아무것도.”
“아무것도.”
말까지 저렇게 똑같이 한다고?
결혼식에서 그때의 상황이 어쩌면 운명처럼 둘을 이어지게 한 게 아닐까?
“아무튼! 현식 오빠. 결혼식은 진짜 다사다난했다. 그치?”
“어? 결혼식?”
“응. 진짜 난 그런 결혼식은 다시는 없을 거 같아.”
그랬지.
결혼식이 그런 식으로 흘러가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 * *
결혼식 당일.
날씨는 우중충했다.
화려한 웨딩드레스를 입은 시아의 모습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나 다름없었다.
다만 조금 껄렁한 천사.
조신한 모습은 아니리라 생각은 했지만.
신나는 음악에 맞춰 무언가 주렁주렁 단 채로 춤을 추는 시아의 모습을 보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왜 그렇게 신나?”
“결혼하니까.”
“결혼이 하고 싶었어?”
“응. 결혼하고 싶었지. 엄마처럼.”
시아가 저리 기뻐하니 나도 덩달아 기뻐졌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순간.
이제 결혼식만 변수 없이 끝난다면 모든 게 해피 엔딩이었다.
“어때?”
“예뻐.”
결혼식을 위한 웨딩드레스는 장인어른께서 아시는 프랑스 파리에서 직접 초빙한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드레스였다.
시아가 끼고 있는 액세서리도 최고급 브랜드에서 기본 몇십만 달러를 호가하는 고급이었고.
그리고 우리가 결혼하는 장소는 옛 고성을 리모델링한 초호화 호텔.
객실만 수십 개에 넓은 파티장을 시작으로 말을 타고 달릴 수 있는 들판까지 구비된 공간이었다.
하객은 내 친구들, 시아 친구들.
그리고 양가 부모님 가족들.
장인어른께서는 귀빈을 모시고 싶어 했으나, 우리가 양보한 만큼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으시겠다고 했다.
식은 간단했다.
전통적인 결혼식.
그리고 축가로는 당연하게도 포스트 멜론이 자작곡으로 장식했다.
이번에 결혼식을 기념해서 특별히 자작한 곡으로 포스트 멜론 특유의 부드러움과 힙한 느낌이 가미된 축가였다.
이 곡은 특별히 앨범에 넣지 않고 발매도 하지 않는다는 곡으로 콘서트에서만 노래하겠다고까지 했다.
가수 친구가 있다는 게 이럴 때 좋구나 싶었다.
여기까지는 모든 게 순조로웠다.
하지만 부케를 받는 이벤트가 시작된 순간부터 우리의 결혼식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자자, 부케는 김정연 씨. 맞으시죠?”
진행자가 부케 전달 이벤트를 진행하려 부단히도 애를 썼다.
시아가 뒤돌아서 부케를 던졌고.
그 부케를 김정연이 아무 문제 없이 잡았다면, 그랬다면 좀 나았을까?
“어?”
부케는 빙글빙글 돌면서 공중에서 회전하며 김정연에게로 향했다.
평소 운동을 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부케 정도야 충분히 받을 수 있으리라 모두가 예상했다.
그런데.
김정연의 손에서 미끄러진 부케가 마치 거짓말처럼 배구공을 토스한 것처럼 튀어 오르더니 가만히 구경하던 홍미나에게로 날아갔다.
홍미나 말로는 의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냥 자연스럽게 반사적으로 받아 냈을 뿐.
어쨌든 김정연에게로 가야 할 부케는 홍미나에게로 향했다.
얼떨떨하게 그 부케를 받아서 든 홍미나가 멋쩍은 웃음으로 상황을 무마하려고 했지만, 이미 나와 시아를 비롯한 하객들은 충격에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
뒤늦게 홍미나가 부케를 김정연에게 주려고 했지만, 김정연은 오히려 운명이라며 홍미나가 다음으로 결혼하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솔직히 말해서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좋았다.
그런데 아까 말한 그 어둠의 그림자.
그건 비유가 아니라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다.
원래 일기 예보가 그리 좋진 않았다.
하지만 유명인도 있고, 워낙 다들 바쁘다 보니 스케줄을 변경하는 것도 무리가 있어서 그냥 속행했다.
설마 폭우가 쏟아지겠냐며 낙관한 채로.
쿠릉.
하늘이 진노하듯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결혼식과 하례식은 야외에서 가든파티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물론 실내에서 할 수도 있었겠지.
예보도 별로 좋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좋은 날에 햇빛을 맞으며 즐기고 싶다는 시아의 부탁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결혼식은 신부가 주인공이니까.
쏴아아.
비가 쏟아졌다.
천둥과 번개까지 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바람까지 몰아치기 시작했다.
쓰고 왔던 모자나 물건들이 바람에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아비규환이었다.
모두 우왕좌왕하며 실내로 대피했고.
그렇게 하례식은 엉망진창으로 마무리되었다.
“춥지?”
“응.”
나는 재킷을 벗어 시아에게 덮어 주었다.
홀딱 젖은 시아는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안 그래도 상의가 거의 드러난 의상이었기에 이 날씨에 내성이 없었던 거다.
“결혼식이 완전 엉망이 됐네.”
“그러게. 근데 진짜 웃기다. 그치?”
“웃겨?”
“응. 너무 재밌지 않아? 정연 언니가 받아야 할 부케를 홍미나가 받았잖아.”
“아. 그래. 그건 좀 웃기긴 했다.”
“정연 언니 운동 못 하는 줄은 알았지만 그걸 못 받냐?”
“네가 너무 요란하게 던진 건 아니고?”
손목 힘이 과했던 시아는 높이 던지면서 스핀까지 먹여서 그런지 부케를 받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건 그러다 보니 맹렬히 회전하는 부케를 받기에는 김정연의 운동 신경이 충분치 않았던 거다.
그도 그럴 것이 김정연은 그저 코딩이나 방구석에서 개발이나 하던 사람인데 운동을 잘할 수가 없지.
그거까지 잘했다면 너무 불공평하니까.
“완벽하게 던졌는데?”
“아주 뻔뻔하기는.”
“재밌었어. 지금도.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고. 이런 결혼식 다시는 없을 거 같아.”
아까 폭우가 쏟아지고 아비규환이 되었을 때는 조금 원망하긴 했다.
좋은 날에 좋은 일들만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라고.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오히려 나중에 이게 더 추억거리로 기억에 남을 거 같았다.
이런 결혼식이 흔치는 않으니까.
그저 호화롭고 계획한 대로 모든 게 잘 이루어졌다면 이야깃거리가 되지도 못했을 테지.
“고마워.”
“오올. 정시아. 고맙다는 말도 할 줄 알고.”
“앞으로 잘 살자. 애기도 잘 키우고.”
“그래. 그러자.”
* * *
“와아. 그런 일이 있었어요?”
영화관에서 팝콘 씹으며 영화 보듯 나를 보는 최기명 변호사.
남한테 얘기하기에는 이만한 에피소드도 없긴 하지.
“그래서 결론은 홍미나가 부케를 받았다는 거죠.”
“근데요?”
“그렇다고요. 흐흐.”
“왜 그렇게 음침하게 웃으세요?”
“최 변호사님이랑 홍미나. 둘 다 잘 어울리네요.”
“오, 오빠! 그런 거 아냐!”
“대표님이 뭔가 오해를 하신 거….”
“그런 걸 보고 입덕 부정기라고 하더라고요. 동생 지아가 요즘 로맨스 소설에 빠져 있던데. 주인공이 사랑에 빠진 걸 모르고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순간을 입덕 부정기라고 해요.”
하버드에 다니는 지아는 예전보다 훨씬 편하게 공부하고 있었다.
한국의 주입식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수업 내용을 듣기 시작하더니 오히려 이게 더 편하다고 했다.
사실 나도 한국 학교에서 받던 주입식 교육에서 자유로운 토론과 창의적인 생각을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미국 대학 수업이 더 체질에 맞았다.
어쨌든 지아가 시간이 날 때마다 로맨스 소설을 읽는단다.
요즘 웹 소설이 그렇게 재밌다면서.
“하, 하하. 재밌네요. 입덕 부정기. 근데 전 아니….”
“그래! 최기명 변호사님 내 스타일 아니야.”
“예?”
황급히 변명하려고 했던 모양인데, 오히려 최기명 변호사를 섭섭하게 했던 모양이었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요.”
“맞네. 둘이 사귀네.”
“그건 아닙니다, 대표님.”
“아니라니까, 오빠?”
“아 뭐 어때?”
“어떤 게 아니라… 아직은.”
“오올. 아직은 아니고 나중에는 사귈 거다?”
홍미나에게 진 빚을 갚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를 처음부터 열성적으로 도와주던 최기명 변호사에게도.
내가 아끼는 사람 둘이 이어진다는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김정연과 김종현이 그랬던 것처럼.
이래서 좋은 사람 있으면 친구한테 소개해 주고 싶은가보다.
“아무튼. 슝 관련해서는 잘 해결하실 거로 믿고요.”
“그건 문제없습니다.”
“이제 문제는 이번에 촬영 시작하는 프랜차이즈 프로그램.”
제임스 황과의 진검승부가 예정된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여러 아시안 푸드 프랜차이즈에서 나와서 승부를 가린다.
최종 우승한 프랜차이즈가 관련된 광고와 혜택을 독식하는 구조.
사실 대외적으로는 그렇지만, 여기에 참가하는 프랜차이즈들은 기본적인 광고 효과를 보게 될 것이었다.
모두의 관심을 받게 될 테니까.
하지만 거기서 만족할 불프가 아니지.
그리고 한 번쯤은 제임스 황을 이겨 보고도 싶었다.
언제나 당하기만 했으니까.
이번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는 제임스 황을 보란 듯이 제압해 보고 싶었다.
“일단 크루를 꾸려야 할 거 같거든요.”
“크루요?”
“네. 홍미나는 나가기로 했고.”
“어떤 크루요?”
“프랜차이즈 대회라서 그런지 홍보, 광고, 음식, 판매 등등 여러 방면으로 대결을 한다고 해요. 그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서 크루를 꾸려야죠.”
“몇 명 정도요?”
“한… 5명에서 7명 사이라고 들었어요.”
“드림 팀을 꾸려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