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internation Students makes good money RAW novel - Chapter 170
170화 서프라이즈 파티
“다음 일정까지는 휴식하시고요. 아마 이제 프로그램이 넥플럭스에서 런칭될 겁니다.”
“그때까지 그냥 쉬면 되나요?”
“아니죠. 다음 라운드 준비하셔야죠.”
“미리 알려 줘요?”
“아니요.”
레베카 초이는 능청스럽게 말했다.
어찌나 얄밉던지.
“최종전에 놀러 온 기념으로 이런 것도 알려 드린 거예요. 다른 팀은 모를걸요?”
“거짓말하지 말고요.”
“칫, 안 속네.”
공정성에 목숨이라도 바칠 거 같은 사람이 나한테만 특별히 알려 준 게 아니겠지, 당연히.
“그럼 언제 런칭이에요?”
“한… 한 달 뒤에?”
“그럼 한 달 동안은 휴식?”
“그런 셈이죠. 그 이후에 다음 라운드 정보 보내 드릴게요.”
“알겠습니다. 그럼 한 달 동안 푹 쉬고 있죠, 뭐.”
“아내가 임신했다면서요?”
“쌍둥이요.”
“헐. 예정일은요?”
“음. 아직 한… 5개월 남았어요.”
“입덧이나 그런 건 없고요?”
“아직은.”
“그 정도 됐으면 입덧은 없겠네요. 원래 초기에 심해지고 중기에 다시 사그라들거든요.”
“아. 어떻게 아세요?”
“싱글 맘이라.”
“아하.”
레베카 초이가 목숨을 걸면서 일을 열심히 하는 이유를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았다.
나도 애가 생겼다는 책임감이 생기고 난 뒤로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졌었으니까.
그녀도 나와 비슷한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어쨌든. 고생했어요. 다음에 볼 때까지 컨디션 조절 잘 하시고요. 아내한테 잘하고요.”
“물론이죠.”
레베카 초이와의 인사를 끝으로 나는 촬영장을 나왔다.
제임스 황에게 굳이 또 가서 축하한다는 얘기는 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했으니까.
그가 이길 거라고 확신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이겼다.
다음 라운드만 지나면 결승.
만약 내가 예상한 대로 흘러간다면.
그와 나의 리벤지 매치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결승 무대에서 그와의 최종 혈투가 벌어질 거고.
다시 이길 수 있을까?
예전이라면 이 질문에 섣불리 대답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물꼬를 텄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에게 한 번 이긴 뒤로 자신감이 생겼다.
절대로 넘을 수 없을 것만 같던 벽이.
이제는 가까스로 넘을 수 있는 담장이 되어 있었다.
아니, 그의 벽이 담장이 된 게 아니라 내가 덩치가 커진 걸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쨌든 이제는 그와의 대결에 자신을 가지고 임할 수 있게 되었다.
질 수도 있지.
그는 확실히 승부사 기질이 있는 사람이고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 중 하나니까.
하지만 무력하게 지진 않을 것이다.
* * *
펑―
“깜짝이야!”
“서프라이즈!”
집에 도착했을 때 불이 꺼져 있어 조금 의아하긴 했다.
시아는 온 집에 불을 다 켜 놓는 버릇이 있었으니까.
게다가 저녁 시간에는 우리 집만 혼자 발광이라도 하듯 밝게 빛나곤 했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오늘은 깜깜했다.
그냥 시아가 드디어 철이 들었나 보다 했지.
이렇게 다 같이 모여서 깜짝 파티를 열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야, 주인공이 이제야 도착하면 어떡하냐?”
“정연 누나, 진짜 오랜만에 보는 거 같은데요? 종현이도 왔네.”
“그러니까. 우리 종현이도 바쁜데 특별히 와 주는 거야.”
“현식아! 야, 얘기 들었어. 드디어 숙원을 이뤘다며?”
“하하, 정수 형. 드디어 성공했네요.”
“장하다, 야! 드디어 제임스 황을 네가 넘어서는구나.”
“넘어선 건 아니고, 그냥 한 번 이겼을 뿐이죠.”
“현식이라면 당연히 성공할 줄 알았지.”
“모건 아저씨.”
“자자~ 다들 이제 파티 시작하죠?”
“최 변호사님이랑 홍미나까지 왔네? 다들 안 피곤해?”
“에이~ 이런 날에 어떻게 집에 그냥 가. 오빠랑 같이 파티해야지.”
LA에 있다가 오늘에서야 다들 텍사스로 돌아갔다.
나는 마지막 최종전을 보고 가려고 일행보다 늦은 비행기로 출발했었는데.
이렇게 깜짝 파티까지 준비할 여력이 있었구나.
그렇담 다음부터는 더 쥐어짜 내야겠네.
난 또 여력이 없어서 쉬엄쉬엄했던 건데.
“시아야.”
“남편!”
모두에게 둘러싸여 있다 보니 시아가 시야에서 가려졌었다.
그런데 마치 홍해를 가르듯 무리가 갈라지자 그 사이에서 시아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진짜 보고 싶었는데.
당장 달려가서 시아를 끌어안았다.
포근하면서도 따뜻한 느낌.
세상 모든 풍파를 다 겪어도 시아를 안을 수만 있다면 모든 걸 이겨 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부부간의 사랑은 우리 전부 가고 나서 하시고요. 자, 다들 모이세요.”
한정수가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버릇 어디 안 간다고.
대학교 시절에 한인 학생회를 이끌던 바이브가 있어선지 한 번에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우리 자랑스러운 현식이가.”
“아, 좀.”
“엣헴, 가만있어. 이런 날에는 좀 오그라들게 하는 거야, 원래.”
“정수 오빠, 잘한다!”
“오늘은 드디어 현식이가 제임스 황을 꺾은 역사적이면서도 기념비적인 날입니다. 아마 후손들은 오늘을 기억하며 이렇게 말하겠죠. 불프의 창시자인 차현식, 깨어나다!”
“깨어나다가 뭐야. 병신 같아.”
“정수 오빠 잘한다!”
그렇게 한참을 웃고 떠들었다.
내일 할 일은 내일로 미루자는 지당한 말씀을 받들어 우리는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오랜만에 파티를 즐겼다.
즐거운 시간에 좋은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으니까.
“나 없는 동안 힘들진 않았어?”
“아니, 완전 편했는데?”
“진짜?”
“응.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지냈지.”
시아는 씨익― 웃으며 나한테 말했다.
이제 제법 배가 살짝 나왔다.
거동이 조금씩 불편해지고 몸의 변화 때문에 예민해질 법도 한데.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았어.”
프로그램 스케줄이 나왔다.
한 달 뒤에 런칭을 하고 넥플럭스에서 방영된다.
그리고 바로 다음 주에 3라운드 촬영이 있다.
그렇게 되면 마지막 라운드만 남게 되고 몇 주 후에 바로 생방송으로 결승전이 치러진다.
여기까지 왔으니 결승전에 올라서 우승까지 하는 게 목표긴 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시아가 걱정되기도 했다.
“야, 차현식.”
“어?”
“꼴에 걱정이야?”
“뭔 소리야.”
“나 정시아야.”
“알지.”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다녀와.”
“고마워.”
“고마우면 내일 불고기.”
“당연하지.”
“히.”
시아는 싱긋 웃으며 일어나서는 맥주병을 들었다.
“야야! 너 진짜.”
“아차, 나 임신했지?”
“너….”
“아, 아냐! 안 마셨어.”
“에휴…. 임산부는 맥주, 흡연이….”
“안 좋은 거 알지, 다 알아. 진짜 까먹고 한 잔만 마셨어. 됐지?”
술은 안 좋다고 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미 지나간 일 어쩌겠는가.
저 자유로운 영혼을 속박하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역효과만 나기 때문에 차라리 풀어 주는 게 낫다.
자칫 잘못 억압했다가 폭주할 수도 있으니까.
“나, 난 홍미나한테 가 봐야겠네~ 룰루.”
시아가 황급히 내 시야에서 벗어나 종종걸음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근처에서 눈치만 보고 있던 김정연이 드디어 나한테 다가왔다.
아까부터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자꾸만 이쪽을 쳐다보던데.
“야.”
“네, 누나.”
“엄청 힘들었어.”
“그랬어요?”
역시.
시아는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사실 혼자 있으면 힘들 수밖에 없지.
나름 배려한다고 김정연한테 부탁하긴 했지만, 김정연이 나를 대신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그리고 육체적으로 힘들다기보다는 정신적으로 더 괴로웠겠지.
“말도 마. 매일 내 집에 찾아왔어.”
“시아가 많이 힘들었….”
“아니, 임마! 내가 힘들었다고, 죽겠다고!”
“엥?”
“매일 찾아와서 놀자고 떼쓰는데 미칠 거 같다니까? 내 유유자적 은퇴 라이프는 어디 가고 보모가 됐다니까?”
“아~ 누나가 힘들었다고요?”
“그렇다니까? 나 진짜 미칠 거 같아.”
“그럼 괜찮네요.”
“뭐시라? 응? 내가 지금 무슨 소릴 들은 거지?”
“앞으로 더 고생해 줘요. 고마워요, 누나.”
“뭐지, 이 파렴치한은?”
“우승 상금 받으면 한턱낼게요.”
“뭐? 지금 갑부한테 돈을 주겠다고?”
김정연이 정색하며 나를 노려봤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믿을 사람이라고는 김정연뿐이니까.
거기다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시아가 많이 답답해할 수도 있지만, 평소 쿨한 성격의 김정연이라면 분명 시아도 자유롭게 지낼 수 있을 거 같았으니까.
“돈 말고요, 음식으로.”
“사 먹고 말지.”
“내가 해 주는 건 특별할걸요?”
“특별해 봤자… 거기서 거기지.”
“진짜요?”
“아,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마음에 상처받았다는 듯이 시무룩해하자 김정연이 당황해했다.
역시 김정연은 전형적인 츤데레라니까.
“아무튼 좀만 더 부탁해요.”
“하아….”
김정연이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별다른 소득이 없다는 걸 깨닫고는 한껏 삐친 얼굴로 사라졌다.
파티는 점점 무르익고.
사람들도 한껏 파티 분위기에 취해 서로 웃고 떠들었다.
그렇게 꿈만 같던 파티가 끝이 나고.
다음 날이 되었다.
“자자, 다들 모였네요.”
나는 팀원들을 모아 회의를 시작했다.
그런데 아직도 팀원들은 파티의 여파가 가시지 않았는지 비몽사몽에 기합이 하나도 들어 있지 않았다.
“으으~ 속이 쓰려요.”
“김상아 대리, 어제 그렇게 마시더니.”
“최 변호사님이 제일 많이 부추기셨잖아요.”
“하하. 제가 그랬나요?”
“자~ 전부 커피 한잔하시죠?”
그때, 구원자처럼 등장한 홍미나.
그녀는 인원수만큼 커피를 사 왔다.
역시 센스쟁이.
“호로록, 아~ 살 거 같다.”
“홍미나 부사장님이 사 준 커피가 진짜 제일 맛있네요.”
“최 변호사님은 미나가 흙탕물을 태워 줘도 좋아하실 거잖아요.”
“그, 그게 무슨 소립니까!”
최기명 변호사는 화들짝 놀라며 주변 눈치를 살폈다.
역시 일 말고는 젬병이었네.
최소 둘이 썸 타고 있다는 걸 여기 모인 사람 중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자, 다들 정신 좀 차렸죠? 회의 시작합시다.”
“대표님, 저희 휴가 가는 건가요?”
“김상아 대리? 그게 무슨 소리죠?”
“그러던데요? 레베카 초이 피디님이 고생했으니까 한 달은 푹 쉬라고.”
“아~ 그건 초이 피디가 한 말이고요.”
파티 준비를 할 정도로 여력이 있었으니까 이번에는 여력이 없을 정도로 막 굴려야지.
그럼 분명히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겠지.
“악덕 사장.”
“어허. 최기명 변호사님이 그런 말씀 하시면 안 되죠.”
“대표님~ 저희 이틀만, 아니, 하루만 휴가 주세요.”
“흐음.”
다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초롱초롱하다는 건.
역시 준비가 됐다는 뜻이겠지.
“다들 눈빛이 살아있네요. 그럼 바로 지옥 훈련을 시작합시다. 이제 겨우 3라운드입니다. 우리 결승까지 직행해야죠.”
“으….”
“네, 네~”
“와. 너. 무. 기. 쁘. 다.”
다들 쉬고 싶고 놀고 싶은 건 이해한다.
하지만 이제 겨우 1승이다.
제임스 황에게 이긴 건 어디까지나 운이 좋아서이기도 했다.
만약 고든 램지가 아닌 코난에게 결정권이 있었다면?
코난 오브라이언은 고든 램지가 불프를 선택한 걸 보고 꽤 놀라는 눈치였다.
그 말은 만약 코난이 골라야 했다면 분명 더 붓을 선택했다는 뜻이겠지.
게다가 투표도 25대 25로 박빙이지 않았는가.
그때 이겼던 건 역시나 누가 선택하느냐의 차이뿐이었다.
그러니 더 분발해서 잘 준비해야 하는 게 당연하지.
“근데… 다음 라운드 주제는 나왔나요?”
“아니요.”
“그럼… 저희 그동안에 뭘… 하나요?”
“좋은 지적이에요, 김상아 대리.”
“헤헷.”
다들 기대에 찬 눈빛이었다.
할 게 없으니 쉬어도 된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거겠지.
“모든 방면에서 완벽하게 준비하는 겁니다. 제가 없더라도 제가 있는 것처럼 완벽하게 해낼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시작된 훈련.
그리고 시간이 흘러.
드디어 다음 라운드에 어떤 주제로 격돌하게 될지 결과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