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internation Students makes good money RAW novel - Chapter 191
191화 이젠 노는 물이 다른 차현식
“미스터 에브리띵, 그렇게 불리는 분을 직접 뵐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좋은 일 하는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무하마드 왕세자는 나에게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그를 볼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이게 다 장인어른의 노력 덕분이었다.
장인어른이신 로드윅 바네트는 무하마드와 연이 닿아 친분을 쌓고 있었다고 한다.
가끔 만나서 골프를 치는 사이라고 하던데.
그리고 자선 모금 행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가장 먼저 이 자를 행사에 초청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그리고 지금.
이렇게 내 앞에 미스터 에브리띵이라고 불리는 비공식 최고 부자가 서 있는 것이다.
행사는 이미 무르익어 사람들과 교류의 시간이었다.
나도 나를 보러 온 사람들과 많이 인사했지만, 지금처럼 긴장되고 떨리는 건 처음이었다.
그만큼 그가 가진 재산과 영향력은 압도적이었다.
“차 회장님, 저는 당신이 하는 사업에 관심이 꽤 있습니다.”
“그런가요?”
“혹시 ‘네오시티’라는 프로젝트를 들어본 적 있습니까?”
“네오… 시티요?”
들어 본 적이 있다.
사실 지금이 아니라 회귀 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작한 초거대 프로젝트.
“들어 본 적 있습니다.”
“오, 그래요?”
“친환경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지요?”
내 대답과 꽤 인상적이라 생각한 듯한 왕세자.
그는 꽤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알고 있다니 상당히 놀랍군요.”
“그럼요. 제가 그런 부분에 관심이 많아서요.”
사실 이 사업은 약 1조 달러가 들어가는 초거대 프로젝트다.
그리고 내가 회귀 전에도 한창 진행 중인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지 실패할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그럼 대화가 훨씬 수월하겠군요. 저는 자선 모금 행사에서 좋은 일을 하러 왔습니다. 기부도 하고, 사업에 관해 논의도 하고, 모두에게 좋은 일을요.”
그가 말하는 ‘좋은’ 일은 실제로 좋은 일도 포함되지만, 기업들에게 좋은 일도 포함되는 듯했다.
그리고 나라고 그걸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미스터 에브리띵.
그는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뜻의 별명을 가진 갑부다.
그의 재산은 그저 추정될 뿐이지만, 그 추정치 또한 천문학적인 금액이었다.
그런 그와 파트너로 사업을 한다면.
우리 BF 그룹이 더욱 성장하는 데 일조하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정말 내 역량을 시험할 때.
미래에 일어날 일은 이제 대부분 소모했다.
이제부터는 나한테도 미지의 영역이다.
이때까지 쌓은 내 안목과 내 운을 시험할 때가 온 것이다.
“네오시티에는 초거대 공연장이 건설될 겁니다.”
“그거 좋군요.”
“JB 엔터테인먼트의 소속사 가수들이 공연하기에 최적의 장소가 되겠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희 네오시티는 다양한 음식을 받아들일 생각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이 국교로 있다.
그렇기에 신앙에 따라서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제한이 될 터.
하지만 좋은 소식은 우리 불프의 주력이 소고기라는 점이었다.
“미트킹이라는 브랜드가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아주 굉장한 프랜차이즈더군요.”
“좋은 품질의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런 품질의 소고기, 우리 네오시티에도 필요할 거 같은데요.”
“좋습니다.”
“그리고 불프라는 푸드트럭. 정말 맛있더군요.”
“아, 드셔 보셨나요?”
“그래요. 정말 만족스러운 음식이었습니다. 불프 트럭도 500대 정도 들이고 싶고요.”
안 그래도 지금 불프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현재 유럽에는 한창 프랜차이즈가 진출하고 있었고, 아시아 쪽에도 곧 진출할 예정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렇게 쉽게 뚫린다면 중동으로도 진출할 수 있을 테니 우리야 땡큐지.
“그리고 JY 컴퍼니의 줌인이라는 프로그램이 아주 흥미롭더군요. 우리 사우디아라비아에도 다른 나라와는 조금 다른 줌인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 부분도 조율을 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아주 만족스럽군요. 정말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될 겁니다.”
“그러게요. 무하마드 왕세자님, 이런 좋은 거래를 하러 오셨다니 저로서는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미스터 에브리띵이 자선 모금 행사에 와서 전혀 상상치도 못했던 이득을 너무 많이 봤다.
특히 다른 재계 경쟁자들에게는 제대로 기선 제압을 한 격이 되었다.
이게 다 장인어른 덕분이지.
내가 진짜 결혼 하나만큼은 잘했다니까.
사실 이런 외조를 바란 것은 아니었는데, 결혼하고 보니 내조에 외조까지 잘하는 아내를 뒀다.
그저 요리를 조금 못할 뿐.
그런데 그것도 크게 문제될 건 없다.
요리사를 고용하면 되는 일이니까.
그리고 요리사가 아니라도 내가 요리하면 되니까.
* * *
“이게 누구신가.”
황제명 회장은 나를 보며 반갑게 웃었다.
그와 안면은 있지만 그리 자주 만나는 사이는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딱히 사업적인 관계로 만나는 것 외에는 주변의 시선도 있기에 설사 친하더라도 자주 만날 수 없는 사이였다.
공식적으로는 바바고푸드와 BF 그룹은 최대의 라이벌이니까.
그렇기에 황제명 회장의 이런 반가운 인사는 마음이 따뜻해지게 만드는 무언가 있었다.
“제가 자주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허허, 아닐세. 자네 활약은 내 익히 듣고 있네.”
“활약이라뇨, 그저 미미한 걸음일 뿐입니다.”
“우리 인욱이가 자네 자랑을 얼마나 해 대는지…. 얘가 정체성의 혼란이라도 겪는 줄 알았지 뭐요.”
“하, 할아버지!”
제임스 황이 당황해하며 내 눈치를 봤다.
“그만큼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모습, 보기 좋다는 뜻입니다.”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회장님.”
“그렇다고 우리 바바고푸드가 포기한 건 아니요. 우리 인욱이가 이을 제2의 바바고푸드 전성기에는 긴장 좀 해야 할 거요. 이 늙은이는 이미 너무 늙어서 따라가긴 벅차겠지만 말이요.”
“그렇지 않습니다. 바바고푸드는 언제나 제 목표였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 기조와 신념은 아직도 보고 배워야 할 게 많죠.”
“그리 생각해 주니 다행이구려. 어쨌든 이 늙은이는 먼저 가 보겠소. 이런 행사를 전부 참석하기에는 내 나이가 나이인지라. 인욱이는 남겨 놓으리다.”
“예,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황제명 회장은 마지막 인사를 하고 유유히 사라졌다.
굽은 등과 이미 나이가 들어 깊게 팬 주름이 얼굴을 덮었지만, 유유히 걸어 나가는 저 뒷모습은 여전히 100만 대군을 등에 업은 대장군의 위상과도 같았다.
“축하합니다, 차현식 회장님.”
“황인욱 부회장님.”
“이젠 정말 못 당하겠네요.”
“에이~ 저희가 얼마나 바바고푸드 때문에 속을 썩는 줄 모르십니까?”
“마지막 발악이죠, 뭐.”
실제로 바바고푸드와의 경쟁은 대부분 우리의 승리로 끝나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압도적인 차이는 아니었다.
자칫 잘못하다간 바바고푸드에게 밀릴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와도 같은 상황이었다.
심지어 바바고푸드에게 밀린 적도 적지 않았다.
“비결이 뭡니까?”
“네?”
“비결이요. 그렇게 경영을 잘 하는 비결. 그런 게 있습니까?”
“아~ 비결이요? 음, 안정된 가정, 유능한 인재.”
“안정된 가정이라… 그건 곧 해결될 거 같고요.”
“오오, 혹시 그 비서님과?”
“어, 어떻게 알고?”
“누가 봐도 서로 썸 타는 거 같던데요?”
“저희가요?”
“네, 너희가요.”
“크흠. 뭐…. 그건 그렇고. 유능한 인재라… 역시 최기명 부회장님을 말하는 거겠죠.”
“아, 황인욱 부회장님에겐 조금 씁쓸한 얘기겠네요.”
“그렇죠. 제가 제갈공명을 얻었다면 이 판도는 바뀌었을지도 모르죠.”
“인정, 그건 진짜 인정입니다. 제가 인복이 좀 많네요.”
“그것도 능력이죠.”
“어쨌든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 자리가 빛이 나네요.”
“당연히 와야죠. 저희 바바고푸드에서 개최해도 오실 거잖아요.”
“당연하죠.”
제임스 황의 바바고푸드.
분명 경쟁 업체인 것은 사실이었다.
그들과 항상 부딪히고 격돌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들을 적대시하거나 무너뜨리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었다.
이건 마치 선의의 경쟁과도 같았다.
승자와 패자는 존재하지만, 살의가 담기지 않은 대련과도 같은, 그런 느낌이다.
선의의 경쟁.
서로 최선을 다해 경쟁하지만, 결국 종국에는 서로 발전한 상태로 다시 만나는 선순환과도 같았다.
그래서 제임스 황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서로의 경쟁을 즐기기 시작한 거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이 정도면 괜찮잖아, 이보다 더는 못 해 같은 핑계를 대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 수 있고 더 나아갈 수 있는지 매 순간 연구한다.
서로를 채찍질하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게 함으로써 뒤처지지 않게 하는 촉매제와도 같은 것이다.
“제가 너무 회장님을 독점하면 뒤에 분들이 화나시겠죠. 그럼 전 다른 분들과도 시간 좀 보내겠습니다.”
“네, 황인욱 부회장님. 다음에 또 뵙죠.”
“네. 저희는 항상 마주치니까요. 다음에 또 뵙죠.”
* * *
“이렇게 보니 정말 몰라보겠네요?”
“초이 피디… 아니, 이젠 감독님이시죠.”
“뭐 똑같은 말이니까 편하게 하세요.”
“JB 엔터테인먼트는 좀 어떤가요?”
“빅 존슨이 병신 같고 미친놈이지만… 다른 식구들은 좋아요.”
“저희 제안을 받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 아무리 제가 속물이라지만 이런 제안을 받고 거절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요?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했던데요? 누구라도 계약했을 거예요.”
“그만한 가치가 있는 분이니까요. 그걸 또 증명하고 계시고요.”
레베카 초이의 디렉팅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녀의 그 능력은 내가 봤던 다른 많은 재능 넘치는 사람들보다 한 단계 혹은 몇 단계가 더 위 군림하는 초월적 존재와도 같았다.
JB 엔터테인먼트를 먹여 살리는 탑티어 중에서도 그녀가 벌어들이는 수익이나 인지도는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
이런 복덩이니 계약 조건을 서로 입씨름하면서 조율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업계 탑으로 보장해 주는 것이 그녀를 소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솔직히 그녀의 성격상 다른 소속사로 옮기거나 하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이건 도의적으로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거니까.
있을 때 잘하는 말이 있지 않은가.
아무리 성격 좋고 대인배라고 하더라도 자잘한 실수나 섭섭함이 쌓여서 결국에는 터지기 마련이다.
“차현식 회장님.”
“네?”
“사실 제안이 하나 있어서 이렇게 왔어요.”
“그래요? 어떤 건데요? 뭐든지 말만 하세요. 제가 최선을 다해서 도와드리겠습니다.”
“항상 흥행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었어요.”
“다큐멘터리라….”
“근데 딱히 뭘 찍어야 할지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미루다 미루다 여기까지 오게 된 거고요. 그런데 이게 웬걸? 아주 가까이에 있더라고요.”
“어… 잠시만요, 혹시 그게…?”
불안감이 들었다.
이 멘트.
예전에도 들어 본 거 같았는데.
한국에서 다큐멘터리를 찍는다면서 김정연 인터뷰 따내러 왔었던 그 속물 피디가 생각났다.
“맞아요. 차현식 회장의 일대기.”
“이, 일대기. 풉. 제가 무슨 나이든 노인도 아니고, 일대기랄 것도 없는데요.”
“뭐 거창하게 얘기해서 그런 거지. 어쨌든 당신을 주인공으로 다큐를 찍고 싶어요.”
“하아…. 그거 진짜… 재밌긴 할 거 같은데.”
“그렇죠? 이미 영상은 확보를 많이 했어요. 엉클 씩이라는 분한테도 많이 받았고, 김정연 씨, 시아 씨, 홍미나 씨한테도 개인 영상과 인터뷰 계획을 다 세워 놨어요. 심지어 최기명 부회장님도 아신답니다. 후훗.”
“와, 치밀하게 준비하셨네요? 제가 다른 선택지를 고르지 못하게 하려고?”
역시.
무서운 여자다.
“그럼. 천천히~ 생각해 보시고 연락해 주세요. 연락… 기다릴게요?”
“쓰읍~ 이거 분명 제안이라고 들었는데. 거의 반협박 같은데?”
“착각이에요. 저는 아주 친절한 제안을 한 거뿐이에요.”
“하하. 친절한 제안… 감사합니다. 기약은 할 수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