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152)
제152화. 세상의 멸망 (2)
목을 졸리고 있는 이건이 섬뜩하게 웃었다.
그리고 외쳤다.
[나와라.]내뱉은 말은 딱 그 한마디였다.
하지만 낮게 읊조리는 그 목소리는 평소와 달랐다.
목소리의 톤은 평소와 같은 중저음의 톤이지만, 듣는 순간 몸을 떨리게 하는 목소리였다.
마치 말에 힘이 실렸다고 해야 할까. 신의 언령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목소리에서 신의 위압감을 느낀 투구 사내는 급히 검을 들었다.
[아직 덜 자란 성신이 언령을!]생각보다 더 위험한 싹이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뭘 꺼내려 해봐야 소용없겠지만.
아니나 다를까.
[성신이 뭔가를 꺼내봐야 권속신! 그런 것쯤이야…!]투구 사내는 이건의 발악을 비웃으며 검을 치켜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쿠구궁!
[!]하늘에서 검은 공간이 열렸다.
그리고 마치 이건의 부름에 응하기라도 하듯, 하늘의 공간을 찢고 놈이 나타났다.
“키에에엑!!”
그건 바로 붉은 눈!
20년 전, 전 세계를 공포로 물들게 했던 거대 재앙이었다.
그리고 그 광경에 성도들의 표정들이 볼만했다.
투구 사내 역시 움찔했다.
[저, 저건!]마침내 포악한 재앙의 울음소리가 천지에 울려 퍼졌다. 하물며 이번엔 황소좌 때와는 달랐다.
그때는 쥐구멍만 한 크기로 공간이 열렸다면, 지금은 붉은 눈의 몸통에 맞춰서 공간이 개방이 되었다.
그리고 공간이 시원하게 열리자마자 붉은 눈이 앞발을 내밀었다.
쿵!!
마치 팔 하나로 산을 집어 날릴 것 같은 강철의 팔과 다리.
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을 저리게 하는 짐승의 머리!
놈이 공간을 비집고 나올 때마다 용암을 머금은 듯한 검붉은 몸신에서 검은 번개가 튀겼다.
거기에 도시를 한순간에 초토화 시킬 것 같은 꼬리까지!
결국 그 광경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보던 투구의 사내가 경악을 했다.
[저건 군주님이 기르시던 붉은 눈이 아니더냐!]어찌나 당황했는지 들고 있는 검까지 놓칠 뻔한 게 보였다.
그리고 그 재앙의 재래에 성도들도 주저앉을 뻔했다.
투구 사내가 타고 온 회색의 용, 그리고 새롭게 소환한 용은 비교도 되지 않았다.
물론 그놈들도 붉은 눈과 비슷한 포스를 풍기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글쎄.
“키에에엑!!!”
실제로 나란히 서있는 걸 보니 힘도, 위압감도, 공포감도, 모든 게 차원이 달랐다.
붉은 눈의 울음소리는 듣는 것만으로도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했던 것이다.
그야말로 침묵의 울음소리라고 해야 하나. 갓난아이마저 그 소리를 들으면 우는 게 아니라 되려 얼어붙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그야말로 20년 전, 인류를 멸망으로 몰아넣을 뻔한 게 이해가 갈 만한 모습.
그리고 좁은 공간에서 죽을 뻔했는지, 붉은 눈은 기다렸다는 듯 날개를 활짝 펼쳤다.
“키에에엑!”
동시에 성인들과 성도들이 기겁하고 들었다.
아니, 세상에 꺼낼게 따로 있지!
“너 미쳤어!! 지금 뭘 풀어놓은 거야!”
붉은 눈은 그 존재만으로 인류의 공포였고, 에너지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했다.
“잘못 풀어놓으면 지구 반이 날아가!”
양날의 검이라는 것이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지젤이 불러냈을 땐 좀비 같은 모습이었는데…!’
묘하게 붉은 눈의 육신과 피부가 재생된 것 같은 건 착각인가?
시체같은 냄새도 전혀 나지 않았다. 마치 부활을 한 것 같은 모습.
하지만 그들이 놀라거나 말거나 붉은 눈 특유의 충격파가 퍼져나갔다.
쿵!!!
충격파는 땅을 가르고, 투구 사내의 부름에 날아온 괴수들을 집어 날렸다.
덕분에 투구 사내는 어이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저 외형, 저 힘! 저 마력!
틀림없는 붉은 눈이었기 때문이다. 투구 사내의 목소리가 떨릴 만했다.
[군주님이 아끼시던 대재악 중 하나가 왜 저기에!]붉은 눈은 미지문명이 인류침공의 선봉으로 삼았을 정도의 재악!
그리고 그 명칭은 .
군주들이 특별하게 기르던 4대 재악 중에서도 특히 아낌을 받던 놈이었다.
형제들 중 성장력도 가장 우수했고 가진 능력에서도 군주들이 가장 아낄 만했다.
하지만 힘을 비축하는 단계에서 인간들이 몰래 쳐들어와 죽는 바람에 얼마나 뼈가 아팠던지.
아무튼 성인들 중 누구 짓인지는 몰라도 기가 막히게 공략시기를 잡았다며 자신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았다.
뭐, 지금은 아무래야 좋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이건이 저놈을 불러냈다는 것이다.
[말해라! 군주님의 보물을 왜 네 놈이 가지고 있는 것이냐!]당황한 목소리에 목을 졸리고 있는 이건이 비웃었다.
“왜. 니들 거 가지고 있으면 안 돼?”
[이, 이놈이!]당황한 투구 사내가 이건의 몸에 칼을 박아 넣으려는 때였다.
쾅!!!
[큭!]붉은 눈의 손이 투구 사내의 옆에 떨어졌다.
마치 이건에게 손대지 말라는 것일까. 아니, 어쩌면 단순히 불만일 수도 있었다.
“키에엑!!”
실제로 공간에서 나온 붉은 눈은 매우 불만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필시 갇혀 있느라 배가 고픈 것이리라. 그리고 그나마 얻어먹은 것이 이건이 던져준 황소좌 성인 하나였는데, 황소좌는 방어최강의 신좌였다.
씹긴 씹었는데 고기가 너무 질겨서 불만이었던 것이리라.
마지막엔 너무 질겨서 뱉어버렸을 정도니까.
결국 굶주린 붉은 눈은 배가 고프다며 울부짖었다.
그리고 그 항의 가득한 울음소리를 들은 것일까.
이건이 살벌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인간 빼고 전부 먹어 치워.”
“키에에엑!!!”
허락이 떨어지자 붉은 눈이 포효를 하면서 괴수들을 습격했다.
쾅!!
괴수들은 순식간에 붉은 눈의 이빨에 납치 되어갔다.
“키에엑!”
어디 그뿐인가.
상대가 누구인지 알아차린 건지, 괴수들은 붙잡혀가는 마당에도 붉은 눈을 공격하지도 못하고 물려갔다.
필시 20년 전, 자신들의 우두머리였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콰직! 콰직!
이쯤 되자 투구 사내는 어처구니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저놈이 지금 뭘 하는 거야…!!]물론 붉은 눈은 4대 재앙 중 하나.
다른 괴수들하고는 태생 자체가 달랐고, 엄연히 신급으로 분류되었다.
쉽게 말해 괴수들과 동포라고 부를 수는 없는 것이다.
하물며 고기라면 뭐든 잘 먹으니 딱히 이상할 것도 없는 광경이라지만.
[넌 이쪽 편이잖아! 군주님을 배신할 셈이냐!]그러나 사내의 목소리는 신이 난 붉은 눈에게 닿지 않는 듯했다.
쾅! 쾅!
[포로3(상태: 배고파 포악)이 괴수를 먹어치워 허기를 달랩니다] [포로3은 뱀주인좌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먹어치운 괴수가 경험치로 환산되어 뱀주인좌에 들어옵니다] [기여공물로 환산됩니다] [충분히 업적으로 인정할 만합니다] [업적을 인정해 포로3에게 이름을 붙여주시겠습니까?]“용용이.”
[이 의 이름을 하사 받았습니다] [가 공격을 받습니다] [뱀주인좌의 초재생의 영향을 받아 회복됩니다] [용용이(상태: 먹이가 많아 신남)가 더욱 허기를 채웁니다]결국 투구 사내는 악에 받친 듯 대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검은 마력이 돌풍이 되어 날아갔다.
쾅!
돌풍에 맞은 붉은 눈은 빡친 듯 고개를 돌렸다. 감히 어떤 새끼가 자신의 식사를 방해하느냐는 것이다.
덕분에 뺨이 빵빵해지도록 물고 있던 괴수들이 후두둑 떨어졌다.
그러나 고개를 돌린 붉은 눈이 움찔했다.
투구 사내를 알아본 것이리라.
아니나 다를까.
검에 흉흉한 마력을 띄우고 있는 투구 사내가 살의를 띄었다.
[네 주인이 어느 분인지 벌써 잊은 것이냐!]붉은 눈은 잠시 당황한 듯했다.
분명 저 투구 사내는 제 주인들을 모시던 충신 중 하나였다.
인간 진영에 성인이 있다면, 자신들에게는 저 장군들이 있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투구 사내가 이빨을 세웠다.
[군주님께 이 사실을 말해도 괜찮겠느냐!]그 말에 심히 당황한 붉은 눈이 입을 쩍 벌렸다.
동시에 도토리처럼 물고 있던 괴수들이 후두둑 떨어졌다.
그리고 군주라는 말에 붉은 눈이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
그 반응에 투구 사내가 웃었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주인이 누군지 깨달았으면 서둘러 움직여라]결국 눈치를 보던 붉은 눈이 인류를 보려 할 때였다.
“죽는다.”
“?!”
울려퍼진 이건의 목소리에 붉은 눈이 얼어붙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투구 사내에게 잡혀 있는 이건의 눈이 번득였다.
“멀리 있는 놈한테 가다가 나한테 뒤질래. 아니면 지금 나한테 뒤질래.”
그 말에 붉은 눈이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게 지금 붉은 눈의 머릿속에는 이건에게 탑에서 수만 번 살해당한 기억이 생생했다.
어디 그뿐인가.
탑 밖에 나와서도 붉은 눈은 이건에게 맞고 또 맞아야만 했다.
그야말로 항복해서 포로가 될 때까지!
하지만 그런 이건의 말에 투구 사내가 같잖다는 듯 비웃었다.
[뭐라 지껄이는 것이냐. 너 같은 하급신 따위와 군주님이 감히 비교가 될 것 같으냐? 충견의 충심을 무시하지 마라!]동시에 투구 사내가 거친 마력을 뿜어냈다.
[너 따위가 그리 말한다 한 들 저게 꿈쩍이나 할 것 같으냐! 군주님을 위한 공물이나 되어라!]그런데 그때였다.
쾅!!!
이건의 목을 자르려던 투구 사내가 날아갔다.
[커헉…!!]붉은 눈이었다.
붉은 눈이 꼬리로 투구 사내를 쳐 날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 데미지가 상당한지, 투구 사내가 피를 토했다.
결국 날아간 사내가 붉은 눈을 노려보았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그러나 붉은 눈은 이건을 건들지 말라는 듯 투구 사내에게 이빨을 드러냈다.
투구 사내는 당황한 듯 검을 들었다.
붉은 눈은 군주들의 애완동물.
자신들이 맞서기에도 꽤나 버거운 괴물이었다.
[정녕 군주님께 알려도 된다는 것이냐!]그러나 붉은 눈은 알게 뭐냐는 듯 투구 사내를 찍어 버렸다.
“키에엑!!”
아무래도 멀리 있는 주먹보다, 가까이에 주먹이 훨씬 무서웠던 것이리라.
물론 이건이 저놈에게 붙잡혀 있긴 했지만 글쎄. 오히려 이건이 왜 잡혀 있는지 모를 느낌이었다고 해야 하나.
동시에 해방된 이건이 눈을 번득이며 일어났다.
“잘했다. 용용이. 포상을 주마. 먹을 건 충분히 주지.”
“키에에엑!!!”
붉은 눈은 기쁜 듯이 포효했다. 역시 주인을 바꾼 건 좋은 선택이었다는 것일까.
하지만.
“그리고 네 몸도 특별히 꼬리만 잘라 쓰마.”
“키…키엑??!”
붉은 눈의 꼬리가 움츠러들었다.
그리고 그 광경에 성인들도 성도들도 얼이 빠졌다.
‘저 미친놈!’
그들은 자신들이 보고 있는 게 현실인가 싶었다.
“지, 지금 붉은 눈을 길들인 거야?”
“여, 역시 삼촌.”
특히 휴고는 다른 의미로 질색했다.
아무리 그래도 붉은 눈은 이건을 죽게 했던 원흉이었다.
본인을 죽게 한 원흉을 이용할 생각을 하다니.
‘어떻게 된 신경이야…!’
그리고 그때였다.
[크윽…!]투구의 사내에게 이건이 다가갔다.
그의 손에는 뭔가가 들려있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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