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34)
제233화. 합병 (1)
“황소가 좋아, 뱀이 좋아?”
그 질문에 수면 위에 있던 성도들이 술렁거렸다.
갑자기 무슨 질문을 하느냐는 것이었다.
“황소하고 뱀이라니….”
결국 그 질문에 당황하던 성도들 중 하나가 해맑게 웃었다.
“에이, 뭘 그런 걸 물으십니까. 당연히 황소가 좋… 커헉!”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눈치없는 성도가 날아갔다.
쾅!
“아악! 마이클!”
이건에게 맞고 날아간 성도는 기절한 채 바다로 빠졌다.
동료들이 황급히 성도를 끌어올릴 때 이건이 다가왔다.
“뭐 그래.”
“!”
“나도 고기 좋아하니까 소고기 좋아하는 거 나도 인정.”
인정한다는 이건은 천공의 단죄를 들었다.
덕분에 황소들은 겁에 질렸다.
마갈좌 성신이 만들어줬다고 하는 천공의 단죄에 대해서 모를 그들도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아니 저…! 왜 무기가 2단계에서 3단계로 올라가는지…!”
“왜긴? 니들 성신 명령으로 우리 애들하고 내 산하를 죽이려 했잖아.”
“네? 아악!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건 성신 명령이라…!”
하지만 이건은 애초에 그런 건 상관 없었다는 듯 눈을 번득였다.
“됐고. 너. 뱀이 좋아, 황소가 좋아?”
“에, 예? 아니 저기! 아무리 그래도 주인을 배신할 수는… 푸학!”
성도 하나가 또 날아갔다. 이번엔 피도 얼핏 보인 것 같았다.
이건은 눈을 번득이며 단죄를 들었다.
“자. 황소가 좋아, 뱀이 좋아?”
“뱀이요!!! 뱀이 좋습니다!!!!”
“무조건 뱀입니다!”
“야! 이것들아!”
그 광경에 고트는 얼굴을 짚었다.
“…또 시작됐다. 이건 님의 강제 포교.”
“야. 저건 이미 포교가 아니라 협박이지.”
그건 그렇다.
그리고 저 포교의 피해자인 스티븐은 이를 갈 수밖에 없었다.
사자좌의 전투력은 쓸만하다며, 도대체 몇 명이나 이건에게 털려서 끌려갔었는가.
뭐 대다수는 신앙심 조건을 클리어 못 해서 되돌아오긴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또 저 짓을 한다고?
“어차피 신앙심 조건도 클리어 못 할 거면서!”
스티븐의 말에 고트가 땀을 삐질 흘렸다.
“아니… 실은 물리 공격을 가하면 신앙심이…아, 아니 바이블을 이용하면 신앙심이 오르긴 해서 괜찮습니다.”
“바이블 버프 끝나면 의미 없잖아! 신앙심이 낮으면 능력 발휘도 제대로 못 하는데!”
뭐, 그건 그렇다.
서기관이야 성신과는 별개의 능력을 쓰는 거라 신앙심이 낮아도 상관 없었지만 말이다.
“전투직종이라면 능력이 디버프 되어 좋을 게 없지.”
하지만 그때였다.
“등신아, 못 들었냐? 12신좌 합병한다잖아.”
“!”
까칠한 목소리에 스티븐이 움찔했다.
외쳐온 건 수면 위로 올라온 휴고였다.
그는 물에 젖은 머리를 쓸어 넘기며 물 밖으로 나왔다.
“합병에 신앙심이 뭐가 필요하겠냐. 그냥 성신부터 굴복시켜서 통째로 들고오면 그만인데.”
“합병이라니, 설마 물병좌처럼?”
물병좌 건에 대해서는 이미 들었다.
물병좌 성신을 갈아버리고, 그 자리에 자신의 사람을 앉힌다.
그렇다면 황소도….
그러나 그런 스티븐의 표정에 휴고가 비웃었다.
“순진한 놈. 봐주는게 물병좌 수순인거고.”
“뭐? 봐줘? 다른 단계가 더 있어?”
휴고는 대답 대신 코웃음을 쳤다.
‘가장 나은 단계가 성신을 그나마 살려두지만 따까리 취급하는 산하.’
그 밑이 성신은 갈아버리고, 그 자리에 제 부하를 앉혀버리는 노예.
뭐 취급은 달라도 그래도 둘다 신좌는 남아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아예 신좌까지 말살해버리는 단계가 있지 않겠어?”
그게 합병.
그리고 그 말에 스티븐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황소좌를 없애버린다고?!”
“황소좌는 방어특화 신좌야. 그 권능만 빼앗아올 수 있다면 굳이 신좌가 필요할까?”
“장난해! 권능을 가져와도 신좌마다 기술과 전통이라는 게 다른 건데! 그 맥을 끓을 셈이냐!”
“모르겠네. 다른 전투신좌는 관심이 없어서. 오히려 황소들이 사라지면 우리 신궁좌가 3대 전투 신좌가 되고 더 좋겠는데?”
“야! 너 그게 목적이지!”
“하는 김에 사자도 합병하라고 해야겠다. 좋네, 2대 전투 신좌.”
“야!”
휴고의 싸늘한 코웃음에 스티븐이 뭐라고 하려는 때였다.
“커헉!”
스티븐이 갑자기 이건 쪽으로 딸려갔다. 자신의 의수가 문제였다.
[이 부모의 사라진 오른팔을 보고 절규합니다] [이 어떤 놈이 부모의 팔을 앗아갔느냐 울부짖습니다] [<검은팔(왼쪽)이 자신이 대신 그 자리를 메우겠다고 합니다]에게 팔이 잘린 이건을 본 탓이었다.
결국 의수가 절규하며 이건에게 향하려 하자, 스티븐이 필사적으로 떨어지려는 팔을 잡았다.
“야! 가긴 어딜 가! 이미 사용료로 40만 달러나 받아가놓고!”
[이 알게 뭐냐고 합니다. 부모가 위독한 상태라고 합니다]“위독하기는 개뿔이! 위독한 놈이 다른 놈들 협박하고 앉았냐!”
[위독하니까 저 정도로 끝나는 거라며 화를 냅니다.]“뭐래! 애초에 넌 왼팔이거든? 오른팔이 아니라 쓸모도 없…커헉!”
[이 팩트폭행에 상처를 받았다고 합니다. 부모를 위해 위자료 내놓으라 화를 냅니다]“뭐가 어째?!”
결국 스티븐이 돈까지 뜯기며 자신의 의수한테 따귀를 맞는 그때였다.
휴고가 주변을 살피며 비웃었다.
“뭐, 아무튼 조심해라. 건이가 사자좌도 합병하려고 할 테니까.”
“뭐?!”
“왜 그런 표정이야? 설마 양심선언 했다고, 그걸로 니들 짓이 용서될 것 같아?”
“……!!”
그리고 그 덜덜 떠는 표정에 휴고는 코웃음을 쳤다.
‘뭐, 거짓말이지만.’
사자좌 성신을 없애기는 개뿔.
지금도 재료가 좋다며, 언제 또 이빨과 발톱을 뽑으러 갈까 낄낄거리고 있는 판이 아닌가.
심지어 이번엔 쉽게 뽑을 거라며 SSS급 펜치까지 제작해둔 그였다.
‘고작 펜치가 SSS급이라니, 변태새끼.’
아무튼 뱀주인좌와 합병 대상의 가능성이 큰 건 황소와 물고기.
그럼 13신좌가 11신좌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럴 때였다.
쾅!
“아악!”
이건이 있는 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성주님!”
이건이 어깨에 들쳐메고 있던 황소를 내던진 것이다.
그리고 겉옷으로 싸 놓았던 황소의 얼굴을 확인한 성도들이 거품을 물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이 말했다.
“자. 그러면 합병하게 황소좌 인장 내놔봐. 얘한테도 없으니 니들이 가지고 있을 것 아니야?”
휴고는 질린다는 듯 이마를 짚었다.
저 새끼 저거, 하는 꼴을 보면 성신이 아니라 악신인데.
하지만 성도들은 난처한 듯했다.
“그, 인장은 저희에게 없습니다. 십성께서….”
“십성?”
그 말에 같은 십성인 고트가 아차 싶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까지 있던 황소좌의 십성, 조셉이 보이지 않았다.
“어, 어어 방금까지 계셨는데.”
이건이 가증스럽다는 듯 웃었다.
“그 사이 도주시켰나 보네.”
그는 제 어깨에서 누더기가 되어 있는 황소를 보았다.
실제로 황소는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아지트에 들어가 숨어 있어라.’
괜히 방어신좌가 아니었다.
철옹성에 숨어 있으면 제아무리 재앙신이라도,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
이에 고트가 움직이려 했다.
“걱정 마십시오. 십성들은 데이터가 있어서 금방 찾아올 수 있습니다.”
“아냐. 추적 화살만 쏴. 그 외엔 아무것도 안 해도 돼.”
“예?”
결국 이건의 명령에 추적 화살을 준비하는 고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차피 상대는 방어신좌. 화살을 날려도 튕겨낼 것이다.
그렇다면.
“뱀잡이 스킬 쓰시려고요? 하지만 그 스킬은….”
는 이건이 이번에 스킬화 한 뱀주인좌 유일한 포박 스킬.
영혼도 속박할 수 있어 굉장히 유용하긴 하지만, 사정거리가 50m밖에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뿐이 아니었다.
‘이건 님, 팔이.’
군주에게 뜯겨서 그런 건지, 이건의 오른쪽 팔이 아직 재생되지 못했다.
그리고 뱀잡이는 잡기 스킬.
성신의 신체가 훼손되면 위력이 줄기 마련.
‘뱀잡이 스킬의 사정거리도 반감될 텐데.’
황소도 그걸 알기에 웃었다.
아니 애초에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이미 제 성도는 바닷속.
물고기 성신의 가호를 받아 아프리카 가까이에 있는 황소 성역권까지 거의 도달했다.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쿵!!
이건의 발밑에서 검은 그림자가 치솟아올랐다.
[을 발동합니다]그리고 3단계로 진화한 죽음의 형태도 바뀌어 있었다.
표정만 있었던 2단계와 다르게 이제는 팔과 다리가 생겨난 것이다.
[이 3단계 상태로 변했습니다] [공격력, 사냥기술, 오감이 올라갑니다] [새로운 스킬이 생겨났습니다]그리고 그 죽음이 하늘을 향해 포효하자, 주변에 있는 모두가 질겁했다.
[에게 얻은 새로운 권능을 사용합니다] []동시에 성도들이 비명을 질렀다.
마치 적조 현상처럼 바다에 검은 물이 흩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악! 전부 올라와!”
“저게 뭐야!”
그리고 스킬이 발동되고 얼마나 지났을까.
“잡았다.”
이건의 눈이 번득였다.
* * *
그 무렵이었다.
“헉, 헉. 다 처리했다.”
“헉.”
드라크마 내부는 피 냄새로 진동을 했다.
이 잠입시켜둔 괴수들 때문이었다.
포로인 척 잡혀있던 괴수들이 드라크마의 핵을 노리고 동력실에 쳐들어온 것이다.
12성신의 에너지가 담긴 곳이니 노릴 만했다.
물론 거긴 성을 지탱하는 핵심 동력이 있는 곳이기도 해서, 절대 빼앗겨서는 안 되는 최후저지선이었다.
‘이곳의 동력을 빼앗기면 성이 무너진다.’
단체로 바다에 떨어지는 건 둘째치고, 기껏 이건이 접수한 성역이 파괴되게 냅둘 순 없었다.
그래서 칼리와 천유하는 천성재만 이건 곁으로 보내고 자신들은 수비를 맡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 괴수들을 다 처리했을 그 무렵.
드라크마 내부에서는 환호성 소리로 가득했다.
“이건이 바다 괴물을 처리했어!”
“진짜? 보통 급이 아닌 것 같았는데?”
“그럼 혹시 유럽쪽에 나타난 그린존처럼, 인류가 되찾을 수 있는 땅이 늘어나는 거 아니야?”
“거기에 치료능력까지 썼잖아. 뱀주인좌 성신 엄청난데….”
“아까 황소가 이건한테 성신이라고 하지 않았어?”
그리고 그 광경에 칼리는 감탄했다.
‘12신좌 병합이 완전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겠는데.’
원래는 그만한 명성, 신앙심이 필요하지만, 불가능할 것 같지도 않았다.
‘달란트(신의 화폐)만 풍족하면 완벽할 것 같은데.’
그리고 그 무렵이었다.
그 광경을 곤란하다는 듯이 보고 있는 이가 있었다.
‘설마 이 잡힐 줄이야.’
그랬다. 그는 성도로 위장해 들어왔던 측의 정찰자.
뱀주인을 관찰하기 위해 이곳에 숨어들어왔건만.
‘풍요 하나만으로 골치 아팠는데 까지.’
심해를 떠도는 수많은 중 하나를 잡은 것이지만, 상당히 곤란한 일이었다.
‘이 사라졌다면 권능을 빼앗긴 셈이 아닌가.’
텔레포트와는 다른 이동기술이었다.
뭐, 놈들이 사라진 만큼, 그들이 차지하고 있던 영토를 뺏을 기회였지만 말이다.
실제로 인간 놈들이 깃발을 꽂으러 가기 전에, 그 비옥한 빈 땅을 먼저 차지하겠다고 여러 곳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죽은 건 몹시 골치 아프다.’
그 권능은 제 주군이 자주 사용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즉.
‘을 되살려야 한다.’
그리 생각은 정찰자가 품에서 회중시계를 집었다.
그건 바로 군주의 권능이 담긴 물건.
[시간 회귀의 회중시계]– 5초 전으로 이동
그리고 이걸로 이 죽기 전으로 되돌린다.
애초에 이건과 이 만나지 않도록 과거를 살짝 바꾸는 것이다.
물론 그만한 권능은 자신에게도 이 물건에도 없지만, 이곳은 드라크마였다.
‘12성신들의 힘이 모인 곳.’
드라크마의 동력핵엔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담겨 있었다.
이거면 이 물건의 힘도 증폭되어, 1시간 전쯤으로는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을 돌려보내기엔 충분하다.’
때문에 그는 웃으면서 동력핵 쪽에 접근했다.
주변에는 자신과 같은 옷을 입은 마갈좌 성도들. 들이 분주하게 드라크마의 장치를 고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수리공 중 하나로 변신한 탓인지, 아무도 그를 신경 쓰지 않았다.
애초에 다들 을 잡은 것에 정신이 팔려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덕분일까.
‘좋아.’
가까이 가는 것만으로도 회중시계에 힘이 넘쳐 흘렀다.
그리고 권능이 발동하려는 그 순간이었다.
[크흑!!!]정찰자가 신음을 흘렸다.
등뒤를 찌르는 누군가의 일격 때문이었다.
“잡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린 의 정찰자가 기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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